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112017  이전 다음

  •  
  •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우리 부부는 야구를 좋아한다.

와이프는 어린 시절을 삼성 야구와 함께 해왔고, 나는 해태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

삼성 광팬인 와이프는 그러나, 메이저 선수들 보다는 마이너 선수들을 쫓아다니며, 

광팬임을 자부하고, 팬레터를 보내고 하는 여고 시절과 대학시절을 보냈다. 

나는 그 옛날 김성한을 필두로, 김봉연, 김준한, 장채근 등의 선수들과 우승을 밥먹듯이 했던 선동열 시대,

그리고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줬던 이종범 시대까지, 즐거운 야구 시대를 보냈다.

그때는 축구보다 더 좋아했던게 야구였다. 


아이가 2학년이 되고부터 주말마다 친구를 따라, 망원리틀야구장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근데, 친구와 약간 수준차가 나는 바람에 시간대를 바꾸면서 친구와 같이 다니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지금의 팀에서 야구를 배우고 있는 데, 최근 아이가 야구를 너무 하기 싫어해서 걱정이다.

자꾸 그만둔다고 하는 데,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하게 할까 고민을 하고 있다.

딱히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 정도 레벨까지 올라갈 것이고,

그러면 그때가서 재미있으면 좀더 상위 레벨까지 도전하고 아니면, 취미로 남겨두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꾸준히 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이가 더 이상은 못하겠단다.

2학년 친구도 없고(팀에도 두명밖에 없다), 친한 친구와 같이 할 수 없어서 더욱 흥미를 못 느끼고 있다. 

던지는 건 그럭저럭 던지는 데, 공을 받는 걸 두려워한다. 자꾸 놓치고, 아직도 글러브 핸드링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공을 잘 못받고 있다. 게다가 타격도 원활히 되지 않아 더더욱 재미를 못 느끼고 있다.

하기 싫다는 걸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겠다.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다보면 애도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고,

그게 한계치에 다다르면 어떻게든 폭발할 것이다. 그 전에 어떻게든 해결을 보아야 한다.

친구를 만들어주던, 정 안되면 포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강압적으로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시킬수는 없는 노릇이다. 

10월9일 한글날에 여러팀이 모여서 시합을 한 것도 잘하면서 한경기는 승리도 해서 좀더 흥미를 느낄 줄 알았는 데,

그것마저도 영 신통치 않다. 어제, 오늘은 더욱 더 하기 싫다는 걸 간신히 데리고 가서 하긴 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아이에게 특별히 시키는 공부가 없다.

영어 유치원은 물론이고, 그 흔한 학습지 하나 시켜본 적이 없다.

학원도 태권도와 피아노(이것도 간신히 다니고 있다), 그리고 토요일에 야구 배우는 것만 하고 있다.

순전히 예체능이다. 

시대가 바뀌고 있고, 우리 부부가 아이 공부에 그렇게 목매다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정 할 녀석은 자기가 알아서 할 것이라 믿는 편이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우리 성향을 믿질 않는다. 나중에 보라는 것이다. 똑같단다. 

우리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아이가 공부 잘해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무엇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도 없다.

다만 잘 컸으면 하는 바램 정도. 최근에는 주진우 같은 기자, 혹은 훌륭한 정치가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 정도.

그렇다고 이 길로 가야해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혹시 아이가 어떤 진로를 고민한다면, 그때 조언을 하는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 그 외의 것들은 아이 스스로 결정해 나가길 희망한다.

그게 옳은 선택이든, 그른 선택이든,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아이가 되길 바랄 뿐이다.

그렇다고 방치를 한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아이가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충분히 뒷바라자는 해줘야지.

설령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닥친데도. 최선을 다해서 해 줄 것이다. 기쁜 마음으로.


합창단을 하다가, 같이 시작했던 아이가 먼저 그만두고, 그래도 몇달을 지속하다가 결국엔 아들도 탈퇴를 했다.

지금은 피아노를 하는 데 이것도 자꾸 그만두려고 엄마에게 협상을 하고 있다. 

시간을 조금 옮기면서 아직은 이어나간다고 했는 데, 또 어떤 이유를 대면서 그만둔다고 할 지 모를 일이다.

합창단도 그렇고 피아노도 그렇고 선생님들은 어쨌든 열심히 따라오고 곧잘 따라한다고 하는 데,

집에 와서는 늘 하기 싫다고만 하니, 참 걱정이다.


뭐든 꾸준히 지속적으로 한다면 좋을 텐데.. 아이에게 그것은 무리일까????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박시현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망각한 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어렸을 때 생각했던 것, 행동했던 것들이 어떠했는 지 기억하지 못한 채 지금의 상태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간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와 부딪치고 싸우고, 강요하고, 윽박지르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듯 하다.

특히나 시대적으로 많이 변해버린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랜만에 대체휴무로 아들을 등교시켜주려준비하는 데, 와이프는 일찍 출근하고 아들과 아침을 시리얼과 계란 후라이로 챙겨먹고 준비를 서둘렀으나 

아들은 듣는 둥 마는 둥이다. 몇번을 얘기해도 티비를 보며 일어서려하질 않는다.

