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으로 호주를 갔다 온 후 오랜만에 해외여행이다.
아들이 벌써 5살이니 6년만의 외출인 셈이다. 초부터 올해안에 어디든 갔다오기로 약속을 했는데
끝나기전에 약속을 지키게 되어 다행이다. 아들까지 데리고 다녀왔으니 더욱 만족이다.
처음엔 중국을 가고자 했다. 날씨 좋은 가을쯤으로 날을 잡으려고 노력을 했는 데 번번이 실패하고, 고민만 하고 세월은 가고
날은 더욱 추워지니 더 추운 곳으로 가는 건 재미없기도 하겠고 나쁜 선택이 될거 같기도 하고, 해서 따뜻한 남쪽으로 가려고 고민을 하다가 선택한 곳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을 보러가는 거였다. 게다가 이곳엔 친구도 있지 않은가.
친구가 있으니 자유여행을 선택하려고 했는 데, 패키지가 더 싸다는 친구의 말에, 그리고 아들을 데리고 가기로 하니 패키지가 아닌 여행일 경우 데리고 다니기 쉽지 않겠다는 판단하에 패키지로 선택했다.
날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출발해서 크리스마스를 캄보디아에서 보내고 오는 황금연휴일정.
둘이 날짜맞추기가 쉽지 않아서 그 날로 정했는 데 생각보다 저렴하게 티켓을 끊었다.
전날까지 출근하고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에 일어나서 여행짐 챙기기 시작.
사전준비로는 티켓 예약하고 선예약금 30만원 납부하고 일주일전에 나머지 다 완납처리. 그리고 완납하기 전에
기간 만료된 여권은 새로 발급하고 아들도 처음 여권 발급. 여권 받아서 사본은 여행사로 팩스 발송.
일정표는 메일로 받고, 사전준비는 그것으로 완료.
아들은 오전엔 유치원에 보냈다가 크리스마스 선물 받고, 오후에 점심먹고 데리고 옴. 그 와중에 약국가서 상비약 구입하고 필요한 것들 마트가서 구입. 집에서 공항으로 4시30분쯤 출발. 여행사 미팅이 6시 20분이라 여유있게 출발했는 데 역시나 여유있게 도착. 막히지 않는 시간이고, 외곽을 타고 가는 길이라 한시간 만에 도착해서 여유있게 주차하고, 기다림.
비행기 시간은 8시 40분인데 20분부터 출발 가능하니 빨리 타라고 해서 면세점 조금 밖에 못 둘러보고 아들 빵 좀 먹이고, 바로 비행기에 탑승. 근데 비행은 너무 괴롭다. 2시간은 넘는 비행에 이코노미석은 불편함의 극치다. 잠을 자도 잔거 같지않고 중간에 계속 깨고, 앞뒤 간격은 좁아서 다리를 편하게 뻗고 누울수가 없는 구조.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5시간 40분가량이었는 데 비행 스트레스로 도착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피곤함에 여행내내 고생하겠다는 걱정이 앞섰다.
씨엠립에 도착해서 비자 발급받느라 대기하는 동안 세관원들의 모습도 가관이다. 모든 세관원들이 1달러를 외친다. 빨리빨리라는 말과 함께. 한두명이 주는 것도 아니고 거의 대부분이 1달러를 준다고 생각하면, 그들이 하루에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인지, 우리나라 영화에 나오는 부패한 관료들이 어마어마하게 부자가 되는 모양새를 꼭 닮았다. 그들이 또 사회에 얼마나 암적인 존재인지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 1달러라는 말을 뿌리치지 못하고 줘버리고 말았다.
비자발급받고 공항을 나오니 가이드가 있다. 드디어 패키지 여행의 시작.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버스에 올라타 20분 가량을 달리니 호텔에 도착. 우리가 묵을 숙소는 골디아나 호텔. 4성급이다. 그닥 안 좋아보인다. 호텔은 좀 좋은데로 잡고 싶었는 데.. 침대가 3개짜리다. 아들과 와이프가 같이 자고, 난 그 옆에서 따로 자기로 하고, 씻자마자 바로 곯아 떨어졌다.
