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와 합정동 상권이 비싸지면서 그 동네에서 서서히 밀려난 젊은이들이 찾아가기 시작한 곳이 문래동이다.
2~3년 전부터 뜨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문래동에 아주 다양한 먹거리와 마실거리, 그리고 구경거리가 생겨났다.
기존에 있던, 낡은 공장들과 공존하면서.
기존의 문래동은 간이 수공업 정밀 기계공장들이 엄청나게 밀집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지금도 현존하고 있다.
그 사이를 젊은이들이 조금씩 파고 들어가는 중이다. 그래서 어쩌면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지도 모르겠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공생.
문래동을 처음 자세히 살펴본 오늘 엄청나게 놀라움을 느끼고 왔다. 이렇게도 존재가 가능하구나!!
완전히 새롭기도 하고, 완전히 낡기도 하고, 2~30년은 기본이고 7~80년, 일제시대부터이니 100년이 되는 것들도 있고,
그와 더불어 새롭게 태어나는 것들이 어색한 듯 어색하지 않게 공존하는 공간이 쭈욱 펼쳐져 있다.
골목엔 간신히 사람 한명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이 존재해서 반대편에서 사람이 오면 서로 몸을 옆으로 돌리던가
아니면 한쪽에선 기다려야 할 법한 길이 있고, 어떤 길은 치즈케익 1조각을 잘라놓은 것처럼 건물이 올라가 있고,
그곳은 계단으로 사잇길을 올라가고 그 사이길을 지나가면, 다시 신기한 듯 길이 나오고 가게들이 튀어나오는
그런 재미있는 길들이 이곳저곳을 지키고 있다.
문래역에서 1번, 5,6,7번 출구로 나오면 문래자이가 나오는 데 이름만 들어선 지어진지 얼마 안된거 같은 느낌인데,
2001년에 준공된 아파트이다. 벌써 20년차. 하지만 대단지에 역세권이라 너무 좋다. 그래서 집값도 비싸다.
위에 출구로 나와서 저 동그라미 친 세곳이 다 공장지대와 카페거리, 먹거리, 마실거리, 볼거리가 공존하는 곳이다.
아래 지도에 브루스카라는 멕시칸 음식점에서 만나서 소호사무소 대표분의 브리핑을 한시간 반정도 들었다.
젊은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상권이 어떻게 바껴 나가는 지, 지형이 어떻게 변하는 지, 문래동의 재개발이 가능한 지역은 어디인지,
문래동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일제시대부터 만들어진 영등포의 역사에 대한 상식부터, 다양한 이야기와
도시재새사업이 어떤식으로 기획되어 있고, 기존에 시도했던 곳과 비교도 해주시고, 장한평과 청량리에 대한 비교.
동네에 터줏대감 슈퍼마켓 주인 아주머니의 무인 슈퍼 운영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문래에서 가장 유명한 올드 문래라는 곳이 있다. 공장에 일하시는 분들이 마실 수 있는 맥주집을 열기 시작해서 대박난 집인데,
지금은 늘 웨이팅을 해야 먹을 수 있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 외에도 조금만 유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는 음식점, 카페 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골목을 지나 공장이 옆에 있고, 그 옆을 지나면 바로 음식점이 있어서 꽤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된다.
과거와 현재가 이렇게 교차되는 지점이 잘 어울릴까 싶은 데, 묘하게 잘 어울린다.
문래돼지불백을 지나면 조각치즈케잌마냥 올려놓은 건물이 하나 있다. 그 사이 계단을 오르면 좁은 골목이 나오는 데,
지나서 좁은 길을 따라가면서 가게들이 즐비하다. 각자 특징이 있는 가게들이 즐비해서 마음에 맞는 가게로 들어가보면 된다.
우리가 간 시각이 좀 이른 시각이어서 문을 안 연 곳들이 많이 있어서 밖에서만 보는 아쉬움이 있긴했지만, 분위기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좁은 골목들은 지나오면 조금더 큼지막한 대형 공장들이 있다. 그 사이로도 개조해 놓은 가게가 존재한다.
그 시끄러운 공장들 사이로 게스트하우스가 하나 있다. 그런데, 6시만 넘으면 공장들은 다 문을 닫기 때문에,
잠을 자러오는 게스트 하우스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틈새시장을 제대로 파고든 전략이 먹히는 듯 싶다.
영일시장을 지나서 대선제분 앞으로 가면 대선제분을 리모델링하고 있고, 그 맞은편으로 GS주차장과 쪽방촌을 개발하는 계획이 있다.
그 사이를 고가가 지나고 있고 그 밑으로는 그늘이 져있다. 언제될지는 모르지만 개발되면 환경이 훨씬 좋아질 듯 싶다.
쭈욱 이렇게 한바퀴를 도는 데 대략 한시간이 소요됐다. 골목골목다니면서 문래동의 모습들을 지나쳐 보면 참 골목골목
재미있는 곳도 많고, 100년전, 50년전, 30년전, 20년전, 그리고 현재가 어우러져서 공존하는 이곳이 꽤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앞으로도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가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낡은 청량리가 변해가듯이.
밑에 사진은 스크롤 압박에 주의해야한다. 너무 많으니 대충 쓰윽 넘어가도 된다. 내가 기억을 더듬기 위해 올려놓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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