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3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한국축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1.28 아시안컵 결승전을 앞둔 한국축구의 모습
  2. 2014.09.09 한국 대 우루과이 평가전
  3. 2014.06.23 한국 축구를 논하다 1

26일, 이란을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고 올라온 이라크와 준경승전을 2:0으로 이김으로써 55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7연속으로 월드컵에 나갔기 때문에 한국축구가 아시아에서는 최고이지 않느냐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중동이나 호주, 가까이는 일본과의 경쟁에서 그리 큰 재미를 못 본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아시아 정상이라고 볼수는 없다. 정상권이라고 생각은 할 수 있으나 지난 경기를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지난 2014년 월드컵에서는 처음 월드컵에 출전한 팀마냥 졸전을 거듭한 끝에 1무 2패라는 어이없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귀국했다. 국민들의 비난은 거셌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감독을 경질하지 않고 내비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는 감독이 자진사퇴하기에 이른다. 그 일련의 과정은 참, 안타까웠다. 어쨌든, 2002년을 그렇게 인생 최고의 해로 만들고 모든 국민에게 영웅의 대접을 받았던 사람이,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추락하는 모습은, 2008년쯤 언젠가 차를 타고 양재동 뚝방길을 지나다가 어느 건물에서 나오는 바바리 코트를 입은 훤칠한 그를 보았을 때의 멋진 모습과 대비되어 참 쓸쓸함을 안겨줬다. 그리고 아쉬움까지.


한국사회의 큰 문제중 하나가 학연과 지연, 혈연이다. 비슷한 능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당연히 학연, 지연, 혈연에 손이 가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대표성을 띄고 공정성을 띄어야 할 순간에는 저러한 연줄에 기대어서도, 이용해서도 안된다. 모든 것이 실력과 재능, 그리고 의욕 등 보여지는 것만으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특히 운동같은 경우는 더하다. 단체 운동인 축구같은 경우는 찬찬히 자세히 많이 보다 보면, 어느 누가 잘하고, 장점은 어느 부분이라는 게 확연히 티가 난다. 반대로 못하는 사람은 어느 부분이 취약하고, 단점인지 그것 또한 여실히 느껴진다. 일반인인 내가 봐도 그러한 것들이 잘 보이는 데 소위 전문가들이라는 사람이 그것을 잘 분석해 내지 못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보는 관점에 따라 어느 부분을 더 높이 평가할 것이냐의 차이는 존재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확연히 티나는 것들까지 무시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감독 자질의 문제이기도 하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낸 것은 선수들이 모두 똘똘뭉쳐 열심히 한 결과이지만, 그 기저에는 히딩크라는 훌륭한 감독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연줄에 얽매이지 않고, 처음부터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잘하고, 열심이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모아 놓으니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도 슈틸리케라는 독일 감독을 모셔왔다. 그리고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27년만에 결승에 진출하고 55년만에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결승전이 홈팀인 호주와의 대결이기 때문에 결과가 안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기력과 결과만으로도 충분히 슈틸리케는 박수 받아 마땅하고, 앞으로 2018년까지 쭈욱 이어 나가길 바란다.


무엇보다 선수 선발에서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모두 뽑아 씀으로써,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누구하나, 게으르거나, 대충하지 않는 모습은 결과를 차치하고, 즐거운 경기 관람을 가능하게 했다. 

무엇보다 처음 발탁된 이정협은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으나 신데렐라의 탄생이라는 이름에 너무도 어울린다. 지속적으로 손흥민의 파트너가 아쉬웠는 데 그 자리를 훌륭하게 차지했다. 아직 많이 못봐서 그가 아주 개인기가 뛰어나거나 결정력이 폭발적이거나 한 모습은 아닌 거 같지만,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그 부족분들을 메우는 듯 싶다. 그 덕에 이근호도 주전은 아니지만 백업으로 더욱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이번대회 최고의 선수는 골키퍼 김진현이다. 무실점이라는 결과가 말해주기도 하지만, 장신을 이용한 공중볼 처리나, 1대 1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저돌적인 돌진과 빠른 볼처리 등은 골키퍼로 나무랄데가 없다. 단지 큰 키에 비해 날씬한 것이 하나의 흠이라면 흠이랄까. 덩치 좋은 유럽 애들과 붙었을 때 좀 밀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벌써부터 되는 건 기우일까. 어쨌든 김진현의 활약은 이번대회 최고의 발견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훤칠한 인물까지..


