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에 대해선 첫번째 글에 그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 애정은 여전히 식지않았고, 올해도 당근 이어질 것이고,

야구장에 그를 보러 간다는 기쁨은 언제나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2011.09.10 잠실에서 두산전. 추석전날 두산과의 행사를 구경하는 타이거즈 선수들중 멋진 선그라스를 낀 종범성.. 이게 온가족이 본 종범성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ㅜㅜ

그런데 갑자기 사라졌다.

그가 사라졌다.

약 3일간 정신적 피폐, 몸은 황폐해지고, 컴퓨터도 안켜고, 티비도 안보다가

우연히 켜진 인터넷에 뜬 이종범의 은퇴.

개막도 안했는 데 몬 은퇴?? 라고 순간 되뇌었다.

그리고 잠깐동안.. 에이 아니겠지, 누군가 스포츠 찌라시의 낚시글이겠지 하며 클릭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은퇴..!!!!

 

정신이 멍해졌다. .. 왜일까, 몬일이지, 구단과의 마찰, 선과의 마찰, 이순철과의 마찰, 시범경기도 나쁘지 않았는데..

얼핏 나온 이종범의 수비력 저하.. 흠 인정한다. 발빠른 것과는 별개로 순간 판단력이 느려진 거 사실이다.

발빠른 것도 나이먹으면서 당연히 느려졌을 거고.

그후로 장점은 역시 위기의 순간에 대타. 그건 아직 남아있는데.. 작년 재작년 그렇게 계속 이어졌던거고,

올해까지도 이어질거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올해가 마지막이 될거라 생각했는 데.. 올해 대미의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마치고 멋진 은퇴경기까지 하리라 예상했는 데....

그런데 은퇴라니...!!!!

뭔가가 생긴 게 확실하다.

겉으로 나온 것과는 별개의 문제가 터진게 분명하다. 아쉽게도 그런걸 파고들만큼 예전같은 열정이 없으니 알지는 못하겠고,

의구심만 간직한 채 이 글을 써내려 가야겠다.

 

이종범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타격이 아니다. 그는 발군의 수비력으로 먼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3년 데뷔는 화려한 유격수로서 이해창, 김재박, 류중일을 잇는 아니 뛰어넘는 유격수의 출현을 알리며

이종범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첫 해 신인왕을 양준혁에게 뺏기고, 오기를 뿜은 건지,

다음 해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거의 전부문에 상위에 이름을 랭크시키며 올킬을 시도한다.

이때가 타율 4할에 육박하면서도 도루는 80개를 넘겼고 유격수 수비를 보던 때다.

심지어 수비실책 부문까지도. 아마도 가장 화려한 유격수였으면서, 가장 실책이 많은 유격수이기도 할거다.

참고로 그의 가장 큰 수비의 장점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활용한 좌우폭 수비였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게도

가운데 오는 공에 가장 취약점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설렁설렁 굴러오는 가운데 땅볼을 바라볼 때

가장 불안했던 기억이 아직도 내 머리속에 남아 있다.

1994년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해를 만들고, 이듬해는 주춤한다. 공익상태라 홈구장만 출전하는 경기여서..

그리고 1996년 유격수 최초 20, 20 달성에 1997년 30, 30까지 연거푸 달성하더니 일본 진출....

이후는 말하고 싶지 않다. 몇년간 그리도 야구가 재미없더만.. 뭐하나 남은게 없는 밀가루 반죽같은 빵.

일본 갈바엔 메이저를 가라고 그토록 혼자 외쳤것만.. 내 함성은 메아리로 내 귓전만 때리뿐 이종범에겐 들리지 않았고

그렇게 이종범은 우울하게 다시 돌아왔다. 우울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기뻤다. 야구 볼맛도 생겼고.

그가 돌아오면서 야구계도 다시 활력을 찾기 시작했고 평균 관중수도 오천명은 늘었다.

그때는 이제 수비 위치도 중견수로 바뀌었고, 그러다가 몇년 후엔 용규리가 나타나면서 좌익수로 옮겼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이젠 정말 나이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던 3-4년 전부터 은퇴얘기는 나오기 시작했고,

그래도 끈기와 오기로 그는 나름 잘 해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 노력들이 이렇게 저렇게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그닥 밀리지 않으면서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계속 남아 있던게 사실이고, 또한 팀에 최고참이 있다는 것도 좋은 케이스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나이를 속이기는 힘들었다. 몇 년 전부터 수비에서의 그의 움직임이 둔하다는 걸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판단력과 순발력, 대응력 등이 모두 느려지면서 충분히 캐치가 가능한 볼도 원바운드 시키고(외야에서 원바운드면

안타나 그 이상이다), 볼을 따라갈 때도 조금씩 방향이 엇나가는 느낌이 들고..

기아의 외야에서 이용규빼면 다들 답답하기 때문에 그 와중에 제일 나은 게 이종범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서 더욱 기아 외야가 구멍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여튼 이건 뭐 나중 문제고.

이종범의 나이든 건 확실했다. 그래서 은퇴시기가 가까워졌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작년에 우승하길 바랬고 우승과 동시에 은퇴발표를 하길 바랬다.

그리고 올해 개막식이나 4, 5월 중에 은퇴경기를 치르길 바랬던 것이고..

하지만, 그런 것들이 물거품이 되면서 올해까지 이종범이 괜찮은 활약을 펼쳐주길 기대했거늘..

 

2010년도까지의 기록. 1994년은 그저 놀랍다. 병살 2개, 실책도 아마 최고 많을걸.. ㅋㅋ

은퇴라니....!!!!

올해 야구는 무슨 재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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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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