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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아들은 야구를 두달째 못하고 있고, 나는 축구를 두달째 못하고 있다.
그덕에 토요일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지난 주에는 오래간만에 마트에 가서 장을 직접 보았고, 하도 오랜만이라 장바구니 두개를 가득 채워 왔다.
지난 주에는 종로를 누비고 왔다. 안국역에 계동과 인사동을 걸어다녔다. 그리고 종로까지.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안국역. 내리자마자 살짝 배가 고파서 도너츠 가게를 가기로 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는 데 사람들은 많고, 저쪽으로 줄을 서야 한단다. 나가서 줄을 서려는 데, 이게 웬일.
사람들 버스타려고 줄 서 있는 줄 알았는 데, 도너츠 사려고 기다리는 줄이었다.
나는 줄을 먼저 서고 작전을 세웠다. 너무 오래 기다릴거 같아서 한명만 줄을 서보고, 와이프와 아들은
다른 먹을 거리를 찾아 헤매기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시간이었던지라, 휴대폰으로 찾은 곳곳마다
줄을 서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아무래도 먹고 싶은 메뉴를 정해 기다리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자리를 잡고 나에게 전화를 했다. 그렇게 해서 점심 메뉴는 계동 피자로 정했다.
저녁을 5시쯤 빨리 먹기로 해서, 계동 피자집에서는 피자 하나와 파스타 하나만 간단히(?) 먹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배는 부른 정도.
다 먹고 아라리요 뮤지엄을 방문했다. 비용이 저렴하진 않았지만, 공간 자체가 재미있다는 평이 있어서
가보기로 했다. 건물에 도착하니 1층에 프릳츠 커피가게가 있었다. 아직 배가 불렀어서,
전시를 보고 내려와 마시기로 했다. 아라리요 뮤지엄은 생각보다 꽤 많은 전시품이 있었다.
그림 뿐만이 아니라, 영상, 백남준의 작품, 앤디워홀을 그린 그림, 설치 미술 등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건물 전체를 둘러보며 건물 자체를 특이하게 지어놓아서,
꽤 재미난 전시 관람이 될 수 있었다. 다 보는 데 2시간 가량 걸릴 정도로 꽤 많은 작품이 있다.
전시를 다 보고, 1층에 내려와서 커피를 한 잔 마시려는 데, 앉을 자리가 없었다.
대기하는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며 커피를 주문하고, 받아와서 마시는 데 여전히 자리는 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기 같은 곳에서 쭈욱 마시면서 우리끼리 잠시 휴식을 취하고 대화를 나누다가
다음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의 오늘 미션은 사실 이것이었다. 경인미술관 관람.
와이프 지인이 대학생부터 미술부 동아리를 해오던 걸 전시회를 통해 작품 전시를 한다고 했다.
그곳을 방문하기로 약속을 정했고, 이곳에 방문을 했다.
난 경인미술관에 처음 방문했는 데, 이곳도 꽤 재미있는 공간이었다.
인사동에서 골목길 안에 유명한 개성만두집 옆에 경인미술관이 자리했다.
그곳에는 6개의 전시실이 있고, 각자 이렇게 어떤 단체에서 빌려서 전시를 하는 듯 보였다.
우리와 비슷한 느낌의 사람들이 대부분인듯 했다. 지인의 전시회에 참석해서 꽃다발이나 선물을 주고
지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되어 있는 작품을 소개받고.
대부분 아마추어 작품인 거 같은 데, 그림을 잘 모르는 까막눈인 내가 보기에도 꽤 잘그린 느낌.
1-2년 그린 그림이 아니고 꽤 오랜 시간의 내공이 쌓인 그림들이 많다보니, 퀄리티가 장난이 아니다.
마음에 드는 건 하나쯤 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이렇게 즐겁게 그림 감상까지 마치고, 저녁을 일찍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저녁은 종로 3가 뒤편의 갈매기살 골목.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걸어가려니, 낙원 상가를 지나서,
익선동을 지나가니 갈매기살집이 훅 나타났다.
그런데, 익선동을 지나오는 데, 세상에, 지금이 코로나 시국이 맞는지 의심이 들만큼
많은 사람들이 좁은 골목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양한 먹을 거리들이 존재하고
그곳에 맛집을 찾아 오는 많은 커플들이 있고. 유입되는 사람들 덕에 익선동의 가게들은
다행히 코로나 불황을 잘 이겨내지 싶다.
하지만, 이곳이 이렇게 핫 플레이스라면, 다른 곳들은 죽어나는 곳이 분명 있을 거다.
그리고 이곳 또한 얼마나 호황을 지속하다, 다른 곳으로 넘어갈런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이곳이 힘을 내는 동안에는 또 열심히 버는 수 밖에.
익선동을 지나 갈매기살 집을 가니, 다행히 운이 좋게 한자리가 남아있었다.
우리 자리려니하고 딱 앉았다. 그리고, 갈비살이 좀 더 비싸니 갈비살을 주문,
3인분을 다 먹었는 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맛이 덜했다.
원래 먹으려고 했던 갈매기살을 시켰다. 오홋, 처음부터 이걸 시킬걸 하는 약간의 아쉬움.
대표 메뉴가 갈매기살임이 드러났다.
맛있게 먹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갈매기살을 먹고 마지막으로 1인분을 더 먹고나서야
고깃집을 떠나 올 수 있었다.
배가 부르니 기분도 좋고, 집에 오는 버스를 타려고 한참 걸어오니 어랏!!
우리가 아침에 처음으로 들어갔다. 아라리요 미술관 앞.
하루종일 돌아다녔는 데, 다람쥐 챗바퀴돌듯 돌고돌아 다시 제자리로 온 느낌.
평생 살며 돌고돌아 산다지만, 아무것도 없이 태어나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는 삶인데,
그렇게 다람쥐 챗바퀴 돌듯 살아갈 일일텐데,
맘 편하게 사는 게 가장 좋은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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