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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평균 3번 정도 토요일을 이용해 축구를 한다.

사촌 형을 따라 가기 시작한 것이 벌써 4년째에 이르고 있다.

결혼하고 처음엔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하는 동네 조기 축구에 가입을 했다. 매주 일요일마다 열심히 참여하다가 어느날인가 사촌형의 연락을 받고 팔당에 있는 수자원공사 전용 축구장에 가서 볼을 차기 시작하고 그게 인연이 되서 시작한 지 벌써 4년이 되었다. 처음엔 비정기적으로 이뤄져서 약속이 있는 날만 참석하고, 본거지는 일요일 집앞 조기 축구에 두고 있었는 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화되고 정례화가 되면서 토요일 오후 시간, 한달에 세번으로 고착되면서 부터 한곳에만 올인하게 됐다. 두군데 다 할수는 없는 일. 토, 일 나가면 집안일은 하나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도 돌보지 않는 무심한 아빠(보더라도 무심한 편이긴 하다)가 되는 통에 하나는 포기했다. 일요일 집앞 조기축구를 포기하고 토요일에만 열심이기로 결정.

어차피 토요일에 처가댁을 가면 아이와 와이프가 그곳에서 놀고 있고, 나는 그닥 바쁜 일이 없고, 상문고까지 가야 하는 거리와 단점은 있지만, 낮시간대에 하는 거라, 부담도 없고, 일요일엔 온전히 다른 것을 할 수도 있고, 한달에 한주 정도는 쉰다는 것 등 여러가지가 맞아 떨어져서 토요 축구가 훨씬 안정적이다. 그리고, 부모님 집에 얹혀 살면서, 토요일은 우리가 모두 움직이는 시간인데 일요일엔 집안 일들이 많이 있는 데 혼자 나갈 수는 없는 상황이고, 부모님과 와이프만 있는 데 혼자 덩그러니 매주 축구하러 가는 것도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는 데,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축구를 하고 있는 상황.


그런 와중에 와이프도 가끔은 친구들을 만나야 하다 보니, 나와 시간 조율을 한다. 홍대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아이들 없이 친구들끼리만 만나는 거라, 그 시간에는 내가 아들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아들을 축구장에 데려가기로 마음을 먹고, 와이프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 그런데 전날 누나와 통화해서 김장김치 만든 거 가지러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 일요일 아침에 가기로 약속을 했는 데, 아침에 갑자기 매형이 결혼식 때문에 서울에 올라오니 그 편에 올려보내겠으니 받으러 오라는 거다. 어쨌든 서울까지 실어온다니 안 받으러 갈 수도 없는 상황. 그냥 다음날 아침에 가도 되는데.. 속으로만 생각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강남 YMCA 앞으로 출발. 결혼식이 세시인데 일찍 출발했으니 1시 30분에서 2시쯤이면 도착할거라고 해서, 미리 가서 기다리기로 하고, 와이프는 강변역에 내려주고,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 아들을 데리고 1시 10분쯤 도착을 해서, 주변에 파리 빵집을 가서 빵과 음료수 등을 사다가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1시 30분쯤 되서 매형에게 근처에 도착해 있음을 알리고, 기다렸다. 매형은 양재동 쯤 왔다고 10km 남았단다. 토요일이라 어느 정도 막힐 것을 예상하고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고 기다리는 데 아들이 워낙 심심해 해서 차에서 내려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잘 안 가고, 연락은 오지 않고, 30분, 40분이 지나도록 연락이 오지 않는다. 50분쯤 기다리다가 다시 한번 연락해봤다. 이제 2km 남았단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보니 매형에게 전화가 왔다. 도착했는 데 늦어서 식장에 먼저 올라갔다 온다고. 그래서 지하주차장에 차 옆에 대 놓을테니 천천히 갔다 오시라고 말하고 지하주차장 매형차 옆에다가 차를 주차했다. 그리고 조금 더 기다리니 금방 매형이 내려왔고, 많은 김치와 감까지 4보따리의 짐을 옮겨 실었다. 매형은 또 급히 결혼식장으로 올라가고, 나는 이제 축구하러 갔다. 


상문고에 늦게 도착해서 준비를 하고, 첫경기는 구경하면서 아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놀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음 경기에 들어가려고 하는 데 아들은 엄청 싫어한다. 상문고에 올때부터 싫다고 했다. 내가 시합을 하러 들어가면 아저씨들이랑 놀면 되는 데 잘 놀려고 하질 않는다.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아저씨들이 많이 있는 데 불구하고, 아들 녀석이 어른과 노는 걸 즐겨하지 않는다. 내가 없으면 사이드 밖에서 누워서 축구장만 보고 있으니 계속 신경이 쓰여서 축구에 잘 집중하지도 못하는 상황. 

어쩔 수 없이 축구를 포기하고 아들과 놀아주기 시작. 다른 아저씨가 만들어 놓은 육개장 하나를 뺐어서 아들과 나눠먹고 파워에이드도 잔뜩 먹고, 다시 아들과 볼 주고받기를 했다. 한참 하다가, 운동장 트랙에서 달리기 시합도 하는 등 열심히 놀아줬다. 

운동장에 가서 그렇게 한경기만 뛰고 아들과 놀아주다가 6시가 못되서 아들을 데리고 처가댁으로 출발. 아저씨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는 아들 덕에, 뒤가 막 간질간질하는 걸 느끼면서 상문고를 빠져나왔다. 


별로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처가댁을 가서 와이프와 저녁을 먹고, 조금 있다가 바로 집으로 출발. 집으로 오는 길에 와이프가 왜 기분이 안 좋으냐고 물어봐서, 여차저차 등등 하루종일 꼬인 상황을 설명. 와이프에게 화를 낼 성질의 것도 아니었던 거라, 그렇게 설명을 하니 와이프도 정황상 기분이 나빴겠음을 인정한다. 가끔 만나는 친구들을 못만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음에는 약속을 축구하지 않는 날로 잡으라고 해야겠다. 그래서 블럭방 같은 데라도 데려가서 놀면 좋을 듯. 아들을 데리고 축구장에 가는 건 완전 비추다. 즐거운 토요일이 즐겁지 않은 토요일이 되어서.. 아쉬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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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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