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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이번 올림픽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눈에 띄는 발전 모습은 역시 수비.

상대방의 완벽함으로 인해 내주는 골 외에 어처구니 없는 실수는 거의 없어졌다.

오랜 기간 발을 맞춰오면서 수비진의 조직력이 큰 향상을 이루어서

세트 피스 상황에 공격수를 놓친다거나 속공에 무력하게 떨어진다거나 하는 경우가 없었다.

브라질전을 제외하고는 많은 실점을 한 경기가 없었다.

멕시코도 개인기가 뛰어난 팀이고 스위스나 가봉이 약한 팀이 아니었음에도 최소 실점으로

조별예선을 통과한 것이다. 최상의 수비력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다.

영국과의 승부차기에서 골키퍼의 활약이 빛나긴 했지만 브라질에서 보여준

올림픽 대표 골키퍼의 실력은 한참 갈고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해 정성룡의 골키퍼 능력은 세계에 내놔도 부럽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왜 와일드카드로 발탁이 됐는지를 전경기를 통해서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해진 공간은 미드필드진이다.

간결한 골키핑 능력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식의 잔패스를 상당히 수준급으로 잘 구사해 주고 있다.

아직 스페인의 점유율 축구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올림픽에서 그 진가가 잘

발휘되었다. 또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상대방을 압박하는 모습을 늘 전후반 저런 상태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를

의심하게 만들었는 데 경기가 끝날때까지 아주 열심히 많이 움직이는 모습에 새삼 놀라웠다.

공격진부터 상대방을 압박한다는 게 실질적으로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심지어 그것을 경기가 끝날때까지 유지한다는 건 심장이 두개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박지성이 위대한 것이지. 그런데 올림픽 팀의 많은 선수들이 그걸 가능케 만들고 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최대로 많이 뛰는 걸 볼 수 있었다.

영국 날씨가 현재의 우리나라만큼 덥지 않기때문에 다행이기도 했거니와 많은 운동량과 연습을 통해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시아권에서 말고 이렇게 세계 대회에 나가서 점유율이 좋은 경기를 펼친다는 건 분명 좋은 신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마지막 동메달 결정전에서의 결승골로 묻히고는 있지만 박주영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활약이었다.

골결정력 뿐만 아니라 경기력에서도 부족한 모습을 많이 노출했다.

골결정력이야 어느 정도 운도 따라줘야 하는 부분이라 조금은 논외하더라도

볼 키핑 능력이나 몸싸움에서 계속 상대방 수비수와 부딪혀서 자기공을 만들지 못하고 뺏기는 모습은

스트라이커의 모습이 아니다.

게다가 어렸을 때의 공격 에어리어 안에서의 순간 동작에 이은 빠른 슛팅도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이젠 그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분명 두골을 넣긴 했지만 미드필드에서 만들어준 수많은 찬스들을 다 날려버리고

만든 두골이기에 그닥 와닿질 않는다. 그저 운좋게 들어간 것이라는 생각뿐.

하지만 일본전에서의 골은 멋졌다.

상대방의 실수가 있었지만 한번에 넘어온 공을 세명, 네명을 달고 들어가면서 사실은 빗맞은 듯한 오른발 슛은

환상적이었다. 아마도 길이길이 역사에 남을 듯한 골이다.

그렇지만 한국 축구의 스트라이커 부재는 언제나 고민거리일 듯 하다.

 

올림픽 호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는 기성용이다. 중원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이지만 공격에 볼 배급까지 조율해 주는 모습은 리듬체조 손연재의 볼 연기만큼이나 훌륭했다. 수비형 미들이다 보니 계속 한발처져 있는 모습이었지만 상대방의

공격 상황에 따라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수비에 가담하면서 상대방 공격의 맥을 끊어주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다.

많은 움직임과 정확한 판단력이 없으면 어려운 일들이다. 그러면서 공격진에 정확한 패스와 프리킥 상황에서의 좋은 킥까지..

앞에 이청용까지만 있었더라면 최상의 콤비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한 껏 묻어나는 상황이 많이 있었다.

 

그외에도 공격에서 구자철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엔 골까지 넣어주었고, 사실 그 이전에 골포스트를 두번이나

맞히면서 운이 안 따르는구나 하는 걱정이 되긴 했다.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뛰면서 공격을 조율하고, 마지막엔 쐐기골까지..

 

 

아마도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하위팀을 상대로 90분 내내 공격만 하다가 속공 한방에 1:0으로 지던 옛날 경기같은 모습이었다.

오늘의 일본전에서 그동안의 미들에서의 점유율 축구는 상대방에 밀린게 사실이다.

아마도 전체 점유율이 45대 55나 40대 60 정도로 일본이 공 점유율은 좋았다.

그러나 상대방은 미들에서의 점유율은 높았지만 정작 골에어리어 근처에서의 활약은 그닥 없었다.

골라인 근처까지 파고들어서 위협적인 센터링을 올린다든다, 페널티에어리어 근처에서 세밀한 패싱능력이라든가 하는

그런 아주 위협적인 상황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수비진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방증이 될 것이다.

그러다가 우리의 두번에 걸친 속공으로 두골을 이뤄내서 손쉽게 상대방을 제압했다.

이런 경기가 참 기분 좋은 승리이다.

무척 손쉽게 이긴 느낌.

 

김영권,황석호,오재석,윤석영,박종우,지동원,김보경,김기희,김창수,백성동,이범영 등 모든 올림픽 선수들 잘했다.

그리고 축하축하축하!!!!!

 

이번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이들에겐 병역 해결의 좋은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좋은 당근을 받고선 좀 더 좋은 활약과 능력 향상으로 월드컵 대표때까지 꾸준히 발전해서

더 나은 한국 대표 선수들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걸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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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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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 최향남이 돌아왔다. 

사실 돌아온지 한참됐고, 오늘 넥센과의 경기에서 깔끔한 마무리로 벌써 7세이브째다.

엘지의 최용수가 갖고 있던 최고령 세이브 기록을 매번 경신하고 있다.


1990년에 해태에 입단한 최향남은 연습경기 그리고 불펜에서의 모습을 바탕으로 

불펜의 선동열이라 불리우며, 당시 해태의 마운드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한껏 받고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늘 마운드에만 오르면 이상하리만큼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며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 그렇게 큰 기대를 모았던 최향남은 별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그러다가 엘지로 이적. 

이런 아쉬움 속에 그의 존재감이 작았었던 건 그 당시 기아의 풍부한 투수진 때문이었다. 

선동열, 이강철, 조계현, 송유석, 김정수 등.. 