아침 돌봄 가는 것이 그토록 싫은가 보다. 심지어 학교도 가기 싫다고 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당연히 가야할 학교에 대해 아들은 엄마와도 매일같이 전쟁을 치르고 오랜만에 나하고도 이렇게 전쟁을 치른다. 

나의 과거를 돌려보면 일부분은 이해가 간다. 나도 어렸을 때 학교 가기 싫었던 것 같다.

1학년 때는 아니지만, 3,4 학년쯤엔 학교가는 게 지겨웠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아들은 너무 어렸을 때 부터 매일같이 어린이집부터 유치원까지 종일반에서 살았으니 어쩌면 우리 어렸을 때보다 빨리 사회생활을 경험한 덕에 

더 빨리 학교 가기 싫은 시기가 도래한지도 모르겠다.

그런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아이에게 자꾸 강요만 하려니 애는 말을 안듣고 안가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애는 뭐든지 엄마 아빠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을 갖고 있다. 

왜 맨날 아빠 마음대로 하냐는 것이 주요 불만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들 원하는 데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 말이다.

왜 이렇게 시각차가 크게 느껴지는 지 모르겠다. 


그래서 되도록 강요하는 것들을 안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티비는 몇시까지 봐라, 핸드폰은 몇시까지만 해라 등등 이러한 제재들을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게 놔둔다고 하루 종일 하는 것도 아닌 데 늘 무언가가 걱정인지 모르겠다.

죄를 짓는 것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닌 데 말이다.


아들에게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늘 고민이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박시현

지난 주엔 학부모 상담을 진행했다.

짧은 20여분간의 선생님과의 대화였지만, 

아이의 새로운 면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 데 생각보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나 아빠한테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것 같고,

그러면서 예전 친구가 훨씬 그리웠을 것 같고,

그래서 학교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고,

그래도 지금은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인간이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두려움 반 기대반으로 시작하겠지만,

어린 아이에게 변화된 사회생활은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훨씬 컷을 것이다.

게다가 이사하고 친구가 전혀없는 상황이었으니 더욱 컷을 지도 모른다.

다행인 건 담임선생님을 잘 만난 것 같아서 아주 안심이 된다는 것.

잠시동안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에 대한 관찰을 잘 해주는 것도 느꼈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선생님이 화를 한번도 내지 않아서 너무 좋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1학년 아이들 22명이 떠들면 얼마나 재잘거리고 말도 안듣고, 그럴진대

화도 안내고 잘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만난 것이 아이에게 참 복이려니 싶다.


잠시 생각하다가 난 왜 1학년때 담임 선생님이 기억나지 않는 지 고민했는데 1개월밖에 다니지 않았다는 것이 불현듯 생각났다.

그러니 기억을 할 수가 없지. 1학년 때 뭐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어제 마트가서 도시락용 김밥 재료들을 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김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난 아들은 티비 앞에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다.

아들이 나보다 일찍 일어난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티비보라고 내비두고, 도시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계란 4개를 풀어서 부치고, 햄을 썰어서 살짝 후라이팬에 익히고, 맛살을 찟고, 오이와 단무지, 슬라이스 햄, 치즈까지 준비를 하니 김밥에 들어갈 재료가 너무 많다. 준비하는 동안 앉혀놓은 밥이 다 됐다.

밥이 떡이 됐다. ㅜㅜ

어제 밤에 씻고 잠시 불렸다가, 자기 전에 물의 양을 조절했더니, 물 양 조절에 완전 실패했다. 

뚜껑을 열고 살짝 더 익혔지만, 많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많이 해 놓은 밥이라 어쩔 수 없이 시작.

준비한 재료들과 밥을 담아서 김발에 말기 시작. 말기도 좀 어렵다. 풀린 밥알이 여기저기 눌러붙는다. 그런 것들을 극복하면서 만들기 시작하고 실패하다 보니 그럭저럭 자세가 나온다. 그렇게 먹을 녀석 몇개를 만들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도시락에 담을 녀석을 하나 둘 만들 수 있게 됐다. 아들 도시락용은 조금 더 작게 만들고, 두개는 이상없이 잘 마쳤다. 

나머지는 여기저기 터져나가고, 잘 안 모이고, 했지만 그럭저럭 완성. 어차피 먹는 게 더 많으니 다행이지 싶다. 예비로 추가 밥을 했는 데, 그밥은 사용하지 않고 실패한 밥으로 모든 걸 처리. 점심 먹을 것까지 준비 완료했다. 그리고 재료도 잘 맞춰서 끝냈다.

어제부터 준비한 도시락이 난관에 고생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완성까진 시켰다.

그리고 다행히도 아들은 맛있어 해주고, 도시락도 잘 먹었단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귀여운 녀석.


현장학습 끝나고 돌봄 교실을 가지 않고,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으로 왔다. 저녁 먹고 친구가 오기로 해서, 그 아이를 기다리며 저녁 식사를 마쳤다.

