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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약 10여년 전이다.
때는 9월쯤이었고, 경기는 시리즈 였는지 정규시즌이었는지도
정확치가 않다.
상대 또한 삼성이었는지 엘지였는지도 모르겠다.
상대는 그당시 잘 던지던 마무리였고,
아마도 엘지의 이상훈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점수는 3:2 해태의 패색이 짙어있었다.
9회초 2아웃에 9번타자의 간신히 포볼을 골라나가 주자 1루 상황.

그때 이종범은 등장하였고, 정말 그의 뒤쪽으로는
광채가 나고 있었다. 그때는 정말 그랬다.
그의 등장만으로도 3루측 관중석은 흥분의 도가니였고
무언가를 해주리라는 기대감으로 충만하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그는 그 기대감을 여지없이 만족시켜주는
최고의 1번타자이면서 클러치히터였다.

등장과 동시에 환호성이 쏟아지다가 타석에 들어서자
모두들 숨죽여 바라보았다.
초구에 배트는 날카롭게 돌아갔게 거의 홈런을 예감했다.
3루쪽 깊이 날아가는 날아가는 그 볼이 정말 너무나도 아쉽게도
홈런이 아닌 파울볼이 된 것이었다.
아쉬운 파울볼이 됐지만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2스트라이크 2볼 상황
5구째.
순간 이종범의 배트는 특유의 날카로움을 뽐내며 돌아갔고,
공은 우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가르면서 열심히 날아갔다.
1루 주자는 2아웃이었기에 열심히 내달려서 홈까지 들어왔고,
이종범은 2루를 돌면서 힐끗 보더니 냅다 3루까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오는 것이라. 그리곤 멋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상당히 정확한 송구였음에도 이종범의 빠른 발과 멋진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당당히 세이프.
그리고 주루를 무릎으로 밟고선 3루 관중석을 향해 두 손을 높이 치켜든
그의 모습은 나에게는 이 시대 최고의 영웅이었다.
크지 않은 키에 마른 체구였지만 그 모습에선 최홍만보다 더 거대한
카리스마가 느껴졌고, 그의 당당함은 시대를 풍미하기에 충분했다.

다음 타자의 짧은 안타에 홈으로 들어와서 역전에 성공했고
9회말 수비에선 멋진 수비로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그렇게 그는 팀에 승리를 안겨주는 사람이었다.


이종범이 돌아온 이후 침체되어있던 야구계에는 딱 평균 5천명의 관중이 증가했다.
이런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작게는 해태의 영웅이었지만, 그를 보기위한 상대팀들의
관중 증가 또한 무시못하는 요인이었다.

돌아와서는 자기몫은 충분히 해주던 그였지만
작년부터는 확실히 실망스러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정말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가 다시 한번 화려한 부활을 알리며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멋지게 은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그가 명예롭게 은퇴할 때 꼭 그를 보러 갈 것이다.
그리곤 한마디 해주고 싶다.
당신은 나의 영웅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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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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