엘지에서는 꽤나 괜찮은 활약을 펼친다. 괜찮은 성적을 기록하며 팀에 주축선수로 활약하다가

어느날 홀연히 미국에 메이저리그에 노크를 한다. 그렇게 처음엔 마이너리그를 거쳐서 메이저를 올라가기 위해 꿈을 키우다가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너무 늦은 나이(36) 탓에 아쉽게도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은 달성하지 못하고

다시 한구으로 돌아온다. 롯데로 와서 활동하다가 다시 한번 미국의 문을 두드렸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야구를 계속하겠다는 일념으로 일본 독립리그에서도 활약하다가 다시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됐다가 재활에 성공해 다시금

올해 기아의 옷을 입고, 현재 기아의 마무리로 활약중이다. 


사실 처음엔 걱정했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마무리로 뛴다는 게 가능할 까 싶었다. 그리고 그동안의 구속이나 제구력에도 의구심을 품었다.

그의 투구를 보면 확실히 빠른 공은 많이 없어졌다. 빠른 템포로 상대방의 타이밍을 뺏고 제구력으로 맞춰나가는 스타일로

변신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어느 정도는 맞아들어가고 있다.

힘이 약해진 기아의 뒷문을 현재까지(어제 살짝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승리투수를 챙겼지만)잘 지켜주고 있지만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중간에서 유동훈이나 손영민 등이 제 활약을 못해 주니, 신예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고 다행히 그 기회에 홍성민이나 박지훈 등일 좋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그들도 연투를 하다보니 힘이 좀 빠진 게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최향남의 활약을 기아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나 가능할지 걱정이다. 8월 8일 경기에선 요즘 힘이 떨어진 넥센의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과 뜬볼로 잘 마무리했지만,

타력이 좋은 팀을 만났을 경우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이나 롯데 등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그래도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상에 재활치료로 긴 시간을 보냈지만, 마지막 야구 인생을 기아에서 마무리로 

좋은 활약을 펼쳐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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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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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영화를보다 2012. 8. 4. 12:32

이 나이 먹도록 지금같은 더위는 느껴본 적이 없다.

마른체형에 더위를 잘 안타는 체질인지라 한여름에도

그럭저럭 남들에 비해 잘 지내는 데 이번 더위는 강한 녀석이다.

에어컨을 그닥 좋아하지 않던 나를 차에 타면 에어컨을 최고조로 높여 놓게 만들고 있고,

사무실에 들어가서도 매일 같이 샤워하게 만들어 놓고,

집에 오면 집에 열기를 빼내기 위해 모든 문을 열고 열기를 빼낸 뒤에는 에어컨을 틀고 잠을 잘 수 밖에

없게 만들어 놓았다. 이런 우라질 더위.. 같으니라고..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런던올림픽에서는

심판들의 오심퍼레이드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들이 승전보를 매일 울려대고 있다.

열기를 식혀주는 값진 메달 퍼레이드에 늦은 밤에도 다음 날 회사갈일을 걱정하면서도

티비를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와중에 한국영화 도둑들도 먼저 개봉한 다크나이트라이즈를 맞아

새로운 기록들을 써가며 흥행을 하고 있다. 벌써 500만 돌파라니.

 

나는 최동훈 감독을 좋아한다.

범죄의 재구성을 보고 환호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세번쯤 봤을려나.

드디어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이 나왔다는 거에 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이어진 타짜, 전우치까지. 상대적으로 전우치는 조금 아쉬웠지만.

 

 

많은 구성인물들이 나올 때 그들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가 있어야

전체적인 틀이 깨지지 않고, 각각의 캐릭터에 힘을 부여할 수 있는 법이다.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돈이 되었고, 이 도둑들에서는 다이아몬드(이것도 돈이긴 하지만)가 되었다.

그것을 둘러싼 서로 속고 속이는 모습에 관객인 나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법이다.

 

범죄의 재구성보다 훨씬 많은 인물들이 배치되어서 그들을 어떻게 살려줄 수 있는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많은 캐릭터들과 그들 각자에 부여되는 생동감들.

김윤석과 이정재는 미스 매치다. 김윤석의 포스에 훨씬 못 미치는 이정재의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그런 캐릭터를 노리고 일부러 그렇게 배치를 한건지는 모르겠으나, 그렇더라도 아쉽다.

둘이 대화하는 장면에서건 다투는 장면에서건 김윤석의 존재감은 확실한데 이정재는 뭔가 어설프다.

연기력이 미치는 부분이 참 한계가 극명히 드러나는 허우대만 멀쩡한 캐릭터.

그에 비해 김수현은 많이 나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강력하다. 복희야 사랑해를 외치고 사라져서

더이상 나오지 않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이부분은 김수현 팬들은 너무 아쉬워할 듯. 입술에 힘만 빼면.

씹던껌의 김해숙은 역시 노련한 아줌마의 모습을 잘도 보여준다. 임달화와의 러브라인도 달달하고.

하지만 이름에서 오는 포스는 뭔가 이름에 대한 설명이 있었을 거 같은 데 편집된 듯. 궁금함을 자아내긴 한다.

예니콜 전지현은 그동안의 답답함을 좀 지워내고 한껏 가벼워진 모습이다.

그동안 섹시한 광고만으로 여지껏 선수생명을 유지해 왔었는 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조금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양아치스러움과 껄렁함이 잘 배어든 모습은 예전의 모습이라 투영되었던 것인가.

이쁜 섹시녀, 이제는 결혼한, 전지현에서 이제는 좀 배우 전지현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으려나.

이들에 비해 오달수의 비중이 좀 아쉽다. 그에게 기대한 건 좀 더 상황상황에 대한 재미를 주지 않을까 기대했는 데

그닥 활약이 미미하다.

참고로 김윤석과 오달수의 중국어는 참 훌륭하다는 전문가의 평가. 역시 노력파 배우들이란 생각이 물씬든다.

앗. 펩시의 김혜수를 빼먹을 뻔. 이름은 펩시인데 톡쏘는 맛은 감방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좀 누그러진듯.

이런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이긴 하지만, 전지현의 활약이 커서 그런지 김헤수는 좀 의존적인 인물로 그려짐. 사랑이라..

 

 

도둑질을 할 때도 최첨단 장비로 무장하고, 고공 와이어 액션이 나오는 건 전혀 아니다. 와이어 장면은 김수현과

전지현이 알아서 다 이끌어가고, 최첨단 기지로 무장한 차량에서 전체를 조율하는 것도 아니고, 달랑 핸드폰 한개로

그럭저럭 다 연락하는 어쩌보면 엄청 난해한 모습이다.

어차피 헐리웃에 비교당해서 어설프다는 걸 보여주는것 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필요한 것만 보여주는

방식을 택한 감독의 선택은 현명해 보인다. 이런 부분이 공룡만드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오버하지 않는 것.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 후반 장면. 아파트 등산장비 와이어 액션신. 이것 참.. 재미있다.

 

이 영화 자체가 캐릭터 영화인지라 그에 대한 설명으로 끝내는 바이다.

내용은 미리 말하면 영화의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에 안되고.

범인은 절름발이다를 외치고 도망가는 짓을 하면 안되는 법.