생각보다 늦게 온 친구 덕에 잠시 티비를 보다가 놀러 온 같은 반 친구와 놀기 시작. 집에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재미가 없어졌는 지 아빠를 자꾸 껴들게 만든다. 할리갈리를 하자는 둥, 젬블로를 하자는 둥. 야구를 볼라했드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한번 두번씩 같이 게임을 해주고 야구 보고 게임 해주고 야구 보고를 반복하다가 친구에게 과자도 준비해 주고, 과일도 갖다 주고, 음료수도 갖다 주니 어느 덧 야구도 끝날 시간이고, 친구도 갈 시간이 됐다. 친구 부모가 와서 데리고 가는 데 나가서 인사하질 않는다. 놀다 가는 것이 아쉬워서일까?? 나가서 인사하라고 말해도 끝까지 행동하지 않는다. 헤어지는 거에 대한 서글픔이 커서 그런 건지 게으른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친구를 보내자마자 이를 닦고 나니 바로 잠이 든다. 야외활동이라 피곤했을 텐데, 친구가 와서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가자마자 피곤이 몰려왔나 보다. 


아이와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박시현

아침 8시에 학교에 도착해서 오후 5시쯤 오후 돌봄을 마치는 아이는 분명 힘들 것이다.

유치원 다닐 때도 늘 다섯시쯤 하원했지만, 아침에는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

학교에 들어가서 좀 더 아침 시간이 줄어들고,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나면서 아이도 좀 더 힘들어졌을 것이다.

게다가 내가 휴직이 끝나고 나면 우리가 퇴근해 오는 시간까지, 아이가 있어야 할 장소 혹은 맡아줄 사람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끝나고 학원으로 때워야 할 것인가, 아니면 입주도우미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저녁시간까지 맡아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 할 것인가.


우선은 어떤거에 아이가 적응할 지 혹은 좋아할 지 몰라서, 그리고 운동하면서 좀더 뛰어놀고, 태권도도 배우길 원해서 태권도 학원을 몇차례 시도해 보고 있는 데, 아이는 그닥 가고 싶어 하질 않는다. 이사오기전 2월달에 한번 테스트 삼아 가서 열심히 놀고 왔을 때는 또 가겠다고 하더니, 그 다음날부터는 또 안가겠다고 떼를 써서 그때는 어차피 매일 갈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보내질 않았다. 입학하고 다시 보내려고 시도하고 있는 데, 아이가 갈 생각을 안한다. 가면 젊은 관장님이 재미있게 놀아주는 데도 불구하고, 놀때는 신나게 놀다가도 집에 오고 나면 놀았던 기억이 싹 잊혀지는지 그 이후로는 또 안가려고 한다.


지난 주말에 유치원 절친 지호와 만나서 놀다가 집에 데려다 주며, 잠시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알게된 사실 하나. 태권도 배우기를 하면, 재미있게 놀아주는 시간이 있고, 연습하는 시간이 있단다. 놀이를 하는 시간은 지호도 엄청 열심히 갈려고 하는 데 연습하는 시간엔, 찢기 등을 하면 아프고 힘드니까 잘 안하려고 하고 안가려고 한단다. 유치원 때도 딸랑 일주일에 한번 이었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을 것이고, 그 시간에 힘들었던 게 기억에 남아 있어서인지 아들도 태권도를 안가려고 하는 것 같다. 내 기준에서야 까짓 것 그것만 잘 버티면 되고, 어렸을 때 연습해야 그래도 훨씬 쉽게 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생각해보면 그때, 그런걸 이해할만큼 아이의 사고가 넓진 않을 것 같다. 나도 합기도 배우러 다닐 때, 어떤 날은 비온다고 가기 싫고, 어떤 날은 너무 날씨가 좋아서 가기 싫고, 어떤 날은 친구가 축구하면서 놀자고 해서 가기 싫었던 날들이 수두룩 삐까리 했던 것 같다. 매일매일 그런 마음의 동요를 갖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갔던 기억이 있는 걸로 봐서, 지금의 아이도 분명 하기 싫은 마음이 가장 클 것이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다시 한번 태권도 장에 들여 보냈는데, 관장님이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놀아보자고 하는 데도, 자기 고집으로 아들이 절대 안하려고 해서, 다시 반 강제로 들여보냈다. 그랬더니 또 열심히 재미있게 놀다가 한시간을 보내고 집에 왔다. 그날은 그렇게 다시 또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 데, 이번 주가 되니 또 안 가겠단다. 에휴!!!!

어떻게 또 설득을 할 지 걱정이다. 운동은 좀 시켜야겠는데 이렇게 안가겠다고 버팅기기만 하니, 친한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가 태권도를 다니면 같이 다닐 수 있을 거 같은 데....



하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실력도 늘면 재미있어진다는 것을 경험을 해봐서 다 아는 사람들조차, 퇴근해서 매일 30분 운동하면 엄청나게 건강해진다는 것을 아는 성인들조차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의 그런 변덕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무작정 하고 싶어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능사인지, 아니면 어떤 규칙을 만들어서 규칙에 맞게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효과적인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어느 게 답이라는 것은 없다. 내가 살면서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로 살아가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 거지, 답이 정해져 있고, 삶을 맞추는 거면 너무나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상이지 않겠는가..


