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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이종범

스포츠 2012. 5. 27. 11:40

 

 

이종범이 은퇴식을 했다.

당연히 전반기가 끝나고 치뤄질 줄 알았는 데 순식간에 일정이 잡히고 후딱 해치워버린 느낌이다.

은퇴 결정도 일방적으로 결정되더니 모든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팬은 물론이고 이종범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진거 같아서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 선수 생명이고 은퇴고, 뭐든지 지들 맘대로 하는 거 같아서.

은퇴사를 낭독하는 데도 구단에서 일방적으로 작성해준 거 이종범이 무감각하게 낭독한 거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차피 마음먹은 은퇴, 빨리 해치워버려야겠다는 생각.

겉모양은 화려하게 치장하려 했지만, 이종범과 팬의 마음엔 상처를 가득 남긴 은퇴식이었다.

 

은퇴식 날짜를 며칠 전에야 알아버려서 광주를 내려갈 수가 없었다.

연휴의 시작이고 약속도 잡혀 있었고, 은퇴식 경기를 꼭 보리라 약속했던 나로선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종범의 저지에도 최소한 친필 싸인 하나는 받아놔야 되는데..

 

 

엘지와의 경기에서 타이거즈는 모든 선수가 등번호 7번 이종범을 달고 나왔다.

그리고 시구는 이종범이 하고. 시구까지 함으로써 이종범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유격수를 시작으로 2루수, 3루수, 1루수, 중견수, 우익수, 좌익수, 심지어 포수까지.

필요한 때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주는 선수가 도대체 어디에 있겠는가..

거기에 빠른 발에 강한 어깨, 거기에 홈런왕은 아니지만 홈런 2등을 한 1번타자. 선두타자 홈런을 44개나 친 선수.

포볼로 나가면 2, 3루까지 가 있는 선수. 더블헤더 연속경기 선두타자 홈런을 치는 선수.

 

야구를 보는내내 즐거움을 주는 야구선수가 어디 또 있을 수 있겠는가..

수비할 때면 어떤 호수비를 보여줄까 기대하게 만들고,

타자로 들어서면 어떤 타격을 보여줄까, 안타, 홈런, 포볼, 포볼로 나가면 언제 또 도루할까..

매순간 긴장하게 하면서 야구를 봐야했던 그러면서 즐거웠던 유일한 선수이다.

 

 

야구는 이종범.

 

 

이 문장으로 이종범에 대한 모든 찬사는 올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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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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