 

그런데 여기서 임달화가 나오는 줄은 생각도 못했다. 신하균도.. 포스터도 영화끝나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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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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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리즈의 오락영화를 사색의 영화로 만든 놀란 감독은 어떤 면에서는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부풀려 놓은 게 사실이다.

치고 부수고 달리는 재미를 무시할 순 없지만, 그래도 두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마냥 치고 부수고 달리기만 할 순 없기에

영화에 스토리도 넣고 진지함도 넣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그러한 스토리와 진지함이 개연성을 갖추고 재미도 느끼게 해주어야 관객들이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는가.. 그런 면에서 놀란 감독의 투입은 배트맨 시리즈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그로 인해 더욱 많은 관객이 배트맨 시리즈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배트맨 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본 다크나이트를 잊을 순 없었다.

그래서 다크나이트라이즈도 기대를 갖고 보러 가게 된 것이지..


다크나이트가 벌써 몇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크리스천 베일의 모습도 많이 늙었다. 007시리즈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갈수록 늙어가는 만큼은 아니지만 크리스천 베일도 늙어가고 있었다. 나이에 비해 엄청난 운동량으로 어깨 근육이 부실해지진 않았지만 그 어깨 근육을 만들기 위해 했을 노력을 생각해 보면 멋지다는 모습보단 안쓰럽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건, 나도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갈수록 화려한 액션은 줄어드는 듯. 원래도 그닥 화려한 액션이 주가 아니었긴 하지만....


다크나이트라이즈에서의 악당이 강력하긴 했지만, 전작의 악당이 워낙 영화 역사상 최고의 악당이었기에 이번 악당은 나름 괜찮다는 느낌 외에는 좀 없었다. 베일의 힘이 워낙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악당과 싸우는 거라 초강력 악당이 아니더라도 악당이 충분히 배트맨을 제압하는 데엔 그닥 큰 어려움이 없지 않았을 거 같다. 

전작 히스레져의 포스는 배트맨 역사상 최고의 포스로 남아있기에 아니 영화적인 악당으로도 큰 몫을 할만큼 대단했기에 그를 뛰어넘을 만한 악당을 만들어 내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배트맨과의 전투도 그닥 강렬하게 남진 않는다. 


영화에서 아쉬운 사람들이 몇 있다. 우선 서장. 게리 올드먼의 카리스마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유약한 서장의 모습을 한껏 보여주다가 잠깐 활약하고 끝나고 만다. 너무 약한 캐릭터로 남고 말았다. 이양반도 전작에 비해 너무 활약이 미미하다. 조셉고든래빗의 활약을 더 보여주기 위해서 그랬던 것인지, 그러더라도 너무 어설픈 모습의 서장은 좀 아쉽다. 그리고 캣우먼. 이쁜 캣우먼 헤서웨이였는 데 섹시함도 아주 강력하지 못했고, 도발적임도 좀 부족하고. 캣우먼 입은 모습보다 모자쓰고 열차타러가는 모습이 훨씬 이뻤던 것도 문제. 캣우먼이 캣우먼스럽지 못하다. 좋아하는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좀 아쉽다. 너무 조금 나와서 그런가.. 쩝. 


배트맨은 어둠의 자식이 아닌가. 박쥐의 태생적 한계가 어두운 동굴에서 생활하고, 낮에는 낮잠을 자고 밤에만 일어나서 어둠의 시간에 활약을 보여주어야 되는데 다크나이트라이즈에서의 배트맨은 너무 밝아졌다. 고담시가, 여지껏 고담시의 모습과 천지차이를 보일만큼 어둠이 짙게 깔린 모습을 한껏 벗겨낸 모습으로 도시가 형성되어 있어서 기본적인 도시의 우울함, 암울함이 사라졌다. 그래서 고담시가 아닌 그냥 뉴욕시로 판명나 버렸다. 고담시의 모습도 배트맨의 모습도 너무 밝아서 탈이다. 정말 감독에게 물어보고 싶다. 왜 이렇게 밝아진 거죠??



누군가 말했듯이 영화는 역시나 기대와 비례해서 만족도가 정해지는 건가. 

좀 덜 기대하면 더욱 만족도가 높은 거고 더 기대하면 그에 비례해서 만족도가 떨어지고....


하지만 그래도 세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지루했다면 몸을 베베 꼬고

피곤한 상태였기에 졸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거 없이 영화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배트맨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기에 결말의 달달함은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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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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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나서 고기가 먹고 싶어졌다.

갈비.

영화를 본 강변 CGV 근처에서 맛집을 찾아서 가보았으나 없어졌다.

인터넷은 가끔 이런 문제점을 노출한다.

정작 가보면 현장이 없어졌다.

 

지난번에 갔던 이향갈비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워커힐 넘어서 집에 가는 길에 있는 고기집.

갈비도 맛있고, 다른 반찬들도 깔끔하고 맛있었던.

게다가 게가 한마리 나온다. 간장게장. 내가 좋아하는.

 

여기는 1인분에 1만천원이다. 250g

왕갈비는 1만3천원. 그냥 갈비는 뼈가 없고, 왕갈비는 큰뼈가 있다. 300g

양의 차이가 저 뼈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맛은 같은 듯 한데..

오늘은 그냥 갈비를 2인분 시켰다. 맥주한병과 같이.

한참을 먹다가 밥 한공기에 된장찌개와 게장을 먹었다.

고기는 역시 숯불에 구워야 맛이 있다.

고기를 먹은 후에 후식으로 냉면으로 입가심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기엔 배가 너무 불러서, 게다가 점심때 냉면을 먹은 관계로

아쉽지만, 그만 먹기로 했다.

영화도 재미있었고, 날씨도 너무 좋았고, 고기도 맛있었고..

 

 

날씨가 너무 좋았다.

 

전망대에서 와이프와

 

테크노마트 전망대에 있는 열쇠들

 

옆에 푸침한 상추쌈과 야채들

 

 

 

 

 

토마토와 소스

 

이건 해파리

 

메밀묵무침

 

샐러드

 

잘익은 고기. 조금만 방심해도 금방탄다. 열심히 먹으면서 열심히 구워야한다.

 

한다리이양갈비

 

주차장 참 넓다

 

 

주소 : 경기도 구리시 교문2동 677-2

연락처 : 031-555-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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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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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커피] 고당

맛집 2012. 7. 29. 22:14

평일에 아이를 돌보지 않는 관계로

주말이면 아이와 이것저것 하느라 바쁘다.

토요일 오전에 호평동 부모님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 씻고 모래내 처가댁을 간다.

격주로 한주는 모래내에 데려다주고 와이프는 처가댁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나는 내려주고 축구를 하러 간다.

일요일엔 아들과 못 놀아준 시간을 달래기 위해 동물원을 가거나, 누군가를 만나거나

어딘가로 움직이거나 한다. 비가 오면 실내를 가고 날이 너무 안좋아도 실내를 가고

날이 좋으면 야외로 나들이를 간다.