도착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1시30분쯤 우리 시간은 3시 30분. 다음 날 가이드 미팅은 다행히 11시 30분이란다.
푹 자고 아침까지 먹고, 편히 쉬다가 여유있게 만나잔다. 비행에 지쳤으니 너무 일찍 일정을 잡지 않았다면서. 다행이다.
9시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커피 마시고 쉬다가 나와서 일정 시작.
하지만 일정 시작과 동시에 점심식사 시간이다. 바로 밥먹으러 가기로. 점심은 하나투어 지정 한국 식당에서 유기농 쌈밥.
한국에서 먹는 음식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그나라 특유의 향이 며칠간의 여행을 통해서 몸에 밴다는 것.
첫날 구경한 곳은 재래시장 싸르, 무언가를 한거 같은데 그닥 기억에 없고, 저녁에 정훈이를 만나서 펍스트리트에 툭툭이를 타고 갔다. 툭툭이를 하루 전세 내서 타고 다니면 15달러, 한번 타는 데는 3달러. 영화촬영차 방문한 안젤리나 졸리가 매일 드나들었다는 레드피아노에서, 그녀가 마셨다는 칵테일을 한잔 마시고, 앙코르 맥주를 마시며, 한가한 저녁을 보냄. 아들은 자고 있고. 중간에 와이프와 나는 반대편에 있는 마사지샵가서 발맛사지를 30분씩 받고옴. 30분에 3달러. 팁1달러 총 8달러 소요됨.
둘째날 앙코르와트 구경만 4시간. 앙코르 와트는 정말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한 조각들과 엄청난 돌. 그리고 높이. 또 모든 그림에 이야기를 그려넣은 그 노력들. 왜 7대불가사의중 으뜸인지 알겠다. 점심먹고, 사원들, 앙코르톰, 프놈바켕, 툭툭이 여행, 마사지샵을 이틀에 나눠서. 수끼로 저녁 식사 후 야간 씨티투어. 펍스트리트. 하지만 씨티투어는 포기하고, 너무 많이 걸은 관계로 호텔로 들어와서 휴식을 취하며 정훈이를 호텔로 오라고 함. 그래서 동네에 나가서 bbq 치킨과 샐러드, 그리고 정훈이 가져온 열대 과일로 맥주 한잔을 하며 휴식을 취함.
셋째날은 깜퐁블록과 톤레샵 호수, 수상촌에 라면과 과자를 사다가 나눠줌. 메콩강에서 실어나를는 황토 흙으로 호수가 누런 빛깔을 띄고 있고 그 위에 수상 가옥을 짓고 살고 있다. 버스를 내려서 트럭에 트럭에 올라타고 20여분을 달리니 호수에 도착 거기서 다시 배를 갈아타고 수상촌을 지나감. 그 와중에 실제 살고 있는 사람 집에 들러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중간중간 아이들에게 라면과 과자를 나눠주면서 배를 타며 지나간다. 가난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별장처럼 수상가옥을 지은 것들도 공존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또 한참을 가서 도착한 곳에서는 조금 큰 배에서 내려서, 1인이 운전하는 조그만 배로 갈아탐. 그 배들은 모두 여자들인 운전을 한다. 아이가 있는 배도 있고 없는 배도 있다. 우리는 아이가 있는 배를 탔다. 그 배를 타고 그곳을 20분가량 유랑. 그리고 다시 아까 타고 온 배로 갈아타서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톤레샵 호수를 구경. 지평선이 보일 정도. 넓다는 것 외에는 그닥 큰 감동은 없다. 커서 놀라운 정도.
먼저 앙코르와트를 보게 되면 다른 사원들은 좀 시시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보면 어느 것 하나 놀랍지 않은 게 없을 정도이다. 1.5톤에 달하는 돌들을 날라온 거 하며, 그것들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모습. 그리고 모든 돌들에 새겨져 있는 조각들을 감상하다보면 감탄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감탄은 안타까움으로 온 신경으로 전해진다. 지금이야 그토록 아름다운 조각들과 사원들로 만들어졌겠지만, 만들기 위해서 흘렸을 피의 역사는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을 것인가....
