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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17 태권도 보내기 - 육아휴직 #5

아침 8시에 학교에 도착해서 오후 5시쯤 오후 돌봄을 마치는 아이는 분명 힘들 것이다.

유치원 다닐 때도 늘 다섯시쯤 하원했지만, 아침에는 조금 더 여유가 있었다.

학교에 들어가서 좀 더 아침 시간이 줄어들고,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좀 더 늘어나면서 아이도 좀 더 힘들어졌을 것이다.

게다가 내가 휴직이 끝나고 나면 우리가 퇴근해 오는 시간까지, 아이가 있어야 할 장소 혹은 맡아줄 사람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끝나고 학원으로 때워야 할 것인가, 아니면 입주도우미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저녁시간까지 맡아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 할 것인가.


우선은 어떤거에 아이가 적응할 지 혹은 좋아할 지 몰라서, 그리고 운동하면서 좀더 뛰어놀고, 태권도도 배우길 원해서 태권도 학원을 몇차례 시도해 보고 있는 데, 아이는 그닥 가고 싶어 하질 않는다. 이사오기전 2월달에 한번 테스트 삼아 가서 열심히 놀고 왔을 때는 또 가겠다고 하더니, 그 다음날부터는 또 안가겠다고 떼를 써서 그때는 어차피 매일 갈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보내질 않았다. 입학하고 다시 보내려고 시도하고 있는 데, 아이가 갈 생각을 안한다. 가면 젊은 관장님이 재미있게 놀아주는 데도 불구하고, 놀때는 신나게 놀다가도 집에 오고 나면 놀았던 기억이 싹 잊혀지는지 그 이후로는 또 안가려고 한다.


지난 주말에 유치원 절친 지호와 만나서 놀다가 집에 데려다 주며, 잠시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알게된 사실 하나. 태권도 배우기를 하면, 재미있게 놀아주는 시간이 있고, 연습하는 시간이 있단다. 놀이를 하는 시간은 지호도 엄청 열심히 갈려고 하는 데 연습하는 시간엔, 찢기 등을 하면 아프고 힘드니까 잘 안하려고 하고 안가려고 한단다. 유치원 때도 딸랑 일주일에 한번 이었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을 것이고, 그 시간에 힘들었던 게 기억에 남아 있어서인지 아들도 태권도를 안가려고 하는 것 같다. 내 기준에서야 까짓 것 그것만 잘 버티면 되고, 어렸을 때 연습해야 그래도 훨씬 쉽게 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생각해보면 그때, 그런걸 이해할만큼 아이의 사고가 넓진 않을 것 같다. 나도 합기도 배우러 다닐 때, 어떤 날은 비온다고 가기 싫고, 어떤 날은 너무 날씨가 좋아서 가기 싫고, 어떤 날은 친구가 축구하면서 놀자고 해서 가기 싫었던 날들이 수두룩 삐까리 했던 것 같다. 매일매일 그런 마음의 동요를 갖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갔던 기억이 있는 걸로 봐서, 지금의 아이도 분명 하기 싫은 마음이 가장 클 것이다 매일매일 변화하는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에 다시 한번 태권도 장에 들여 보냈는데, 관장님이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놀아보자고 하는 데도, 자기 고집으로 아들이 절대 안하려고 해서, 다시 반 강제로 들여보냈다. 그랬더니 또 열심히 재미있게 놀다가 한시간을 보내고 집에 왔다. 그날은 그렇게 다시 또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 데, 이번 주가 되니 또 안 가겠단다. 에휴!!!!

어떻게 또 설득을 할 지 걱정이다. 운동은 좀 시켜야겠는데 이렇게 안가겠다고 버팅기기만 하니, 친한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가 태권도를 다니면 같이 다닐 수 있을 거 같은 데....



하다보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실력도 늘면 재미있어진다는 것을 경험을 해봐서 다 아는 사람들조차, 퇴근해서 매일 30분 운동하면 엄청나게 건강해진다는 것을 아는 성인들조차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의 그런 변덕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무작정 하고 싶어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능사인지, 아니면 어떤 규칙을 만들어서 규칙에 맞게 행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효과적인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어느 게 답이라는 것은 없다. 내가 살면서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로 살아가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 거지, 답이 정해져 있고, 삶을 맞추는 거면 너무나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상이지 않겠는가..


집앞에 있는 태권도 장도 아파트 단지에 있는 아이들이 많이 다니고 있어서 그 안에서 친구를 만날 가능성도 많은 데, 아쉽다.

어쨌든 다시 설득의 과정을 한참 거쳐야 할 성 싶다.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런지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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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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