 

또 한주는 토요일에 처가댁에 가서 아이와 놀아주거나 낮잠을 자거나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 오전에 축구를 하고 오후는 좀 쉬다가 부모님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아이를

내려주고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다.

늘 그렇게 주말은 여기저기 왔다갔다 하느라 바쁘다.

 

아버지가 전립선 수술을 하게 된 관계로 병원에 계신다.

그래서 다음주엔 아이를 봐주기가 힘들거 같아서 서산에 사는 누나에게 부탁을 했다.

마침 토요일에 아버지 병문안을 오기 위해 서울을 온 길에 아이의 짐을 싸서 보냈다.

누나네가 애들을 놓고 와서인지 일찍 가야해서 2시쯤 애를 태워서 보냈다.

그렇게 보냈더니 오랜만에 주말이 한가해졌다.

잠깐 옥수동에 가서 집을 보고, 다시 구리로 오려고 했는데

누나가 엄마주라고 마늘과 양파, 감자를 실어보내는 바람에 그걸 갔다주러 다시

호평동을 갔다. 간김에 이마트 들려서 장을 보고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려다가 고당을 갔다.

 

계속 저녁에 한번 가봐야지 말만 하다가 시간적 여유가 생긴 때 가자고 마음을 먹고

피곤한 상태였지만 급출발했다.

요즘 날이 깨끗해서인지 한강변 야경이 괜찮다.

반대편이 하남이라 그닥 야경 불빛이 그닥 멋지지 않아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저녁 늦은 시간에 데이트는 기분 좋은 일이다.

게다가 다음날 늦게 일어나도 되는 일요일이기에 더욱 더 편안한 밤시간.

 

며칠째 이어지는 열대야로 인해 바깥은 더웠지만 안은 냉방을 너무 세게 해서 추웠다.

들어가자마자 커피 한잔과 팥빙수를 시켰는 데

추운 냉방에 팥빙수까지 들어가니 너무 추운 상태..

 

양평가는 길에 있는 고당은 연인들을 위한 공간이고

지난번에 간 조안면 두부집 옆에 있는 고당은 가족들을 위한 공간이다.

이곳은 조용히 차마시면서 데이트를 하고 조용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더없이 좋다.

내부 인테리어도 곳곳에 손이 많이 간 흔적이 느껴지고.

10시까지만 하는 줄 알았는데, 토요일은 11시까지 해서 10시 반쯤에 집으로 출발.

집에 도착하니 10시 50분경.

가까운 곳임에도 자주 못간다는 건, 좀 게을러서.....

 

테이블마다 있는 나무한그룻(?)

 

 

 

 

 

다크초콜렛. 초코렛은 다 내몫

 

1층 내부 모습.

 

 

로스팅기계. 직접 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층을 올라가는 계단 옆. 입구앞.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504-36

연락처는 : 031-576-0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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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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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까지 그토록 비 한번 안오고 뜨거운 날씨가 계속 되더니만

7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비가 오기 시작했다.

장마기간이다.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낮이면 습한 기운에 몸이 축축 쳐진다.

어제부터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은 부침개에 막걸리 한사발이 제격이다.

아니면, 칼국수. 점심은 칼국수로 낙점.

 

현장은 약간 먼 르네상스호텔 근처에 있었으나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일찌감치

논현동으로 출발했다. 차병원사거리에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논현손칼국수 집이 나온다.

차를 주차할 곳은 없다. 가게앞에 잘 하면 한두데 정도.

그래서 늘 남의 빌라앞에다 대놓곤 한다.

 

 

칼국수의 생명은 김치다.

이곳의 자랑거리는 김치에 있다. 젓갈 맛과 마늘 맛이 많이 느껴지는 김치 맛은

칼국수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칼국수 한그릇을 먹으면서 수북이 쌓이 김치 한접시를 다 먹는다.

그러고도 모자라서 옆에 뚝배기에 담겨 있는 김치를 더 내서 먹는다.

 

 

주문하고 약 5분정도 기다리면 큼지막한 사기그릇에 푸짐하게 한그릇 가득 담겨 나오는 데 그 위에 소고기 고명이 얹어져 있다.

기호에 따라서 메운 고추를 잔뜩 넣어서 먹기도 하는 데 난 그대로의 맛을 중시해서

더이상의 양념을 넣지는 않는다.

 

 

 

 

 

 

메뉴는 세가지다. 칼국수, 수제비, 칼제비.

그리고 여름엔 여름 메뉴가 하나 추가된다. 콩국수.

하지만 여름이라고 이곳에서 콩국수를 먹어본 적은 없다.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칼제비를 시켜서 먹는다.

그게 여기의 진리니까.

 

 

국물은 바지락 칼국수 같은 맑은 국물이 아니라 고깃국 같은 진한 국물이다.

그래서 국물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만 난 이 국물을 좋아한다.

 

밥도 좀 말아서 먹기도 하고, 밥에 김치를 얹어서 먹기도 하고,

면사리를 리필해서 먹기도 한다.

하지만 나오는 한그릇도 양이 많을 뿐더러 사리 하나면 둘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의 양이다.

그래서 늘 과식하게 된다.

그래도 이곳의 칼국수는 가끔 땡긴다.

 

 

여기도 공휴일은 쉰단다. 

 

 

 

주소는 강남구 논현동 193-9

연락처는 517-6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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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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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늘 한정되 있다.

새로운 곳을 갔을 때 그곳이 맛있을 확률과 맛없을 확률은 50대 50인것 같지만,

실제로 다니면서 느끼는 바로는 반반이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2대 8 정도(가르마도 아니고..).

새로운 음식점이 맛있을 확률은 2/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낮은 확률을 가지고 새로운 집을 찾아나서느니 한번이라도 가봤던 좀더 믿음직한 곳을 가는 게

훨씬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 있기에 더욱 기존의 집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집은 역삼동을 갔을 때 늘 선호하는 집이다.

북어탕.

이름은 현대기사식당인데 메뉴는 북어탕과 황태전골 두가지이다. 그리고

내가 먹어본 것은 오로지 북어탕 뿐이다.

 

 

이곳의 장점은 그 복잡한 역삼역 근처에서 주차를 하고 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라는 점이다.

그러면서 맛도 보장되니 그아니 좋을 텐가.

그 전날 술을 먹었다면 더욱 얼큰하게 속을 풀어주는 북어탕이 제격이다.

 

 

 

 

이집은 앞집, 뒷집으로 이루어져있다. 양쪽 아무데나 주차하고 둘중에 아무집이나 들어가면 된다.

한곳은 뚝배기에 끓여주고, 한곳은 넓은 양은 냄비에 끓여준다.

당연히 맛의 차이도 있다. 시원함은 비슷한데, 뚝배기가 아무래도 더 뜨끈뜨끈하고,

맛도 조금더 얼큰하다. 두집다 한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있고, 무도 큰 놈이 들어가 있다.

밥은 먹고 무한리필이 가능하고, 반찬은 옆에 김치, 고추, 김이 있다.

