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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지금이 코로나 시대임을 무시하고 애플 매장을 간 게 실수였다.

코로나 시대에 애플 매장은 구경조차 만만치 않은 장소였다. 어쨌든 긴 시간이 걸려 사려던 아이폰12 미니를 구입했는 데,

그 구입기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 돈이 있어도 살 수가 없다(?)

그렇진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뿐 살 수는 있다. 

다만 정말 오래 걸린다.

우선 애플매장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대신 여러 명의 애플 매니저들이 나와서 잘 관리를 하고 있다.

처음 가면 어디로 가라 어디로 가라 안내를 해준다. 

여기서부터 사실 멘붕이 오긴 했다. 왜 마음대로 구경도 못하지??

아무 생각없이 애플 매장을 방문한 우리 가족은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셋이 한꺼번에 입장이 안된다는 거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와이프가 아들과 들어가고 나는 따로 들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코로나 사태로 입장객 제한을 두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궁여지책인 듯 싶다. 

오는 사람들을 모두 들여보내지 않는다. 한타임에 딱 몇명만 받고 그 외에는 계속 대기 시간을 두어 입장객을 관리한다.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픽업하러 오는 사람들은 바로 줄서서 픽업이 가능해 보였다.

그런거 없이 무작정 찾아간 우리는 매니저와 시간을 예약했다. 다행히 영화를 보기로 해서 약간의 여유는 있었다. 

영화 예매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시쯤 매장에 갔는데, 5시 입장으로 예약을 했다. 그리고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을 보고 시간에 맞춰서 애플 매장앞으로 갔다.

5시쯤 가서 이름을 대고 줄을 섰다. 2-3명 정도 기다리는 줄이었는 데도, 약 20분 정도 기다렸다. 

기다리느라 지치긴 했지만, 애플 매장의 놀라운 점은, 모든 방문객에게 매니저가 한명씩 붙는다는 거다. 

그래서 마음대로 구경할 수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어쨌든 그랬다.

꼭 물건을 보고 사야 하는 건 아니지만, 처음부터 보고 싶어하는 물건을 짚어서 볼 수 있고, 매장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도

15분으로 한정하고 있었다. 다만 기계를 구입하고, 계산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더 오래 걸려서 

한 30분 정도 시간을 잡아먹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15분으로 안내해 준다.

양해를 구하고, 한두개 정도는 더 구경할 수 있었지만, 사실 것조차도 쉽지 않다. 

편히 보고 싶으면, 일렉트로룩스나(여기도 이렇게 관리할지 모르겠다) 평일에 보아야 할 듯 싶다.

하지만, 또 이렇게 명품 매장에서나 볼 듯한 광경을 경험해 보니 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선다. 

어쨌든 사고자 했던 아이폰12 미니를 사서 와이프에게 선물하고, 나는 투명케이스하나 샀다.

내가 만났던 매니저하고 좀 쓸데없는 얘기도 나누긴 했지만, 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즐겁게 

상품 설명을 해주는 모습도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이런 방식의 매장 관리를 지속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쓸데없이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은 훨씬 줄어들고, 방문객당 매출 비용은

늘어날 거 같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굳이 사지 않을 거면 이렇게 긴 시간을 들여 

매장에 들어갈 일이 없을 듯 싶었다. 

그래도 궁금한건, 그 많은 인원의 매니저들이었다. 어떻게 관리가 될 지 궁금했다. 비용면에서.

애플이야 워낙 잘 버니 월급 안 줄 걱정을 하는 건 아니지만,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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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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