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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아마 개봉 하루전날 혹은 개봉 다음날, 아마도 개봉 다음날이었던거 같다.

요즘은 빠른 영화들은 수요일에 개봉을 하는 데, 영화를 본 날은 목요일.

그러니까 개봉 다음날이 되겠다.

새로운 하이트 이벤트 덕에 강남역 cgv에서 저녁으로 핫도그에 콜라까지 얻어먹고, 마지막으로 맥주까지 선물로 받으면서 본 확실한 이벤트 영화였다.

그덕에 와이프랑 같이 영화를 무료로 즐겼다.

오랜만에 본 영화였지만, 와이프는 보고 싶어하질 않았다. 그리고 나는 회사에서 더운 날씨에 축구를 하고 간신히 일곱시 전에 도착해서 피곤하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영화를 보러 갔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 내용이 허술한 영화들은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다만 때리고 부수는 건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 스펙타클을 즐기기 위해 봤는 데, 아무리 그렇더라도 러닝 타임이 너무 길다. 예상한 러닝 타임은 1시간 40분에서 길면 두시간 정도라 예상했는 데, 165분.??

이건 모지? 무슨 예술 영화야? 철학이 있어? 장난감 영화잖아? 와이프는 중간에 나와 버렸다.

사실 나도 나오고 싶었지만, 아쉬움에(?) 나오질 못했다. 

내용을 빼고 때리고 부수는 건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다만 이 영화를 보면서 최근 장난감을 엄청시레 좋아하는 아들이 생각났다는 것. 파워레인저 캡틴포스와, 또봇과 스파이더맨, 어벤저스 등에 빠져 있는, 그리고 최근 유치원 재롱 잔치에서 어른이 되서 어벤저스가 되서 악당을 물리치고 싶다는 아들을 위한 영화라는 생각이 절절하게 들었다. 아들을 보여주면 엄청시레 재미있게 보겠다는 생각.

아들이 아직 자막을 보기 힘들고 어렵더라도 로봇을 보는 즐거움으로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내용은 정말 말할 것도 없다. 마크 월버그가 나왔다고는 해도 어설픈 가족애는 어쩔 수 없다. 여자 주인공이 이뻐도 한계가 있다. 주인공들이 열심히 달리는 것도 그닥 와닿지 않고. 

하이트 진로에서 다음 이벤트엔 좀 더 좋은 걸 보여주길 바람.

 

 

다행히 잊을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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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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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심목장 체험하기

여행 2014. 7. 12. 09:55

주말이 되면 늘 고심이다.

평일엔 거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주말엔 어딘가를 가거나 놀아주거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건 대부분의 부모들이 공감하는 것일 게다.

그래서 주말이면 어딘가로 떠나 자연과 벗삼아 놀 수 있는 캠핑이 대 유행이다.

아이들이 있는 많은 가족들이 텐트를 짊어지고 훌쩍 자연으로 떠나면 아이들은 그 안에서 물놀이도 하고 자연 속에서 뛰어놀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집은 아들이 아직 어리기도 하고 와이프나 나나 게으름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라 캠핑에 노고를 견딜 자신이 없다.

텐트를 쳐야하고, 먹을 걸 준비하고,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어야 하고, 모든 야채를 씻어서 준비해야 하고, 간단히 텐트만 치는 것이 아니라, 원활한 캠핑 생활이 되기 위해선 거의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옮겨 놓아야 하기 때문에 할 일이 많다.

텐트에, 타프를 치는 것이 가장 큰 일이 되겠지만, 그 외에도, 식탁, 의자, 깔개, 숯불, 코펠, 버너 등등을 먹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고, 먹고 나면 다시 이것들을 다 치워야 한다. 또한 잠자리도 불편하게 자면 다음 날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바닥에 깔아야 하고, 매트니, 신문이니, 박스니, 또한 산속은 늘 춥기 때문에 전기장판도 있어야 할 것이다. 침낭으로 따뜻한 잠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따뜻한 산속 모닝 커피를 마셔야 한다.

낭만을 즐기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렇게 누리기엔 우리가 너무 게으르다.

 

 

일요일 오전 아침 일찍 일어나 어디를 갈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찾은 곳. 애심목장.

당일코스가 가능하고, 아이들이 젓소를 직접 만져 볼수도 있고, 치즈도 만들어 보고, 아이스크림도 만들어 보고..

여러 가지가 가능하고, 바람도 쐬고, 자연을 뛰놀 수 있는 곳.

 

우선 장점은 집에서 멀지 않다는 것.

우리집이 남양주에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1시간 반정도면 되는듯. 국도라 신호가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시골길이기도 해서 그닥 심심치는 않다. 옆에 풍경을 보면서 가는 길은 약간의 재미도 있다.

 

오전 오후, 체험 타임이 있는 데 오전에는 완전 일찍 가야하고 미리 예약해야 한다. 오후에도 마찬가지로 미리 예약해야하긴 하지만,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전화예약하고 일찍 출발. 그곳에 열두시쯤 도착하니 조금 기다리다가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다.

 

도착하니 넓은 공간에 차가 여러대가 주차되어 있다.

 

 

 

 

준성과 세율이는 넓은 공간에 오자마자 뛰어놀기 시작한다.

 

 

큼지막한 간판이 입구에 떡.

 

 

이곳에서 기다리다가 체험이 시작되면, 우선 간단한 멀티미디어 교육을 받는다. 오른쪽 공간 실내에 들어가면 멀티미디어 실이 있다. 그곳에서 이곳의 역사와 체험 내용, 간단한 주의 사항을 전해 듣는다.

 

 

우유에 대하여...

 

 

치즈에 대하여 큼지막한 사진으로 잘 설명되어 있다.

 

 

이쪽이 진짜 젓소들이 사는 공간.

 

 

준성이는 겁이 많아서 더이상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찍이서 풀을 준다. 소가 혀를 한껏 내밀고 먹으려 하고 있다.

 

 

그에 반해 세율이는 그닥 겁이 없어서 가까이 잘 다가간다.

 

 

풀가지고 장난중.

 

 

치즈만들기 체험에 돌입. 앞치마에, 위생장갑까지 끼고 모두들 열중이다.

 

 

도와줄 사람 손 하니까 번쩍 손을 들더니 앞으로 뛰쳐나간다.

 

 

세율이는 아빠와 대기중..

 

 

치즈가 엿가락처럼 쭈욱 잘 늘어난다. 열심히 잘 잡고 있다.

 

 

직접 만든 치즈를 직접 먹어본다. 씹을수록 고소하니 맛있다.

 

 

세율이 한입. 준성이 한입

 

 

만들고 노는 게 마냥 즐거운 아이들. 역시 열심히 잘 놀고 있다.

 

 

얼마나 늘어나는지 최대한 늘려보자.

 

 

치즈 만들기가 끝나고, 이번에 소의 다양한 부위에 대해 공부중.

 

 

소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공부 시작.

 

 

강의에 열중인 아이들 하지만 장난이 더 재미있다.

 

 

 

소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 수 있다.

 

 

드디어 아이스크림 만들기. 우주선 같은 통에 우유 넣고 아이스크림 넣고

 

 

열심히 집중해서 듣는 중.

 

 

니 표정이 웃겨... ㅋㅋㅋㅋ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금을 넣으면, 마무으~~리.

 

 

이제부터 열심히 돌려주면 된다. 돌리고 돌리고~~

 

 

적당히 애를 써서는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열심히 흔들고 돌리고..