오늘은 어쩐 일인지 김이 빠지고 하얀 묵이 올라와 있던데.

아마도 장마기간이라 김이 금방 눅눅해져서 취해진 조치가 아닌가 싶다.

반찬은 많이 먹게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고추 정도.

무엇보다 고추가 싱싱하고, 된장 맛도 괜찮다.

 

 

 

 

 

 

 

 

 

 

여기는 점심시간 30분 전 11시 30분쯤에는 가야 여유있게 먹을 수가 있다.

그렇지 않고 12시 촉박하게 가면, 기다렸다 먹어야 한다. 워낙 가까이에 큰 건물(강남파이낸스센터-구 스타타워)이

있고, 주변으로도 워낙 사무실이 많으며, 게다가 인기가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찌감치 가서 편안히 먹고 나왔다.

 

 

 

 

북어찜이나 탕을 그닥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집은 얼큰함과 시원함이 느껴지고

북어도 한마리 그대로 들어가서 적당히 발라먹고 버리고, 무엇보다 안에 든 무가 맛있다.

무와 국물의 조화가 훌륭하다. 배고플 때 밥도 여유있게 더 먹고..

 

  

 

 

강남구 역삼동 738-11

전화번호 02-3453-6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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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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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냉면을 좋아한다.

되도록 맛있는 냉면집을 찾아가서 먹곤 하는 데

그런 와중에 적잖이 실망한 집들도 많이 있었다.

 

냉면의 기본은 비빔냉면이다.

물냉면은 뭔가 냉면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느낌이다.

단지 여름에 시원함을 느끼기 위해 만들어서

냉면의 양념맛이 국물에 희석되는 느낌이 싫어서 물냉면을 잘 먹지 않는다.

그래도 더위를 식혀줄 때는 시원한 물냉면 국물을 한사발 들이키면 더위를 가셔주는 장점은 있다.

그래서 와이프와 냉면을 먹으면 딱 좋다. 난 비냉, 와이프는 물냉.

그리고 그 집 냉면맛을 알기 위해선 식초와 겨자를 추가해서 먹지 않는다.

그건 집에서 만들어 먹을 때나  넣어먹는 거지 맛있는 음식점에 가서 먹는 거에 내 식성대로

양념해서 먹는 건 올바른 음식점 탐방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예외는 있다. 어쩔 수 없이 너무 맛 없는 음식을 먹을 때나, 도저히 그냥은 먹을 수 없을 때, 내 상태가 너무 안좋을 때 등

극한 상황은 예외일 수 있다.

 

 

오늘은 준성이와 외할머니, 와이프까지 넷이 고양시에 있는 테마동물원 주주에 갔다 오는 길에

저녁식사거리를 찾다가 준성이 할머니의 여름이면 냉면이지.. 하는 말에 바로 냉면집 검색.

그런데 이름이 참 거시기 하다.   "고자리 칡냉면",  고자~~리..

 

 

이동네는 별로 올 일이 없다.

친구집이 근처 벽제라 한 번 온적이 있고, 일산킨텍스에 모터쇼보러 온적이 있고, 그리고는 음..

사촌형이 이동네 살았을 때 두어번 온 적이 있다..

파주 출판단지 구경와보고, 지난 번 아웃렛 쇼핑몰에 한 번 간적도 있고, 일산호수공원,

또, LG lcd 공장에 축구차러 가본적도 있구나.

생각보다는 고양시에 여러번 갔었네.. 음

아 그리고 임진각..

 

쥬쥬동물원에서 네비를 찍으니 대략 3km, 멀지 않은 곳이고, 집에 가는 길이라 더욱 반가웠다.

근데 근처에 가보니 조그만 골목으로 들어가라고 알려줘서 가보니 파란색 간판이 떡. 고자리 칡냉면.

 

생각보다 허접하네.. 느끼면서 주차를 하려고 보니 가게 앞은 벌써 만석, 저녁식사 시간이라 역시 많군.

하면서 주차장을 찾아보니 다행히 10m 앞에 고자리 주차장. 아이와 할머니, 와이프를 먼저 내려주고

난 주차장으로 가보니 주차장은 생각보다 넓다. 입구는 좁았으나 10여대는 충분히 댈수 있는 공간.

잘되는 집인가보다를 느끼고, 주차하고 들어가다가 찰칵.

 

 

 

 

입구쪽은 안이 좁아 보였는데 문을 열고 보니 좌석이 꽤 많다.

안에도 벌써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고,

 

 

오늘은 날이 좀 꾸물꾸물하고, 낮에는 비도 왔고, 많이 덥지 않은 날이라,

냉면집이 좀 덜 인기일 것이라 생각했는 데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나의 식성을 아는 와이프가 미리 비냉을 시켜놨다.

메뉴에서 아쉬움은 아이들 먹을 게 없다는 것. 네살짜리 아들이라 매운 냉면을 아직 못 먹는다.

아들을 위해서 물만두를 시키긴 했는 데, 심지어 공기밥도 없다는 건 아쉬움이다.

만두도 큰 만두가 아니라 중국집에서 나오는 조그마한 물만두라 먹성 좋은 아들에게

좀 부족했던 듯. 그래서 나와서는 우유한개를 더 사줬다.

 

 

메뉴를 시킬때도 남자인지 여자인지 물어보고, 할머니 드실 건 좀 덜 먹게 해준다든지

남자 먹을 건 좀 더 양이 많은 것과, 적당히 매운 양념을 넣어주고, 여자건 양은 좀 줄이고

매운 맛은 그대로 주고, 한다든지 상황을 고려해서 주문을 받아서 음식을 갔다준다.

괜찮은 아이템이다.

그리고 국물을 추가로 갔다 달라고 할때도 바로 갔다주고, 종업원들이 꽤 친절하다.

 

이제 냉면 시식. 

우선 양이 많다. 한창 놀다와서 배고픈 상태라 양이 적으면 사리를 하나 더 시킬까 고민하던 찰나에

옆테이블에 냉면을 보고는 꽤 양이 많네 하고선 기다리고 있었는 데 내것을 보는 순간 사리를 더 시켰으면

큰일날뻔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용 갔다준다더니 푸짐한 양을 갔다줬다.

 

 

냉면위에 얹어진 야채가 엄청 많다.

오이와 배, 그리고 무, 그것들이 반을 차지하는 것 같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계란 반쪽.

 

 

 

 

첫맛은 그리 강하지 않다. 칡냉면 특유의 칡의 향도 별로 안나고. 새까만 칡냉면은 맞긴 한데,

칡의 향이 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움. 하지만 계속 먹으면서 음 맛이 괜찮다. 갈수록 비냉의 매콤함도 느껴지고,

면발도 쫄깃쫄깃하고. 칡냉면은 이빨로 끊으면 잘 끊어지긴 하지만, 잘 삶아져서 쫄깃쫄깃함이 잘 느껴진다.

