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엔 학부모 상담을 진행했다.
짧은 20여분간의 선생님과의 대화였지만,
아이의 새로운 면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 데 생각보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나 아빠한테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것 같고,
그러면서 예전 친구가 훨씬 그리웠을 것 같고,
그래서 학교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고,
그래도 지금은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인간이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두려움 반 기대반으로 시작하겠지만,
어린 아이에게 변화된 사회생활은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훨씬 컷을 것이다.
게다가 이사하고 친구가 전혀없는 상황이었으니 더욱 컷을 지도 모른다.
다행인 건 담임선생님을 잘 만난 것 같아서 아주 안심이 된다는 것.
잠시동안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에 대한 관찰을 잘 해주는 것도 느꼈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선생님이 화를 한번도 내지 않아서 너무 좋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1학년 아이들 22명이 떠들면 얼마나 재잘거리고 말도 안듣고, 그럴진대
화도 안내고 잘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만난 것이 아이에게 참 복이려니 싶다.
잠시 생각하다가 난 왜 1학년때 담임 선생님이 기억나지 않는 지 고민했는데 1개월밖에 다니지 않았다는 것이 불현듯 생각났다.
그러니 기억을 할 수가 없지. 1학년 때 뭐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어제 마트가서 도시락용 김밥 재료들을 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김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난 아들은 티비 앞에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다.
아들이 나보다 일찍 일어난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티비보라고 내비두고, 도시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계란 4개를 풀어서 부치고, 햄을 썰어서 살짝 후라이팬에 익히고, 맛살을 찟고, 오이와 단무지, 슬라이스 햄, 치즈까지 준비를 하니 김밥에 들어갈 재료가 너무 많다. 준비하는 동안 앉혀놓은 밥이 다 됐다.
밥이 떡이 됐다. ㅜㅜ
어제 밤에 씻고 잠시 불렸다가, 자기 전에 물의 양을 조절했더니, 물 양 조절에 완전 실패했다.
뚜껑을 열고 살짝 더 익혔지만, 많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많이 해 놓은 밥이라 어쩔 수 없이 시작.
준비한 재료들과 밥을 담아서 김발에 말기 시작. 말기도 좀 어렵다. 풀린 밥알이 여기저기 눌러붙는다. 그런 것들을 극복하면서 만들기 시작하고 실패하다 보니 그럭저럭 자세가 나온다. 그렇게 먹을 녀석 몇개를 만들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도시락에 담을 녀석을 하나 둘 만들 수 있게 됐다. 아들 도시락용은 조금 더 작게 만들고, 두개는 이상없이 잘 마쳤다.
나머지는 여기저기 터져나가고, 잘 안 모이고, 했지만 그럭저럭 완성. 어차피 먹는 게 더 많으니 다행이지 싶다. 예비로 추가 밥을 했는 데, 그밥은 사용하지 않고 실패한 밥으로 모든 걸 처리. 점심 먹을 것까지 준비 완료했다. 그리고 재료도 잘 맞춰서 끝냈다.
어제부터 준비한 도시락이 난관에 고생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완성까진 시켰다.
그리고 다행히도 아들은 맛있어 해주고, 도시락도 잘 먹었단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귀여운 녀석.
현장학습 끝나고 돌봄 교실을 가지 않고,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으로 왔다. 저녁 먹고 친구가 오기로 해서, 그 아이를 기다리며 저녁 식사를 마쳤다.
생각보다 늦게 온 친구 덕에 잠시 티비를 보다가 놀러 온 같은 반 친구와 놀기 시작. 집에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재미가 없어졌는 지 아빠를 자꾸 껴들게 만든다. 할리갈리를 하자는 둥, 젬블로를 하자는 둥. 야구를 볼라했드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한번 두번씩 같이 게임을 해주고 야구 보고 게임 해주고 야구 보고를 반복하다가 친구에게 과자도 준비해 주고, 과일도 갖다 주고, 음료수도 갖다 주니 어느 덧 야구도 끝날 시간이고, 친구도 갈 시간이 됐다. 친구 부모가 와서 데리고 가는 데 나가서 인사하질 않는다. 놀다 가는 것이 아쉬워서일까?? 나가서 인사하라고 말해도 끝까지 행동하지 않는다. 헤어지는 거에 대한 서글픔이 커서 그런 건지 게으른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친구를 보내자마자 이를 닦고 나니 바로 잠이 든다. 야외활동이라 피곤했을 텐데, 친구가 와서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가자마자 피곤이 몰려왔나 보다.
아이와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들과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BFA 리틀야구클럽.. 아이와 함께하기.. (0) | 2017.10.14 |
---|---|
자란다는 것.. 망각한다는 것!! (0) | 2016.06.28 |
태권도 보내기 - 육아휴직 #5 (0) | 2016.03.17 |
무엇을 먹을것인가? 먹일것인가? - 육아휴직 #4 (1) | 2016.03.10 |
한주의 시작 - 육아휴직 #3 (0) | 2016.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