 

 

노력한만큼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데 열심히 보기만 해서야....

 

 

기다리기가 지루해지니 다시 일어나서 잔디밭에서 뛰어놀기..

 

 

아빠 신발을 신고 다시 나가는 아들.

 

 

 

이제 곧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두근두근..~~

 

 

드디어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맛보기 시작..

 

 

음..???? 맛있다. 달랑 우유만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있다.

 

 

떠먹고 먹고 먹고 또 먹고, 내꺼먹고 뺏어먹고, 얻어먹고..

 

 

또 열심히 먹었으니, 이번엔 무엇을 할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역시~~

 

 

토끼구경..!!!!! 만져보고 뛰어다니고..

 

 

한참을 놀다 다시 뛰어다니고..

 

 

착유기 체험장으로 고고싱~~~

 

 

착유기의 느낌이 신기하네..

 

 

체험은 즐거워~~

 

 

 

이번엔 어린 송아지에게 직접 우유를 줘보는 것.

 

 

들고 있으면 잘 먹는다.

 

 

아이들은 늘 무언가를 만지려고 노력 중..

 

 

그래도 제일 재미있는 건 흙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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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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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마지막에 한번더 등판하겠지만 그 전에 11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마지막 경기 승리로 12승으로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시작부터 불꽃투구를 이어가며 5회까지 변변한 기회도 허용하지 않았다.

팀 타선의 도움도 얻어 5득점. 수월하게 승리투수가 되나 싶었다.

 

그러나 6회. 아쉬웠다.

나주환의 기습 번트에 당한 이후 볼넷과 연속타자 안타. 그렇게 속절없이 3실점을 하고 말았다.

투수에게 순간적으로 멘탈이 떨어질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다행히 더이상의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이후 불펜진이 아쉬운 실점을 하면서 양현종의 승리를 날려버렸다.

그리곤 기아의 분위기가 sk로 넘어갈 무렵, 8회초

김주형부터 힘을 내기 시작. 안타에 희생번트. 강한울이 어려운 카운트에서도 포볼까지 얻어내서 만든 기회에 대타 박기남이 결승타를 쳤다. 그리고, 승리를 결정짓는 이범호의 스리런. 사실 김강민에게 펜스앞에서 잡힌 줄 알았다.

그런데 점프 후 글러브를 떨어뜨리는 것을 보고 홈런임을 알았다.

시원한 3점포.

 

양현종의 날아간 승리투수는 아쉬웠지만, 후반에 역전당하지 않고, 다시 승리로 이끌어 오는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다.

꾸준히 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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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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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아는 확실히 상승세다.

지난해부터 강해진 넥센을 상대로 어처구니 없이 무너지던 기아에서, 지난 주말 경기에선 아쉽지만 가능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첫번째 경기는 타선을 폭발하면서 10대 6으로 수월하게 승리를 잡아 내심 위닝시리즈를 기대했지만, 마지막에 역전패하면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보여준 끈끈함은 아직은 플레이오프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게 만들어줬다.


우선 공격에서는 김주찬의 복귀다. 복귀와 동시에 연일 멀티안타를 뿜어내면서 시즌타율이 규정타석에 미달된 3할9푼을 치고있다. 이번 주 규정이닝을 채우면 당당 2위에 랭크되는 고타율이다. 이정도 치면서도 2위인것이 참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sk 이재원이 잘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연속경기 멀티히트를 10경기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것도 대기록에 속한다. 그전까지 기록이 어느 정도였는지도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이대형과 김주찬의 시너지 효과는 리그 최강이다. 이용규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다. 그 덕분에 뒤에 3~5번도 효과만점 클린업트리오가 되고 있다. 프로에 들어선 이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나지완과 안치홍이 4번과 5번을 받쳐주고 그 앞을 이범호가 끌어주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형국이다. 다만 6번 이후가 문제이다 .아직 자리를 못잡 하위타선 때문에 아직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강한울도 경기를 할수록 점차 잘 적응하고 있고, 수비에서는 충분한 몫을 하고 있다. 김민우도 1루수로 손색이 없어 보이고, 박태준은 외야에서 한몫을 해줄 듯 싶다. 또한 타격에서도 어느 정도 재능을 보이고 있어서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신종길이 돌아오면 훨씬 강한 전력이 완성될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취약지구가 하나 있다. 포수. 주전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는 차일목은 중요 순간마다 실책성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9회 투아웃에 주자 3루에 있는 결정적인 순간 포수가 공 하나를 놓쳐버리면 결과는 그대로 날아가버린다. 이 정도의 결정적인 순간은 아니더라도 포수 때문에 경기를 망친 경우가 올해 특히 많이 있었다. 수비는 물론이고 투수도 맥이 빠지는 순간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조금만 빠른 주자가 1루에 나가면 2루까지는 따논 당상이다. 2루 도루할 때 잡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나마 이성우가 할 때는 가끔 잡는 경우가 있더만. 안방을 지켜주지 못하는 포수는 포수가 아니다. 제발 선동열 감독은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투수는 다시 힘을 찾는 분위기다. 류현진, 윤석민이 빠진 한국야구에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양현종은 여전히 좋은 구위를 보이면서 7이닝 이상을 끌어주는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돌아온 김병현이 조금씩 구위를 회복하면서 5회 선발을 버텨 주고 있고, 임준섭 또한 5선발로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홀튼은 꾸준하게 어느 정도 제몫을 해주고, 김진우가 최근 하향세라 다시 힘을 좀 찾아야 하고, 최영필, 심동섭, 김태영 등이 불펜에서 힘을 좀 내주고 있는 것이 어느 정도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불펜에 좀더 확실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 늘 불안불안하다. 또 마무리 어센시오도 볼만 빠르고 많이 맞아나가는 스타일이라 적은 점수차에 늘 좌불안석.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안정적인 투수 마련이 이리도 어려워서야....

현재 재활군에 있는 선수들을 하루 빨리 구위를 끌어올려서 내년에는 꼭 안정적인 투수 운영이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아픈 선수들이 많다고 선수들만 탓할 게 아니다. 아픈 선수가 많으면 그 원인부터 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줄 선수들을 발굴하고, 구성하고, 기용해야 한다. 그것이 감독이 할일이다. 비싸고 좋은 선수들 다 사서 데려다 놓고 야구 할려고 하면 그걸 누가 못하겠나. 어느 부분이 부족하면 그 부분에 대한 대체자를 찾아서 써야하는 거고, 정 안되면 2군이라도 끌어올려다 실전에 써봐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실험들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감독이 어쩌면 너무 무능력해 보이는 이유일 게다. 


이번주 전반기가 끝나면 한주간 휴식을 취한 후 후반기에 돌입한다. 휴식기동안 전열을 가다듬어 2009년 우승할 때처럼 8월 20승 1패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달성해서 플레이오프, 나아가서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한 번 더 가 보자고. 

챔피언스필드라는 구장 이름에 걸맞게!!!!

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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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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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축구얘기를 안 쓸수가 없다.

그동안 믿어왔고, 참아왔고, 설마설마 해 왔던 것들이 모두 한순간에 폭발했다.

