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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17 #1. 결혼은 미친짓인가?

2014년 11월 14일. 

2014년도 채 두달이 남지 않았다.

시간은 그렇게 가속도가 붙어 흐르고 있고, 정신없는 시간은 더 많아지고 있다.

올해가 지나면 앞에 숫자가 또 다시 바뀐다.

무언가 이뤄놓은 것 없이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정작 그때가 되면 이게 무언가 싶을 것이지만, 앞에 둔 상황에서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느낌이다.

올해 하려고 했던 일이 마무리 되지 않아 약간은 조급한 가운데, 또 다른 한가지 일을 더 벌려놓고는 매조지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답답하다. 하나하나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데 빠른 결단과 판단이 필요한 때다.


생각지도 않은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아 키운지도 벌써 7년차다.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늦게 결혼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두세번째만에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생각지도 않은 일을 벌렸다. 그리고, 그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일이 되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고, 회사 생활을 하는 전쟁같은 삶을 살고는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안정적인 결혼 생활이 바탕이 되어서 큰 문제없이 잘 헤쳐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2년전부터 같이 살고 있는(사실은 우리가 얹혀 있지만) 엄마가 꽤 큰 병에 시달리고 있고, 그로 인해 모든 가족이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나을 때까지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도 있는 병이라 늘 주의 관찰을 해야 하는 것. 오늘도 아산병원에 가서 6시간 동안 항암 치료를 받고 오셨다. 지난 번 처음 1차 치료를 하고, 오늘 2차 치료를 받았는 데, 1차 치료 후, 대략 1주일 정도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머리카락도 빠지고, 그에 따른 정신적 피폐함까지 오는 듯하다. 치료를 받는 당사자가 가장 힘들겠지만, 그를 지켜보는 가족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도 어렸을 때 나를 보는 가족들의 마음도 그랬을 터이다. 

지금까지 너무나 강인하게 살아오셨던 엄마에게 그런 일이 발생해서 무엇보다 화가 나고, 안타깝지만, 아직은 그나마 그정도라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치료에만 전념한다면, 다시 예전의 엄마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고,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글이 자꾸 샛길로 빠지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뇌가 한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만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점층적이고 다차원적으로 생각들이 뻗쳐나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옆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런 가운데 오늘이라는 생각이 날개가 뻗치자 오늘 일어났던 일들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불현듯 뇌리를 스치며 그에 대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격으로 머릿속에 영상이 흘러 간다. 


어쨌든 다시 결혼이라는 주제로 흘러가보자. 

현 시대에 우리는 너무나 많은 여가와 레저 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다. 의지가 있고, 생각과 관심, 적극적 실천력만 있다면, 아주 다양한 무언가를 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시대적 조류인 핵가족을 넘어, 1인가족화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구속받지 않고 혼자 살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레저를 즐기는 삶 또한 즐거운 삶임에도 분명하다. 그리고 잘 즐기며 사는 사람들을 탓할 수도 말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리고 안좋은 결혼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혼자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혼자 사는 것보다는 결혼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악의 경우 실패를 하더라도, 큰 거리낌없이 이혼을 할수도 있는 문제이다. 나쁜 결혼 상태를 이어갈 필요는 없다. 그것은 나 뿐만 아니라, 상대방, 아이가 있다면 아이에게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혼을 권장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리고 난 절대 이혼은 안할 것이다.


