아이가 어리고 둘다 회사를 다니고, 맞벌이를 하는 시기에, 휴가는 늘 사람들이 많지 않은 8월말에서 9월초에 다녀왔다. 그때쯤이면 장마 태풍 다 지나가고, 날씨도 아침 저녁은 좀 선선해지면서 훨씬 놀러다니기 좋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8월말쯤부터는 아침에는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 분다. 다만 어제 소나기가 꽤 많이 오면서 아침 바람이 불어옴에도 불구하고 습도가 높아 상쾌한 기분은 잘 들지 않는다.
어제 야구장을 갔다가 우천 취소되는 바람에 8시쯤 아무것도 못하고 집으로 컴백했다. 아들은 기분이 엄청 안 좋아졌고, 오늘 다시 가겠다며 표를 끊어달란다. 나는 저녁 약속이 있어서 못가겠고, 엄마랑 같이 간다고.
2021년에 아들과 광주구장 원정을 간적이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군산에서 유명한 한일회관에서 소고기무국을 먹고, 네시쯤 광주에 도착해서 신세계백화점에서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야구장에 도착했다. 야구 시작 20분전쯤 도착해서 저지도 하나씩 사고, 들어갈려는 찰나, 오늘 경기는 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란다. 2021년도 유일한 취소 경기가 그날 발생한 것. 그것도 잘 발생하지 않던 미세먼지 때문에. ㅜㅜ 먹을거 싸들고 호텔에 가서 멀뚱멀뚱 맥주에 사가지고 간 음식만 잔뜩 먹고온 기억이 있었는데.. 어제 또 취소가 된것. 어제 비도 소나기 예보만 있어서 당연히 문제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소나기가 한시간 가량 오고 생각보다 많은 양이 오다보니 어쩔 수 없이 취소한 거 같다. 6시부터 비가와서 7시 좀 넘어서까지 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양이 오고, 그때문에 구장 상태는 꽤 많이 안 좋아진것 같다. 요즘 기아 경기도 많이 취소되서 경기를 진행할거라 생각했는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던듯.
2점을 뒤진 9회초 마지막 회에 1사후 부진하던 김주찬이 2루타로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퓨처스에서 올라온 대타 황대인의 적시타로 한점차까지 쫓아갔다. 3:4. 다음 타자는 기아의 믿을맨 3번타자 필, 마지막 기대를 하기에 충분한 상황. 2루 주자로는 발이 느린 황대인 대신 노수광이 들어왔고, 이 교체는 경기를 마무리 짓게 만드는 패착이 되고 말았다. 1아웃에 필 타석에서 무리하게 움직임을 가져갔고, 그것을 눈치챈 양의지가 볼을 바로 2루로 던진 것이 오재원 2루수에게 정확히 가며 2루주자가 횡사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1루도 아니고, 3루도 아닌 2루 주자가 그렇게 무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을 뿐더러, 두산 선수들 및 팬들조차도 황당하지만 기분좋은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 기아에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꼴이 되어버렸다. 주자가 사라지자 필도 넋이 빠졌고, 다음 공에 어이없는 헛스윙으로 3진을 기록. 그렇게 경기가 종료되었다.
오늘의 아쉬운 패배는 초반부터의 실수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2회, 주자 1, 3루에서 김호령의 빗맞은 타구를 날렸고, 그것을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전속력으로 달려들어오면서 슬라이딩하며 간신히 포구를 했다. 3루엔 이범호가 있었고, 이범호의 주루 플레이가 아주 좋지는 않고, 몸도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현명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면, 그 포구에 홈까지 파고들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어야 했다. 다행히 그 이후 두산의 실수가 곁들여지면서, 한점을 따낼 수 있었지만, 1사 만루 상황에, 보우덴이 계속 좋은 투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1득점은 너무 아쉬운 상황이었다.
또 한번의 아쉬운 주루플레이는 7회초에 이어졌다.
계속 점수나는 상황에서 아쉬운 주루플레이가 많은 점수가 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7회 백용환의 2루타에 이은 강한울의 기습적인 번트 안타로 만들어진 1,3루 상황.
김주찬이 호쾌한 타격을 날렸지만, 너무 정중앙으로 날아간 바람에 제일 깊숙한 곳에서 플라이볼이 나왔다.
