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어찌하다보니 한달간 자유가 생겼다.
아들은 방학을 맞이하여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가 있고,
와이프는 제주도에 내려가 있다.
가끔 준성이 돌봐주는 이모가 와서 밥도 해주신다.
겉으로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한 자유의 상태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그닥 반갑지 않았다.
잠깐은 자유로움이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한달이라는 시간이 생기는 것이 그닥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보름쯤 지난 지금, 그 예상은 여지없이 맞아들어가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아침 저녁으로 늘 혼자 밥을 먹어야 하는 것도 그닥 즐겁지 아니하고,
집에 오면 아무도 없다는 것과 잘 때 옆에 아무도 없다는 것도, 마냥 편안한 것만은 아니다.
사회적 동물이라 기본적인 회사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것 외에는 사회 생활을 그닥 열심히 하지 않는 데, 썩 재미있을 리 없다.
다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것저것 하는 것은 많아졌다.
취미 생활인 가죽 만들기나, 건담 프라모델 만들기 등. 그리고 올해 자격증 공부하기 시작한 공인중개사 공부와 틈틈이 영어 공부까지.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지만, 늘 좀 허전하다.
며칠전 아들이 전화를 해서는 '아빠, 잘 지내고 있어?' 물어왔다.
순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어른스런 말투는 처음 들어보는 거라 순간 깜짝 놀랬다. 자기는 잘 지내고 있단다.
언제 오냐는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아들이 또 어느 새 부쩍 커버린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일요일엔 아들과 부모님을 보러 서산에 갔다 올 예정이다.
오늘은 직퇴를 해서 집에 6시 전에 도착했는 데, 밥과 동태탕과 가자미 조림과 야채 겉절이가 되있었다.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았지만,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반찬들을 보니 약간의 시장기가 생겼다.
밥을 푸고, 국을 한그릇 떠서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맛있는 반찬에 밥한그릇을 먹고 나니 안그래도 쉬지 못해서 피곤했던 몸이 한순간 스르륵 스러지기 시작했다.
거실에 옆으로 누워서 요즘 제일 핫한 JTBC뉴스룸을 보기 시작. 하지만 아쉽게도 금요일이라 그런지 손석희가 앵커로 나오진 않았다.
최순실과 박근혜의 국정농단이나 이재용이 하루종일 특검조사 받은 등의 내용은 재미있긴 했지만
팩트체크나 앵커브리핑이 없는 뉴스는 한결 재미가 떨어졌다. 그래서 보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스르륵 잠이 들기도.
자다가 일어나서 뭘할까 하다가 어제 만들던 건담을 다시 이어나갔다.
하루에 한 부위씩 만들다 보니, 어느 덧 다리까지 다 만들었다. 그리고 오늘은 백팩과 무기 등을 만들고 나니 완성.
또 하나의 건담이 탄생했다. 아들 만들라고 사준 것도 내가 먼저 만들어야겠다.
내일은 축구를 할 예정인데, 날씨가 한파가 몰아친단다. 추위에 떨긴 하겠지만, 그래도 지난 주에 새해 첫 모임에 가지 못했으니
내일은 꼭 참석해야할 듯 싶다. 게다가 사람마저 적다고 하니 꼭 참석해야 한다.
축구 끝나고 저녁 먹고 집에 와서 쉬었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서산에 갔다오면 이번주도 그렇게 휴일을 보낼 듯 싶다.
생각보다 바쁘고 생각보다 할일이 많다. 그래서 딱 정해놓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금방 허송세월 보내기 좋다.
시간이 날 때마다 매순간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쏜살같이 시간이 날아간다.
매 순간 열심히.... 늘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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