몇가지 전제하는 것이 있다.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과 늘 붙어있어야 되는 결혼 생활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다 포기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할 수 있다. 시작부터 모든 것을 가지려 한다면 그 결혼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결혼하겠다는 마음을 먹고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하면서 싸움이 발생하는 것을 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남자들이 실패하는 것들이 술과 담배, 그리고 운동이다.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 사소한 부부싸움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남자들에게 술과 담배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없다면 회사생활이 이루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스갯소리로 세시간 회의하고 오분간 담배피러 흡연실가서 결정은 그곳에서 다 하고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극단적인 농담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잠깐 딴 생각과 동시에 결정을 지어야 하는 순간을 만드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이다. 그런 부류에 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담배를 배우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진 시대이다. 회사내에서 반정도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리고 저런식으로 결정은 짓는 경우는 지금은 없다. 술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원하지 않으면 강제로 마시게 하는 분위기는 만들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자기 조절이 가능한 거고, 자신이 좋으면 마시는 거고, 싫으면 안마시는 거다.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모든 것들이 자기 기호일 뿐이다. 나의 결혼 생활에서의 장점은 이 두가지를 안하고 안 좋아한다는 거다. 술은 잘 안 좋아해서 세잔이상 잘 안 마시고, 담배는 아예 피우지 않는다. 그 덕에 두가지 이유로 싸울 일은 없다. 하지만, 운동은 엄청나게 좋아한다. 지금은 꼬박꼬박 한달에 세번 토요일마다 축구를 하러 다니지만, 결혼 초기에는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지 않았다. 결혼 전에 호평동에 살때는 일요일마다 열심히 드나들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무조건 안했다. 일차적으로 구리에 살면서 일부러 호평동까지 오는 것이 불편하기도 했거니와 두번째 이유가 위에 전제한 것 때문에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레 와이프와의 협상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일요일 오전에 집앞에 조기 축구에 가입해서 운동하는 것을 허락한 것이다. 대신 너무 늦게 오지 않는 걸로. 조기 축구 멤버들과 축구 끝나고 밥먹고, 술먹고, 당구치고, 그렇게 하루 종일 보내지는 않는 걸로 결정을 봤다. 간혹 일이 있을 때만 점심을 먹고 오고, 그 외에는 끝나면 바로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게 되면 보통 집에 오는 시간이 빠르면 12시, 늦으면 2시쯤. 그 덕에 오래도록 운동을 하게 됐고, 지금도 하고 있다. 축구 실력이 많이 향상된 건 아니지만..~~

그리고 나에게 몇가지 취미 생활이 더 있다. 영화를 보는 것, 자전거 타기, 사진찍기. 영화보기는 어쩔 수 없이 가정생활과 회사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는 쉽게 많이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특히 와이프 회사가 한남동에 있어서 더 어렵지만, 그 이전에는 삼성동 코엑스 옆에 있어서 간혹 메가박스로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더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가끔 아주 가끔은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이것은 둘의 취향이 상당 부분 비슷해서 아주 좋은 점이기도 하다. 지난 10월엔 부산영화제에도 갔다 오고. 자전거 타기는 포기를 했다. 결혼 후 얼마 안 있어 둘이 같이 자전거를 사기는 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갖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전거는 포기하게 되었다. 가끔 내가 야간 검사하고 하루 쉬는 날 일년에 한두번 정도 자전거 타고 일정거리까지 나가는 일 정도. 구리에 살땐 반포대교까지 갔다 왔고, 호평동에선 청평까지. 평상시에 타는 일은 없어졌고 이것은 아마도 서대문으로 이사를 가면 다시 가능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그리고 사진찍는 취미는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게 찍는 대상이 옛날에 풍경에서 결혼 이후론 인물로 바뀌었다. 와이프와 아들. 그리고 가족으로. 지금은 또 축구할 때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 때문에 축구 사진을 열심히 찍어대고 있긴 하다. 어쩌면 가족사진보다 축구사진을 더 많이 찍는 듯. 이것은 여튼 민폐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좋아하는 일이니, 나도 같이 좋은 일이다.

이렇게 포기할 건 포기하고, 할 수 있는 건 하면서 살다보니 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만들기.

아직 진행 중인 작업이라 이 이야기는 나중으로....


여튼 삶은 그런 것이다. 무언가를 억지로 얻으려면 잘 얻어지지 않던 것이 무언가를 포기하면 그에 반대 급부적으로 얻어지는 경우가 꽤 많다. 당연히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그렇게 오기로만 되는 것은 아닌 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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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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