누군가 편애하던 것들을 조만간 안 하겠지 하며 기대를 했것만 그 기대를 무참히 깨부수고 기용했던 것들은 끔찍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번대회 가장 큰 이변은 역시나 스페인의 몰락이다. 티키타카를 완성시키며 세계 축구계를 한동안 주름잡으며 세계랭킹 1위를 놓치지 않던 스페인이 더 이상의 발전을 하지 못하면서 어이없이 월드컵 예선탈락이라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한계를 여실히 보았다.

 

하지만 예선탈락의 문제가 티키타카의 문제만은 아니다.

티키타카를 설명하기에 앞서 기원이 됨직한 농구 얘기를 해보자. 트라이앵글은 그 옛날 시카고 불스가 마이클 조던이라는 불세출의 스타를 완성(?)해 낼때 그를 받쳐주던 피펜과 호레이스 그랜트를 앞세워 트라이앵글 존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수비에서의 트라이앵글은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고 공격에서의 트라이앵글은 공격을 원활히 하며, 그것을 마무리 짓는 마이클 조던의 결정력이 만나 시스템을 극대화 시킨 결과물이다. 마이클 조던에게 수비가 몰리면 옆에서 피펜과 그랜트가 득점력을 올려준다. 그래서 그당시 피펜도 평균 득점 20점에 가까운 점수를 올렸고, 호레이스 그랜트 또한 리바운드와 평균 10점대 중반의 득점력을 보여주었다. 그것으로 팻 라일리는 명장에 반열에 오르며 팀을 여섯번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었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을 둘러싼 공수에서의 트라이앵글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수비에서는 가까운 데 상대 공격수를 막음으로써 패스할 공간을 차단시켜버리고, 그로 인해 긴 패스가 나가면 그것은 실수를 할 가능성도 많아지고 중간 차단의 가능성도 많아진다. 또한 공격에서의 트라이앵글은 공을 배분할 위치가 늘어나며, 원활하게 공격해 들어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것을 바탕으로 스페인은 지속적인 트라이앵글을 통해 상대 공격은 수비에서 무력화시키고 자신들의 공격은 배가시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무리를 지어주는 이니에스타, 사비, 다비드 비야 등이 제몫을 다해 주면서 결정적인 한방 등을 날려주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 하나가 결정을 지어주는 가의 문제이다. 초기 스페인이 티키타카를 갖고 나왔을 때 문제점이 그 수많게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기회를 다 날려버리면서 성공하지 못하다가 위에 언급한 사비, 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 등의 결정력이 높아지면서 드디어 스페인 축구가 완성되어 간 것이다. 그리고 1위 수성은 대략 6년정도의 기간을 이어져왔다. 하지만 최근의 몰락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한발빠른 슛팅이 나와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골문앞까지 패스하고 들어갈려고 한다는 것이다. 결정지어줄 사람들은 이제 너무 늙어버렸고. 스페인의 몰락은 여기서 비롯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티키타카를 하기 위해서는 90분간 엄청난 체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스페인과 대결했던 네덜란드와 칠레는 둘다 스페인보다 체력에서도 앞서고 더 많이 뛰고 피지컬도 더 좋다. 더 빠르고. 그런팀을 상대로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개인기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개인기만 부리고 있는 팀은 상대하기가 너무 쉽다. 시간만 끌어주면 된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둘이 달라붙어 뺐으면 충분히 어느 누구라도 뺐어낼 수 있다. 축구란 개인의 경기에 앞서 조직력이 우선되는 경기이다. 누군가는 개인기를 부려야 되고, 누군가는 상대보다 빠를 만큼 주력을 갖고 있어야 되고, 누군가는 장신이어야 한다. 누군가는 피지컬이 좋아 몸싸움으로 상대를 해줘야 하고, 압도하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싸워줘야 하는 거다.

 

이제 우리팀의 문제점을 뜯어보자.

얼마 전의 우리의 강점은 오른쪽에서 이청용이 돌파를 제대로 해주고, 중간에서 기성용이 수비와 볼배급을 원활히 해주면서 공격력과 수비에 조율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것들을 앞에서 받아주고 뒤에서 받쳐주는 그런 시스템. 이번 두차례의 월드컵과 최근 여러 차례의 평가전에서 그런 모습이 하나도 나오질 않았다. 사이드로 열어주는 이청용의 패스도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이청용이 빠른 발과 개인기(아주 훌륭한 개인기는 아니지만)를 활용한 공격을 한번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거다. 심지어 느린 러시아를 상대로도 그랬고, 더욱이 빠른 알제리를 상대로는 더욱 더 그러했다.

공격 부진의 최고봉은 역시나 박주영이다. 공격수가 수비수 하나 달고 다니면 끝이 아니다. 최종 수비수는 어쩔 수 없이 최종 공격수를 따라다니게 되어 있다. 그가 아무리 못하더라도. 결정을 지어주고, 최소한 그게 안된다면 몸싸움 하다가 열어주는 것이라도 있어야 하는 데, 박주영은 최전방에서는 공을 잡지도 못하고, 중간쯤에서 잡으면 패스미스하고, 몸싸움하다가 넘어지고, 반칙도 얻어내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빠르게 치고 들어가지도 못하고, 시종일관 그런 플레이로 일관하는 선수를 넣고 있다는 것은 감독의 자질 부족이다. 도대체 인맥없이는 설명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확실히 골키퍼 정성룡의 움직임에는 문제가 있다. 좀더 어렸을 때 정성룡은 분명 빨랐다. 키는 작았지만, 그 작은 키를 스피드로 극복하는 스타일이었으나 지금은 키도 작고 느리고, 판단력도 떨어진다. 다른 괜찮은 골키퍼가 있었음에도 정성룡을 기용한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러시아전에서는 조직력이 문제없이 돌아갔다. 왜냐하면 그건 상대도 느리고 우리도 느리다 보니 서로 큰 문제없이 경기가 치뤄진 것이나 진배없다. 운좋게 한 골이 들어갔고 우왕좌왕 한골을 내줬다. 특별히 잘한 것도 나오지 않았고, 한골을 제외하면 특별히 못한 것도 나오지 않은 결과였다.

그것이 독이 되어 알제리전에 4실점이나 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상대는 빠르고 우리는 느리다. 이영표 해설위원 말대로 상대는 느린 우리 수비를 염두에 두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어간다. 그랬으면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라도 파울로 끊었어야 한다. 경고누적이 되더라도. 그런데 그것조차 없었다. 첫번째 골의 실점 모습이다. 두번째 골은 명백한 골키퍼 실수다. 그 높이에서 올라오는 골을 뒤에서 쳐내려는 골키퍼가 어디있는가? 앞으로 뛰쳐나가야지. 초반의 이런 어이없는 실점들이 패배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다.

 

한가지 잘한 것은 후반 빠른 타임에 박주영을 김신욱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사이드에서도 그렇고 중앙에서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니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효과만점이었다. 뻥축구의 성공이랄까. 미들에서 골에어리어에 있는 김신욱에게 올려주고 떨어지는 골을 손흥민이나 이근호가 받아먹는 찬스들이 결과적으로 두골을 만들어냈다. 이 단순한 공격이 통하는 시간은 단지 마지막 10.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카드이지만 우리는 후반 45분을 이런 패턴으로 몰고 갔다. 이것은 무엇인가. 감독의 작전 능력 부재이지 않은가? 이것도 작전이라면 작전인 것인가? 참 답답할 지경이다.

선수들의 정신력만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정신력 이전에 뒤지지 않는 개인의 능력과 그것들을 잘 조율해주는 감독의 능력이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약간의 부족분을 정신력으로 채우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겠는가?

