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사하는 11월 10일은 손없는 날이어서인지 같은 날 다섯 집이 이사를 했다.
엘리베이터 한대로 그 이사를 다 치르는 통에 꽤나 고생을 한 얘기는 이전에 썼다.
어쨌든 그렇게 고생해서 들어가기도 하고, 이사하는 날이라고 고모가 떡을 맞혀주신 덕에
그 떡을 들고 아랫집들에 떡을 돌렸다. 같은 날 우리 바로 아래층도 이사를 왔고, 15층, 8층, 3층, 그리고 기존에 살던 집등 해서 다섯 군데쯤 시루떡을 돌렸다.
한달쯤 살면서 집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적으로 큰 편이다. 큰 하자가 발생하지도 않고, 자잘한 하자들은 고쳐가면서 살고 있어서인지, 그닥 불편없이 살고 있다. 그리고 아들은 아직 부모님 댁에서 지내고 있고, 우리 부부만 들어가서 아침 먹고 출근하고 나면 저녁 시간에나 들어가서 티비 좀 보다가, 저녁먹거나 간단히 소일거리 하다가 자는 정도라, 큰 소음 같은 것이 날리가 없다. 하지만 그 와중에 세번의 집들이를 했다. 이사하자마자 다음날, 부모님과 누나를 오라고 해서, 집 보여드리고, 맛있는 것도 대접할라했는 데, 집은 아직 어수선한 관계로 집근처 샤브샤브집에서 대접할라 했는 데, 누나가 먼저 계산을 하는 바람에....
밥은 밖에서 잠시 동네 한바퀴 돌면서, 집으로 와서, 차한잔 마시고, 얘기 좀 하다가 저녁 되기 전에 일찍감치 집으로 향했다.
그런 덕에 시끄러울 일이 없는 첫 집들이를 보냈고..
두번째 집들이는 형네 식구. 일요일 오후에 와서 저녁을 먹고 술한잔 하고,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이들을 위해 에버랜드 가는 코스로 그렇게 1박 2일을 보냈다. 그런데, 형네 식구가 집에 온지 1시간만에 인터폰이 울려서 받아보니 아랫집에서 조용히 좀 해달라는 거다. 그 시간이 대략 6시 반쯤. 형네 딸래미가 오면서, 우리 아들 녀석이랑 쿵짝이 워낙 잘 맞는지라, 좀 왔다갔다 하면서 노는 통에 시끄러웠나 보다. 하지만, 시간이 6시 반이면 저녁 먹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간이고 기본적으로 생활 소음은 발생하는 시간이고, 자는 시간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그 시간에 윗집에다 인터폰을 해서 조용히 해달라고 하는 건, 너무 한 게 아닌가. 여지껏 남의 이야기로만 듣고 살아오다가, 생전 처음 그런 상황을 겪어 보니 적잖이 당황했다. 그 이후로는 아이들에게 되도록 뛰지 못하게 시키고, 지속적으로 뛰지 말라고는 하고 있었지만, 7살 아이들이 어떻게 어른들 말을 다 듣겠는가. 게다가 오랜만에 만난 사이 좋은 녀석들인데.. 어쨌든 아랫집의 민원덕에 최대한 조용히 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더 시끄러워질까봐 애들이 좋아하는 이웃집 토토로를 틀어주며 주의를 그쪽으로 집중시키니 다행히 이후에 민원이 발생하진 않았다.
지난 금요일에 와이프가 친구들과 집들이를 하며 놀고, 술마시고, 수다떨다 자고, 다음날 아침까지 먹고, 친구들을 보내고, 난 후 내친구 가족을 초대한 토요일이었다. 그집도 7살, 5살 딸 둘이 있는 집이고, 아들과 잘 지내는 아이들이고, 아들은 채원이 온다고 지난 주부터 기대를 하고 있었기에 약간의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즐겁다는 데 어떻하겠는가. 그래서 너무 늦지 않게 오라고 해서, 네시쯤 우리집을 왔고, 오자마자 동네 놀이터 구경을 시켜주기 위해 아이들을 전부 데리고 나갔다. 그리곤 밖에서 약 1시간 반을 뛰어 놀고, 저녁을 먹기 위해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저녁 준비를 하며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뛰지 않게 놀기를 당부하고, 저녁 준비를 하고 아이들용 스파게티도 만들고, 등등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친구네는 같은 동네 살면서 여러 번 우리가 얻어먹기만 해서, 분가하면 늘 거하게 함 대접할려고 생각하고 있던 가족들이라, 샤브샤브에 월남싸에 회도 한 접시 준비하는 등 나름 열심히 준비해서 먹고 즐겼다.
그렇게 놀고 있으니, 역시나 민원이 발생. 아랫집에서 관리실에 연락했나보다. 관리실에서 직접 찾아와가지고, 아랫집 민원이 발생했으니 좀 조용히 해달라는 부탁. 그 시간이 대략 9시 30분쯤이었으니, 약간의 이해를 하긴 했다. 밤이 되가는 시간이니 잘 준비를 하면 이제는 좀 조용히 해야 할 시간은 맞다. 하지만, 기분이 드러운건 어쩔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최대한 자제를 시키고, 우리도 최대한 조용히 하고, 중간에 한번 유리병을 깨가지고, 치우느라 좀 더 큰 소음이 났을 수도 있다. 아이들이 왔다갔다 하는 소리들도 있었을 것이고. 그러더라도 주말 저녁 집들이로 소음이 발생하는 건데, 그럴 때마다 저런 식으로 나온다면, 괘씸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마음먹은 게 우리가 시끄러운거 아니니 신경쓰지 말자는 주의다. 어차피 우리가 시끄러운가 지들이 시끄러운 거지. 지들이 불편하면, 지들이 뭔가 대책을 마련하든가. 본의아니게 가해자가 되긴 했지만, 우린 어쩔 수 없다. 이사를 와서 집들이 한 번 안하고 살 순 없는 거고....
조만간 최소한 한번은 더 집들이를 해야하는 데.. 걱정이긴 하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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