그리고 배도 아삭아삭하고, 잘 썰어진 오이채와 상큼한 무까지 잘 곁들여져서 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오늘의 냉면집 탐방은 성공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육수. 비냉을 먹기 전 고기와 마늘과 생강맛이 잘 조화된 육수를 한사발 쭉 들이켜야 되는데

이집의 육수는 그게 좀 아쉽다. 무언가 정체모르 육수가 나오긴 하는 데 우동집 국물같은 느낌.

그리고 비냉과 같이 나온 국물은 시원하게 먹으라고 준 거 같다. 그거는 기호에 따라 넣어서도 먹고

그냥 마셔도 되는 국물이라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더울 땐 시원하게 한 사발.

 

냉면을 좋아하시는 할머니도 잘 잡숴서 다행.

 

근데 요즘 냉면 전문점은 무조건 7천원인가.

 

 

아참 일요일은 쉰단다...

 

정확한 주소는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567-5.

연락처는 031-969-8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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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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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당에 가다

여행 2012. 6. 24. 23:14

복잡하다.

크게 한건 터뜨리고 그로 인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형도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찍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그 와중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있고,

뭔가 부족해 보여 걱정된 마음도 있고,

어쨌든 새롭게 시작하려는 것이니 무조건 잘됐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그렇게 복잡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6월 말이 가까워지는 데 비가 한톨도 안오고 있다.

분명 장마 기간이고 추적추적 오는 비에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거나 눅눅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쨍쨍하는 햇빛에 녹다운 되기 일보직전이지만

토요일 오후 축구를 차러 상문고까지 갔다 와서 피곤한 아침에 늦게까지 잤다.

9시 아침을 먹고 딩가딩가 하다가 아들이 집밖에 나가서

엘리베이터를 앞에 두고

'큰엄마, 큰아빠 보고싶어!!'

'그래? 큰엄마랑, 큰아빠랑 만나러 갈까? 세율이도 만나고?'

'응'

그렇게 해서 준성 엄마가 10시 반쯤 세율이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양평쪽에 기와집 순두부에서 12시 반에 만나기로 했다.

웬일로 정확히 12시 30분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왔고, 2분후 우리도 도착했다.

그렇게 기와집 순두부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서 옆에 있는 고당 커피가게에 갔다.

 

 

오래간만에 만나니 친한척. 순두부집에 들어가면서 한컷.

 

그곳은 널찍하다.

한옥 기와집에 온돌방 구조에 마당이 있는 구조여서 아이들과 같이 오기 좋다.

재작년 겨울에 왔을 때보다 훨씬 넓어졌다. 주차장도 넓어지고 안에 공간도 넓어지고

좌석도 많아지고..

아들과 조카는 한참을 뛰놀고 잠시 쉬면서 귤을 먹고, 다시 한참을 뛰어논다.

그래도 지치지 않는다. 아이들의 체력은 놀라울 따름이다.

 

아이들 보여준다고 이것저것 구경하며 사람에 치이는 것보다,

커피값은 조금 비싸지만, 야외에서 아이들은 흙만지며 뛰놀고, 사진찍어주고,

어른들은 차마시며 구경하는 게 훨씬 여유롭다.

이제 다행히 장난감 없이 둘이서도 잘 놀아서 계속 쫓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둘이 동갑이다 보니 지금도 재미있게 놀지만, 나중이 되면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싶다. 가까이 살고 자주 보게 된다면..

 

 

이모양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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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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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집

여행 2012. 6. 14. 13:48

지난 일요일 한국의 집에 다녀왔다.

한국의 집은 조선시대 학자인 박팽년의 집터에 지어진 전통문화 체험공간이라고 소개글에 나와 있다.

지금은 옛 궁중음식을 먹어 볼 수 있는 공간이고,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고,

돌잔치를 진행하는 곳이며, 결혼식을 진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결혼식을 참석하기 위해 그곳을 방문했다.

 

그리고 그곳은 우리가 결혼을 한 장소이다.

 

결혼하기 전에 그곳을 한 번 둘러보고

결혼 할때는 사진을 찍으면서 바삐 움직이면서 한번씩 둘러보긴 했지만,

꼼꼼히 살펴보진 못했었다.

그래서 구경도 하기 사진도 찍고 그러기 위해 조금더 일찍 갔다.

하지만 뭐 아들이 그렇게 쉽게 말을 따라주질 않아서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는 상황은 못되었다.

게다가 워낙 많이 돌아다니고 그걸 쫓아다녀야 하는지라.

 

아들쫓아다니는 와중에 중간중간 구경하느라 제대로 감상하질 못했지만,

결혼식은 참 재미있다. 시작전에 이렇게 흥을 돋우기 위해서 사물놀이도 하고,

신랑신부가 서로 멀리 떨어져서 얼굴도 제대로 못보면서 진행하는 모습도 재미있고,

보면서 내가 결혼할때의 모습과 겹치면서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도, 즐거운 기억이었다.

 

 

 

 

 

 

그 와중에도 아들은 정신없이 옆에 있는 연못에서 계속 물고기를 쳐다보면 재미있어하고, 그러다가 심심하고 위쪽에 있는

사랑채, 안채 등에 올라가서 모래 장난도 하고, 동네 한바퀴 뛰어다니고 계단에서도 뛰어내려오다가 넘어지고, 울어대고

다시 일어나서는 또 뛰고, 정신없이 그렇게 아들과 놀다보니 어느덧 결혼식이 끝나갔다.

아들은 여기가 엄마, 아빠 결혼한 곳인지, 뭐한 곳인지 다만 넓고 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마냥 즐거운듯.

 

 

 

 

 

 

 

 

 

 

 

 

 

 

 

 

 

 

 

 

우리 결혼할때 한창 공사중이던 공간이 지금은 건물이 새로 지어지고 주차장도 완공됐다.

주차할 공간도 여유있어졌고, 그곳에서 피로연이 진행되서 밥 먹으러 그곳으로 갔고 그곳에서 식사를 했다.

밥먹고 바로 위에 한옥마을에 올라갔다.

 

올라가자마자 바로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 거 구경하다가 안쪽으로 들어가서 장구도 배워보고, 팽이놀이도 하고..

잘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준성이는 열심히 듣고 따라하려는 의지가 강력하다.

배우려는 의지가 커서 뭘 시켜놔도 잘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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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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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이종범

스포츠 2012. 5. 27. 11:40

 

 

이종범이 은퇴식을 했다.

당연히 전반기가 끝나고 치뤄질 줄 알았는 데 순식간에 일정이 잡히고 후딱 해치워버린 느낌이다.

은퇴 결정도 일방적으로 결정되더니 모든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팬은 물론이고 이종범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진거 같아서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 선수 생명이고 은퇴고, 뭐든지 지들 맘대로 하는 거 같아서.

은퇴사를 낭독하는 데도 구단에서 일방적으로 작성해준 거 이종범이 무감각하게 낭독한 거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차피 마음먹은 은퇴, 빨리 해치워버려야겠다는 생각.

