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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결혼하지 않을까? 궁금하다.

통계는 말해주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다는 것을.

https://youtu.be/HVsS67WoDIY

신기하게도 인구는 줄고 있는데, 가구수는 늘고 있다.

가구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혼자사는 가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영상에서도 나타나지만, 1인가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2050년쯤엔 10가구중 1인가구 비율이 40%에 육박한다. 

연령은 갈수록 늘어난다. 오래 살기도 하고, 60대이상 혼자 사는 연령도 늘어난다.

지금의 젊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결혼을 안한다는 것과 현재의 2-30대가 앞으로도 결혼을 안해서 혼자산다는 것. 

그러면 우리는 왜 이렇게 결혼을 안하는 시대가 됐을까, 고민을 해보고 원인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결혼을 하지 않을까??

인구 통계에 봐도 가구수는 늘어나고, 결혼을 해도 딩크족으로 아이를 낳지 않고, 둘이 행복하게 살면 된다 생각하고.

시대가 너무 많이 변한 건 아닐까??

당연히 문제는 복합적으로 얽혀있고, 한가지 이류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어제 통계가 하나 발표됐다. 작년 출산율이 또 역대 최저를 갱신했다는 것.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222500101 

 

연 출생아 25만명 선 무너졌다… 합계출산율 0.78명 ‘역대 최저’, 첫째 출산 33세 ‘최고령’

통계청, ‘2022년 출생·사망 통계’ 발표 연 출생아 수 24.9만명… 역대 최저치 합계출산율 0.78명… 0.7명대 첫 붕괴 출산율 OECD 꼴찌, 출산 연령은 최고, 한 해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사상 처음으로

www.seoul.co.kr

2021년에 0.8이었다가, 2022년은 0.78. 

기사의 소제목이, 출산율 oecd 꼴찌, 출산 연령은 최고. 

혼자 사니 가구수는 늘어나고, 결혼은 하지않고, 결혼을 안하니 출산율이 떨어지고, 늦게나마 결혼하면, 아이를 늦게 낳게되고, 

이렇게 복합적으로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출산율 최저, 출산 연령 최고라는 타이틀이 생겼다.

이게 누구의 탓일 수는 없다. 

한국의 사회적 현상일 뿐이다. 다른 나라는 안 그렇지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사회적 현상일까. 궁금하고,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어떻게 맞추며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게 나의 화두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고, 해결하고 안하고의 문제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어떤식으로든 이어져 갈 것이다. 

그렇지만, 결혼을 왜 안하는지, 혼자 사는 게 왜 편한지, 그러한 현상에 대해 알아가야할 필요성은 있지 않을까??

 

나는 결혼을 추천한다. 결혼 후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나혼자 살았으면, 그닥 즐겁지 않았을 거 같다. 와이프가 있고, 아이가 있는 지금의 삶에 엄청나게 만족하고 있고,

열심히 살고 있고,  가족이 있는 지금이 즐겁다. 

우리가 잘 지내는 이유는,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인거 같다.

와이프는 결혼 후 아이를 낳기 얼마전까지 일을 했고, 아이 낳은 이후에도 3개월 만에 회사에 출근했다.

아이는 평일에는 부모님께 맡기고, 주말에는 우리가 보는 식으로 아이를 케어했다. 

아이를 키우는 가장 힘든 시기(5살까지)에 부모님 덕에 수월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와이프가 회사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최근에 엄청나게 큰 사고를 친 내가 스스로 엄청 자책하고,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을 때는, 

가장 크게 위로를 해준 사람이 와이프이고, 안 좋은 상황을 받아들여준 사람은 아이였다. 

그리고 둘다 백수여서 안되겠다는 순간 와이프가 다시 일을 시작하며, 경제적 숨통을 트여줬다. 

지금 완전히 벗어난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씩 헤쳐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의 순간에 가족들이 없었다면, 훨씬 더 잘못된 선택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각자에게 무언가 기대하는 게 별로 없다. 

각자 스스로 해야 할 것이 있으면 그냥 한다. 

집이 더러워 보이면, 청소하고, 밥을 먹어야 하면 밥도 하고, 반찬도 하고, 밥을 다 먹었으면 설겆이도 하고,

보리차가 없으면 물 끓이고, 빨래가 많으면 빨래 돌리고, 건조하고, 면 종류는 널어서 말리고, 

분리수거 할게 쌓이면, 해당 요일에 버리러 나가고, 저녁 식사 시간이면 같이 술한잔 하며 대화하고, 

중2가 되는 아들이 공부를 안하는 건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엄청 열심히 해서 뭔가 되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더 커서 뭔가 되고 싶으면 열심히 하겠지란 마음을 우리 부부는 갖고 있어서, 과외를 시키지 않는다. 