 

축구라는 것이 어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둔감하다는 발을 가지고 하는 운동이다 보니 실수도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동진의 어휘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아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금요일 경기도 보겠지만, 기대도 희망도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오랜만에 너무 화가 나서 장문의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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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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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축구장에서

사진 2014. 6. 22. 21:17

요즘은 가끔 아들과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하고

그렇게 사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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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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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여행의 마지막날인 5 4일 일찌감치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러 영월서부시장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문열은 밥집이 얼마되지 않아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하다가 헤매헤매 들어간 곳이 허스름한 식당.

아침밥이 되냐고 물었더니 백반이 된단다. 국은 미역국으로.

주인아주머니는 다리가 안 좋으신지 절뚝절뚝 하시고, 딸이 이것저것 반찬을 내온다. 그러는 사이 아주머니는 계란부침을 만들고 그 계란 후라이는 집에서 한 듯. 명색이 식당인데.. 하지만 그러한 것이 정겹다.

6살짜리 아들밥을 한그릇을 다 주시길래 반이상 남을거 같아서 한그릇을 돌려드리려 했으나 그냥 먹기로.. 아들은 열심히 잘 먹는다. 아들 이뻐해주시는 아주머니도 정겹고. 뻥튀기도 먹으라고 주시니 아들내미 그릇째 받아온다. 넉살도 좋은 녀석.

아침을 먹고 동강을 따라 드라이브. 어제부터 같은 길을 네번째 왕복이다. 어제 동강생태체험관을 구경하다 점심 먹으려 영월 시내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다가 함백 안경다리에 가기 위해 다시 나왔다가 두위봉까지 올라가서 폭포 구경하고, 두위봉 밑에 타프를 쳐놓고 고기를 구워먹고 있는 두세가족을 발견. 참 난감한 모습. 거기갔다가 다시 동강을 따라 정선쪽으로 올라가기 위해 다시 강변길 드라이브. 가는 길에 민박집을 구했는데 그럭저럭 저렴하고 깨끗했는 데 한가지 불을 안 넣어준단다. 한여름에도 추울거 같은데 이불 몇개 더 깔고 덮고 자면 된다나.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그곳에서 자는 걸로.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찌뿌두둥..

 

 

 

 

 

그렇게 같은 길을 왔다갔다만 네번, 다섯번. 그러나 그동네 지리에 밝은 사람에게 물어보니 거기서부터는 동강 래프팅 시작점까지만 올라갈 수 있고 그 이상은 갈 수 없다는 얘기. 갈려면 산자락을 멀리 돌아서 올라가야 한다는 답변.

 

 

어떻게 할까 순간 고민하기 시작. 그러다가 래프팅을 지금도 하냐고 물어봤다. 10시에 첫타임을 시작한단다. 추워서 걱정은 됐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해보자며 바로 준비 시작. 차를 근처에 주차하고 래프팅 봉고로 갈아타고 10여분을 달리니 래프팅 출발지에 도착. 차에 모든 짐을 풀어놓고 물어 빠져도 젖지 않을 것, 또는 젖어도 괜찮을 것들만 준비하고 차키는 래프팅 차에 맡기고 준비. 한참동안 비가 안 와서 물이 좀 적어서 유속이 빠르지 않다는 아저씨의 설명과 그 동네 산자락을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배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래프팅 선장의 얘기를 들으며, 그 근방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들을 들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약간은 추위를 느끼며, 가끔은 파도 덕분에 재미를 느끼며 대략 2시간 가량의 래프팅을 즐겼다. 아들은 조금 재미없어하다가 파도를 만나서는 아주 재미있어하다가…. 와이프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던 듯. 어제 저녁을 먹으려던 동강의 아침에 전화해보니 또 점심 반찬이 다 떨어졌다는 답변. 그러나 두명이 간다니까 두명정도의 반찬은 준비해 줄 수 있단다. 래프팅 끝내고 모든 걸 갈아입고, 바로 점심을 먹으러 출발. 도착해서 먹고 있으려니 사람들이 왔다가 반찬이 떨어졌다고 되돌아간다. 전화도 몇번 왔지만, 같은 답변을 반복. 이러면 괜히 뿌듯하다.

 

제일 비싼 정식 2인분을 시켜서 배부르게 먹고 나옴. 와이프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나물 요리가 입에 맞아서 잘먹었고, 삼겹살과 오리 훈제도 숯에 구워먹으니 맛있었다. 게다가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가 고프니 웬만하면 다 맛있었을 듯.

밥을 맛있게 먹고 마지막으로 갈곳을 정했다. 아우라지 장터.

이름만 많이 들어본 곳. 그곳에 가니, 디자인상을 수상했다는 물고기 두마리 카페가 있고, 수리취떡을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고, 정선레일바이크가 도착하는 도착지가 있다. 아우라지 장터가 있었던 터를 조성하고 있고. 하지만 너무 인위적으로 조성하고 있어서 좀….

 

 

 

강원도 정선이 여행하기에 좋은 곳임은 틀림없다. 미개척된 곳곳으로 동강이 구비구비 흐르고, 곳곳에 사람 사는 곳은 정이 흐르고, 옛날 음식들의 향취도 흐르고, 역사의 흔적들이 많이 있고,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찾아가는 시골스러움이 너무 많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곳들의 낯설음들은 그런 자연스러움을 한껏 깨뜨리고 있다. 동강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래프팅이나, 레일바이크 등은 좋은 관광거리가 되겠지만….

정선 카지노랜드의 웅장함을 보기 위해 정선을 가는 것이 아닌 만큼 정선 고유의 색깔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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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둘째날

 

53

 

아침 일찍 짐을 싸고 나오니 주변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많다.

늦은 시간까지 정선에서 놀고 내려온 사람들이리라. 아침밥을 먹으러 갔다. 큼지막한 24시간 회관.

전날 늦은 시간까지 밥을 팔았을 것이다. 아침 식사를 일찌감치 마치고 나니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우선 예미역으로 출발 예미역에 차를 세워두고 기차를 타기로 했다. 주차장이 한가롭다.

정선카지노에서 차를 타고 예미역까지 넘어오는 길은 엄청난 고바위. 정선 자체가 고도가 높은 지역인데 한참 더 올라가서 내려온 길은 대략 7~800m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서울의 웬만한 산하나를 넘었을 거 같은 느낌. 그렇게 타고 내려와서 예미역에 주차를 하고 기차를 탔다. 토요일 오전이라 청량리에서 태백까지 오는 기차가 거의 만차. 연석이 없어서 따로 벌어진 좌석을 구입했는 데 다행히 옆자리 사람이 양보해 줘서 같이 타고 태백역까지 약 1시간 동안 기차 여행.