집앞에 있는 태권도 장도 아파트 단지에 있는 아이들이 많이 다니고 있어서 그 안에서 친구를 만날 가능성도 많은 데, 아쉽다.

어쨌든 다시 설득의 과정을 한참 거쳐야 할 성 싶다.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런지 잘 모르겠지만....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박시현

어젯밤에 자기 전에 쌀을 씻어서 불려 놓고,

쌀을 씻은 첫번째 물은 설겆이 통에 붓고,

두번째 세번째 물은 받아서 냄비에 부어놓았다.

와이프가 한살림에서 주문한 식재료가 집에 왔는 데, 그중에 맛있는 된장이 들어 있어서 그걸로 된장찌개를 끓일량으로 미리 준비를 해뒀다. 

새벽 한시쯤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6시에 일어나서(회사 다닐때보다 더 일찍 일어난다), 아침 준비를 시작했다.

된장찌개를 끓이고, 아들이 좋아하는 햄을 볶고, 내가 좋아하는 옛날 소세지를 굽고, 와이프가 좋아하는 두부를 굽고.

조금조금씩 하는 거라 오래 걸리진 않지만, 하나하나 손이 가는 것들이라, 음식하는 동안 바쁘지 않을 수 없다.

그 와중에 아들을 깨워야하고, 와이프를 깨워야하는 상황.

알람이 울려도 와이프는 일어나지 않고, 아들은 스스로 잘 일어나긴 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바로, 티비를 켜고, 만화방송을 틀고 트레인포스를 보기 시작. 아무리 30분만 보라고 외쳐도, 시간 넘기기가 일쑤다. 7시 30분이 지나면 무조건 리모컨을 끄긴 하는 데, 할아버지 할머니랑 있을 때 습관이 되어서 쉽게 끊지를 못한다. 어느 순간 팍하고 끊어야 할 성 싶다. 안 그러면 다시 회사로 복직하는 시간에 애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회사를 가야 하는 와이프가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은 예감.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서 아들을 준비시키고 갈지 조금 걱정이긴 하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습관을 잘 들여줘야 하는 데 말이다.


따뜻한 밥을 짓고, 찌개를 끓이고, 반찬을 담아서 상에 다 차려놓으면 간신이 아들과 와이프가 온다. 

그리고 밥을 한숟가락 먹고, 국을 한숟가락 뜨는 데, 내가 먹을 땐 아주 맛있다고 느꼈는데, 와이프의 표정은 그닥 별로다.

멸치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나. 심지어 아들은 된장찌개를 아예 먹지도 않는다. 어쩔 땐 엄청 잘 먹더니, 오늘은 아예 손댈 생각을 안한다. 밥에 햄만 먹고 있다.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 불끈불끈 솟아난다.

그래도 다행인건 늘 자기밥은 꼬박꼬박 밥그릇 긁어가면서 깨끗하게 잘 먹는다는 것. 다 먹고나면 그릇에 물도 잘 따라서 먹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면서 그 습관은 엄청 잘 들여놨다. 


어젯밤에는 와이프가 오면 국물떡볶이에 순대를 쪄서 먹으려고 했는 데, 와이프가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아들과 떡볶이를 해먹기로 하고 국물떡볶이를 시작. 맵지 않게, 라면사리 넣어서 줄라했더니, 진라면 아니면 안먹는다고 때장부리는 아들 덕에, 우동 사리를 넣어주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먹겠다고 하고, 계란을 쪄서 넣어줬더니 그건 또 안 먹겠다고 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아들 덕분에 주먹이 불끈불끈 하고 있다. 배가 고파봐야 주는 대로 받아먹을 텐데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워낙 할아버지가 손주 비위 다 맞춰주고, 챙겨주는 스타일이라 거기에 익숙해져 버려서인지 나와는 너무 안 맞는다.

해놓으면 무조건 먹을 것이지 말이 참 많고, 요구사항도 많고, 또 자기 맘대로 안되면, 안먹는다고 버팅기기도 잘한다. 

윽박질러놔야 그제서야 하는 척. 먹는 척. 


매일 때가 되면 무엇을 먹을 것인가, 메뉴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난 주말에 그렇게 많이 장을 본 거 같은 데도 불구하고, 뭔가 해먹을라치면 그닥 먹을 게 없다. 게다가 아직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맛있는 맛을 내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힘들게 해 놓으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아들과 와이프의 표정을 보면, 이것들을 그냥 확!!...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얻어먹을 때도 메뉴정하고, 음식하는 어려움을 몰랐는 데, 입장이 바껴놓으니 매일매일 고민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에서 놀면서 뭐해? 했던 생각은 이젠 완전히 없어졌다. 노는 게 노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별로 놀 시간도 없다. 잠시 짬짬이 시간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생기긴 하지만, 무한정 맘 편히 아무 것도 안하고 놀 수 있는 건 누구도 없다. 회사 다니면서 집안 살림까지 하는 건 참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맛이 좀 없어도, 맛있다고도 해줄 줄 알아야 하고, 맛있으면 훨씬 맛있는 척 해주는 리액션도 필요하다. 음식을 한 사람 입장에서, 맛있게 한그릇 뚝딱 비워주는 사람만큼 예쁜 사람이 없다.