예상외의 몇몇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까 기존 잘하던 선수들까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현재 국가대표 중 가장 잘하는 두 선수는 역시나 기성용과 손흥민이다. 기성용은 리그에서도 엄청나게 많이 뛰고 와서 아시안컵에서도 많은 활동량과 좋은 경기력으로 공수 조율을 잘 이끌고, 손흥민은 초반 감기로 예선에서 부족했던 걸 경기를 거듭할 수록 골로 보답을 해주고 있다.


아직 많은 선수들을 언급하고 싶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하고, 마지막으로 차두리. 

아주 오래전 공격수로 활약을 할 때 차두리는 거칠고 저돌적인 오른쪽 날개였지만, 늘 센터링에서 문제를 보였다. 마무리 센터링에서 정확하지 않은 볼처리로 우리 팀에 큰 득이 안되는 선수였었다. 그러나 수비수로 전향을 하면서 그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시작했다. 절대 밀리지 않는 몸싸움은 물론이거니와 공격수보다 빠른 스피드, 체력, 그로 인해 가끔 오버래핑 들어갈 때의 상대 수비를 농락하는 모습은 우리팀에 활력을 줌과 동시에 관람하는 우리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 모습은 준경승에서 정점을 찍어줬다. 수비부터 치고 들어가 상대 수비수를 제끼고 구석에서 손흥민을 보고 완벽하게 밀어준 센터링으로 그의 최대치를 보여줬다. 이번대회 결승전을 대표팀 은퇴 경기로 치르기로 했단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멋진 활약 하나 부탁한다.


어쩌면 슈틸리케가 운이 좋은 감독일 수 있다. 일본이 8강에서 떨어지고, 이란이 4강에서 떨어지는 등 강호들이 다 떨어져 나간  결승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운은 없다. 꾸준히 성실히 최선을 다할 때 운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지, 요행만을 바래서는 운은 다가오지 않는 법이다. 

지속적으로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선수들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길 바란다. 난 결과는 중요치 않다..


반응형
Posted by 박시현
|

불과 3개월이 지났을 뿐이다.

선수들의 실력이 엄청나게 급부상할 수 있는 기간도 아니고, 체력 훈련만 주구장창 해서 극강의 체력을 만들었을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바뀐 것이라곤 감독이 없어지고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가 이뤄졌다는 것이고, 그 와중에 몇명의 선수가 교체되었다는 것. 그 중엔 박주영이 빠졌다는 것. 그리고 이동국과 이명주, 차두리 등이 재발탁 혹은 처음 명단에 들어와 선발로 뛰었다는 것.

 

소소하게 여러 가지도 바꼈다.

선발로 골키퍼가 바뀌고, 수비 포메이션은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바뀌고 그 중심은 기성용이 맡고. 중간에 구자철이 빠지고 이명주가 들어오고 그 옆으로 박종우가 붙고, 그리곤 앞에 공격으론 이동국이 가운데에 이청용과 손흥민이 양날개쪽으로 들어가는 구성.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그것은 대성공이었다.

0대 1로 진 것이 무슨 대성공이냐 할 수도 있지만, 상대는 세계랭킹 6위 우루과이이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강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조금은 밀린 경기였지만, 공격과 수비 90분 내내 열심히 뛰며, 찬스도 여러 차례 만들어 내고, 수비에서 안정적이고 유기적으로 라인을 형성하며, 상대 공격을 잘 막아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프리킥 상황에 헤딩골 한 골 허용하며 패했다는 것.

