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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3.05 육아휴직 #02
  2. 2016.03.04 초등학교 입학식 - 육아휴직 #01

육아휴직 #02

아들과함께 2016. 3. 5. 01:26

정신없는 첫날을 보내고 둘째날이 밝았다.

어제 입학식에 같이 못해서 미안했던 와이프가 아침을 챙겨서 같이 가기로 했다. 난 좀 천천히 갈까 하다가 특별히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바로 준비하고 뒤쫓아갔다. 아이는 3층 강당에 모였다가 바로 담임샘과 같이 교실로 가고 와이프는 회사로 가고 나는 남아서 학부모 연수를 들었다.

혁신학교에 대한 내용과 처음 초등학교를 보내면서 가져야 하는 부모의 마음 등에 관한 내용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별로 내용이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혁신학교에서 아이가 자유롭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혁신학교의 취지가 그런 면에서 나에게는 딱 맞는 듯 싶다. 


집에 잠깐 와서 라면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 다시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

학교에서 급식을 마치고 나온 아들과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우선 가까이에 있는 주민센터에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읽어볼까해서 들어가 책을 고르고 보았으나 아들이 가자고 하는 바람에 20분도 안되 바로 나왔다. 그리곤 공원을 산책하자고 꼬셔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궁동공원을 오르기 시작했다.

겨울동안 추워서 가보지 못한 곳이었는 데, 날씨가 좋아서 공원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아들은 걸어올라가는 걸 너무나도 싫어한다. 힘들다고. 간신히간신히 꼬셔서 올라가다가 운동기구에서 운동도 하다가 흙장난도 하고 돌도 던지고, 궁동공원이 생각보다 높아서 올라가서 보면 가재울 동네가 쫘악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연세대학교쪽 신촌이 보인다. 생각보다 전망이 좋다. 그닥 높다 생각지 않았는데....


하지만 아들은 여전히 그닥 재미있어하진 않는다. 간신간신히 데리고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그리곤 아이는 놀이터에 가서 놀고 싶단다. 집에만 있는 것이 그닥 도움이 되질 않아서 집에 왔다가 바로 놀이터로 나갔다. 그리곤 또 한참을 노는 데 너무 피곤함이 밀려와서 아이는 놀라고 하고, 나는 잠시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한숨 잠이 들었다. 아들은 여전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놀이터로 가보니 열심히 놀고 있다. 하지만 그닥 재미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집안에서는 활기차고 밝은 아이이지만 엄청나게 소심한 아이인지라 자기가 먼저 손내밀고 친구를 사귀는 성격이 못된다. 그러다보니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나 사람들 사이에서는 적극적으로 놀지도 못한다. 아마 내가 같이 없어서 더욱 재미있게 놀지 못했을 것이다. 데리고 집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집에는 들어가기 싫은가 보다. 저녁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보니 스파게티가 먹고 싶단다. 스파게티 재료와 내일 돌봄 교실에 먹을 간식거리인 빵을 사기 위해 잠깐 다녀올테니 놀고 있으라고 했더니, 그러겠단다. 

빠리 빵집에 가서 빵 몇개와 계란 한판과 크림 스파게티를 만들기 위한 휘핑크림을 사가지고 오니 아들이 왜이리 늦게 왔냐고 화를 낸다. 조금 오래 걸리긴 했는 데, 아마도 그 시간까지도 그닥 재미있지 못한 시간이 됐나보다. 

집에 들어가서 스파게티를 해주기 위해 가자고 했는데도 여전히 더 놀이터에서 놀겠단다. 그래서 10분만 놀고 오랬더니, 시계가 없어서 시간을 알 수 없단다. 기분이 아주 나쁜 말투다. 그래서 한번더 타일렀는데도 똑같은 말투다. 버럭 화가났다. 그래서 화를 내려 바로 집으로 데려갔다. 

왜 자꾸 맘대로만 하려고 하느냐며 화를 냈다. 그랬더니 울먹울먹인다. 

집에와서 자리에 앉혀놓고 얘기를 했다. 화가 났지만, 참고 설명을 했다. 상황 설명을 하고 아빠 말이 맞는지 아닌지 답을 하랬더니, 아빠가 맞단다. 자기가 잘못한 걸 인정한다. 혼내는 건 그것으로 끝내고 저녁을 만들었다.

근데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했던 스파게티 면이 없는거다. 당황스러웠다. 어찌해야할까, 다시 사가지고 와야하나 고민하다가 라면발로 만들어주기로 했더니, 아들도 괜찮단다. 


우유와 마늘과 휘핑크림을 이용해 소스를 만들었다. 양파도 넣고 베이컨도 조금 넣고, 햄도 있어서 잘게 썰어서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고, 후추를 조금 뿌려줬더니 괜찮은 맛이난다. 거기에 라면을 살짝 익혔다가 면만 건지고, 파스타는 한참을 삶아서 같이 넣으니 먹을만하다. 아들도 맛있단다. 근데 라면이다 보니 금방 소스가 닳아져버린다. 물기를 다 흡수해버려서 너무 뻑뻑해져버렸다. 음료수에 먹으니 먹을만 했지만 아들도 저번보다 많이 먹지는 않고, 나도 적당히 먹었다. 


