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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뜨거웠던 여름은 가을 바람 한방에 훌훌 날아가고

아침 저녁으로는 벌써 시원한 바람이, 아니 쌀쌀함이 느껴진다.

반팔만 입고 나갔다가는 아침 저녁 바람에 감기 걸리기 딱 십상이다.

시원한 가을을 느끼기 시작하자마자 곧 얼마 안 있으면 또 겨울이 올 것이다.

청명하고 깨끗하고 시원한 가을은 오래 머물지 않고 금방 지나가게 마련이니 짧은 가을을 만끽해야 한다.

 

지난 주말 및 월요일 경기에서 제 2의 홈구장인 잠실벌에서 LG에게 3연패를 당했다.

그것도 연장까지 가서. 근래에 엘지에게 3연패를 당한 건 처음이지 싶다. 이 중요한 순간에 말이다.

심지어 한경기 한경기 뜯어보면, 더욱 열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선취점을 얻었고, 선발은 차분히 호투를 이어가고 있던 상황에서 수비진의 실책으로 기록된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상대에게 점수를 헌납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추격의 점수를 주고 동점을 만들어 주고,

연장에 가서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마지막에는 역전패를 당하는 일이 3연전 내내 발생했다.

 

여기까지인가 보다. 이것으로 기아의 가을야구는 물건너갔다.

기아는 올해 상당히 막강한 전력이었다.

무엇보다 선발진의 활약은 발군이었다. 윤석민, 소사, 앤서니, 서재응에 돌아온 김진우까지.

5선발이 이렇게 강력하게 돌아가보기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윤석민은 가끔 난조를 보이긴 했지만 꾸준히 자기 방어율을 유지하면서 1선발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강력한 무기인 외국인 용병 소사와 앤서니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줘서 앤서니는 10승을, 소사도 10승을 할것 같고,

서재응은 예전의 컨트롤 아티스트의 위력을 찾아가면서 늘 퀄리티스타트와 좋은 방어율을 보여주었다.

다만 공격진의 무능으로 인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그의 올해 활약을 충분히 훌륭했다.

게다가 돌아온 김진우가 예상외의 큰 활약을 펼쳐주면서 선발 축을 완전히 잡아주었기 때문에

선발진의 위력은 8개구단 가운데 가장 큰 힘을 보여줬다.

 

하지만 선발진의 호투하면 뭘하나 뒤에서 불질러 주는 것을.

초반 박지훈의 활약이 돋보였는 데 신인이라 그런지 힘이 떨어지면서 지금은 초반의 위력을 못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내년이 더 기대되는 투수라 할 수 있다. 그외에 불펜의 엉망이다.

그나마 최향남이 뒷문을 좀 틀어막아주긴 했지만.. 중간에서 날린 승수가 너무 많다.

 

중간 계투진의 부진 속에 수비진의 뼈아픈 실책이 겹치면서 다이긴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것들만 꽉 잡았어도 이렇게 아쉬운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4강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이번 엘지와의 3연전이 여실히 드러난 시리즈였다.

 

이부분에서 다시 한번 은퇴한 최고참 이종범의 부재가 참 아쉽다.

그가 타격에서 수비에서 뛰어난 활약을 하지는 못했을지언정 이렇게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걸 보지는 않았을 듯 싶다.

선수들을 독려하고 잘 이끌어갔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래는 엘지와의 6월28일경기. 이때만해도 분위기 좋았는데.

조영훈이 오자마자 만루홈런도 치고. 쩝..  중요한 순간에 그렇게 실책을 남발해 주실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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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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