 

실제로 상대는 피파 랭킹 6위이고, 우루과이가 공격에서 좀 더 날카로운 면을 보여주었고, 패스도 훨씬 원활하게 돌아갔다.우리나라는 전반전에는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미들 싸움에서 밀리다보니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점유율은 높았지만, 뒤에서 돌리는 점유율이었지 화끈한 공격력이 바탕이 된 점유율은 아니었다. 수비를 하다가 뺐으면 속공으로 긴 패스를 한다든가, 돌리면서 기회를 엿보는 데 그게 전반엔 원활히 돌아가진 않았다. 그러다보니 공격진의 활약은 미미할 수 밖에 없었다. 간혹 보여준 손흥민과 이청용의 개인기가 있었지만, 한둘이 공격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것은 어쩔 수 없이 상대가 잘하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경기를 지배했다면, 우리나라의 피파랭킹이 더 높았겠지.

 

하지만 후반전엔 좀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찬스도 여러 차례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두차례 좋은 장면을 연출했는 데 하나는 기성용이 헤딩슛한게 골키퍼가 멍때린 상황이었는 데 먼쪽 포스트바를 맞고 튕겨 나와버렸다. 골과 다름없는 장면이었는 데 너무 아쉽다. 그리고 한번도 코너킥 상황에 상대 수비수에 맞고 기성용이 쓰러지고 그걸 심판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소신없는 심판 덕에 애매하게 판정 번복을 하면서, 페널티킥 기회가 날아가 버렸다. 동점으로 갈 수 있는 좋은 찬스였는데 말이다.

 

기성용은 수비에서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상대 최전방 공격수를 무력화 시켰다. 그리고 적절히 길목을 차단하면서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안정적인 수비진이 구축됐고, 앞으로도 강팀을 만날때 좋은 포메이션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공격시에도 최고의 찬스를 두차례나 만들어냈다. 골이 안된 아쉬움은 있었지만, 만점의 활약이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차두리는 오랜만에 발탁되어서도 여전히 강인한 체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젊었을 때처럼 지속적으로 오른쪽을 파고들진 못했지만, 간혹 체력이 비축되었을 때 한번씩 치고 들어가는 힘과 스피드는 여전했다. 그러면서 또 몇차례 찬스도 만들어냈고. 하지만 나이는 못속이는 지 예전같으면 벌떡 일어나 후다닥 수비로 들어왔을 차두리인데, 한템포 쉬었다가 큰 한숨 내쉬고 들어오더만. 그래서 후반에 교체해주어야 하는 아쉬움이 발생.

 

이동국은 지난 베네수엘라전의 두골이 어떻게 나왔는 지 모를만큼 오늘 경기에선 활약이 미미했다.

하지만 이게 이동국만의 문제는 아니라, 중간에 미들에서의 싸움이 약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긴 했다.

그래도 한번씩 공이 왔을 때 손흥민이나 다른 선수들에게 적절히 패스를 연결해 주는 건 나쁘지 않았다.

특유의 발리 슛 찬스 같은 게 나와줬어야 하는 데 그런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손흥민은 역시 지속적으로 기대 가능한 공격수임에 틀림없다. 볼을 잡으면 치고 들어가려는 욕심도 보여주고 한템포 빠른 슛팅 감각도 좋고, 개인기와 스피드에서도 충분히 능력이 있고, 수비수 한 두명 정도는 달고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리고 빠른 슛팅. 다른 공격수들과 미들 필더들과 호흡만 좀 더 맞아들어간다면,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청용은 지난 월드컵의 부진은 좀 만회했다. 워낙 월드컵에 부진해서 걱정했더만 그래도 그때보단 훨씬 나아졌드만, 적극적이기도 하고.

 

이근호는 후반 교체 멤버로 들어와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자꾸 수비 뒤쪽으로 빠져들어가면서 상대 수비를 흩뜨러 트리고, 우리편에게 적절히 연결하고, 결정적인 찬스를 잡지 못한게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오늘의 베스트 플레이어중 두번째는 이범영 골키퍼. 장신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높은 공은 펀칭을 해주고, 1대1 상황에서도 결정적인 것 한 방을 막아주고. 프리킥 헤딩골도 손에 맞추는 순발력을 보여주었다. 골키퍼의 기본인 안정적인 면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다.

 

전체적으로 기대했던것보다 훨씬 만족한 경기였다. 이정도의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어떤 팀을 만나도 충분히 해 볼만하다는 조금은 틀에 박힌 말이지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는 국가대표의 모습을 보여주길..