지난번 유리병에 들어있는 소스를 이용했을 때보다 훨씬 맛있게 먹었다는 사실. 유리병 소스는 어쩐지 조미료 맛이 너무 많이 난다. 그에 반해 오늘 만든 재료는 훨씬 신선하고, 달콤하고, 맛있었다. 와이프에게 맛을 못 보여준게 아쉽다.

다음에 다시 해줘야겠다. 


저녁을 먹고 아들과 레고를 만들었다. 레고 테크닉 두개를 합쳐서 더욱 큰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이었는 데, 지난번 1/3쯤 끝냈던 것을 약 두시간에 걸쳐서 마무리 지었다. 

그러고 나자 아들은 졸립다며 바로 이불로 들어가려해서 치카치카를 시키러 갔다. 화장실에 같이 가서 도와주니 바로 우리 침대에 가서 눕는다. 그리곤 5분도 안되 잠이 든다. 아들은 9시만 넘으면 졸려하고 잠이 든다. 안자려고 버티거나 밤늦게까지 놀지 않고 침대에 누우면 금방 잠들곤 한다. 참 착한 아이다. 

하지만 우리 침대에서 잔다는 것.

와이프나 나, 둘 중에 하나는 바닥에 내려와서 자야되는 상황이다. 

얼릉 자기방 가서 잘 수 있도록 연습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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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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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7년의 외도를 끝으로 복귀했다.

2009년 8월 2일 출산과 와이프의 3개월 출산휴가를 끝으로 우리집을 떠난 아기는 늘 호평동 부모님 집에서 우리를 맞이했다. 주말이면 가서 아이를 보고 데리고 처가댁에 갔다가 다시 데려다주고 주중에는 회사에 출근하고, 그렇게 5년을 보내다가 3년을 예정으로 부모님과 합가 후에도 늘 우리는 출퇴근으로 아이를 돌보는 시간보다는 부모님이 돌봐주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그렇게 아이를 부모님 손에 맡긴체 7년을 지내다가 지난해 11월에는 아이를 두고 다시 분가를 했다.

여전히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냅두고 우리만 편하게 다시 주말 가족 생활을 한 지 3개월, 잠시 마지막으로 신혼의 생활을 만끽했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1월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어떻게 아이를 케어할 것인가?

여지껏 키워주신 부모님께는 더이상의 신세는 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러는 와중에 부모님은 서산으로 내려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한가지 최선의 방법은 가장 가까이 사는 언니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었고, 언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을 했고, 언니 또한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1월말쯤, 어려움이 있을 거 같다는 언질을 내비쳤고, 과감히 포기했다. 

그리곤 다른 방법을 찾았다. 가까운 와이프 친구도 괜찮다고 생각했는 데, 와이프가 불편해 했다. 

마지막으로 와이프가 학기 초 한달간 휴가를 내는 것이었다. 안식 휴가를 쓰고, 다른 휴가들을 미리 다 쓰면 대략 한달 정도는 쓸 수 있을 거 같았고, 최소한 3주 정도는 가능하고 나머지 한주 정도는 내가 쓰면 될 듯 싶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와이프의 직책상, 또 회사 돌아가는 상황이 그렇게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방법은 단하나, 내가 휴가를 내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이 수월하게 돌아갈 듯 싶다.

3개월의 육아 휴직을 신청했다.

1년 정도 충분히 휴직을 해서 아이를 케어했으면 좋겠으나, 그러기엔 우리 회사도 너무 급변하는 시기여서 무작정 1년동안 휴직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6월에 복귀하면, 그나마 괜찮을 듯 싶어서 3개월만 휴직을 했다. 회사내에서 남자가 육아 휴직을 낸 경우도 내가 처음이었던 듯. 


1년 중 가장 짧은 2월은 긴 설 명절과 1주일간의 롯데월드 야간검사와 한주간의 기술원 파견으로 지나가고, 2월29일 마지막 출근으로 사무실짐들을 대충 정리하고 나왔다. 오랜만에 10시30분까지 야근을 하고 정리를 마치고 사무실 보안 사항 체크를 하고 보안점검표에 이름을 적고 나왔다.


3월1일엔 드디어 호평동에서 아들을 데리고 할아버지가 지하철을 타고 오셨다. 지난 토요일에 아들 짐을 한차 가득 싣고 오느라 우리가 차를 델고 오는 통에 차가 우리집에 주차해 있던 상황이었다. 점심먹고 추근추근 지하철을 타고 와서, 처음 개교하는 초등학교에 미리보기 체험을 했다. 신설된 혁신학교라 무언가 다른 것들이 많이 있으리라..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었지만, 새롭게 지어진 학교라 깨끗하고 좋아보였다. 그 옛날 우리가 다니던 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큰 체육관이 있고, 강당이 있고, 식당이 있고, 엘리베이터가 있고. 운동장은 작아졌지만, 알차게 꾸며진 느낌.