3루주자는 당연히 태그업 플레이로 홈까지 들어왔지만, 1루 주자는 아쉽게도 2루까지 진루했다가 포구하자 돌아오는 바람에 한루 진출하지 못했다. 포구 위치상, 그리고 강한울의 스피드면 충분히 2루까지 진루가 가능했기에 더욱 아쉬운 플레이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타석은 2번 오준혁, 3번 필 등 중심타선이어서 더욱 아쉬움이 크다.
모든 걸 무너뜨린 9회 노수광의 주루플레이 뿐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도 자잘하게 아쉬웠던 주루플레이들 덕에 6연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아쉽게 두산에게 연승을 넘겨주게 되었다. 조금만더 명민하게, 약삭빠르게 플레이를 한다면 충분히 순위도 올릴 수 있을 것 같고, 팀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거 같다.
첫경기는 양현종의 호투와 윤석민의 마무리, 그리고 꽃 이범호의
홈런으로 깔끔한 승리를 엮어냈다.
그리고 이어진 2차전. 많은
안타에도 불구하고 산발적으로 이어지면서, 4득점에 그치고, 외야
나지완의 아쉬운 수비로 6대 4로 끌려가는 분위기. 하지만 결과는 끌리지 않았고, 7회부터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7회말 최희섭의 1점짜리 홈런으로 한점차까지 쫓아가고, 9회 1사 2루의 위기를
무사히 넘기면서 분위기를 타더니, 9회말 선두타자 포볼로 만든 찬스에 느낌 충만한 필이 우측 펜스를
넘기는 다이렉트 홈런. 그것도 상대 마무리 봉중근을 상대로 시원스런 대포를 쏘아올렸다. 경기는 그것으로 끝.
실로 몇 년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전날의 승리에
이은 상승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이 기세를 몰아서 원래는 어제부터이지만 어제 비로
인해 취소된 sk와의 2연전에 좋은 결과를 보이길 바란다.
아직 팀은 정비가 덜 되어 있다. 중요한 리딩히터인 신종길이
부상이고, 투수에서 힘을 보태줘야할 김진우도 어려운 형국이고, 김주찬도
완전치 못한 모습이다. 그 외의 선수들이 분명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줘야 하는 데 그럴 수 있을 지 늘
의문이다. 김기태 감독의 조련이 어느 정도 성공했을 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어찌됐든, 조금은 흥미가 떨어져 있던 야구에 다시 흥미를
붙여주는 사건을 만들어 준 것이 잘한 것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좀 더 열심히 볼 명목을 만들어 준 셈이다. 앞으로도 기대에 부흥해 주길 바란다.
2011년 기아는 막강한 전력으로 페넌트레이스에 돌입했다.
몇몇 부상이 있었지만 그리 금방 복귀할 것처럼 보였고,
시즌 전 영입한 이범호의 가세로 타선은 활화산처럼 타오를 거 같았으며,
투수들의 능력도 어느 정도 검증된 상태였기에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시즌이 개막되고 좀 주춤하기도 하고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성적을 유지해 나가고 있었고,
그 뒤에는 이범호와 이용규, 꼬꼬마 김선빈까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재미있는 경기를 펼쳐보였다.
그러나, 그외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 등은 늘 골칫거리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주면서 아쉬움을 간직하였지만 그래도 막판 뒷심까지 보여주면서
올스타전 이전까지 1위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되면서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수들까지 포함해서 투수들의 힘이 떨어지고, 그 와중에 윤석민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내외야 줄부상에 집단 슬럼프에, 그 잘하던 김선빈은 아차 하는 실수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해에 시즌의 반 이상을 수술과 재활로 보내야 했고,
이용규의 전반기 환상적인 배팅 능력은 막바지 체력 저하로 타율을 엄청나게 깎아먹으며
타격왕도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고, 그러다 보니 앞뒤에서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
이범호도 그럭저럭한 한해를 보내게 되는, 그렇게 최고의 전반기와 최악의 후반기를 한해에 동시에 보내는 시즌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윤석민의 투수부문 4관왕과 골든글러브, MVP까지 오랜만에 기아에서
상복이 터진 선수가 나왔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감독이 바뀌었다는 것. 선동열로.
그토록 바라던 감독의 교체는 분명 팀컬러에도 변화가 생길테고 선수들도 어느 정도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쓴소리 대장 이순철이 코치로 들어온 것도
잘된일.