영어 공부는 필요할 거 같아서 몇개월 전부터 영어 개인과외를 시키고 있긴 하다. 

열심히 하는 지 안하는 지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시는 거 같아서 믿고 맡기는 중이다. 

와이프에게도 딱히 바라는 게 별로 없다. 뭘 바라지 않아도 알아서 너무 잘 해 준다. 

먹을 게 필요한 거 같으면 냉장고에 컬리나 오아시스 쿠팡후레쉬로 잘 주문해서 넣어 놓고, 

셋이 같이 쓰는 캘린더 앱에 약속 공유해서 서로의 일정을 알아볼 수 있고, 

휴가가 필요할 때는 일정 잡고, 집안에 뭐가 부족한지 체크 다하고, 부족하지 않도록 늘 채워놓고, 

책도 엄청나게 많이 읽고, 공부도 꾸준히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토요일에는 오전에 수지까지 가서 공부하고, 일요일 저녁이면 줌으로 스터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선하는 것은 가족이다. 각자만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토요일마다 축구하느라 거의 하루를 보내지만, 평일에는 아이와 저녁 시간을 기본적으로 세팅해 놓는다.

간혹 약속이 있으면, 미리 와이프와 약속을 맞추고, 정 안 맞을 때에는 아이에게 양해를 구한다.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맛있는 걸 시켜줘야 한다. 치킨이나 피자 등.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삶을 중요시 하지만, 가장 우선하는 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가족은 함께일 때 즐거워야 가족인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굳이 많은 시간을 보낼 이유가 없다.

가족의 이야기를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길게 쓴 이유는, 가족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서다. 

같이 있을 땐, 대화를 하고, 점심은 뭐 먹었는 지,

친구들과 뭐하며 놀았는 지, 친구들은 어떤 성격인지, 누가 날 괴롭히는지, 

누구랑 제일 친한지, 누구 흉을 봐야 재미있는 지, 얘기를 시작하면 무궁무진할텐데, 

얘기를 하지 않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리고, 가족의 의미가 없어진다. 

그건 역시 자기 하기 나름이다. 얘기하지 않았다면, 뭐든 하나라도 얘기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되고,

그렇게 힘든 거 즐거운 거, 이야기 해야 슬픔이나 기쁨, 즐거움을 같이 할 수 있는 거다.

같이 있어도 각자 따로 핸드폰 보고 있거나 다른 방에서 각자의 볼일을 보고 있고, 

대화도 하지 않는 가족이라면, 굳이 함께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럴 땐 그냥 해체하는 게 맞다. 가족이니까 같이 살아야 하는 시대는 아닌 거 같다.

안 맞으면, 그냥 같이 안 살고, 안 보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다. 

같이 살면서 늘 싸우고, 평행선 가도를 밟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우리 부모 세대들이 참고 살아왔다면, 지금의 세대들은 참을 이유가 없다. 

심지어 부모 세대들조차, 참고 참다가 다 출가시키고, 졸혼을 선택하거나 별거 아닌 별거 상태로 지내는 부부도 많다. 

 

지금은 할 게 너무 많다. 

운동을 좋아할 수도 있고, 유튜브, 웹툰을 봐도 시간이 잘가고, 영화 드라마도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각양각색의 취미 생활은 또 어찌나 많은 지 배우고자 하면 배우지 못할 게 없다. 의지의 문제일 뿐.

나도 취미가 엄청 많았다. 자전거 타고, 사진 찍고, 영화도 좋아하고, 영상도 찍고, 축구도 하고, 테니스도 치고.

하지만 결혼하면서 이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 취미를 다 하면서 결혼 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한다는 건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데,

취미 생활에 시간을 많이 뺐기면 자연스레 가족에게 소홀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결혼초에는 모든 것들을 포기했는 데, 결론적으로 지금은 모든 걸 하고 있다. 이건 와이프와 나의 성격이 맞아서이기도 하다.

그렇게 자기 시간을 보내는 데만도 모자란 시간인데,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내려니 자꾸 결혼을 안할 수 밖에.

한가지 큰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결혼하려면 어떻게든 집이 있어야 할 텐데, 몇 년 동안 집값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집을 구하지 못해 결혼을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난 듯 싶다. 

