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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를 다녀왔다.

영화제에서 개막작을 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는 데, 이번엔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고,

다행히 표도 구했다. 그리고 아들은 혼자 있는 게 문제 없다고 했다. 

아침밥을 먹고 9시경 출발했다. 가는 길에 휴게소를 한번 들르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전주까지 갔더니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다. 

톨게이트를 지나 얼마되지 않은 거리에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지인 추천장소인 호남각. 

푸짐한 불낙전골이 맛있었다. 

점심을 먹고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했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다행히 체크인 할 수 있었고, 

짐을 두고, 차도 두고 영화제가 열리는 동네엔 걸어가기로 했다. 

1킬로미터 정도되는 거리이니 걸어가는 게 낫겠다 싶었다. 

바람이 쌀쌀하긴 했지만,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

전주천을 따라 30분정도 걸어가니 전주돔이 나왔다. 전주돔이 가까워지면서 영화제 느낌이 나긴 했지만, 

뭐랄까 코로나 이전, 또는 예전(벌써 8년전)에 왔을 때의 느낌은 아니었다. 

어딘지 아직은 생기가 모자른, 동네에 활력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평일 낮이라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활력이 부족해 보였다. 

걸어오는 길이 시장길을 지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개막식은 7시에 시작하고, 그전에는 개막식전 행사로 포토월이 진행됐다. 

배우, 감독 등이 등장해서 사진 찍고 영화제 안으로 들어갔다. 

가장 유명한 배우로는 나문희. 그리고 박하선. 유인나와 장현성. 이창동, 이장호, 배창호 등의 감독들.

외국 감독과 배우들은 잘 몰라서 집중하지 못했는 데, 개막작에 나오는 배우도 왔다. 

'애프터 양'의 주인공인 저스틴 민. 애플티비의 '파친코'를 만들 감독의 영화였고, 그 영화의 주인공. 

개막작을 보고나서 다시 그사람의 이름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독특한 영화였고, 재미있게 보았다. 배우도 당연히 기억에 남았고. 

전주돔 자체가 영화를 보기엔 썩 좋은 시설은 아니었지만, 영화가 재미있어서 끝나고 여운이 남았다. 

그래서 맥주를 한잔 마시고, 안주를 먹으며 영화 얘기도 나누고.

개막식은 유인나와 장현성이 사회를 보고, 정형돈과 데프콘이 잠시 나오고, 악카펠라 공연도 이어지고, 

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감독들 소개도 하고. 1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영화제 개막식은 처음 봐서인지 약간 적응이 안되긴 했다. 간략히 진행 끝내고, 영화 볼줄 알았는 데, 행사가 생각보다 길었다. 

영화 끝나고 맥주한잔하고 숙소에 들어가서 푹 자고 일어났다. 

다음날 아침엔 10시 영화. 영화를 보러 가기전 전주남부시장에 있는 운암콩나물국밥집에서 국밥 한그릇을 먹었다. 

허영만의 식객에 나온 국밥집인데, 생각보다는 그럭저럭. 맛없진 않았지만, 국밥 특유의 뜨끈한 맛이 부족해서 조금 아쉬움.

아침 한끼를 잘 때웠다는 거에 만족. 국밥한그릇을 먹고 CGV 영화관에 가서 표를 받고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단편영화콜렉션을 봤다. 

영화제에 오는 재미 중 하나가 평상시 보기 어려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

단편영화도 그런 리스트중 하나다. 요즘 단편영화를 상영해주는 곳도 거의 없고. 

첫번째 영화는 뭐랄까. 난해하다. 그냥 뭔가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이 만들어 본듯. 무슨 얘기를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차가운 새들의 세계', '머드피쉬', '접몽', '29번째 호흡' 등.

단편 영화들을 재미있게 보고, 경기전으로 향했다. 저녁 6시 표를 예매해놔서 그때까지 전주 나들이.

점심은 베테랑 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경기전을 끼고 정문까지 걸어가서 조금더 지나가니 베테랑 칼국수 집이 있다. 

계란국물에 칼칼한 고춧가루가 올려져 있고, 들깨가루과 김가루도 올려져 있다. 그리고 면은 조금은 특이한 국수면. 

면이 아주 쫄깃하지는 않지만, 국물이 맛있어서 꽤 만족스러웠다.

점심을 먹고 한옥마을을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나온 동굴을 구경했다. 

백이진과 나희도의 집까지 구경하고 싶었는 데, 차를 숙소에 두고 오는 바람에 그곳까지 걸어다니기엔 체력이 너무 소진됐다. 

커피 마시러 들어간 곳도 분위기가 좋고, 차맛은 그럭저럭. 차맛의 아쉬움을 육전과 낮술로 달래줬다. 

걸어다니는 장점이 아무때나 술한잔 할 수 있다는 것. 그걸 놓칠 순 없기에 태평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켰다. 

하지만, 이게 독이 될 줄이야. 다음 영화를 보러 갔다가 반은 졸다 나왔다. 코를 골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 

영화를 보러가서 한숨 잘 자고 일어났더니, 배도 고프고, 다시 저녁 술도 땡기고. 

밥한상과 막걸리 한사발을 먹기 위해 천년누리 봄을 갔는 데, 웬걸 한참을 기다려도 자리가 안나는 거다. 

결국 기다리는 걸 포기하고 근처 다른 집을 선택했다. 

술집이름이다. 박씨네의 박시네.

막걸리 한사발과 안주 두개를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첫번째 집을 못가서 아쉬움으로 선택한 집이었지만, 천년누리 봄 못간 것이 후회되지 않을만큼 괜찮았다. 아주도 맛있고 술도 맛있고.

깔끔하고, 조용하고.

밤 막걸리 한사발 먹고,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정리하고, 8시쯤 체크아웃하고, 삼백집에 갔다. 

전주의 콩나물국밥 집중 가장 유명한 곳. 

8년전쯤 씨네21에서 정기구독자 행사에 당첨되서 당일치기 전주국제영화제 관람을 했을 때, 단체로 와서 먹었던 집이었는 데,

그때는 허름한 1층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버스를 주차하고, 안에 들어가서 단체로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방문한 삼백집은 건물이 올라와 있다. 

새건물에 안은 깔끔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고. 콩나물 국밥의 맛이 변했으면 어떡하지 했는 데, 

맛이 변하지 않은 듯해서 실망하지 않았다. 게다가 어제 먹은 국밥이 뜨겁지 않아서 살짝 아쉬웠는 데,

다행히 이곳은 뜨끈한 맛이 살아 있어서 상대적으로 이곳이 더 나았다. 

아침 식사를 잘 마치고 옆에 커피가게에서 커피를 사가지고 서울로 출발. 

2박3일의 전주영화제 관람을 잘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로 돌아와서 아들과 봉평메밀을 먹고, 와이프는 집에 초대한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나는 바로 축구하고 갔다가 저녁 시간엔 7시부터 어제 개업한 친구 등갈비 집에 가서 술한잔 하고 새벽3시30분쯤

대리를 불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일요일 내내 집에서 잠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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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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