겨울 동안
윤석민에게는 이제 자신감만 있으면 될 것 같다.
실력이야 이제 검증될 대로 검증됐으니 자신감만 붙으면 누구하고 싸워도 지지 않을듯.
김선빈은 부상 후유증 훌훌 털고 내년에 좋은 활약으로 유격수 골든글러브 한번 먹어야지.
초반 너무 상승세로 피치 올리지 말고,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주길. 목표 3할, 30개 도루
이용규도 초반에 너무 힘빼니까 후반기에 완전 갤갤 해서 아쉬운 한해가 되었으니
내년엔 꾸준한 활약, 도루도 많이 하고, 최고의 중견수가 될 자질이 보이니까.. 목표 3할 2푼, 40개 도루.
안치홍은 시즌 타율은 3할이 넘는데 득점권 타율이 너무 저조하고 맥없이 물러나는 경향이 있다.
자신감있게 그리고 도루도 20개는 넘겨야지. 홈런도 10개에서 스무개까지 올리고.
내가 생각하는 안치홍은 간만에 나온 홈런 30과, 도루 30을 할 수 있는 타자인데. 박재홍마냥.
2-3년 내에 이루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리고 삼진 아웃 당하고 들어올 때도 자신있는 표정 짓고.
김상현은 얼릉 부상털고 타격 폼좀 잘 잡아서 중심타선 몫을 제대로 해줘야지.
타율이야 적당히 하면되고 홈런 20개는 훌쩍 넘겨줘야지. 타점은 80개이상.
김상현과 나지완의 좌익수 자리는 늘 불안하다. 좌익수를 하나 영입하는 게 나을 듯.
이범호는 올해 정도의 활약만 해주면 만점이다. 앞뒤에서 좀만 받쳐주면 30홈런, 100타점, 3할 무난.
게다가 3루 수비까지. 더이상 바랄게 없다. 부상만 없이 잘 지내길.
나지완은 지명타자로 쓰면서 타율은 알아서 하시고, 홈런은 20개 이상 쳐줘야지. 올해도
20개이상 치긴 했는데, 별로 빛을 발하지 못했구나.. 제발 우익수로는 보내지 마라.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선발 우익수는 정말 아니자나.
신종길은 기대되긴 하는 데 아직은 한계점도 있어 보이고, 지난 해에 좀 나왔으니까 빨리 업그레이드 된다면 타격에서나 발빠르기, 도루능력은 꽤나 잘할 듯.
그런데 우익수 수비에서 그 빠른발에 비해 수비 능력이 썩 좋지는 않아 보인다는 점.
처음 스타트나 낙하 지점에서 정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건 외야수의 약점인데.
그런 점을 확실히 보강하면 우익수도 잘 될듯.
김원섭도 얼릉 체력이 보강이 되어야 하는 데 말이지. 시즌의 반 이상은 뛰어줘야 신종길하고
같이 우익수를 나눠먹으면 되는데.
김상훈은 이제 부상은 다 나은거야? 빨리 나아서 주전으로 들어와야지. 차일목하고 경쟁도 좀 해주고.
차일목은 올 한해 자기몫은 충분히 했는데 내년에도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 보여주길.
투수 리드는 좀 더 보강해야 하겠지만, 감독이 잘 코치하길..
이종범이야 열심히 해주는 모습.. 그것만으로 만족이지.
투수들 중엔 얼릉얼릉 업그레이드 해야할 사람들이 많은 데,
양현종은 투구폼을 바꿨음 싶은데 선동열이 잘 조련해 주겠지.
지금까지의 투구폼은 역동적이긴 한 데 너무 체력 소모가 많다.
100개 던지면 금방 체력이 떨어지는 건 안되는데. 지금같은 폼으론 100개 이상 던지는 게 무리여보인다. 제구력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투구폼을 심플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곽정철은 그 빠른 골으로 많이 맞는 게 좀 신기해. 볼 끝이 안 좋은 건지.
유동훈은 볼이 너무 많이 읽힌 듯. 체력 저하도 심했고.
손영민은 올해도 혹사 당한 듯 해서 걱정이다.
한기주, 김진우는 제발 빨리 돌아와라,
무엇보다 신용운이 방출된 게 너무 아쉽다.
팀이 어려울 때 그토록 열심히 했었는데.. 빛을 볼 때는 결국 그자리에 없고.
고생만 하다 타 팀으로 가게 되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