겉모양은 화려하게 치장하려 했지만, 이종범과 팬의 마음엔 상처를 가득 남긴 은퇴식이었다.

 

은퇴식 날짜를 며칠 전에야 알아버려서 광주를 내려갈 수가 없었다.

연휴의 시작이고 약속도 잡혀 있었고, 은퇴식 경기를 꼭 보리라 약속했던 나로선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이종범의 저지에도 최소한 친필 싸인 하나는 받아놔야 되는데..

 

 

엘지와의 경기에서 타이거즈는 모든 선수가 등번호 7번 이종범을 달고 나왔다.

그리고 시구는 이종범이 하고. 시구까지 함으로써 이종범은 모든 포지션을 소화한 유일한 선수가 됐다.

유격수를 시작으로 2루수, 3루수, 1루수, 중견수, 우익수, 좌익수, 심지어 포수까지.

필요한 때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주는 선수가 도대체 어디에 있겠는가..

거기에 빠른 발에 강한 어깨, 거기에 홈런왕은 아니지만 홈런 2등을 한 1번타자. 선두타자 홈런을 44개나 친 선수.

포볼로 나가면 2, 3루까지 가 있는 선수. 더블헤더 연속경기 선두타자 홈런을 치는 선수.

 

야구를 보는내내 즐거움을 주는 야구선수가 어디 또 있을 수 있겠는가..

수비할 때면 어떤 호수비를 보여줄까 기대하게 만들고,

타자로 들어서면 어떤 타격을 보여줄까, 안타, 홈런, 포볼, 포볼로 나가면 언제 또 도루할까..

매순간 긴장하게 하면서 야구를 봐야했던 그러면서 즐거웠던 유일한 선수이다.

 

 

야구는 이종범.

 

 

이 문장으로 이종범에 대한 모든 찬사는 올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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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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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다

다양한 2012. 4. 24. 05:31

잠에서 깬지 한시간이 넘었다. 금방 다시 자려고 했으나 잠이 오질 않아 컴퓨터 앞에 앉았다.

요즘 새벽에 깨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 가기 위해 깨는 것이지만 예전 같으면 갔다오면 그대로 널부러지곤 하는데

한번 깨면 한참을 뒤척이고 있다.

 

주말이면 축구하고, 평일이면 테니스 치고. 지난주부터 한남동 테니스코트에서 레슨을 받고 있다.

코트가 네개이고 강사가 세명이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가르쳐 주는 데 집앞에서 배울때와는 조금 다르게 가르쳐준다.

운동의 기본은 자세이기 때문에 초반에 자세를 잘 잡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운동이라는 게 어찌 자세만 잘 잡아줘서는 재미없지 않은가. 여러가지 배우는 맛도 있고, 시합도 하고

해야 계속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하게 되는 것 아니던가. 그런면에서 여기 선생들은 훌륭하다.

여러 가지를 자꾸 시키면서 운동에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렇게 몸을 혹사시키고 나면서 초저녁(10시 넘어서)에는 잠이 잘 온다.

거실에서 선잠을 자다가도 안방 들어가면 한참을 못자기도 하는 데 금방 잠이 들더라도 지금처럼 새벽에 고생이다.

 

주변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가는 듯하다.

엄마의 스트레스도 조금은 누그러진 듯하고(실제로 들여다보면 아직 해결되지 못한게 있지만 겉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

형은 어떻게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건지 어쩐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형과 형수와의 관계도 잘 모르겠고.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형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것도 그러한 이유인데 아마도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 거다. 그거야 차츰 풀려나갈 것이고.

 

원인은 나에게 있을 것이다.

이 스트레스의 원인은 나에게 있을 게다.

나의 욕심이 나를 피곤하게 만들고 주변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무엇을 하든 기분 좋게 해야 할진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실제로 내 주변은 변한게 없다.

회사도 늘 고만고만하고. 일정부분 포기하고 다니는 거에 만족하고 있고,

와이프가 회사를 안다니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의 스트레스가 없어지면서

한동안은 또 열심히 다닐 듯하다.

엄마가 잠깐 심하게 앓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금방 회복해서 괜찮아졌고.

아빠도 건강하시고, 덕분에 애도 잘 봐주시고.

한가지 아들이 요즘은 주말에만 엄마 아빠가 왔다가는 거에 속상한가보다.

돌아가면 금방 잊고 잘 논다고는 하지만, 갈때쯤 되면 표현이 느껴진다.

 

마음만 급하고, 현실적으로 이뤄지는 건 없고, 기다리면 시간이 해결해 줄 것도 같은 데

그 기다림이 길게 느껴지고, 뭔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있어야 하는 데 그러질 못해서

내 스트레스가 해결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뭔가를 저지르려고 노력중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되려 더 큰 스트레스가 되지 않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는 있지만, 그러다보니 내 손에 쥐어지는 게 없다.

주변 상황도 지금은 그럭저럭 전체가 문제 없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 보면 그게 또 복잡한 게 사실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계속 고민이다.. 잠을 좀 더 자야겠다. 출근해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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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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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에 대해선 첫번째 글에 그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 애정은 여전히 식지않았고, 올해도 당근 이어질 것이고,

야구장에 그를 보러 간다는 기쁨은 언제나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2011.09.10 잠실에서 두산전. 추석전날 두산과의 행사를 구경하는 타이거즈 선수들중 멋진 선그라스를 낀 종범성.. 이게 온가족이 본 종범성의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ㅜㅜ

그런데 갑자기 사라졌다.

그가 사라졌다.

약 3일간 정신적 피폐, 몸은 황폐해지고, 컴퓨터도 안켜고, 티비도 안보다가

우연히 켜진 인터넷에 뜬 이종범의 은퇴.

개막도 안했는 데 몬 은퇴?? 라고 순간 되뇌었다.

그리고 잠깐동안.. 에이 아니겠지, 누군가 스포츠 찌라시의 낚시글이겠지 하며 클릭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정말 은퇴..!!!!

 

정신이 멍해졌다. .. 왜일까, 몬일이지, 구단과의 마찰, 선과의 마찰, 이순철과의 마찰, 시범경기도 나쁘지 않았는데..

얼핏 나온 이종범의 수비력 저하.. 흠 인정한다. 발빠른 것과는 별개로 순간 판단력이 느려진 거 사실이다.

발빠른 것도 나이먹으면서 당연히 느려졌을 거고.

그후로 장점은 역시 위기의 순간에 대타. 그건 아직 남아있는데.. 작년 재작년 그렇게 계속 이어졌던거고,

올해까지도 이어질거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올해가 마지막이 될거라 생각했는 데.. 올해 대미의 한국시리즈 제패까지

마치고 멋진 은퇴경기까지 하리라 예상했는 데....

그런데 은퇴라니...!!!!

뭔가가 생긴 게 확실하다.

