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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주춤했던 한국영화에 최근 압도적 흥행을 자랑하는 영화가 탄생했다.

군도:민란의 시대. 대세남 하정우의 액션물이라는 기대감이 가장 컸고, 기럭지 배우 강동원의 추가만으로 충분히 흥행을 예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너지는 상당 훌륭하다. 

지금 같은 파죽지세가 오래 가지 못할 거 같다는 예감은 드는 데, 그렇다고 폭삭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다.

천만은 어려울 거 같지만, 천만에 가까이는 갈 거 같다.

우선 시기적으로 나라가 어수선해 백성이 들고 일어난다는 내용 자체가 현 세태에 너무도 잘 어울리고, 마음 속에 갖고 있는 세상 한번 뒤집어 보고 싶은 욕망이 적절히 표출된 영화라는 것이다. 그리고, 강동원의 매력이 한껏 발산되 있다.

실제 주인공인 하정우보다 더 많은 비중과 더 많은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악역이 그만큼 매력이 넘치는 걸 어찌하겠나 그대로 살릴 수 밖에. 한국영화에서 악역이 이렇게 많은 비중을 담당하고, 이렇게 압도적인 적이 있었나 싶다. 그것이 흥행에는 충분한 도움이 될 것 같다.

큰 기럭지에서 나오는 칼질은 여심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하고, 남심, 게이심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에 비해 여러 가지 아쉬움도 많은 영화다.

우선 주인공인 하정우의 비중이 많이 떨어진다. 도치가 그렇게 민란의 최고봉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퐁퐁퐁 넘어가면서 디테일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또한, 추설 부대의 매력넘치는 여러 캐릭터들의 좀더 많은 개성들이 나타나지 못한 것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몇번에 걸쳐 나온 내레이션은 극의 몰입감을 극도로 떨어뜨린다. 재미를 추가하기 위해서 넣은 거 같은 내래이션이 재미라는 부분을 전혀 살리지 못했고, 그렇다고 극의 전개를 명확하기 위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강동원의 그 대사톤은 한계가 명확하다. 전우치에서 나온 톤 그대로에서 한치의 발전도 없어서 맨처음엔 전우친가 싶더라. 또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내래이션과 이어지는 칼솜씨는 좋다고 해야할 지 나쁘다고 해야할 지 참 애매한 장면이다. 내가 감독이었으면 오골오골 닭스러워서 당연히 뺐을 테지만. 

그리고 여러 액션 장면 또한 그닥 새로울 것이 없는 장면들이라 조금은 식상했다. 하늘아래 새로움을 만들어내기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조금은 관대하게 이정도면 됐네 싶다가도, 전혀 새로운 장면이 없는 액션 장면은 조금은 아쉬운 것 또한 사실이다. 마지막 대나무 숲 장면도 30초 달리니까 그런 거대한 대나무 숲이 나오는 것도 놀라웠고, 그 안에서 벌어진 액션은, 중반에 하정우가 대나무를 이용해 연습하는 장면과 겹치면서 기대 이상의 뭔가가 나올거라 예상했는 데, 대나무 숲으로 끝.(?) 안타깝고 실망스러움이 교차되드만. 와호장룡이 워낙 화려한 걸 다 써놔서 그 이상은 어려웠던 것이었을 듯.

 


여러가지 아쉬움도 많은 영화이긴 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잘 만든 상업영화이다. 그덕에 짧지 않은 137분에 걸친 러닝 타임이어도 그닥 지겨움 없이 끝까지 영화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하정우의 개성 넘치는 연기, 강동원이 멋, 아기자기한 조연 캐릭터들인 이경영,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등은 좋은 연기를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래도 스케일이 큰 영화이니 영화관에서 보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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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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