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곳은 초등학교를 끼고 있다.
젊은 학부모들이 많이 있고, 젊은 엄마들이 많다.
아파트 내에 카페가 있는 데, 커피를 마시러 가면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자세히 듣지는 않지만 얼핏얼핏 들리는 얘기들은 대부분 아이들 공부와 관련된 내용이다. 아이가 무슨 공부를 하고, 어느 학원을 다니고, 어느 진도에서 힘들어하고, 어느 학원 선생님이 좋고, 동네에 무슨 학원이 들어왔고 등등 거의 대화의 90%이상 아이에 관한 이야기다. 그외에 일부 가족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심지어 아이 공부를 시키기 위해 엄마가 아이들 공부 시키는 법을 공부하는 모습도 종종 보게 된다. 엄마들이 읽는 자녀 공부법에 관한 책들도 어마무시ㅘ게 많이 나와 있다. 엄마들에게 삶에서 즐거움을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이를 키우고, 잘 키우고, 좋은 학교를 가고, 좋은 곳에 취직하고, 남들이 알아주는 무언가 네임택을 끊임없이 발급받는 게 아이의 꿈인지 엄마의 꿈인지 궁금하다.
그 네임택을 받아서 평생 월급쟁이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삶에 있어서 얼마나 행복함을 만들어 주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분명 중요하고 커다란 일임에 틀림없다. 올바른 생각을 갖고 바른 아이로 혹은 다양성을 가진 아이로 자라는 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지난해 칸에서 감독상쯤 받은 “소년 아메드”를 보면 아이가 혹은 사람이 어떤 신념에 물들었을때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런면에서도 교육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다만 그 교육이 어느 한 지점만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삶이 피곤하니 카페에서 잡담을 나누면서 스트레스 푸는 것은 당연 좋은 일이지만, 그런 곳에서조차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을 하고 최신 정보로 업데이트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안 쓰럽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은 정말 많은 일들을 뚝딱뚝딱 해치운다. 아이들 공부와 관련된 시간을 어마무시하게 할애하면서도, 자신의 취미를 갖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가족의 건강도 챙기고, 시집과 전투도 벌이고. 이러니 삶이 얼마나 피곤할 것인가?
사람들이 무거운 짐을 조금 내려놓고 살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무리하지 않아도, 아둥바둥하지 않아도, 삶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법인데, 너무 철두철미해지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다.
가볍게 산다는 것!
쉽지는 않지만 가볍게 살기를 희망해본다.
근데 나조차 내려놓기를 잘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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