겉으로 나온 것과는 별개의 문제가 터진게 분명하다. 아쉽게도 그런걸 파고들만큼 예전같은 열정이 없으니 알지는 못하겠고,

의구심만 간직한 채 이 글을 써내려 가야겠다.

 

이종범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타격이 아니다. 그는 발군의 수비력으로 먼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3년 데뷔는 화려한 유격수로서 이해창, 김재박, 류중일을 잇는 아니 뛰어넘는 유격수의 출현을 알리며

이종범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첫 해 신인왕을 양준혁에게 뺏기고, 오기를 뿜은 건지,

다음 해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거의 전부문에 상위에 이름을 랭크시키며 올킬을 시도한다.

이때가 타율 4할에 육박하면서도 도루는 80개를 넘겼고 유격수 수비를 보던 때다.

심지어 수비실책 부문까지도. 아마도 가장 화려한 유격수였으면서, 가장 실책이 많은 유격수이기도 할거다.

참고로 그의 가장 큰 수비의 장점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활용한 좌우폭 수비였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게도

가운데 오는 공에 가장 취약점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설렁설렁 굴러오는 가운데 땅볼을 바라볼 때

가장 불안했던 기억이 아직도 내 머리속에 남아 있다.

1994년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해를 만들고, 이듬해는 주춤한다. 공익상태라 홈구장만 출전하는 경기여서..

그리고 1996년 유격수 최초 20, 20 달성에 1997년 30, 30까지 연거푸 달성하더니 일본 진출....

이후는 말하고 싶지 않다. 몇년간 그리도 야구가 재미없더만.. 뭐하나 남은게 없는 밀가루 반죽같은 빵.

일본 갈바엔 메이저를 가라고 그토록 혼자 외쳤것만.. 내 함성은 메아리로 내 귓전만 때리뿐 이종범에겐 들리지 않았고

그렇게 이종범은 우울하게 다시 돌아왔다. 우울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론 기뻤다. 야구 볼맛도 생겼고.

그가 돌아오면서 야구계도 다시 활력을 찾기 시작했고 평균 관중수도 오천명은 늘었다.

그때는 이제 수비 위치도 중견수로 바뀌었고, 그러다가 몇년 후엔 용규리가 나타나면서 좌익수로 옮겼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이젠 정말 나이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던 3-4년 전부터 은퇴얘기는 나오기 시작했고,

그래도 끈기와 오기로 그는 나름 잘 해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고, 그 노력들이 이렇게 저렇게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그닥 밀리지 않으면서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계속 남아 있던게 사실이고, 또한 팀에 최고참이 있다는 것도 좋은 케이스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나이를 속이기는 힘들었다. 몇 년 전부터 수비에서의 그의 움직임이 둔하다는 걸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판단력과 순발력, 대응력 등이 모두 느려지면서 충분히 캐치가 가능한 볼도 원바운드 시키고(외야에서 원바운드면

안타나 그 이상이다), 볼을 따라갈 때도 조금씩 방향이 엇나가는 느낌이 들고..

기아의 외야에서 이용규빼면 다들 답답하기 때문에 그 와중에 제일 나은 게 이종범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서 더욱 기아 외야가 구멍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여튼 이건 뭐 나중 문제고.

이종범의 나이든 건 확실했다. 그래서 은퇴시기가 가까워졌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작년에 우승하길 바랬고 우승과 동시에 은퇴발표를 하길 바랬다.

그리고 올해 개막식이나 4, 5월 중에 은퇴경기를 치르길 바랬던 것이고..

하지만, 그런 것들이 물거품이 되면서 올해까지 이종범이 괜찮은 활약을 펼쳐주길 기대했거늘..

 

2010년도까지의 기록. 1994년은 그저 놀랍다. 병살 2개, 실책도 아마 최고 많을걸.. ㅋㅋ

은퇴라니....!!!!

올해 야구는 무슨 재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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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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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신호

다양한 2012. 3. 18. 03:00

a. 회사를 그만뒀다.

한 직장에 10년정도 다니니 은근 압박이 들어온다.
어쨌거나 그동안 회사에 나름 최선을 다해서, 작은 규모를 어느 정도
업게 중견 규모로 키워놓을 만큼 최선을 다했고 그런 와중에 최선을 다한 내 나름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고, 그래서 사장 바로 밑에서 업무를 총괄한 만큼의 지위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으로 내 몫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즈음...

언젠가부터 사장과 조금씩 엇나가는 느낌이다. 회사의 중요한 것들은 상의하고 같이 결정하던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없어지고, 자꾸 결정하고 통보하는 것들이 늘어난다.
중요 사항들에 대한 결정권이 점점 없어지고, 그런 것들이 압박으로 다가온다.

며칠 전 임금 협상을 하는 데 동결이란다. 그리고 법인카드 사용을 중지한단다.
그렇게 하나둘씩 줄여나간다. 협상도 아니고 통보다. 일부 반발했다.
하지만 무시당했다. 얼마 전부터 느껴오던 것들이 사실인가보다.
다시 독대를 가졌다. 언성이 높아졌다. 그리곤 박차고 나왔다.
회사를 그만뒀다.


b. 회사를 그만뒀다.

학교 졸업하고 좀 빈둥빈둥하다가 운이 좋게 꽤나 큰 회사에 들어갔다. 토목쪽에서는 대기업에 속하는 회사다.
사회적 간접자본(soc)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회사도 잘나가고 일도 잘 배우고 재미있다.
그러던 와중에 같은 팀장이 회사를 차려 나가는 데 같이 나가자는 제안을 한다.
몇 명 같이 나가 투자해서 회사 차리는 거다. 승진에 지금보다 월급도 많다.
좋은 기회다 생각했다. 그리고 시장 상황도 좋았고 윗사람들 인맥도 좋아서
일도 많고 사람들과 관계도 좋고 재미있다.

3년쯤 잘 나가던 회사가 조금씩 기울어진다. 전체적인 일이 줄어드니까, 아무리 인맥이 좋다한들
일 자체가 없다보니 어떻게 건질게 별로 없다. 그러던 와중 사람들과 트러블이 생기고
인사과정에서 투자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차별대우하고, 그렇게 그사람과도 문제가 생기고
하다보니 사람들과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전에 알던 사람에게 연락이 닿게 되고 그쪽에서 사람 구한다는 얘길 듣고 이직을 했다.
한 2년 좋은 시절을 보내다가, 4대강 사업을 끝으로 토목 관련일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대기업 몇군데를 빼고는 줄줄이 파산이다. 이곳도 견디지 못하고 파산을 했다.
회사를 그만뒀다.


열심히 산다는 것, 그것만으로 아무것도 안되는 게 참 많다.
사회적 상황에 의해, 혹은 사람에 의해 모든 게 어그러질 수도 있는 상황은 발생한다.
그거에 대비하기 위해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너무나도 상이하게 흘러가는 세상에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또 그렇게 견뎌나가며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고, 발견하고, 굽히기도 한다.
그렇게 소주 두병을 까면서....

소주 두병 만큼이나 삶은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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