 

 

 

 

 

 

차를 주차해 놓은 예미역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기에 올때 표까지 미리 끊어놓고 출발했다. 태백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한시간 가량. 나가서 가까이 걸어갈 수 있는 곳을 찾아보니 작은 연못이 하나 있다. 낙동강 발원지란다. 걸어가서 그곳에서 음료수를 한잔 마시고 핫도그를 하나 사먹고, 여유를 부리다가 택시타고 다시 태백역에 도착.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돌아오는 기차를 타고 바깥 풍경을 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니 금방 예미역에 도착. 오랜만에 운전 대신 기차 여행을 즐기니 피곤하면 눈을 감고 밖을 보면 굽이굽이 자연 녹지가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동강이 줄기줄기 흐르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차역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려다가 핫도그 먹은 걸로 배고픔을 없애놔서 가는 길에 만나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것이 패착이었다. 가는 길에는 마땅한 식사장소가 나타나지 않았고, 나타난 곳조차 문을 닫아서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고, 먹으러 들어갔던 동강의 아침은 찬이 다 떨어져서 더 이상 밥을 주지 않는 상태. 다시 검색을 시작해서 영월 근처 식당을 발견. 그곳으로 출발하니 왔던 길을 돌아가는 길. 어쩔 수 없다. 가는 길에 밥집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영월 즈음에 다른 식당을 찾아가다가 차들이 많이 있는 막국수 집을 발견하곤 점심 메뉴를 급선회. 막국수 2인분과 사리 하나를 더 시켜서 먹었다.

 

 

 

국수는 점심 메뉴로는 그만이라, 맛도 괜찮은 편이어서, 그렇게 기분이 다시 좋아짐. 그리곤 다시 동강변을 따라 출발. 탄광마을을 찾아가기로 결정하고 예미역을 지나 안경다리로 출발. 안경다리 근처를 조성하고 있는 데 너무 인위적으로 건설중이라 거부감만 잔뜩 들었다. 좀 더 올라간 두위봉은 나름 괜챃음. 차도 거의 없고, 사람도 거의 없어서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 게다가 폭포가 하나 있고, 옛날 탄광이었던 흔적이 남아있어서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아들과 탄광을 나르는 열차길 위에서 놀다가.. 맑은 날씨에 폭포가 내려오니 자연스레 무지개가 생기는 걸 구경. 아들이 발견하고는 큰 소리를 질러서 오랜만에 무지개를 보았다. 서울 하늘에서 보기 힘든 무지개를.. 그 폭포 앞에는 타프를 쳐놓고 몇가족이 한가롭게 고기를 구워먹고 술을 한잔 하고 있는 단체 손님이 있었다. 주변경관을 다 망쳐주면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임을 인지해야 하는데..

 

 

 

 

 

 

그곳에서 내려와 안경다리 탄광마을을 구경하기 위해 주차를 하고 걸었는 데 도대체 그곳이 어디인지를 모르겠다. 한참 주위를 걸어보니 인위적으로 조성하고 있는 탄광마을 발견. 옛날 사진 걸어놓고 시계탑 하나 설치해놓고, 현대식으로.. 도대체 정체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다. 무언가 이름을 지어놓고 만들어야 겠으니 만들기 시작했는 데…. 너무나도 알수 없는 모양새. 그럴바에야 아예 하질 말지..

 

 

 

 

동네 한바퀴 돌고 슬슬 다시 이동. 아까 그곳으로.  민박을 구하고, 잠자리가 정해지면, 별마로 천문대에 가는 걸로. 한참을 펜션과 민박이 있는 길을 따라 가면서 방이 있는 지 물어보는 데 역시 연휴때라 그런지 방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올라가기를 한참을 가다가 그래도 운이 나쁘지 않아서인지 다행히 민박집 발견. 집안에 아무도 없길래 전화를 걸었더니 사람이 아무도 없고 7시에나 들어온단다. 202호가 열려있으니 그곳을 보란다. 들어가보니 깨끗하긴 하다 .와이프와 결정을 하고, 짐을 풀다가 좀 춥길래 보일러를 어떻게 켜는 지 물어보니 안 켜준단다. 잘때도.. 한참을 고민했다. 춥지 않겠느냐며.. 옷을 하나씩 더 입고 자기로 하고, 다시 마음을 굳히려다가 따뜻한 물은 나오는 지 물어봤다. 다행히 따뜻한 물은 나온단다. 그렇게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다시 동강의 아침을 찾아갔으나 반찬이 다 떨어져서 실패. 동강 다슬기가 유명해서 그곳으로 향했다. 영월역 앞에 동강 다슬기에 가서 다슬기 순두부와 다슬기 무침을 하나씩 시켜서 먹음. 다슬기를 안먹는 와이프가 다행히 무침을 잘 먹어서 무리없이 저녁 해결.

 

 

 

 

저녁을 먹곤 별마로 천문대로 출발. 미리 예약을 해야 천문대를 볼 수 있었지만, 무작정 올라가봤다. 차가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중간중간 1차로라 내려오는 차와 겹치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럴때마다 조심조심 운전해서 올라가기를 여러 차례. 다행히 정상에 도착. 천문대를 예약하면 망원경을 이용해서 별자리를 구경할 수 있었겠지만, 와이프와 나는 정상에 올라가서 강원도의 야경을 바라보고 정상에서 별자리를 쳐다봤다. 날씨가 좋은 김에 사진기와 삼각대를 이용해 별사진과 야경 사진을 찍었다. 아쉽게도 릴리즈를 준비하지 못해서 금방 찍고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들고 차에서 자고 있고, 와이프도 차에서 기다리는 상태인지라 어쩔 수 없다. 정상에서부터 차를 내려오니 곳곳에 저단 운행, 브레이크 파열 주의라는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워낙 깔끄막에 10분 이상을 내려와야 하는 곳이라 메시지가 이해가 됐다. 그래서 저단으로 조심조심 운전을 하며 민박집으로 돌아옴. 그렇게 여행 이틀째의 밤이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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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황금연휴

 

부모님과 같이살기 시작하면서 휴가를 잘 안내게 된다.

작년에도 여름휴가 5일을 제외한 나머지 휴가는 연차 보상비로 올초에 받았다. 그닥 많은 금액이 아니어서 별로 기분이 나지는 않았지만..

 

올해도 비슷하게 휴가를 쓰게 될 거 같다. 변한게 있다면 8일은 무조건 휴가를 써야 된다는 것. 여름휴가때 쓰고 나머지도 언젠가는 써야 한다. 아직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가을이 지날쯤 한번 더 며칠 붙여서 휴가를 낼까 고민중.

 

휴가 없이 일상을 살아서인지 요즘 몸이 좀 안 좋다. 봄을 타는 나는 봄 나는 데 꼭 고생을 하고 그 여파로 아직도 여기저기 몸 상태가 별로 안 좋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어찌됐든, 봄 동안 없는 살도 좀 빠졌고, 여기저기 아픈 곳도 좀 많고, 그런 와중.. 5월 황금연휴가 시작되었다. 근로자의 날부터 시작해서 하루 휴가만 내면 토, , 어린이날, 석가탄신일까지 쭈욱 이어지는 말그대로 황금연휴. 몇달 전부터 해외여행은 표가 동이나고, 국내여행지 숙박도 예매가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정작 연휴가 다가올 즈음 닥친 세월호 참사는 온 나라를 시름에 빠지게 만들었고, 나 또한 시름에 빠지고, 회사도 시름에 빠졌다. 그 덕분에 황금연휴를 반납할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그럴 순 없지. 잘못은 엄한 놈이 하고 대가는 우리가 치뤄야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여튼 시대적 우울함을 뒤로 하고, 우리는 나름의 일정을 짜고 소화하기로 결정.

 

이번 연휴는 숙소 예매도 안하고 무작정 강원도 정선을 이곳저곳 둘러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크게 정한 곳은 정선 5일장과 정선 카지노, 그리고 탄광마을 정도. 그외 나머지는 물흐르는 대로 우리도 흘러가기로.

