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볼일이 생겨 내려왔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동네 구경을 좀 하려다가 손님(와이프 친구)이 와서 대화하다가 좀 늦은 시간에 청주에 도착했다.
청주는 인연이 깊은 곳이다. 대학교도 다녔고, 병원 생활도 했고, 그 덕에 아는 데라고 투자도 여러 건.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은 것 같지만, 낯선 곳.
그 넓다는 SK Hynix 부지도 처음으로 둘러봤다. Fab 15도 지나가고..
잡설이 길어질 필요는 없으니 바로 평양면옥으로 들어가보자.
입구는 참 낡았다. 전통이 느껴진다.
육수를 담아주는 주전자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정겹고 좋다. 육수는 전통적인 고기 삶은 육수 맛이라 세컵 먹었다.
평양냉면이니 당근 평양냉면을 시킬 수 밖에. 혼자이기도 하고, 배가 그리 고픈 상태가 아니어서 더 많은 메뉴를 맛보지 못했다.
드디어 메인 메뉴 등장. 누군가의 리뷰에 다른 맛의 평양냉면이라 호불호가 있다는 글을 봤다.
슴슴해야 할 평양냉면이 슴슴함이 쳐진다는 것.
어떤 맛일까 살짝 궁금함과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역시 맛은 먹어봐야 한다고, 내 입맛에는 잘 맞았다.
평양냉면 특유의 슴슴함은 부족하지만, 약간의 간이 그리 자극적이지 않고, 내가 느끼기엔 조미맛도 과하지 않았다.
조미맛이 과하면 뒷맛이 개운치 않은데, 이곳의 평양냉면 국물 맛은 뒷맛도 꽤 깔끔하다. 고명은 고기와 오이, 계란 반개, 그위에 살짝 깨.
국물이 가장 궁금해서 먼저 맛보았다. 조금의 싱거움을 달래기 위해 약간의 쯔유를 넣은 느낌. 그래서 간을 조금 낸 맛이다.
아마도 이런 심심함을 싫어하거나 안 먹어본 사람들에게는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맛.
다만 전통적인 슴슴함을 좋아하는, 원로(?) 평냉족들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란과 깨부터 먹기 시작.
아마도 이렇게 삶아져 있는 게 싱싱한 계란.
계란 노른자가 살짝 묻은 오이. 얇게 썰은 오이.
오이 식감도 괜찮다.
이 고기도 맛있었다. 얇게 썰어져 있어서 부드럽고, 씹히는 맛도 좋고.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고기도 한번에 먹기 시작해서, 짤라먹고.
반은 또 면과 같이 먹고.
메밀면이라 쫄깃하면서 잘 끊어지는면.
비빔은 항흥냉면으로 주는데, 메밀면을 원하면 메밀면으로 준다고 하더라. 둘이 왔거나 가족과 같이 왔으면 여러 메뉴 시켜서 먹어 보았을듯.
생각보다 훨씬 맛있어서 왜 여지껏 청주에 꽤 많이 왔었는 데, 여길 와볼 생각을 안 했을까 아쉬워하며, 돌아가는 상황.
다음에는 지나칠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러서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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