10년 혹은 그 이상을 안먹고 안쓰고 해야 집을 살 수 있다는 기사로 도배되고. 지난해부터 집값이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회사원이 돈을 모아서 집을 산다는 건 부모 찬스 없이는 어려운 일이고, 

그렇게 집을 구하기 위해 돈을 모으려니 몇년씩 모아야 되고, 자연스레 결혼 시기는 늦어지다가

이렇게 혼자 살다보니, 결혼해서 각박하게 사느니, '혼자서 편하게 사는 게 훨씬 좋은 데'로 귀결되는 게 아닐까?

 

혼자 독립해서 살다보면, 부모에게 잔소리 들을 일도 없고, 결혼하면서 생기는 양가 부모님이라는 난제(?)도 없고, 

주말과 휴일, 취미 생활에 온전히 시간을 쓸 수 있고, 혼자 사니 딱히 큰 집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혼자 벌어 혼자 쓰니 딱히 부족할 일도 많지 않은데, 결혼 생각하면, 내 월급으로 살 수 없을 거 같고.

결혼해서 아이라도 낳으면, 아이를 키우는데 평생 몇 억이 필요하다는 통계는 많고. 

그렇게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지금 시대에, 결혼하고 단칸 방에서 시작해서, 둘이 알뜰살뜰 모아서 조그만 집을 사고, 아이를 낳고, 

아이가 커가면 집을 늘려가고, 승진도 하고, 차도 커지고, 아이가 크고, 결혼하고, 은퇴를 하고. 이게 가능할까??

누군가는 이렇게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너무 어렵고 오래 걸린다는 걸 알기에, 사람들은 가려하지 않는다. 

나조차도 이렇게 살아가는 걸 딱히 원하지 않는다.

다만 그래도 이렇게 차근차근 올라가는 사람이 결국은 위너가 된다는 것.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뭐든 긴 시계열로 생각하면, 한계단 한계단의 힘은 무척 강하다는 것이다.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 그래서 펫 시장은 커지고 있고.

아이를 키우는 건 희생이고, 펫을 키우는 건 희생이 아닌 건 아닐텐데.

펫을 키우는 거에는 사람들이 상당히 관대하다. 

그런데, 펫을 키우는 것도 열과 성을 다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이키우는 것 못지않게, 에너지 소모가 많은 걸 볼 수 있다.

다만 펫은 있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펫이 나에게 뭔가 해줘야 하는 게 없는 것.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거 같다. 

아이가 커 갈수록 자꾸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뒤쳐지면 안될 거 같고, 그러다보면 아이 교육에 신경쓸 수 밖에 없고,

학원을 보내고, 공부 안하고 딴짓하고 있는 거 보고 있으면 속터지고, 그러다 보니 학원 뺑뺑이라도 돌리고.

집에 있는 아들도 살짝 그렇긴 하다. 집에 하루 종일 누워서 유튜브와 게임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안 들래야 안 들수가 없다. 그럴 땐 어디라도 나가라고 한다. 친구라도 만나서 놀라고.

아니면, 동네 산책이든 등산이든, 뭐든 끌고 나가서 뭔가를 해야 답답함이 사라진다. 

아들은 놀기만 좋아하는 평균적인 인간이고(나 또한 중 2때 그랬던듯), 그런 아들을 보는 부모도 똑같은 평균적인 인간이다.

다만, 이럴 때 아이와 싸우기 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할 뿐.

그래야 아이와 싸우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다행인건 아들도 날카로운 아이가 아니어서 부모 말을 잘 듣는 편이다. 하라고 하면 잘 하는 편.

아이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와이프와 나, 부모들이 그렇게 살아와서 적당히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TV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어떤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사는 아이들은 극히 드물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리 아이처럼 스무살쯤 되기 전까지는 왜 살아야 하는 지 뭘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별로 없는 게 맞는 거다. 열살 때부터 혹은 다섯살 때부터 난 뭐가 될거야 하는 아이들은 주변에 거의 없다.

스무살쯤 지나야 아! 뭘 해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는 게 평균적인 삶이다. 

다만 요즘 아이들이 경제적 관념이 우리 때보다는 훨씬 좋아져서, 그런 고민을 훨씬 빨리 시작한다는 것.

지금 아들에게도 경제적 관념을 자주 주지시켜주면서, 그런 이유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정도이다.

 

주변에도 혼자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대부분 꼭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진다는 거다. 

