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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가는중

사진 2009. 9. 17. 01:08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조그마한 아이들은 단지 귀여움에 조금 아는체만 할 뿐이고

내 조카들도 이쁜짓 할때만 이쁘지 말도 안 듣고

버릇없는 행동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속에서 승질부터 난다.

그래서 애들이 어렸을 때 아주 심하게 혼냈었고 그랬던게  누나나 매형이 마음에 담아뒀나보다.

누나가 한번 얼핏 그런 얘길 하길래 다시는 애들 혼내는 걸 삼가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의 서운함을 내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게 어떤 기분이란걸. 사실 아직 잘 알지도 못한다.



결혼을 하고 바로 아이가 생기고 얼마전 아이를 낳고

벌써 50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아이는 채 50일이 안됐음에도 불쑥불쑥 커간다.

태어날때도 보통보다 조금 크게 낳아서 잘 자라나 싶었는 데

태어난 후에도 먹성이 좋아서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무엇보다 고마운 일이다.

엊그저께는 낮에 하루종일 놀고는 밤에 잠이 안들어서 새벽까지

칭얼대다가 잠이 들곤 푹 자지도 않고 간간히 깨서 엄마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오늘은 저녁에 와이프가 SOS를 쳤다.

좀처럼 그런 일이 없는 데 애하고 씨름하느라 힘이 많이 드나보다.

저녁 먹다가 후다닥 먹고는 사무실 들어가서 바로 정리하고

고속도로를 좀 빠르게 밟고 집으로 왔다.

애가 두시간째 칭얼대고 잠을 안잔다는 거다.

근데 팔이 아파서 못 안아주니까 애가 잠을 안 잔다고.

한 30분 정도 안고 놀아주니까 잠이 들기 시작한다.

그 후론 3시간째 푹 잘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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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주는 즐거움은 참 놀랍다.

몇시간을 그렇게 씨름하게 만든 녀석 때문에 힘들어 쓰러질 것 같다가도

저렇게 세상에 없는 듯한 이쁜 표정을 짓고 나면 그 힘들었던 게 싸악 사그러들고

사랑스러움이 온 방안에 가득 퍼진다.

그리곤 빙그레 미소를 짓게 된다.

힘든건 잠시 잊혀지고..


아무리 이쁜 남의 애기를 봐도 그저 이쁘고 귀엽다고만 생각했지

저런 엽기적인 생각은 한번도 든 적이 없었는 데

내 자식만은 확실히 남들과는 다르다.

아이가 주는 기쁨은 상상 그 이상이다.

자식을 낳아본 사람만이 안다는 말이 하나 틀린 말이 아니다.

참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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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년간은 이렇게 아이를 위한 카메라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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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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