 

 

새로올 감독 덕에 그렇게 열심히 뛰었나??

 

반응형
Posted by 박시현
|

 

간만에 축구얘기를 안 쓸수가 없다.

그동안 믿어왔고, 참아왔고, 설마설마 해 왔던 것들이 모두 한순간에 폭발했다.

누군가 편애하던 것들을 조만간 안 하겠지 하며 기대를 했것만 그 기대를 무참히 깨부수고 기용했던 것들은 끔찍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번대회 가장 큰 이변은 역시나 스페인의 몰락이다. 티키타카를 완성시키며 세계 축구계를 한동안 주름잡으며 세계랭킹 1위를 놓치지 않던 스페인이 더 이상의 발전을 하지 못하면서 어이없이 월드컵 예선탈락이라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한계를 여실히 보았다.

 

하지만 예선탈락의 문제가 티키타카의 문제만은 아니다.

티키타카를 설명하기에 앞서 기원이 됨직한 농구 얘기를 해보자. 트라이앵글은 그 옛날 시카고 불스가 마이클 조던이라는 불세출의 스타를 완성(?)해 낼때 그를 받쳐주던 피펜과 호레이스 그랜트를 앞세워 트라이앵글 존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수비에서의 트라이앵글은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키고 공격에서의 트라이앵글은 공격을 원활히 하며, 그것을 마무리 짓는 마이클 조던의 결정력이 만나 시스템을 극대화 시킨 결과물이다. 마이클 조던에게 수비가 몰리면 옆에서 피펜과 그랜트가 득점력을 올려준다. 그래서 그당시 피펜도 평균 득점 20점에 가까운 점수를 올렸고, 호레이스 그랜트 또한 리바운드와 평균 10점대 중반의 득점력을 보여주었다. 그것으로 팻 라일리는 명장에 반열에 오르며 팀을 여섯번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만들었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을 둘러싼 공수에서의 트라이앵글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수비에서는 가까운 데 상대 공격수를 막음으로써 패스할 공간을 차단시켜버리고, 그로 인해 긴 패스가 나가면 그것은 실수를 할 가능성도 많아지고 중간 차단의 가능성도 많아진다. 또한 공격에서의 트라이앵글은 공을 배분할 위치가 늘어나며, 원활하게 공격해 들어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것을 바탕으로 스페인은 지속적인 트라이앵글을 통해 상대 공격은 수비에서 무력화시키고 자신들의 공격은 배가시켰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무리를 지어주는 이니에스타, 사비, 다비드 비야 등이 제몫을 다해 주면서 결정적인 한방 등을 날려주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 하나가 결정을 지어주는 가의 문제이다. 초기 스페인이 티키타카를 갖고 나왔을 때 문제점이 그 수많게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기회를 다 날려버리면서 성공하지 못하다가 위에 언급한 사비, 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 등의 결정력이 높아지면서 드디어 스페인 축구가 완성되어 간 것이다. 그리고 1위 수성은 대략 6년정도의 기간을 이어져왔다. 하지만 최근의 몰락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한발빠른 슛팅이 나와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골문앞까지 패스하고 들어갈려고 한다는 것이다. 결정지어줄 사람들은 이제 너무 늙어버렸고. 스페인의 몰락은 여기서 비롯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티키타카를 하기 위해서는 90분간 엄청난 체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스페인과 대결했던 네덜란드와 칠레는 둘다 스페인보다 체력에서도 앞서고 더 많이 뛰고 피지컬도 더 좋다. 더 빠르고. 그런팀을 상대로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개인기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개인기만 부리고 있는 팀은 상대하기가 너무 쉽다. 시간만 끌어주면 된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둘이 달라붙어 뺐으면 충분히 어느 누구라도 뺐어낼 수 있다. 축구란 개인의 경기에 앞서 조직력이 우선되는 경기이다. 누군가는 개인기를 부려야 되고, 누군가는 상대보다 빠를 만큼 주력을 갖고 있어야 되고, 누군가는 장신이어야 한다. 누군가는 피지컬이 좋아 몸싸움으로 상대를 해줘야 하고, 압도하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싸워줘야 하는 거다.

 

이제 우리팀의 문제점을 뜯어보자.

