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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결혼하지 않을까? 궁금하다.

통계는 말해주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는 다는 것을.

https://youtu.be/HVsS67WoDIY

신기하게도 인구는 줄고 있는데, 가구수는 늘고 있다.

가구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혼자사는 가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영상에서도 나타나지만, 1인가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2050년쯤엔 10가구중 1인가구 비율이 40%에 육박한다. 

연령은 갈수록 늘어난다. 오래 살기도 하고, 60대이상 혼자 사는 연령도 늘어난다.

지금의 젊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결혼을 안한다는 것과 현재의 2-30대가 앞으로도 결혼을 안해서 혼자산다는 것. 

그러면 우리는 왜 이렇게 결혼을 안하는 시대가 됐을까, 고민을 해보고 원인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결혼을 하지 않을까??

인구 통계에 봐도 가구수는 늘어나고, 결혼을 해도 딩크족으로 아이를 낳지 않고, 둘이 행복하게 살면 된다 생각하고.

시대가 너무 많이 변한 건 아닐까??

당연히 문제는 복합적으로 얽혀있고, 한가지 이류 거의 없으리라 생각한다. 

어제 통계가 하나 발표됐다. 작년 출산율이 또 역대 최저를 갱신했다는 것.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222500101 

 

연 출생아 25만명 선 무너졌다… 합계출산율 0.78명 ‘역대 최저’, 첫째 출산 33세 ‘최고령’

통계청, ‘2022년 출생·사망 통계’ 발표 연 출생아 수 24.9만명… 역대 최저치 합계출산율 0.78명… 0.7명대 첫 붕괴 출산율 OECD 꼴찌, 출산 연령은 최고, 한 해 태어나는 아이의 수가 사상 처음으로

www.seoul.co.kr

2021년에 0.8이었다가, 2022년은 0.78. 

기사의 소제목이, 출산율 oecd 꼴찌, 출산 연령은 최고. 

혼자 사니 가구수는 늘어나고, 결혼은 하지않고, 결혼을 안하니 출산율이 떨어지고, 늦게나마 결혼하면, 아이를 늦게 낳게되고, 

이렇게 복합적으로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출산율 최저, 출산 연령 최고라는 타이틀이 생겼다.

이게 누구의 탓일 수는 없다. 

한국의 사회적 현상일 뿐이다. 다른 나라는 안 그렇지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사회적 현상일까. 궁금하고,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어떻게 맞추며 살아갈 것인가 하는 게 나의 화두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고, 해결하고 안하고의 문제도 아니다. 자연스럽게 어떤식으로든 이어져 갈 것이다. 

그렇지만, 결혼을 왜 안하는지, 혼자 사는 게 왜 편한지, 그러한 현상에 대해 알아가야할 필요성은 있지 않을까??

 

나는 결혼을 추천한다. 결혼 후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나혼자 살았으면, 그닥 즐겁지 않았을 거 같다. 와이프가 있고, 아이가 있는 지금의 삶에 엄청나게 만족하고 있고,

열심히 살고 있고,  가족이 있는 지금이 즐겁다. 

우리가 잘 지내는 이유는,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인거 같다.

와이프는 결혼 후 아이를 낳기 얼마전까지 일을 했고, 아이 낳은 이후에도 3개월 만에 회사에 출근했다.

아이는 평일에는 부모님께 맡기고, 주말에는 우리가 보는 식으로 아이를 케어했다. 

아이를 키우는 가장 힘든 시기(5살까지)에 부모님 덕에 수월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와이프가 회사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최근에 엄청나게 큰 사고를 친 내가 스스로 엄청 자책하고,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을 때는, 

가장 크게 위로를 해준 사람이 와이프이고, 안 좋은 상황을 받아들여준 사람은 아이였다. 

그리고 둘다 백수여서 안되겠다는 순간 와이프가 다시 일을 시작하며, 경제적 숨통을 트여줬다. 

지금 완전히 벗어난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씩 헤쳐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의 순간에 가족들이 없었다면, 훨씬 더 잘못된 선택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각자에게 무언가 기대하는 게 별로 없다. 