연애는 재미있으니까 하는 게 좋지만, 안해도 상관없다. 연애도 취미의 한가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각자 즐거운 것들을 찾아서 모두 열심히 살고 있다. 

등산을 하고, 축구를 하고, 공부를 하고, 캠핑을 하고, 다양한 취미를 위한 모임도 많고.

결혼과 아이 낳는 것이 모두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결혼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아이 낳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선택지가 다양해지니, 그 선택을 하는 것일 뿐.

나 또한 마찬가지다. 결혼 하는 걸 선택했고, 아이 낳는 걸 선택했을 뿐이다. 

그리고, 다행히 그 선택에 지금 만족하고 있을 뿐.

만족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해체하자는 주의이다. 와이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다만 아이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게 또 아이의 인생인것을.

무슨 일이든 어렵다 생각하면, 어려운 일이고, 쉽다 생각하면 쉬운 일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막상 닥치고 나면 또 해결점이 찾아진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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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

2014년 11월 14일. 

2014년도 채 두달이 남지 않았다.

시간은 그렇게 가속도가 붙어 흐르고 있고, 정신없는 시간은 더 많아지고 있다.

올해가 지나면 앞에 숫자가 또 다시 바뀐다.

무언가 이뤄놓은 것 없이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정작 그때가 되면 이게 무언가 싶을 것이지만, 앞에 둔 상황에서는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느낌이다.

올해 하려고 했던 일이 마무리 되지 않아 약간은 조급한 가운데, 또 다른 한가지 일을 더 벌려놓고는 매조지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답답하다. 하나하나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데 빠른 결단과 판단이 필요한 때다.


생각지도 않은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아 키운지도 벌써 7년차다.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늦게 결혼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두세번째만에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생각지도 않은 일을 벌렸다. 그리고, 그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일이 되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고, 회사 생활을 하는 전쟁같은 삶을 살고는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안정적인 결혼 생활이 바탕이 되어서 큰 문제없이 잘 헤쳐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2년전부터 같이 살고 있는(사실은 우리가 얹혀 있지만) 엄마가 꽤 큰 병에 시달리고 있고, 그로 인해 모든 가족이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나을 때까지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도 있는 병이라 늘 주의 관찰을 해야 하는 것. 오늘도 아산병원에 가서 6시간 동안 항암 치료를 받고 오셨다. 지난 번 처음 1차 치료를 하고, 오늘 2차 치료를 받았는 데, 1차 치료 후, 대략 1주일 정도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머리카락도 빠지고, 그에 따른 정신적 피폐함까지 오는 듯하다. 치료를 받는 당사자가 가장 힘들겠지만, 그를 지켜보는 가족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아마도 어렸을 때 나를 보는 가족들의 마음도 그랬을 터이다. 

지금까지 너무나 강인하게 살아오셨던 엄마에게 그런 일이 발생해서 무엇보다 화가 나고, 안타깝지만, 아직은 그나마 그정도라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치료에만 전념한다면, 다시 예전의 엄마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고,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글이 자꾸 샛길로 빠지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뇌가 한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만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점층적이고 다차원적으로 생각들이 뻗쳐나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옆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런 가운데 오늘이라는 생각이 날개가 뻗치자 오늘 일어났던 일들 중 가장 중요한 일이 불현듯 뇌리를 스치며 그에 대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격으로 머릿속에 영상이 흘러 간다. 


어쨌든 다시 결혼이라는 주제로 흘러가보자. 

현 시대에 우리는 너무나 많은 여가와 레저 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다. 의지가 있고, 생각과 관심, 적극적 실천력만 있다면, 아주 다양한 무언가를 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시대적 조류인 핵가족을 넘어, 1인가족화 되어가고 있는 과정이다. 구속받지 않고 혼자 살면서 자유를 만끽하고, 레저를 즐기는 삶 또한 즐거운 삶임에도 분명하다. 그리고 잘 즐기며 사는 사람들을 탓할 수도 말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리고 안좋은 결혼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혼자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혼자 사는 것보다는 결혼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악의 경우 실패를 하더라도, 큰 거리낌없이 이혼을 할수도 있는 문제이다. 나쁜 결혼 상태를 이어갈 필요는 없다. 그것은 나 뿐만 아니라, 상대방, 아이가 있다면 아이에게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혼을 권장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리고 난 절대 이혼은 안할 것이다.