그래서 젓가락으로 깨작깨작 한다거나, 뭐뭐 있나 살피면서 맛있어 보이나 안 보이나 살피는 사람들을 보면 참 짜증이 난다.

식탁에 딱 앉으면 호기심 어린 표정을 가지고 뭘 먹어도 맛있을 거 같은 표정을 갖고, 음식을 대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사회 생활에 마찬가지듯이 말이다.


근데, 점심은 뭘 먹고, 저녁엔 또 뭘 해주지??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박시현

지난 주말은 비오는 토요일 판교에서의 결혼식으로 하루를 그렇게 보내고,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님 집에 가서 저녁까지 먹고, 집으로 왔다. 그리곤 온전히 맞는 일요일 아침. 아들이 온 후 맞은 첫 일요일인 셈이다. 이제부터는 일요일에 데려다주지 않기에 하루 종일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아직은 어제의 피로가 남아 있어서 일요일 오전에 늦게까지 잠을 자고, 와이프는 어쩌다가게 2층에 있는 미용실에 가고, 아들은 할머니 집에서 티비로 보고 나는 집에서 잠시 휴식. 그리고 다시 집결해서 홈플러스로 장을 보러 갔다. 며칠전부터 사달라고 한 퀵보드를 사러. 자전거 가게에 있지 않을까 싶어서 동네 자전거 가게를 들렀는 데, 퀵보드는 팔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트는 있겠거니 싶어서 갔더니, 다행히 한가지 종류를 팔고 있었고, 나쁘지 않은 듯 싶어서 무조건 들고왔다. 처음엔 열심히 타는가 싶더니, 좀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금방 안타겠다고 짜증을 내다가 다시 타겠다고 한다. 왠지 모르게 변덕이 죽 끓듯 한다. 그리고 모험심이 별로 없어서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으면 도전 자체를 꺼려한다. 약간 염려증 환자마냥. 너무 모험심이 부족해서 약간 걱정이긴 하다. 그래도 다행히 몇번 타보면서 금방 익숙해지는 듯 싶다.



어제부터 드디어 실질적인 학교 생활의 시작이다. 

월요일 오전부터 오전 돌봄 교실을 하고, 오후에도 다섯시까지 돌봄 교실을 한다. 아직까지는 내가 집에 있으니 안가도 되긴 하지만, 어차피 적응을 해야 하는 것이기에 초반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와이프가 아침에는 8시까지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후에는 내가 다섯시 전에 찾으러 가고. 학교 돌봄 교실이 7시까지 한다고 하지만, 하루종일 학교에서만 보내면 애가 너무 힘들거 같아서 다섯시까지 있다가 다음 시간에는 학원이나, 근처 가까운 집에 맡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바로 앞 동에 와이프 아는 사람이 같은 학년으로 입학한 아이가 있어서, 그집에 같이 돌봄을 부탁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을 거 같고, 그렇지 않다면, 집으로 와서 아이를 봐줄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번에 태권도 가서 재미있게 놀다와서, 다시 그쪽으로 학원을 보낼까 했는 데, 돌봄 끝나고 오는 길은 무조건 놀이터에 들러서 시간을 보내려고만 한다. 간다고 약속했다가도 안간다. 가면 또래도 많아서 재미있게 놀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시도를 하지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역시나 도전하려는 자세가 좀 부족하다. 


그렇게 6시 넘어서 집에 오면 무엇을 해서 저녁을 먹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아직 많은 음식을 할 줄 모르는 내가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 맛이 썩 훌륭하진 못하다. 일요일에 장보면서 일주일간 먹을 여러 가지를 샀다고 생각했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져보면 그닥 해먹을 것이 없다. 게다가 아들은 조금이라도 매우면 거의 안 먹으려 하거나, 잘 안 먹고, 와이프는 국이나 찌재 종류를 잘 안 먹어서 할 수 있는 게 그닥 많지 않다. 

사온 재료 중에서 쏘세지야채볶음을 하고, 오뎅탕을 끓여서 그럭저력 저녁 식사를 해결. 

매일, 아침 저녁으로 무엇을 해 먹일 것인가 고민이다. 식단을 만들어서 시스템처럼 만들어 해 먹어야 하나, 참 고민스럽다. 



어제 아침, 저녁 돌봄을 지내고 난 아들이 오늘 아침에 등교하면서는 돌봄 안하면 안되냐고 묻는다. 아직 친한 친구도 없는 상황에 다섯시까지 꼼짝없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 아이 입장에서 힘든가 보다. 유치원 때처럼 단짝 친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낯을 많이 가리는 녀석이라 아마도 아직 쉽게 다가가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있는가 보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해결해 주겠지만, 마음이 짠한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계속 아이를 데리고 올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적응을 시켜줘야 한다. 되도록 빨리 친구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같은 반 친구가 돌봄 시간까지 같이 보내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돌봄 시간 내에 친한 친구를 만들어서 같이 잘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아이 입장에서도 지겹지 않고, 덜 힘들고, 재미있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3개월의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 않은가.