승자의 역사라지만 패배자의 피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가난한 현재의 캄보디아처럼 부정과 부패가 만연해서 발전하지 못하고 가난이 대물림되는 역사만 남을 것이다. 다시 돌아가고 있는 한국의 역사처럼..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지만, 자유여행을 추천한다. 여유롭게 일정을 잡는다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느끼기에 충분한 많은 것들을 간직한 곳이다. 씨엠립 자체가 거대 유적지이기 때문에. 그리고 올해는 30년만에 찾아온 한파라고 해서 아주 추운 겨울을 자랑했지만, 그렇다고 15도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한낮에는 여전히 따가운 자외선에 살갗이 타지만,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그리고 그늘만 있다면 충분히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만 하다.
둘째날, 셋째날 남들 마사지 받으러 들어간 시간에 옆에 그늘에 앉아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기다리는 데 낮 2시경 점심도 먹었겠다, 오전 일정에 피곤했겠다, 노곤노곤 잠도 잘 오고 해서 시원한 바람에 잠을 청하니 금방 꿀맛 같은 낮잠을 즐길 수 있었다. 여름엔 너무 더우니 이때쯤 가면 가장 좋으리라 예상된다.
공항에서 크리스마스이브라고 행사를 했나보다. 끝나고 남아있는 곰인형을 보고 들어가서 만지고 논다
비행기안에서 포즈중
도착한 씨엠립에 호텔 바로옆에 있는 건물에서 공사중이다. 나무로 묶어놓고 너무도 위험하게 공사를 진행한다.
그들의 일상 이동수단 오토바이 1인 1오토바이 같다
서로 딴데보기. 엄마와 아들 맞다.
광고판인데.. 참 묘하다.. 레스토랑이라는데..
이 대단한 조각들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 나라에도 비슷하게 숭례문 사태가 있는데..
이건 여성을 상징하는 모양.
어마어마한 높이, 수많은 돌들을 올려서 쌓았는 데, 세밀한 조각이 모두 잘 맞는다.
장난꾸러기 아들을 흙만 보면 저렇게 만지고 논다. 먼지가 많고 건기가 모래가 바람에 많이 날리는 데도 불구하고..
엄마와 아들은 놀이 삼매경
여전히 흙을 만지고 노는 준성.
바닥에 최근 개봉한 영화 팜플렛인듯. 다양한 영화가 개봉하지는 않은 듯. 저것만 거의 수십장을 봤다.
재래시장 싸르에 내렸을 때 보게 된 풍경. 자동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자전거가 모두 함께 달린다.
자는 아들을 들쳐 업고, 레드 피아노에 가서 의자에 눕혀놓고 우리는 맥주 한잔.
캄보디아의 앙코르 맥주. 가격도 저렴하다. 한병에 2달러 정도
현지인 친구.. ^^. 수도 프놈펜에서도 한참 먼 거리에서부터 8시간 차를 타고 우리가 있는 씨엠립까지 와주었다. 그리고 3일간 놀아주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이렇게 많은 전구를 매달아 놓은듯.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서.
앙코르와트 사원을 건립하기 위한 기초 호수.
이 운하가 있었기에 무게 1.5톤에 달하는 돌들을 운반할 수 있었단다.
여행 중 회사 업무 전화를 받느라 바쁜 와이프.
뱀의 형상.
앙코르와트 사원 입구를 들어가서 사원 입구쪽을 찍어보고 있다.
서로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기대어 무너지지 않고 있다.
내부를 둘러보다가 한컷.
위쪽으로 다섯개의 봉우리와 호숫가에 비친 다섯개의 반영으로 총 10가가 비침
애꾸눈 선장을 보여주는 엄마와
애꾸눈 선장을 보여주는 아들
잘 걷다가도 힘들다고 업어달라, 안아달라 떼쓴다.
엄마와 숨바꼭질 놀이중.
균열이 생격 보수를 하는 데 저렇게 쇠를 박고 돌리거나 고정 시킴.
길이도 어마어마하다. 총길이가 1.5km
3층까지 가려면 한참 가야한다.
3층에 올라왔다. 아이들은 위험해서 못올라와서 우리끼리 올라왔다.
위에서 바라본 아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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