 

아들의 부지런함과는 다르게 와이프와 나는 여행을 가서 늘 게으름으로 많은 것들을 구경하지 못하고 그냥 오는 게 다반사. 그리고 늘 아프거나 해서 휴가지에서 즐겁게 지낸 기억이 별로 없다. 도착 당일 하루를 그냥 까먹거나 컨디션이 좋아도 너무 늦게 일어나서 게으름을 부리다가 정작 한 두군데 구경하고 오거나, 늘 부족하고 조금은 아쉬운 여행을 하고 온다. 여행이 꼭 타이트하게 강행군을 해서 모든 것들을 눈으로 보고 사진에 담아갖고 오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애써 자위해보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여행을 계획한 것이다. 숙박지도 없고, 목적지도 없는 여행. 발길이 닿는대로의 여행. 결과적으로는 대단히 성공적인 여행이 되었다. 중간중간 숙박도 저렴하고 하고, 그 덕분(?)에 일찍 일어나서 좀 더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지금부터 여행지를 하나씩 둘러보자..

 

정선5일장 들어가자마자 아들 눈에 띈 말놀이

 

 

우선 알아보고 간 것 하나는 정선 5일장. 5일장이라 날짜를 맞추지 못하면 못간다는 생각에 장날이 열리는 날 가기로 결정. 정선 5일장이 서는 날이 2, 7일 그리고 토요일이란다. 연휴 시작 다음날이 2일이어서 그날 일찍 출발해서 바로 시장으로 가기로 결정. 아들 유치원을 안 보내고 준비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특유의 게으름으로 11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 그나마 다행인건 10 30분쯤 출발했다는 것 정도. 대략 세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기에 가서 점심을 먹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열심히 밟았다.

 

정선장터의 시작을 알리는 곳 입구와 출구가 같고 여러곳으로 사통팔달 뚫려있다

 

 

배가 안고픈 아들은 나몰라라다. 시장 음식보다는 달달한 것들이 좋겟지만 시장에 왔으니 시장 음식을 먹어야지

 

정선5일장은 예상대로 2시쯤 도착. 생각외로 가는 길이 전혀 막히지 않았다. 우리집이 강원도와 조금은 가까운 길에 살기

도 했지만, 금요일은 애매한 날이라 출발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듯. 주변을 한바퀴 돌며 주차를 찾다가 공영주차장을 발견. 워낙 유명해져서 장이 서는 날이면 이제는 주차장은 만차가 되고 주변 유료 주차장까지 생긴 듯하다. 5일장 근처 강변에 주차장이 있는 데 그곳이 모두 만차인 듯. 

 

모듬전이다. 작은 걸로 시켰어도 충분히 많은 양이 나온다. 5천원

 

시장은 사람이 많아지고 관광객이 북적이면서 외부인들도 유입이 되고 활력은 넘쳐나고 있는 데, 옛 느낌이 조금씩 없어지는 듯하다. 아마도 어쩔 수 없는 현대화의 물결일 게다. 그래도 아직은 남아있다는 것에 안타까움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며, 아들에게 뽁뽁이 말과 와이프에게 효자손을 하나씩 쥐어주고 부깨미와 녹두전으로 허기를 채우고 막걸리 한잔을 마시는 걸로 휴가를 시작. 배가 덜 고픈 탓에 올챙이 국수를 못 먹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시장 구경 시작. 쑥떡과 비슷한 수리취떡을 하나 사고, 시장을 좀 더 구경하고 여러 가지 나물을 둘러보았지만, 아쉽게도 사가지고 차에 넣어놓으면 이틀 후에 다 시들어 버리기에 곰취나물이나, 곤드레 나물을 사는 것은 포기.

 걸어다니다 보면 이런 좋은 녀석들이 눈과 코를 자극한다. 안 먹을 수가 없다

 

그렇게 인적 많았던 시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는 정선카지노. 하지만 너무 이른 시간부터 폐인의 느낌이 나는 카지노를 가기엔 조금 이상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에 화암동굴을 들르기로 결정. 이번 여행 컨셉에 딱 맞는 결정 과정이라 매우 맘에 들어하며 화암 동굴에 도착. 5 30분까지 도착하면 마지막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 있단다. 그걸타고 올라가서 동굴입구부터 약 1.8km 걸어내려오며 탄광 동굴과 석순, 종유석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동굴안에 여러 가지 금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만날 수도 있다. 꽤 긴 길이라 대략 1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놀랐고, 그 안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에 한 번더 놀랐다. 곳곳에 도깨비들 모습에도 놀라고, 추워서도 놀라고.. 꼭 따뜻한 잠바를 하나 정도는 갖고 들어갈 것. 사람들이 일하던 모습. 원시적으로 모두 기초적인 도구만을 사용해서 뚫고, 깨고, 캐고, 들어날렸을 것들을 생각하면 참..

 

엄청난 깊이를 자랑한다. 그옛날 어떻게 내려갔을지 싶다. 지금은 인위적으로 이렇게 계단들을 다 만들어놨는데..

 

 

현재 석탄을 만들기 위한 탄광이 두곳 정도 남아있고, 나머지는 모두 폐광이 되었고, 일제시대에 뚫어 놓고 아직 찾지 못

한 탄광이 30여개나 된단다. 강원도 정선의 태백산맥은 그렇게나 깊고도 험하다.

 

동굴을 지나 끝나는 길에 종유석, 석순 등..

 

 

얼굴사이즈가 비슷한듯

 

 

 

동굴에 들어갔다 나오는 길에 진달래가 잔뜩 피어있다.

 동굴 입구에 있는 열차

동굴을 나와 찾아간 곳은 정선 카지노. 폐광촌의 그늘을 벗겨내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내국인들을 위한 카지노. 초반엔 논란도 많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여전히 폐인들 또한 많이 있는 곳. 그렇지만 나처럼 가족이 와서 잠깐 즐기다 갈 수 있는 곳. 아들이 들어갈 수 없어서 와이프가 아들과 커피를 마시기로 하고 나 혼자 갔다오기로 했다. 같이 가서 즐기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같이 들어갔으면 오만원씩만 쓰기로 했는 데 혼자 들어간 바람에 나혼자 10만원을 썼다. 이곳저곳 구경하고 싶긴했지만,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해서 최대한 빨리 하고 나오기로 하고 한두군데만 살피다가 룰렛으로 시작. 우선 5만원만 만원짜리 칩으로 바꿨다. 그리고 한판에 하나씩. 내리 다섯판을 한번도 맞추지 못했다. ..강원랜드. 정선 카지노. 호텔슬워서 놀기 좋다

5만원을 다시 바꿨다. 만원짜리 네개 5천원짜리 두개. 또 연속 네판을 한번도 못맞췄다. 어째 이럴수가..ㅜㅜ 마지막 남은 오천원짜리 두개 한번에 두군데에 배팅. …………. 하지만 이것도 나가리. ..

순간 갈등. 아직 10만원이 더 있지 않은가. 은행에서 돈을 찾을 때 현금이 하나도 없었기에 20만원을 찾았다. 그리고 10만원만 쓰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으나 이렇게 되고 나니 본전 생각이 난다. 여기서부터가 승부다. 나와의 숭부.. 지면 그것으로 패가 망신의 지름길로 가는 것. 다시 돌아보지 않기로 하고 손털고 나왔다. 극적 드라마라면 다시 들어가서 그지가 되는 것..