무조건 아이를 돌봄에 넣어 놓고, 내버려둬선 안될 것이다. 끝나고 오면, 여러 가지 대화를 시도하고, 아이가 힘든 점들을 말할 수 있도록 계속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 학교에서, 친구 사이에 있는 일들을 잘 말하지 않는 성격이라, 학교내에 어떤 문제에 대해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생기고 있다. 현명하게 사회 생활을 잘 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생각지 못한 외부적인 압력에 마음 고생을 할 수도 있으니까. 늘 잘 살피고, 들어주고, 해야할 것이다.

애 성격상 가해자가 되지는 않을 듯 싶으니 말이다. 혹시 모를 가해자가 되는 것도 큰일이긴 마찬가지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박시현

정신없는 첫날을 보내고 둘째날이 밝았다.

어제 입학식에 같이 못해서 미안했던 와이프가 아침을 챙겨서 같이 가기로 했다. 난 좀 천천히 갈까 하다가 특별히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바로 준비하고 뒤쫓아갔다. 아이는 3층 강당에 모였다가 바로 담임샘과 같이 교실로 가고 와이프는 회사로 가고 나는 남아서 학부모 연수를 들었다.

혁신학교에 대한 내용과 처음 초등학교를 보내면서 가져야 하는 부모의 마음 등에 관한 내용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별로 내용이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혁신학교에서 아이가 자유롭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혁신학교의 취지가 그런 면에서 나에게는 딱 맞는 듯 싶다. 


집에 잠깐 와서 라면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 다시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

학교에서 급식을 마치고 나온 아들과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우선 가까이에 있는 주민센터에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읽어볼까해서 들어가 책을 고르고 보았으나 아들이 가자고 하는 바람에 20분도 안되 바로 나왔다. 그리곤 공원을 산책하자고 꼬셔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궁동공원을 오르기 시작했다.

겨울동안 추워서 가보지 못한 곳이었는 데, 날씨가 좋아서 공원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아들은 걸어올라가는 걸 너무나도 싫어한다. 힘들다고. 간신히간신히 꼬셔서 올라가다가 운동기구에서 운동도 하다가 흙장난도 하고 돌도 던지고, 궁동공원이 생각보다 높아서 올라가서 보면 가재울 동네가 쫘악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연세대학교쪽 신촌이 보인다. 생각보다 전망이 좋다. 그닥 높다 생각지 않았는데....


하지만 아들은 여전히 그닥 재미있어하진 않는다. 간신간신히 데리고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그리곤 아이는 놀이터에 가서 놀고 싶단다. 집에만 있는 것이 그닥 도움이 되질 않아서 집에 왔다가 바로 놀이터로 나갔다. 그리곤 또 한참을 노는 데 너무 피곤함이 밀려와서 아이는 놀라고 하고, 나는 잠시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한숨 잠이 들었다. 아들은 여전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놀이터로 가보니 열심히 놀고 있다. 하지만 그닥 재미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집안에서는 활기차고 밝은 아이이지만 엄청나게 소심한 아이인지라 자기가 먼저 손내밀고 친구를 사귀는 성격이 못된다. 그러다보니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나 사람들 사이에서는 적극적으로 놀지도 못한다. 아마 내가 같이 없어서 더욱 재미있게 놀지 못했을 것이다. 데리고 집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집에는 들어가기 싫은가 보다. 저녁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보니 스파게티가 먹고 싶단다. 스파게티 재료와 내일 돌봄 교실에 먹을 간식거리인 빵을 사기 위해 잠깐 다녀올테니 놀고 있으라고 했더니, 그러겠단다. 

빠리 빵집에 가서 빵 몇개와 계란 한판과 크림 스파게티를 만들기 위한 휘핑크림을 사가지고 오니 아들이 왜이리 늦게 왔냐고 화를 낸다. 조금 오래 걸리긴 했는 데, 아마도 그 시간까지도 그닥 재미있지 못한 시간이 됐나보다. 

집에 들어가서 스파게티를 해주기 위해 가자고 했는데도 여전히 더 놀이터에서 놀겠단다. 그래서 10분만 놀고 오랬더니, 시계가 없어서 시간을 알 수 없단다. 기분이 아주 나쁜 말투다. 그래서 한번더 타일렀는데도 똑같은 말투다. 버럭 화가났다. 그래서 화를 내려 바로 집으로 데려갔다. 

왜 자꾸 맘대로만 하려고 하느냐며 화를 냈다. 그랬더니 울먹울먹인다. 

집에와서 자리에 앉혀놓고 얘기를 했다. 화가 났지만, 참고 설명을 했다. 상황 설명을 하고 아빠 말이 맞는지 아닌지 답을 하랬더니, 아빠가 맞단다. 자기가 잘못한 걸 인정한다. 혼내는 건 그것으로 끝내고 저녁을 만들었다.

근데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했던 스파게티 면이 없는거다. 당황스러웠다. 어찌해야할까, 다시 사가지고 와야하나 고민하다가 라면발로 만들어주기로 했더니, 아들도 괜찮단다. 