무엇보다, 많이 자유롭게 학교가 재미있는 공간이 되서 아이가 늘 가고 싶어하는 곳이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월2일. 

드디어 입학식을 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오늘 와이프는 회사 업무 미팅이 11시에 잡혀서 10시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할머니는 누나네 집에 내려가 있고, 내가 아들과 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모두 모시고 입학식에 가야 하는 상황.

그 와중에 와이프가 언니에게 할머니를 부탁했고, 외할머니를 모시고 오면, 좀 편해지겠거니 했건만, 웬걸 언니가 오지도 않고 전화를 하니, 있다가 학교로 바로 오겠다는 답. 갑자기 답답해지기 시작. 

어쨌든 걸어갈 수 있는 길이기에 모두와 여유있게 걸어가기 시작해서 3층 강당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이 온 가운데 아직은 약간의 여유는 있었다. 아이는 자리에 앉히고, 제일 연로하신 외할머니를 뒤쪽 자리에 앉혀드리고 잠시 숨을 돌리면서 간간이 사진을 찍는 와중에 뒷 사람의 짜증섞인 목소리, 카메라가 크다보니 위협을 느꼈나 보다. '뒤에 사람 있는데요.' 조심좀 하라는 목소리. 분명히 건드린 적 없는 거 같은데. 사진 찍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행사가 약 한시간 진행되고 마칠 시간이 다되어가자 언니와 근처에 사는 언니의 딸이 꽃다발과 케익을 들고 등장.

어쨌든 반갑게 인사를 하고, 뒤에 서서 구경하다가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 찍으면서 끝내는 단계였다. 

아들이 사진찍는 순서를 기다리며, 구경하다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외할머니 앉아 있는 자리를 보니 갑자기 없어지셨다.

그 앞으로 나가봐도 없고, 화장실로 가봐도 없고, 정문앞까지 가봐도 없고, 걱정이 되어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데 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강당 사진찍는 거 끝나가니 빨리 올라오라고. 

사람을 잃어버렸는 데, 사진이 문제인가 싶다가도, 사진 찍어줘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서 다시 얼른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마무리 하고, 찾으러 돌아다녔다. 아들과 할아버지 언니네는 집으로 가 있으라 하고, 차를 갖고 동네를 한바퀴 돌고, 와이프한테 연락을 하고, 집으로도 전화를 해보고. 역시나 집은 전화를 안 받는다. 다시 전화를 해보고 차를 돌고 있으니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다. 방금 집에 도착하셨단다. 집에 모셔가서 식사라도 하시자고 말씀 드렸으나 집에서 드시고 쉬시겠단다.

한두번 더 권하다 발길을 돌렸다. 나오는 길에 집에서 중국집 연락처 없냐고 물어보신다. 내가 시키겠다고 메뉴 정하라고 해서 동네 괜찮다는 중국집에 짜장면과 짬뽕과 탕수육을 주문하고. 한숨을 돌렸다. 어차피 배달이 밀려서 시간도 걸린다고 해서 천천히 집으로 갔다. 난 한참 답답했는데, 언니는 큰 반응이 없다. 원래 그런가보다 한다. 

하지만 갈수록 쇠약한 노인을 무작정 잃어버린다는 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행이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오셨다는 게 훨씬 안심이 되긴 했다. 


입학식은 짜장면이라 한그릇에 탕수육과 만두까지 배부르게 먹고, 원두를 갈아서 진한 커피에 근처 맛있는 떡 케익을 잘라서 먹으니 배가 찢어질 지경. 거하게 먹고나니 피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가신다하여 짐을 정리하고, 할아버지는 차를 몰고 호평동으로 출발하시고 언니네는 집까지 살살 걸어가시고..아들은 집앞에 내려와서 숲속놀이터에서 놀기 시작.

너무 피곤했던지라, 아들에게 놀라고 하고 나는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바로 쓰러져버렸다.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보니 어느새 아들이 들어왔다. 실컷 놀고 들어왔나 보다. 조금 기다리니 와이프가 퇴근하고 바로 왔다. 치즈 계란말이를 먹고 싶다는 아들을 위해 치즈 계란말이를 만들어서 아들에게 먹이고, 난 속이 안 좋아서 굶고, 와이프는 점심을 네시에 먹었다고 굶고, 달랑 맥주하나. 


아들은 저녁을 먹고 바로 치카치카 하자마자 잠이든다. 그리곤 그렇게 긴 아들과의 첫 하루가 지나갔다.

이제부터 3개월간의 육아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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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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