 

 

아들은 자고 있고 와이프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씨익 웃으며 얘기했다. 다 잃었어..소파에 누워 쿨쿨 자고 있는 아들. 9시면 잘시간..

멋진 야경이 펼쳐져 있는 정선 카지노를 뒤로 하고 숙소를 정하기 위해 내려왔다. 아들이 곯아떨어져 있어서 가까운 곳에 빨리 숙소를 정하기로 해서 가까운 모텔로 결정. 다행히 침대방이 아닌 온돌방이 있어서 짐을 풀고, 잠자리를 청하다.  첫날의 휴가는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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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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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끝나고 경기도 양주에서 술한잔 하기 위해 차로 이동..

 

술마시는 데 웬 차냐 싶은 데 내가 워낙 술을 안마시기때문에..

 

그리고 집에 가려면 차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동네 술집이 많지 않은데 그중에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안주에 크림 맥주와 간단히 요기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요만한 장소가 없다.

 

가게 이름은 요곰.

 

8할의 맥주위에 2할의 크림을 살포시 얹은 맥주 또한 맛이 있고 신선함이 살아있다.

 

안주들은 아래 사진을 참조 맛이 살아있다.

 

많이 먹었다고 서비스로 나온 포..

살짝 매콤한 맛이 배어 있어서 기름에 튀겼지만 느끼하지 않다.

 

연어구이. 두툼한 연어살이 살살 녹고 그 위에 후추같은 칼칼함과, 옆에 시큼한 레몬, 살짝 익힌 파인애플까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좋다.

 

연어 샐러드. 연어를 연달아 먹어서 느끼할 수도 있지만 신선함이 살아있는 야채 덕분에 그닥 느끼하지 않고 잘 먹었다.

 

연어로 어느 정도 느끼해졌을 때 매콤한 골뱅이 무침과 면사리. 골뱅이가 작지 않아서 씹히는 맛을 즐길 수 있다. 딱 한입에 먹기 좋은 정도의 사이즈 사리면과 오이와 진미채를 같이 한입에 넣어줘야 제맛.

 

이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닭메뉴. 매콤 치킨. 먹다보면 상당 매콤한 맛이 배어 나는 데 몇일 지나면 또 생각난다.

오면 꼭 먹게 되는 메뉴

 

이외에도 오뎅탕이나, 햄부대찌개 등은 소주 안주로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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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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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축구하는 아들을 위해 축구화를 사러 갔다가 같은 모양의 축구화를 내것도 지름. 지금 신고 있는 축구화가 4년이 다되었기에 축구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축구화 마련. 

하지만 가격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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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야기

 

가족이 해체되는 시대.

갈수록 큰 의미의 가족은 엷어지고, 작은 가족들로 재편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노인인구는 많아지지만 젊은 세대는 줄어들고, 아이들은 많이 낳지 않고, 가족 구성원 없이 1인 가족으로 살아가는 인구들도 많아지는 시대. 구성체가 바뀌어 가는 시기에 명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불행이라면 불행으로,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살고 있고, 명절이면 형네 식구들이 우리 집으로 오는 상황이다. 작은 부딪힘이라도  안생기게 하려고 와이프나 나는 노력을 하지만, 누군가는 계속 부족한 배려심과 삐딱한 행동들을 계속하면서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 어떻게 할 것인가.

 

내 아들과 조카는 올해로 6살을 맞았다. 내아이는 남자아이고, 조카는 여자아이다. 내 아이가 두달 먼저 나왔고, 조카는 두달 늦게 나왔다. 가장 큰 다른 점은 내 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크다보니 두 양반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밖에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를 해준다면 가끔 오는 조카 아이를 좀 더 이뻐해주고 아들을 좀 덜 이뻐해줘도 좋으련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별로 그럴 마음이 없는 듯하다. 그냥 당신들이 당시 상황에 맞게, 기분에 따라 행동하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조카에게 애정은 덜 가는 모양. 형이야 그러려니 이해하고, 그닥 신경 안쓰고 하지만, 그것들을 대하는 큰며느리 입장에서는 늘 작은 것 하나하나 불만이다.

입장차라는 게 있으니 내가 다 맞을 순 없겠지만, 정도가 심하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아들과 조카가 같이 장난을 치고 놀다가 매형의 화장품을 다 펌프질을 해서 온 방안을 어지럽혀 놓았다. 앞으로 그러지 마라고 하고 닦으려는 데, 이녀석들이 말로는 알겠어요 하는 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그래서 다시 잡아 놓고 혼내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조금 긴장하는 눈치다. 그래도 아직 정말 혼난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벌을 세웠다. 그리고 큰소리를 냈다. 그러고 나니까 조카가 울려고 한다. 못울게 하고 벌을 계속 세웠다. 그때 장보러갔던, 애들 엄마들이 온다. 엄마를 보자 조카가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벌받던 손을 내리려고 하기에 다시 더 큰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똑바로 벌 서라고.

그러자 애 엄마의 한마디 왜 너만 울어, 엄마 맘 아프게..’,

앞뒤 맥락도 모르고 아이들의 아빠들이 버젓이 보고 있고, 상황에 의해 내가 혼내고 있긴 했지만, 잘못을 해서 혼내고 있는 상황에 그게 할 소린가 싶었다.

그렇다고 내가 애들을 때린 것도 아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고 하지 말아야지. 순간 화가 불끈 났다. 이런 xxxxx..

내가 아들 혼낸 것도 이번이 두번째다. 할아버지, 할머니 한테 계속 장난치고 버릇없이 굴길래 타이르고 타이르다가 한번 폭발해서 몽둥이 들고 벌을 세운 적이 한번 있었고, 그 이후 처음이다. 한번 그렇게 심하게 혼내고 나서 아들은 대부분 말을 잘 듣는데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 게 여지껏 두번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동안 왔다갔다 하면서도 분명 내 성격이 어떻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저런 발언을 한다는 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조카의 아빠인 형도 같이 있었고, 똑같이 혼내게 된 상황도 다 보고 있었는 데 말이다. 같이 장난치고 놀았는데 내 아들만 혼내는 것도 말이 안되잖은가 말이다.


 

명절 당일은 누나네 식구가 온다. 매형과 아이들까지 오면 진짜로 명절 같다. 매형 집이 서산 시골이고 장손이라 제사도 지내고 그러고 올라오다 보니 명절 음식들도 바리바리 싸오고, 우리도 먹을 것들 더 준비하면 집안이 훨씬 풍성해지고 시끌벅적해진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학년이 높아지면서 지난 추석 이후 처음으로 우리집에 오는 모양새가 되었다. 중간중간 매형은 회사일때문에 가끔 올라오긴 했지만, 누나 또한 아이들 챙기느라 바빠서 지지난주에 딱 한번 오고 그렇게 오랜만에 방문이었다. 그래선지 아이들도 훌쩍 커져있고, 만나는 반가움도 더한 듯 하다. 집안이 북적북적 해지니 아들은 더 없이 좋아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고모(나에게 누나)가 워낙 아들을 이뻐하고 잘 놀아주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고모가 있는 내내 아들은 즐겁다.

그리고 엄마 또한 늘 딸을 보고 싶어하는지라 가까이 살지 못하는 걸 늘 서운해한다. 아빠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우리 마음대로 모든 게 되진 않으니까.

