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질랜드와의 A매치에 차두리의 은퇴식이 거행됐다.
A매치에 은퇴식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선수는 예전에도 별로 없었고, 앞으로도 사실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차두리는 그런 행운을 누렸다. 그만큼 한국 축구에 이바지한 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도 한번 밝혔지만,
차두리는 초창기 공격수로 활약할때 보다 수비수로 전향하고 나서 국제적으로도 훨씬 인지도가 상승했고, 명성도 얻을 수 있었고, 국가대표에서도 좋은 모습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초창기 공격수로서는 조금은 단순하고, 과격한 공격수의 모습과 가끔, 넘치는 체력을 바탕으로 수비까지 가담하는 오른쪽 공격수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힘이 잔뜩 들어간 부정확한 센터링은 골대앞에서 세밀함이 점점 더 추구되는 현대 축구와는 계속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차츰차츰 입지가 줄어드는 현상이 계속됐다. 그러는 와중에 전격적으로 수비수로 전향을 시도했고, 그것은 대성공이었다.
상대 공격수를 상대로 몸싸움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고 스피드도 전혀 뒤지지 않기 때문에 차미네이터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주었다. 게다가 한번씩 공격에 가담할 때의 파워는 상대에게 압박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수비를 하다가 공격에 가담하면서부터 센터링도 힘위주로 하는 게 아니라, 우리 공격수를 보면서 구석까지 치고 들어가 낮고 빠르게 뒤에서 오는 선수들을 잘 보는 시야까지 갖추게 되면서 어시스트도 훨씬 많이 늘어났다. 그것은 팀에 절대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수비의 안정감과 공격 루트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효과였다.
예전 브라질의 로베르토 카를로스를 보는 느낌이랄까..!!
이제 그가 국가대표직을 반납하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소속팀 경기에만 집중하겠단다. 한가지 아쉬운건 그만한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가대표 중 아직 아니 오랫동안 그의 대체자를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누군가가 뒤를 받쳐주어야 하는 데 그게 쉽지 않다.
그리고 한가지, 자꾸 차두리의 비교 대상을 아버지 차범근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데, 그건 좀 아니다. 그는 어쨌든 아버지 덕에 축구를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어쩌면 그를 뛰어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로 인해 분데스리가로 진출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차두리에게 아버지는 뛰어넘어야할 대상은 아닌 것 같다. 좋은 인생의 스승을 둔 것에 만족스럽지 않았을 까 싶다. 살면서 진정한 멘토를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안다면 말이다.
그런 아버지를 둔 차두리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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