우유와 마늘과 휘핑크림을 이용해 소스를 만들었다. 양파도 넣고 베이컨도 조금 넣고, 햄도 있어서 잘게 썰어서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고, 후추를 조금 뿌려줬더니 괜찮은 맛이난다. 거기에 라면을 살짝 익혔다가 면만 건지고, 파스타는 한참을 삶아서 같이 넣으니 먹을만하다. 아들도 맛있단다. 근데 라면이다 보니 금방 소스가 닳아져버린다. 물기를 다 흡수해버려서 너무 뻑뻑해져버렸다. 음료수에 먹으니 먹을만 했지만 아들도 저번보다 많이 먹지는 않고, 나도 적당히 먹었다. 


지난번 유리병에 들어있는 소스를 이용했을 때보다 훨씬 맛있게 먹었다는 사실. 유리병 소스는 어쩐지 조미료 맛이 너무 많이 난다. 그에 반해 오늘 만든 재료는 훨씬 신선하고, 달콤하고, 맛있었다. 와이프에게 맛을 못 보여준게 아쉽다.

다음에 다시 해줘야겠다. 


저녁을 먹고 아들과 레고를 만들었다. 레고 테크닉 두개를 합쳐서 더욱 큰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이었는 데, 지난번 1/3쯤 끝냈던 것을 약 두시간에 걸쳐서 마무리 지었다. 

그러고 나자 아들은 졸립다며 바로 이불로 들어가려해서 치카치카를 시키러 갔다. 화장실에 같이 가서 도와주니 바로 우리 침대에 가서 눕는다. 그리곤 5분도 안되 잠이 든다. 아들은 9시만 넘으면 졸려하고 잠이 든다. 안자려고 버티거나 밤늦게까지 놀지 않고 침대에 누우면 금방 잠들곤 한다. 참 착한 아이다. 

하지만 우리 침대에서 잔다는 것.

와이프나 나, 둘 중에 하나는 바닥에 내려와서 자야되는 상황이다. 

얼릉 자기방 가서 잘 수 있도록 연습시켜야겠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박시현

만7년의 외도를 끝으로 복귀했다.

2009년 8월 2일 출산과 와이프의 3개월 출산휴가를 끝으로 우리집을 떠난 아기는 늘 호평동 부모님 집에서 우리를 맞이했다. 주말이면 가서 아이를 보고 데리고 처가댁에 갔다가 다시 데려다주고 주중에는 회사에 출근하고, 그렇게 5년을 보내다가 3년을 예정으로 부모님과 합가 후에도 늘 우리는 출퇴근으로 아이를 돌보는 시간보다는 부모님이 돌봐주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그렇게 아이를 부모님 손에 맡긴체 7년을 지내다가 지난해 11월에는 아이를 두고 다시 분가를 했다.

여전히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냅두고 우리만 편하게 다시 주말 가족 생활을 한 지 3개월, 잠시 마지막으로 신혼의 생활을 만끽했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1월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어떻게 아이를 케어할 것인가?

여지껏 키워주신 부모님께는 더이상의 신세는 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러는 와중에 부모님은 서산으로 내려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한가지 최선의 방법은 가장 가까이 사는 언니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었고, 언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을 했고, 언니 또한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1월말쯤, 어려움이 있을 거 같다는 언질을 내비쳤고, 과감히 포기했다. 

그리곤 다른 방법을 찾았다. 가까운 와이프 친구도 괜찮다고 생각했는 데, 와이프가 불편해 했다. 

마지막으로 와이프가 학기 초 한달간 휴가를 내는 것이었다. 안식 휴가를 쓰고, 다른 휴가들을 미리 다 쓰면 대략 한달 정도는 쓸 수 있을 거 같았고, 최소한 3주 정도는 가능하고 나머지 한주 정도는 내가 쓰면 될 듯 싶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와이프의 직책상, 또 회사 돌아가는 상황이 그렇게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방법은 단하나, 내가 휴가를 내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이 수월하게 돌아갈 듯 싶다.

3개월의 육아 휴직을 신청했다.

1년 정도 충분히 휴직을 해서 아이를 케어했으면 좋겠으나, 그러기엔 우리 회사도 너무 급변하는 시기여서 무작정 1년동안 휴직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6월에 복귀하면, 그나마 괜찮을 듯 싶어서 3개월만 휴직을 했다. 회사내에서 남자가 육아 휴직을 낸 경우도 내가 처음이었던 듯. 


1년 중 가장 짧은 2월은 긴 설 명절과 1주일간의 롯데월드 야간검사와 한주간의 기술원 파견으로 지나가고, 2월29일 마지막 출근으로 사무실짐들을 대충 정리하고 나왔다. 오랜만에 10시30분까지 야근을 하고 정리를 마치고 사무실 보안 사항 체크를 하고 보안점검표에 이름을 적고 나왔다.