 

누나와 매형은 아이들의 공부에 엄청 열의를 가진 사람들이다. 특히 매형이, 특히 첫딸에게. 이번에 고등학교에 올라가게 된 딸이 시골에 있는 기숙학교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내신을 잘 받아서 최종적으로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늘 어렸을 때부터 우리집에 놀러 오더라도 영어책과 수학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노는 틈틈이 공부를 해서 그날그날 예정했던 목표치 공부를 채우곤 했다.

저녁을 먹기 전 아이들은 잠시 핸드폰을 하고 있었고, 매형은 운전의 피로를 풀기 위해 자다가 일어났다. 그리고 상을 차리고 있는 데 조금씩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매형은 조카에게 그렇게 해서 목표한 거 채우겠냐는 말을 하고, 조카는 다 할 수 있다고, 반박을 하면서 수위를 높여가고 있었다. 서로 할 수 있다 없다로 싸움을 시작하더니 매형이 소리를 높였고 조카도 그에 지지 않고 대들었다. 중학교에서 사춘기가 어느 정도 끝나가고 있었지만, 아직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아빠에 대한 반발심은 여전히 심한 것 같았다. 그렇게 싸움은 커지고 매형은 버럭버럭 화를 내고, 조카는 울면서 방에 들어가서 공부한다고 하고, 이 모든 상황이 매형에겐 장모님, 장인어른이 계시는 가운데 상을 다 차리고 이제 차분히 앉아서 저녁을 먹으려는 찰나에 일어난 상황이다. 순간 내가 화를 못참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계속 그치질 않아서 아빠가 일어나셨다. 매형을 다그치고 조카를 다그쳐 보지만 여전히 자기들이 잘못한 것이 없다는 행동들이고, 서로 자기들 상황 설명만 한다.

 

공부시키는 거 좋다. 자기 자식 잘되게 하겠다는 데 옆에서 말릴 수도 없고 말려서도 안되는 일이고,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훼방은 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은 한다. 그런데 그런 것도 정도껏 자리를 봐가면서 해야 될거 아닌가. 설에 올라와서 저녁을 챙겨서 먹으려는 순간에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는가 말이다. 그런 얘기를 하는 가운데도 매형은 계속 마지막 100일이란다. 자신이 딸에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젠 마지막 100일밖에 없고 그 이후엔 기숙사 학교 가서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란다. 마지막 100일이면 오질 말든가. 오지말고 집에 꾹 눌러 앉아서 공부만 하고 있든가. 처가집에 와서 이 무슨 행동이냐고!!.. 도대체 이해할 수 없고 도저히 이해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하고서도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매형의 태도를 보면서 참 어렵고 힘들고 답답하고, ….

아빠가 조카를 데리고 오고 밥을 먹고 어느 정도 상황이 종료 되서 매형과 다시 한번 앉아서 한참을 교육이라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전혀 먹혀들지도 않는다. 오로지 자식 키워봐야 이해한다는 말. 내 아이는 아직 어려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듯.

 

  

명절날 와이프는 처가댁가서 자고, 나는 다음날 처가댁 식구들이 모이는 때 가서 밥 먹고 술 한잔 하고, 세배도 하고, 명절 인사도 하고 그렇게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다 집에 오는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점심만 마치고 조금 일찍 집으로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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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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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여 또 하나를 질러댔다.

꼭 필요하다는 자기 위안을 삼으면서.

바로 맥북프로.

cto를 사지는 못하고, 기본형으로 만족하고 말았지만

사실 이것도 상당한 무리다. 6개월 무이자할부로.. ㅜㅜ

무엇보다 이걸로 최대한 빨리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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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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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모이는 즐거운 설날이지만,

며칠간 먹고 놀기만 하기엔 무료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벤트가 있으면 좋은데,

마침 영준이가 스키타러 가고 싶다고 해서 한달전쯤

홍천 대명콘도 1박을 예약했다. 설날 마지막날로.

집에서 1시간이면 가는 거리라 그닥 부담되지도 않고, 설날 끝자락이라 차도 별로 안막힐거라는 예상하에.

역시 가는 길도 그렇고 오는 길도 별로 막히지 않고, 다녀올 수 있었다.

되도록 많이 갔으면 좋았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러진 못하고,

우리 식구와 누나와 영준이, 그리고 영준이 가르쳐주러 형이 왔다갔다.

엄마는 일하느라 못가고 아빠는 무릎이 안 좋아서 못가고 세진이와 매형이 집에 내려간다고 안가고..

스키장가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날씨가 갑자기 너무 따뜻해져서 눈이 너무 많이 녹았던 것.

하지만 뭐 초보자인 사람들에게는 크게 개의치 않을 거라서...

1박 2일 동안 가는 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타고, 그도 모자라서 다음 날 아침부터 낮까지

열심히 타는 바람에 덩달아 나도 많이 타게 되었다. 사람도 많지 않아서 기다리는 시간 별로 없이 주구장창..

그렇게 많이 탄 거에 비해선 큰 보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다만 준성이와 와이프가 그닥 재미있질 못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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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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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드디어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윤석민이 입단했다.

정식 계약을 마쳤으니 진정한 메이저리거가 된거다. 

우선 무조건 축하한다!!!!! 


우리는 지난해 너무나도 큰 대박 사건을 터트린 류현진을 보았다.

계약 내용도 계약 내용이거니와 제 3선발, 혹은 제 4선발로서 한시즌을 변함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류현진을 보았기에 기대가 너무 커졌다. 좌완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가서 그정도의 계약과 활약을 펼쳤으니 우완 에이스 류현진도 어느 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내가 메이저리그 스카우터 혹은 관계자였더라도 이건 좀 아니다. 

재작년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계속 관찰을 해왔지만, 그 와중에 윤석민이 최고의 모습울 보여준 적이 내 기억엔 전혀 없었다. 계속해서 조금 기대해 미치지도 못했고, 또한 겉으로 보여지는 체력 등의 스펙이 확실히 군침이 돌게 하지는 않는다. 류현진처럼 어디에 내놔도 잘 살거 같지 않게 생긴 것 또한 마이너스 요인이었을 거다. 그리고 실제로 한 시즌 꾸준히 선발 출장한 적이 두번 혹은 세번 밖에 되지 않는다. 중간 중간 팀에 어려운 사정때문에 마무리로도 많이 갔었고, 그러다보니 아주 긴 시즌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끝까지 체력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결정적으로 재작년에 4관왕을 했지만 작년에 너무 안 좋은 성적을 기록했기에 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래서 메이저리거가 되는 게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다.

실제로도 시즌이 끝나는 돌아가는 모습이 별로 윤석민에게 좋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한 시즌 더 기아에서 보내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던 터에 다행히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계약 소식이 들려왔다.


내 값어치가 돈에 의해 매겨지는 시대이고, 그에 따라 모든 계약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몇 푼 안되는 금액에 계약을 했다는 뉴스 찌라시들의 내용에 기분이 상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진정 이제부터 새로운 도전이고 시작이라는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열심히 뛰다가 메이저리그로 넘어가려고 도전한 여러 선수들을 보아왔지만, 아직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어쨌든 메이저리그와 계약을 체결했고, 거기서 새로운 둥지를 틀었으니, 이제부터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해 주길 바란다. 여리여리하지만, 부드러움이 최대 장점이고, 다시 예전처럼 150km 이상의 볼끝이 살아나고, 140km대 고속 슬라이더도 힘을 더해서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윤석민,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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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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