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다른 한해가 시작되었고, 또 며칠이 흘렀다.
매년 새로운 계획들을 하지만 연말이 되서 생각해보면 그닥 이뤄진 건 없고 아쉬움만 남아 있다.
머리 속을 정리할 시간이 많지 않아 그럭저럭 보내는 와중 콘도 예약을 계기로 이틀간 휴가를 냈다.
목요일 오전에 출발 해서 이틀간 열심히 놀고 금요일 밤에 집에 왔다.
그전부터 감기를 게속 가지고 있던 아내는 몸살이 더 심해져 겔겔거린다.
토요일 오전에 문화센터도 포기하고, 친구 결혼식이 있는 데 혼자 아들을 데려갔다.
아빠 무릎을 떠나지 않는 아들 덕에 주섬주섬 갔다 주는 음식들을 먹고,
결혼식장을 빠져나와선 집에 조금이라도 늦게 들어가기 위해 아들을 데리고
상문고등학교로 축구를 하러 갔다.
축구공으로 잘 놀고 천막 가운데에 난로 옆에 잘 앉혀놓고 아이패드를 주고
괜찮겠지 싶어서 한게임을 차기 위해 나왔는 데 그때부터 시종일관 울어 제끼는
아들 덕에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교체멤버도 없어서 나오지도 못하고,
그렇게 대충 한게임을 뛰고 나서 서럽게 울고 있는 아들을 달래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평소 낯가림을 잘 안하던 녀석이었는 데 엄마가 옆에 없으니까 아빠라도
옆에 꼭 붙어 있어야 지맘에 편했던지 떨어지질 않아서 혼났다.
축구 아저씨들이 애를 보느라 진땀을 뺐나 보다.
다들 한마디씩.... 고녀석 참~~....
쏠비치는 처음 놀러갔다.
전에 강원도 고성에는 한번 갔었는 데, 그 외에 강원도에 온 적이 많이 없어서 몇군데 가본 곳이 없다.
그런 와중에 와이프 회사 콘도 이용이 가능해서 1박을 예약하고 왔다.
말로만 들었는 데 꽤나 좋다.
콘도처럼 해먹을 수 있는 건 없어서 불편하지만, 사실 그게 또 귀찮은게 사실이자나.
호텔이라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깔끔하고 부대시설도 내부에 다 있고,
발코니로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라 날씨가 좀 더 좋았다면 훨씬 멋진 풍경을 보여줬을 성 싶다.
해뜨는 장면을 보기 위해 기다리긴 했는데 날이 흐려서 해가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호평동에서 11시쯤 출발해서 쏠비치 가기 전에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러갔다.
출발 당시 날씨도 춥고 바람도 많이 불어 케이블카 운행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다행히 운행중이어서 방향을 그쪽으로 잡았다. 가는 길에 백담순두부에 들러서 산채비빔밥과 황태정식을 먹고, 그 식당에서 장아찌도 조금 사오고.
네비게이션으로 백담순두부를 찍고 가면 백담 먹거리촌이 나오는 데 그 안에 모든 집에 백담순두부인듯하다. 그중에서 그냥 아무데나 들어가도 상관없을 듯. 우리 식구라 들어간 곳은 초입에서 좌측에 두번째 혹은 세번째 있는 집이었는 데 음식이 괜찮았음.
백암순두부 천정에 걸려있는 여러가지 것들.
신기한 것들이 여러 가지 있었다.
감기를 심하게 앓았다가 거의 나아가는 아들을 데리고 간 상태였고 아내는 여전히 감기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여서, 딱 설악산 케이블카만 타고 올라갔다가 사진 몇방만 찍고 그 안에서 구슬 아이스크림과 츄러스 하나씩 먹고, 다시 타고 내려왔다. 아이가 좀 더 크고 산도 올라갈 수 있는 정도는 되야 훨씬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을 듯 싶다. 아직 산을 오르기는 너무 어리다.
설악산 입구에 곰이 한마리 서있다.
케이블카를 처음 타본 아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설악산
케이블카 정상에서 사진만 한컷.
옛날에 쓰던 케이블카. 지금은 관광객들 사진찍기용으로 사용.
네시쯤 쏠비치에 도착했다.
우리 식구가 묵은 곳은 호텔. 이곳은 콘도동.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
먹을 것들을 잔뜩 싸가서 간식으로 이것저것 먹고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대포항으로 가서 회나 새우튀김을 먹을까 하다가 쏠비치 지하 엘꼬시네로 부페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도착하자만자 간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닥 배가 안 고픈 상태였는 데 아쉽다.
그래서 시작은 간단히 회 한접시로 시작했다.
음식들이 맛있어서 열심히 먹었다. 아들도 아침 점심을 부실하게 먹었던지 꽁짜로 들어가서 우리들보다 훨씬 잘 먹어서 뿌듯했다. 아내도 잘 먹고 나도 잘 먹고 해서 대만족.
날이 좀 흐려서 바다가 멋지게 보이진 않았다. 아쉽게도
아들이 카메라 갖고 놀고 있다. 엄마와 사진 감상중.
