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투수, 일본 진출, 나고야의 태양, 0점대 방어율,
야구장에서 그가 나오기 시작하면, 상대팀은 우울해지고 내가 응원하던 해태는 게임 끝난 분위기.
그런 시간을 몇년을 보내고, 그가 있을 때 여섯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그 여섯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그가 총 11시즌을 뛰는 동안 이뤄낸 성과다.
자신의 한국 야구 선수 생활중 반 이상을 챔피언이 된 선수가 또 있겠는가?
그는 그렇게 투수로서 전설이 되었다. 그리고 그 전설은 여전하다.
그리고 일본에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한국으로 들어왔고,
2003년 첫 삼성 수석코치가 되었다.
그때 약간의 배신감을 느꼈다.
하필 삼성인가??
기아는 좋지 못한 성적을 보내고 있었고, 기아쪽으로 오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으로 갔고 순차적으로 감독까지 되었다.
그리고 삼성을 우승까지 시켰고.
그러는 와중에 기아는 2009년 한번의 우승 시즌을 보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좋지 못한 성적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조범현 감독이 있을 때 가을 야구를 하기도 했으나 만족할 만한 수준을 보인적은 2009년이 유일했다.
3년전 전격적으로 선동열을 영입했고,
기대반 우려반 속에 선동열 호는 출범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큰 마찰음으로 시작되었다.
아직 뛰고 싶어하던 이종범을 거의 강제적으로 은퇴를 시켜 버린 것이다.
그 동안 삼성측에서 흘러나오던 여러 루머들에 그닥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무시해도 될만한 루머라 생각되어 신경을 안 쓰고 있었으나,
기아에 와서도 저런 사태가 발생하자 선동열에 대한 불신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쁘지 않은 멤버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5위.
여러 가지 실험들과 선수들 육성 등을 표면적인 이유로 들었으나 그닥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2년차 3년차 거듭된 8위 추락.
올해는 심지어 1위까지 하다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진 성적이라
감독의 자질이 의심되었다.
도대체 내부적으로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
조직이 잘 나갈려면 아무리 좋은 선수만으로 좋은 성적이 나올리 없다.
조직의 장이 잘 아우르고 이끌어 나가야 좋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최상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 면면은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연초 3강에 들었던 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추락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씁쓸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후반기는 아예 야구를 멀리했다.
한화와의 꼴찌 싸움을 보는 건 참 한심함이었기에.
며칠 전 선동열과 3년 재계약을 맺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올해 안치홍이 20-20을 못한 것보다 더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허탈한 웃음이 나왔고, 드디어 원년부터 응원하던 야구팀을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늘 갑자기 선동열의 자진사태 기사를 보았다.
어떤 내분에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어쨌던 내년에 타이거즈를 응원할 수 있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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