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전 중학생 때 중간고사 끝나고 친구와 손잡고 가서 본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은
액션 영화에 대한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기에 충분했다.
주말의 명화로 본 터미네이터의 신기한 경험에 이끌려 터미네이터2는 개봉하자마자, 시험끝나자마자 보게 된 것이다.
악당에서 주인공으로 바뀐 T-800과 악당의 신세계를 만들어 낸, 정말이지 영원히 죽을 거 같지 않은 악당인 T-1000의 대결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대결이다.
또한 여전히 기억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오토바이 타고 한손으로 장총 장전하면서 총쏘기, 혁명적 악당 T-1000의 야릇한 미소로 검지손가락 흔들기, 차 위에 떨어진 T-1000의 일부를 애드워드 펄롱이 툭 쳐내자 열심히 뛰어오던 T-1000이 슬며시 몸의 일부가 되는 장면, 한손을 잡고 용광로에 들어가며 엄지손가락 치켜들기 등.
작지만 강인한 애드워드 펄롱의 눈빛이며, 여리고 강인한 엄마의 모습인 린다 해밀턴 등, 1편을 뛰어넘는 2편이라 칭하기에 충분한 조합이었다.
3,4편의 어설픈 조합은 터미네이터가 점점 시들어가는구나 느끼게 만들더니,
그것들을 만회하고자 나온 5편은.. 글쎄..
옛 명성을 되찾고자 1편과 2편을 적당히 섞고 버무리기에 애쓴다.
애드워드 펄롱의 눈빛을 닮은 아이를 초반에 내보내기도 하고, 다 늙어빠진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액션에 몸바치게 만들고, 더이상 강할 수 없는 동양인 T-1000을 만들어 강인함을 어필했지만,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정도, 여린 사라 코너를 작지만 글래머러스한 사라코너로 바꾸고, 2029년에서 1984년 옛날로 돌아가더니, 다시 2017년으로 돌아와서 새롭고 강력한 T-3000과 싸우는 데, T-3000은 글쎄 좀 초반부터 낌새가 이상한 주인공이 악당이 되는 구조.
복잡하고, 강력한 듯 한데, 이런 영화를 너무 많이 보게 되서인지 새로울 게 없어서인지, 제니시스가, 지난 번에 본 킹스맨의 느낌과 비슷해서인지, 여튼..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이야기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별 감흥이 없어진 것.
주인공의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도 영화가 아주 멋진 영화가 되지 못하는 데에 한 몫을 했다.
어쨌든 옛날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그것들을 감안하고 봐주려고 했는 데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젠 I'll be back 은 그만하시길!!
너~~~~~무 늙어버려서 안쓰럽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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