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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향'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12.20 집이란.. #1. 향.. 방향, 동서남북

볼륨 1이라고 조금은 거창하게 시작하지만, 

나이 40을 살면서 집에 대해 가지게 되는 감정들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글을 쓰고 정리를 해보고자 함이다.

집이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의식주이기 때문이다. 

먹고, 입고, 사는 것 중에 한가지인 면도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절대 명제가 성립되는 것이다.

하지만, 주는 차이를 가르는 극강의 포스를 자랑한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인구의 집을 해결해야 하기에 면적 대비 가장 효율이 좋은 아파트를 그렇게 선호하게 되는 지 모르겠다. 그것은 편리함이라는 것과 맞물리면서, 누구나가 선호하는 트렌드가 된지 벌써 오래되었다. 그런 연유로 아파트가 사는 공간 뿐만이 아니라 재테크의 수단이 된지도 오래다. 

여기서 재테크에 대한 수단으로 글을 쓸 생각보다는, 향, 방향에 대한 글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


내가 어렸을 때 1990년에 부모님이 서울올라와서 맨주먹으로 시작해서, 수업이 많은 월세와 전세를 전전긍긍하다가 20년만에 부푼 꿈을 안고 처음 마련했던 집은 아마도 인생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줬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스럽게도 북향집이었다. 북향집이면서 유일하게 해가 들어오는 곳은 화장실이다. 화장실의 조그마한 창 사이로 하루종일 조금의 빛이 집으로 들어오기에 집에 햇살이 산다고는 할 수 없는 구조의 집이었다. 게다가 바로 딱 붙어서 뒷 집이 존재 했기 때문에, 화장실도 하루 종일 열어 놓는 것이 아니라, 볼 일 볼때는 닫아 놓고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집이었다. 게다가 옛날 짙은 밤색의 철제 샷시는 단열이 안되기로 유명한 샷시 구조이다. 어느 부분은 아구도 딱 안 맞아가지고, 어딘가 모르게 외풍이 존재하는 그런 집이었다. 그런 집이었다. 


겨울에 그런 추운 집을 따뜻하게 뎁히고 살려면 아마 한달 기름값만도 50만원도 훨씬 더 나왔을 것이다. 늘 겨울이면 난방비가 올라가서 늘상 춥게 지내게 되다가, 기름 보일러가 아닌 가스 보일러로 대대적으로 공사를 하면서 설치비용은 한 집당 대략 400만원 정도 들었지만, 가스비가 줄어들면서 그것들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는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근본적으로 따뜻해진건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늘 춥게 지내는 게 일과였다. 


그리고 여름이면 해가 들지 않아서 시원할까?? 그건 또 아니다. 온 창문을 다 열어놔도 맞바람이 불지 않는 구조는 환기 및 통풍이 잘 안된다. 여름이라고 해가 없으면 시원한 구조가 아니라, 모든 지면의 온도가 올라가 있고 공기의 온도가 올라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환기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온도를 낮춰주어야 하는 데 북향집은 그게 참 어렵다. 아니 구조적으로 좀 잘 못 지은 구조였던 것이다. 거실과 작은방 창은 북쪽으로 나 있고, 안방과 다른 작은 방 창은 동쪽과 서쪽으로 나 있으니..

그리고 제일 중요한 남쪽으로는 화장실 조그만 창만 하나 나 있으니, 참 어려움이 있는 집 구조였다. 다행히 밑에 집에 세도 조금씩 나오고, 무엇보다 부모님의 첫 집이었다는 그런 만족감으로 살았던 듯 싶다. 그래서 크게 이사갈 생각을 못했던 듯 하다. 



지금의 집은 완전 남향이다. 그리고 아파트 구조중 판상형이다. 창을 열면 앞뒤가 뻥 뚫려서 맞바람이 불고, 앞에는 한 동밖에 없고, 그 동은 25층이 제일 높이 층이고, 우리 집은 23층이라, 아주 답답한 구조는 아니다. 완벽하게 뻥 뚫려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거실 베란다를 통해 날씨가 좋은 날에 여의도 국회의사다, 옛날 63빌딩, 그리고 명바기때 지어진 IFC까지도 잘 보인다. 올해 입주전에 불꽃축제를 개최해버려서 보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거실 베란다에 앉아서 술한잔 또는 커피 한잔 기울이며, 불꽃 축제를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갑자기 글일 방향이 새버렸지만, 어쨌든 완전 남향이어서, 아침 햇살을 따사롭게 받지는 못하지만, 대략 12시만 넘어서면 집으로 햇살이 스멀스멀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들어오기 시작한 햇살은 저녁 해가 저물때 까지 우리집 거실을 덮어준다. 그 햇살이 주는 따사로움은 그 옛날 북향집이 주던 서늘함에 비하면 천지개벽할 정도이니 할 말 다했지....


지금 부모님 집인 호평동도 남향집이라 햇살이 잘 들어오는 편이지만, 거실에서 밖을 보면 앞동이 모든 시야를 가리고 있어서,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햇볕을 받으면 밖을 보는 게 아니라, 등으로 햇볕을 받으며, 티비를 보는 아쉬움이 있다. 식구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기호에 따라서는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남동향이 좋을 수도 있고, 오후 햇살을 좋아하는 남서향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런 방향과 높이 등을 잘 보고 집은 판단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남향이라고 하더라도, 앞에 동에 완전 막혀서 아무런 빛도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고, 아침에 남동쪽에서 해가 들어오는 데, 높은 건물이 떡허니 남동쪽에 있다면, 아침 햇살은 전혀 기대할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서남향 집이라 오후 햇살을 기대하는 데 서남향에 고층으로 딱 막혀 있다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향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 집을 짓는 곳은 저층에 햇볕을 들어오게 하기 위해 햇빝이 들어올 위치에 반사판을 적당한 위치에 잘 대주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저층 구조라도 빛이 잘 들어오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게 다른 집에 불편함만 주지 않는다면 충분히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환기와 통풍을 위해서는 옛날 방식인 판상형이 좋다. 최근에는 한 층에 네 집을 만들어서 엘리베이터를 네집이 두개를 쓰는 구조를 만들긴 하는 데, 그런 구조는 4베이 방식이 많지만, 환기와 통풍 면에서는 단점이 분명 존재한다. 양쪽이 열리지 않는 구조는 어쩔 수 없이 통풍이 제약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건 잘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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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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