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부모님은 장사를 하셨다. 그래서 늘 바쁘셨고,
아침은 내가 챙겨먹고 학교 도시락도 내가 챙겨서 싸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귀찮아서 안 챙겨가는 경우도 많고
그리곤 돈을 받아서 점심을 사 먹는 경우도 많았다.
다행히 언젠가부터는 급식을 했다. 5학년, 6학년때.
그때는 도시락 챙겨야하는 귀찮음이 없어졌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중학교 가서는 다시 급식이 없어지는 바람에
도시락을 챙겨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생겼었다.
학년초가 되면 늘 가정환경 조사라는 명목으로
차는 있냐 티비는 있냐 부모님은 뭐하시냐
집은 자가냐, 전세냐, 월세냐 등등
이런 것들을 조사했다.
지금에야 그런 것들을 왜 했는지 알고도 남지만
어렸을 때는 왜 그런걸 했는지도 모르면서 늘 창피해 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생들에게 급식을 하면서 부자인 아이들은 제외하고 가난한 아이들에게만
하는 것이 좀더 효율적이지 않냐고 따지고 있다.
그 부자인 아이들은 어떻게 고를 것인가.
또 다시 그 옛날처럼 집에 차는 있고, 요즘은 얼마짜리 외제차로 바꿔야겠지만,
티비는 몇인치고, 부모의 직업이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고위공무원이냐 국회의원이냐, 의사냐 변호사냐
그런거 다 조사해서 구분해서 애들도 다 가정형편에 따라 나래비로 줄세워서 뒤에서 몇명까지만
무상급식하자는건지 발상한번 참 좋다.
요즘 아이들은 똘똘하니까 대략 친구네들이 잘 살고 못살고 어떻고 저떻고 하다는건 분명 더 잘 알것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알고 있는 걸 다시한번 강조해서 서열화하는건 좀 한심한 짓 아닌가.
비싼 학원 못다니고 비싼 옷 못 입고 비싼 차 못타는 것도 억울한데
밥 먹을때만이라도 좀 평등하게 모든 아이들이 같은 식단을 가지고 먹게 하는 게 그렇게 못마땅한가.
잘사는 집 아이들이 허접한(?) 급식 먹으면 체할까봐 걱정되서 그러는 건지.
무상급식 식단은 부자 자식들이 먹기엔 넘 허접해서 미리 걱정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반응형
'다양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 책 100권 읽기!! (0) | 2011.01.09 |
---|---|
Happy new year!!! (0) | 2010.12.31 |
불이나다 (0) | 2010.12.02 |
유유자적 (0) | 2010.04.15 |
역전? (0) | 2010.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