3월1일엔 드디어 호평동에서 아들을 데리고 할아버지가 지하철을 타고 오셨다. 지난 토요일에 아들 짐을 한차 가득 싣고 오느라 우리가 차를 델고 오는 통에 차가 우리집에 주차해 있던 상황이었다. 점심먹고 추근추근 지하철을 타고 와서, 처음 개교하는 초등학교에 미리보기 체험을 했다. 신설된 혁신학교라 무언가 다른 것들이 많이 있으리라..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었지만, 새롭게 지어진 학교라 깨끗하고 좋아보였다. 그 옛날 우리가 다니던 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큰 체육관이 있고, 강당이 있고, 식당이 있고, 엘리베이터가 있고. 운동장은 작아졌지만, 알차게 꾸며진 느낌.

무엇보다, 많이 자유롭게 학교가 재미있는 공간이 되서 아이가 늘 가고 싶어하는 곳이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월2일. 

드디어 입학식을 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오늘 와이프는 회사 업무 미팅이 11시에 잡혀서 10시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할머니는 누나네 집에 내려가 있고, 내가 아들과 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모두 모시고 입학식에 가야 하는 상황.

그 와중에 와이프가 언니에게 할머니를 부탁했고, 외할머니를 모시고 오면, 좀 편해지겠거니 했건만, 웬걸 언니가 오지도 않고 전화를 하니, 있다가 학교로 바로 오겠다는 답. 갑자기 답답해지기 시작. 

어쨌든 걸어갈 수 있는 길이기에 모두와 여유있게 걸어가기 시작해서 3층 강당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이 온 가운데 아직은 약간의 여유는 있었다. 아이는 자리에 앉히고, 제일 연로하신 외할머니를 뒤쪽 자리에 앉혀드리고 잠시 숨을 돌리면서 간간이 사진을 찍는 와중에 뒷 사람의 짜증섞인 목소리, 카메라가 크다보니 위협을 느꼈나 보다. '뒤에 사람 있는데요.' 조심좀 하라는 목소리. 분명히 건드린 적 없는 거 같은데. 사진 찍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행사가 약 한시간 진행되고 마칠 시간이 다되어가자 언니와 근처에 사는 언니의 딸이 꽃다발과 케익을 들고 등장.

어쨌든 반갑게 인사를 하고, 뒤에 서서 구경하다가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 찍으면서 끝내는 단계였다. 

아들이 사진찍는 순서를 기다리며, 구경하다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외할머니 앉아 있는 자리를 보니 갑자기 없어지셨다.

그 앞으로 나가봐도 없고, 화장실로 가봐도 없고, 정문앞까지 가봐도 없고, 걱정이 되어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데 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강당 사진찍는 거 끝나가니 빨리 올라오라고. 

사람을 잃어버렸는 데, 사진이 문제인가 싶다가도, 사진 찍어줘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서 다시 얼른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마무리 하고, 찾으러 돌아다녔다. 아들과 할아버지 언니네는 집으로 가 있으라 하고, 차를 갖고 동네를 한바퀴 돌고, 와이프한테 연락을 하고, 집으로도 전화를 해보고. 역시나 집은 전화를 안 받는다. 다시 전화를 해보고 차를 돌고 있으니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다. 방금 집에 도착하셨단다. 집에 모셔가서 식사라도 하시자고 말씀 드렸으나 집에서 드시고 쉬시겠단다.

한두번 더 권하다 발길을 돌렸다. 나오는 길에 집에서 중국집 연락처 없냐고 물어보신다. 내가 시키겠다고 메뉴 정하라고 해서 동네 괜찮다는 중국집에 짜장면과 짬뽕과 탕수육을 주문하고. 한숨을 돌렸다. 어차피 배달이 밀려서 시간도 걸린다고 해서 천천히 집으로 갔다. 난 한참 답답했는데, 언니는 큰 반응이 없다. 원래 그런가보다 한다. 

하지만 갈수록 쇠약한 노인을 무작정 잃어버린다는 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행이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오셨다는 게 훨씬 안심이 되긴 했다. 


입학식은 짜장면이라 한그릇에 탕수육과 만두까지 배부르게 먹고, 원두를 갈아서 진한 커피에 근처 맛있는 떡 케익을 잘라서 먹으니 배가 찢어질 지경. 거하게 먹고나니 피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가신다하여 짐을 정리하고, 할아버지는 차를 몰고 호평동으로 출발하시고 언니네는 집까지 살살 걸어가시고..아들은 집앞에 내려와서 숲속놀이터에서 놀기 시작.

너무 피곤했던지라, 아들에게 놀라고 하고 나는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바로 쓰러져버렸다.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보니 어느새 아들이 들어왔다. 실컷 놀고 들어왔나 보다. 조금 기다리니 와이프가 퇴근하고 바로 왔다. 치즈 계란말이를 먹고 싶다는 아들을 위해 치즈 계란말이를 만들어서 아들에게 먹이고, 난 속이 안 좋아서 굶고, 와이프는 점심을 네시에 먹었다고 굶고, 달랑 맥주하나. 


아들은 저녁을 먹고 바로 치카치카 하자마자 잠이든다. 그리곤 그렇게 긴 아들과의 첫 하루가 지나갔다.

이제부터 3개월간의 육아일기가 시작된다.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박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