얼마 전의 우리의 강점은 오른쪽에서 이청용이 돌파를 제대로 해주고, 중간에서 기성용이 수비와 볼배급을 원활히 해주면서 공격력과 수비에 조율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것들을 앞에서 받아주고 뒤에서 받쳐주는 그런 시스템. 이번 두차례의 월드컵과 최근 여러 차례의 평가전에서 그런 모습이 하나도 나오질 않았다. 사이드로 열어주는 이청용의 패스도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이청용이 빠른 발과 개인기(아주 훌륭한 개인기는 아니지만)를 활용한 공격을 한번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거다. 심지어 느린 러시아를 상대로도 그랬고, 더욱이 빠른 알제리를 상대로는 더욱 더 그러했다.

공격 부진의 최고봉은 역시나 박주영이다. 공격수가 수비수 하나 달고 다니면 끝이 아니다. 최종 수비수는 어쩔 수 없이 최종 공격수를 따라다니게 되어 있다. 그가 아무리 못하더라도. 결정을 지어주고, 최소한 그게 안된다면 몸싸움 하다가 열어주는 것이라도 있어야 하는 데, 박주영은 최전방에서는 공을 잡지도 못하고, 중간쯤에서 잡으면 패스미스하고, 몸싸움하다가 넘어지고, 반칙도 얻어내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빠르게 치고 들어가지도 못하고, 시종일관 그런 플레이로 일관하는 선수를 넣고 있다는 것은 감독의 자질 부족이다. 도대체 인맥없이는 설명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확실히 골키퍼 정성룡의 움직임에는 문제가 있다. 좀더 어렸을 때 정성룡은 분명 빨랐다. 키는 작았지만, 그 작은 키를 스피드로 극복하는 스타일이었으나 지금은 키도 작고 느리고, 판단력도 떨어진다. 다른 괜찮은 골키퍼가 있었음에도 정성룡을 기용한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

 

지난 러시아전에서는 조직력이 문제없이 돌아갔다. 왜냐하면 그건 상대도 느리고 우리도 느리다 보니 서로 큰 문제없이 경기가 치뤄진 것이나 진배없다. 운좋게 한 골이 들어갔고 우왕좌왕 한골을 내줬다. 특별히 잘한 것도 나오지 않았고, 한골을 제외하면 특별히 못한 것도 나오지 않은 결과였다.

그것이 독이 되어 알제리전에 4실점이나 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상대는 빠르고 우리는 느리다. 이영표 해설위원 말대로 상대는 느린 우리 수비를 염두에 두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어간다. 그랬으면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라도 파울로 끊었어야 한다. 경고누적이 되더라도. 그런데 그것조차 없었다. 첫번째 골의 실점 모습이다. 두번째 골은 명백한 골키퍼 실수다. 그 높이에서 올라오는 골을 뒤에서 쳐내려는 골키퍼가 어디있는가? 앞으로 뛰쳐나가야지. 초반의 이런 어이없는 실점들이 패배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다.

 

한가지 잘한 것은 후반 빠른 타임에 박주영을 김신욱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사이드에서도 그렇고 중앙에서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니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효과만점이었다. 뻥축구의 성공이랄까. 미들에서 골에어리어에 있는 김신욱에게 올려주고 떨어지는 골을 손흥민이나 이근호가 받아먹는 찬스들이 결과적으로 두골을 만들어냈다. 이 단순한 공격이 통하는 시간은 단지 마지막 10.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카드이지만 우리는 후반 45분을 이런 패턴으로 몰고 갔다. 이것은 무엇인가. 감독의 작전 능력 부재이지 않은가? 이것도 작전이라면 작전인 것인가? 참 답답할 지경이다.

선수들의 정신력만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정신력 이전에 뒤지지 않는 개인의 능력과 그것들을 잘 조율해주는 감독의 능력이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약간의 부족분을 정신력으로 채우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겠는가?

 

축구라는 것이 어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둔감하다는 발을 가지고 하는 운동이다 보니 실수도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동진의 어휘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아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금요일 경기도 보겠지만, 기대도 희망도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오랜만에 너무 화가 나서 장문의 글을 썼다.

반응형
Posted by 박시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