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아들과함께 2020. 7. 18. 10:33

온라인 학습이 평범함으로 정착되면서 아이는 일주일에 한번 학교를 간다.

일주일정도 맞벌이 부부를 위한 대처 방안으로 평일에도 학교에 나와서 온라인 학습을 학교에서 하고,

점심까지 먹고 하교 시켜주는 시스템을 신청해서 아이가 학교에 갔었는 데, 답답해서 못 다니겠단다.

학교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고, 공부는 온라인 학습으로 해야 하고, 

옆에 아이들과 수다도 못하고, 쉬는 시간에도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온라인 학습 끝나면 혼자 자율학습 해야하니

추가적으로 공부할 책 가져가서 공부 해야 하고, 밥먹을 때도 옆에 아이들과 대화도 못하고 거리두기 하면서

밥을 먹어야 하니, 학교에서의 재미라곤 하나도 없고, 규제만 있다보니, 아이가 집에 있는 게 훨씬 좋단다.

집에 있으니 그래도 온라인 수업 끝내면, 게임도 하고, 자유롭게 움직이고, 유투브도 보고, 

훨씬 자유로운데, 학교에서 그런 자유가 하나도 없으니 답답할만 하다. 

단지 밥먹기 위해 학교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한주간만 하고, 학교에 이야기해서 다음주부터는 안가기로 했다.

 

밥을 먹는 건 중요한 일이다. 

그것도 식구끼리 같이 밥을 먹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다. 

떨어져 있는 가족, 친척들이 만나는 이유도 밥을 같이 먹기 위해서 아닌가.

휴직을 하고 나서, 점심은 아들과 먹기 위해 노력한다. 볼일이 생겨도 대부분 점심 식사 이후에 시간을 잡고,

혹시 오전에 볼일이 생기면 점심을 먹기전에 들어와서 같이 점심을 먹고, 만약 또 약속이 있으면 다시 나가더라도,

점심은 늘 같이 먹기 위해서 노력한다. 

매일 무엇을 먹을 것인가 고민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와 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즐거움이다.

아이도 점심을 혼자 인스턴트 먹다가, 같이 먹으니 즐거워 하는 것 같다.

간혹 동네 버거킹 햄버거도 먹고, 즉석 떡볶이도 먹고, 그렇게 간단하게 먹는 일이 잦기는 하지만, 

그래도 같이 먹고 좀 더 움직이고, 하는 것이 한동안 혼자 밥 먹으면서 집에만 있으면서 살이 찌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은 상태가 된 것 같다. 

그렇게 가족과 밥을 먹으면서 좀 더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친구들과 놀고 있는 지 알게 된다.

점심을 먹고 나면 아들은 주로 친구들과 논다. 집에 와서 게임하기도 하고, 친구네 집에 가서 게임하기도 하고,

주로 게임을 하고 놀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게임을 하고 나면, 밖에 나가서 놀이터에서 뛰어놀기도 한다.

너무 더워서 많이 못 놀긴 하지만, 그래도 놀이터나 학교 앞에서 뛰어 놀기라도 하니 다행이지 싶다.

그렇게 뛰어놀고 들어오면 얼굴이 벌게져서 들어온다. 대충 씻고 피아노 학원가거나, 태권도 가거나.

학원 다녀와서 저녁을 같이 먹고 하루를 또 보낸다. 시간은 그렇게 잘 흘러간다.

 

어제밤에 와이프 회사 후배들이 집에 찾아와서 같이 술한잔을 했다. 

퇴사하고 오랜만에 만난 후배도 있다보니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다. 아들은 같이 저녁을 먹고,

어른들끼리 웃고 떠들고 있으니, 자기만의 게임을 열심히 했다. 그리곤 11시간 다되가길래, 씻고 들어가라고 했다.

안방에 들어간 지 한참 있다가, 무슨 소리가 몇번 나는 것이다. 

아이가 발바닥이 아프단다. 사마귀 치료 받으면서 아프다고 한 적이 없는 발바닥인데, 아프단다.

잘려고 하는데, 밖에서는 시끄럽고, 혼자 자려니까 서럽고 했나보다, 눈물이 찔끔찔끔. 잘때동안 같이 있어주다가 나왔다.

아침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걸로 봐서, 마음이 서러워서 그랬던 거 같다. 

 

국기원 3품 심사로 태권도장에 갔다. 코로나 때문에 국기원 가서 심사를 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한단다.

9시까지 태권도장에 가서 심사 끝나고 나면 1시쯤 된단다. 하는 모습은 라이브 티비로 보여준다니 카톡을 잘 보고 있으란다.

세상이 급변하는 게 느껴진다. 굳이 가지 않아도 직접 보여주는 태권도장의 노고. 

심사 잘 끝나고 오면 맛있는 점심 밥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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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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