아이패드중인 아들.
삼각대 세워놓고 아들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댄다.
다음날도 연신 눌러대는 아들.
방에 들어오니 벌써 어둠이 깔렸고 배도 부르고 피곤도 몰려오기 시작.
커피 한잔과 맥주 한잔과 분위기를 잡고 싶었지만, 아들의 방해는 계속되고.. ^^;;
그래도 경치가 좋아서 아들의 사진 놀이에 열심히 호흡을 맞춰주고
사가지고간 800mm 반사망원경으로 달사진도 찍어보고..
그러다가 일찍 취침.
반사망원경으로 찍은 달사진. 처음이라 내공이 부족함.
일찍 취침해서인지 다음날도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다. 9시나 10시는 되야 일어날 줄 알았는데
아들이 워낙 일찍 일어나기도 하거니와 (보통 6시, 7시면 일어난다) 우리도 잠이 깨서 아침 식사를
시작. 바나나와 빵과 사발면. 많이 싸오길 잘했다. 아침 부페를 또 갈까도 했지만,
비싸기도 했거니와 어제 저녁에도 먹은 걸 또 먹기는 별로여서 아침을 부실히 먹고 점심과 저녁을 잘 먹기로 생각하고 이것저것 아침을 먹었다. 바나나 우유까지.
룸에서 마지막으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짐을 챙겨서 체크아웃까지 하고, 아쿠아월드로.
아이들과 가족과 오는 집에선 이런 아쿠아월드가 참 편하고 좋다. 위험한 것도 그닥 없고 애들이 물도 좋아하고, 물깊이도 얕고, 어른들을 위한 노천탕도 있고, 간단히 슬라이드도 있고, 야외수영장도 있고 등등. 아들과 아내 물에서 노는 거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고는 노천탕에서 한시간가량 몸을 담궈줬더니 기분이 좋다. 머리는 시원하고 몸은 따뜻한 노천탕이 참 좋단말이지. 여유있게 앉아서 책도 보고 한다면 더없이 좋을 듯. 아들은 물놀이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찍 끝나면 밖에 나가서 점심을 사먹을 생각이었으나 아들이 물놀이에 정신이 없어 거기서 점심도 간단히 때우고 더 놀기로 했다. 그래도 치킨과 불고기를 판매해서 그것들을 먹고 생각해보니 그닥 부실하진 않았다. 열심히 먹고 또 물놀이에 열중. 사실 나는 물놀이를 별로 좋아하질 않는다. 수영을 잘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없기도 하고, 슬라이드를 타려다가 모자를 안가져와서 못타니까 더욱 별로 할 것이 없어서 계속 왔다갔다 사진찍고 핸드폰으로 주식보고, 잠깐 애 봐주고, 노천탕가고..
하지만 뭐 아들이 이렇게 좋아하니 어쩔 수 없지.
바다거북을 타고 놀다
물 엄청 좋아함
땅짚고 헤엄치기
아쿠아월드내 스낵바 치킨. 그닥 추천메뉴는 아니지만 먹을게 별로 없음.
노천탕에서 보이는 바다
쏠비치를 떠나기 전 마지막컷
아쿠아월드에서 네시간 넘게 놀고 나더니 애가 피곤했나보다. 차에 타면서도 두말없이 타더니 타자마자 눈을 껌벅껌벅. 움직이지도 않았는 데 잠이 들었다. 보통 달리고 있어야 잠자는 녀석인데.
겨울바다는 쓸쓸해서 좋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도 스산하고 그런 가운데도 하늘은 푸르르고, 그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쓸쓸함을 더해준다. 산은 힘들어서 그런 생각 자체가 안드는 데 반해서 바다는 쏠로들이 우울함을 더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지.
바닷가 구경까지 끝내고 자는 애를 태우고 실로암메밀국수를 먹으러 갔다. 점심을 일찍 먹었다면 메밀국수에 고기까지 먹었을텐데 메밀국수만으로도 충분히 배불러서 그것만 먹고 나왔다. 아들을 먹으라고 시킨 사리를 애가 잠도 오는데다 맛이 없어서인지 먹질 않아서 내가 다 해치우느라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실로암메밀국수 메뉴와 가격
식당에서 먹을 것을 앞에 두고 헤롱헤롱 잠만 자는 아들.
저녁까지 먹고 커피한잔 마시고나니 7시 조금전. 집으로 향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막힘없이 쭈욱 오니까 2시간20분 정도. 길이 잘 뚫려서 이젠 강원도 가는 길이 어렵지 않아요.. 미시령터널 정말 좋다.
넉넉한 1박2일 여행을 잘 다녀왔다. 한가지 흠은 오는 길 중간에 신호위반으로 딱지가 하나 날라올듯.
애매한 거리에서 신호가 바뀌는 바람에 와이프와 애가 자고 있어서 급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지나쳤더니 불이 번쩍.. ㅜㅜ 여행경비 아끼고 잘 쓰고 와서는 엄한 놈한테 비싼돈 물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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