몇가지 전제하는 것이 있다.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과 늘 붙어있어야 되는 결혼 생활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인내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다 포기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할 수 있다. 시작부터 모든 것을 가지려 한다면 그 결혼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나는 결혼하겠다는 마음을 먹고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하면서 싸움이 발생하는 것을 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남자들이 실패하는 것들이 술과 담배, 그리고 운동이다. 그리고 이것으로 인해 사소한 부부싸움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남자들에게 술과 담배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없다면 회사생활이 이루어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스갯소리로 세시간 회의하고 오분간 담배피러 흡연실가서 결정은 그곳에서 다 하고 나온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극단적인 농담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잠깐 딴 생각과 동시에 결정을 지어야 하는 순간을 만드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이다. 그런 부류에 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담배를 배우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진 시대이다. 회사내에서 반정도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리고 저런식으로 결정은 짓는 경우는 지금은 없다. 술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원하지 않으면 강제로 마시게 하는 분위기는 만들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자기 조절이 가능한 거고, 자신이 좋으면 마시는 거고, 싫으면 안마시는 거다.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모든 것들이 자기 기호일 뿐이다. 나의 결혼 생활에서의 장점은 이 두가지를 안하고 안 좋아한다는 거다. 술은 잘 안 좋아해서 세잔이상 잘 안 마시고, 담배는 아예 피우지 않는다. 그 덕에 두가지 이유로 싸울 일은 없다. 하지만, 운동은 엄청나게 좋아한다. 지금은 꼬박꼬박 한달에 세번 토요일마다 축구를 하러 다니지만, 결혼 초기에는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지 않았다. 결혼 전에 호평동에 살때는 일요일마다 열심히 드나들었지만, 결혼과 동시에 무조건 안했다. 일차적으로 구리에 살면서 일부러 호평동까지 오는 것이 불편하기도 했거니와 두번째 이유가 위에 전제한 것 때문에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레 와이프와의 협상으로 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일요일 오전에 집앞에 조기 축구에 가입해서 운동하는 것을 허락한 것이다. 대신 너무 늦게 오지 않는 걸로. 조기 축구 멤버들과 축구 끝나고 밥먹고, 술먹고, 당구치고, 그렇게 하루 종일 보내지는 않는 걸로 결정을 봤다. 간혹 일이 있을 때만 점심을 먹고 오고, 그 외에는 끝나면 바로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게 되면 보통 집에 오는 시간이 빠르면 12시, 늦으면 2시쯤. 그 덕에 오래도록 운동을 하게 됐고, 지금도 하고 있다. 축구 실력이 많이 향상된 건 아니지만..~~

그리고 나에게 몇가지 취미 생활이 더 있다. 영화를 보는 것, 자전거 타기, 사진찍기. 영화보기는 어쩔 수 없이 가정생활과 회사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는 쉽게 많이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은 특히 와이프 회사가 한남동에 있어서 더 어렵지만, 그 이전에는 삼성동 코엑스 옆에 있어서 간혹 메가박스로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더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가끔 아주 가끔은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이것은 둘의 취향이 상당 부분 비슷해서 아주 좋은 점이기도 하다. 지난 10월엔 부산영화제에도 갔다 오고. 자전거 타기는 포기를 했다. 결혼 후 얼마 안 있어 둘이 같이 자전거를 사기는 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갖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전거는 포기하게 되었다. 가끔 내가 야간 검사하고 하루 쉬는 날 일년에 한두번 정도 자전거 타고 일정거리까지 나가는 일 정도. 구리에 살땐 반포대교까지 갔다 왔고, 호평동에선 청평까지. 평상시에 타는 일은 없어졌고 이것은 아마도 서대문으로 이사를 가면 다시 가능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그리고 사진찍는 취미는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게 찍는 대상이 옛날에 풍경에서 결혼 이후론 인물로 바뀌었다. 와이프와 아들. 그리고 가족으로. 지금은 또 축구할 때 사진을 찍어서 올리기 때문에 축구 사진을 열심히 찍어대고 있긴 하다. 어쩌면 가족사진보다 축구사진을 더 많이 찍는 듯. 이것은 여튼 민폐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좋아하는 일이니, 나도 같이 좋은 일이다.

이렇게 포기할 건 포기하고, 할 수 있는 건 하면서 살다보니 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만들기.

아직 진행 중인 작업이라 이 이야기는 나중으로....


여튼 삶은 그런 것이다. 무언가를 억지로 얻으려면 잘 얻어지지 않던 것이 무언가를 포기하면 그에 반대 급부적으로 얻어지는 경우가 꽤 많다. 당연히 노력이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그렇게 오기로만 되는 것은 아닌 게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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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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