각자 스스로 해야 할 것이 있으면 그냥 한다. 

집이 더러워 보이면, 청소하고, 밥을 먹어야 하면 밥도 하고, 반찬도 하고, 밥을 다 먹었으면 설겆이도 하고,

보리차가 없으면 물 끓이고, 빨래가 많으면 빨래 돌리고, 건조하고, 면 종류는 널어서 말리고, 

분리수거 할게 쌓이면, 해당 요일에 버리러 나가고, 저녁 식사 시간이면 같이 술한잔 하며 대화하고, 

중2가 되는 아들이 공부를 안하는 건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엄청 열심히 해서 뭔가 되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더 커서 뭔가 되고 싶으면 열심히 하겠지란 마음을 우리 부부는 갖고 있어서, 과외를 시키지 않는다. 

영어 공부는 필요할 거 같아서 몇개월 전부터 영어 개인과외를 시키고 있긴 하다. 

열심히 하는 지 안하는 지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시는 거 같아서 믿고 맡기는 중이다. 

와이프에게도 딱히 바라는 게 별로 없다. 뭘 바라지 않아도 알아서 너무 잘 해 준다. 

먹을 게 필요한 거 같으면 냉장고에 컬리나 오아시스 쿠팡후레쉬로 잘 주문해서 넣어 놓고, 

셋이 같이 쓰는 캘린더 앱에 약속 공유해서 서로의 일정을 알아볼 수 있고, 

휴가가 필요할 때는 일정 잡고, 집안에 뭐가 부족한지 체크 다하고, 부족하지 않도록 늘 채워놓고, 

책도 엄청나게 많이 읽고, 공부도 꾸준히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토요일에는 오전에 수지까지 가서 공부하고, 일요일 저녁이면 줌으로 스터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선하는 것은 가족이다. 각자만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토요일마다 축구하느라 거의 하루를 보내지만, 평일에는 아이와 저녁 시간을 기본적으로 세팅해 놓는다.

간혹 약속이 있으면, 미리 와이프와 약속을 맞추고, 정 안 맞을 때에는 아이에게 양해를 구한다.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맛있는 걸 시켜줘야 한다. 치킨이나 피자 등.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삶을 중요시 하지만, 가장 우선하는 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가족은 함께일 때 즐거워야 가족인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굳이 많은 시간을 보낼 이유가 없다.

가족의 이야기를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길게 쓴 이유는, 가족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서다. 

같이 있을 땐, 대화를 하고, 점심은 뭐 먹었는 지,

친구들과 뭐하며 놀았는 지, 친구들은 어떤 성격인지, 누가 날 괴롭히는지, 

누구랑 제일 친한지, 누구 흉을 봐야 재미있는 지, 얘기를 시작하면 무궁무진할텐데, 

얘기를 하지 않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리고, 가족의 의미가 없어진다. 

그건 역시 자기 하기 나름이다. 얘기하지 않았다면, 뭐든 하나라도 얘기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되고,

그렇게 힘든 거 즐거운 거, 이야기 해야 슬픔이나 기쁨, 즐거움을 같이 할 수 있는 거다.

같이 있어도 각자 따로 핸드폰 보고 있거나 다른 방에서 각자의 볼일을 보고 있고, 

대화도 하지 않는 가족이라면, 굳이 함께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럴 땐 그냥 해체하는 게 맞다. 가족이니까 같이 살아야 하는 시대는 아닌 거 같다.

안 맞으면, 그냥 같이 안 살고, 안 보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다. 

같이 살면서 늘 싸우고, 평행선 가도를 밟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우리 부모 세대들이 참고 살아왔다면, 지금의 세대들은 참을 이유가 없다. 

심지어 부모 세대들조차, 참고 참다가 다 출가시키고, 졸혼을 선택하거나 별거 아닌 별거 상태로 지내는 부부도 많다. 

 

지금은 할 게 너무 많다. 

운동을 좋아할 수도 있고, 유튜브, 웹툰을 봐도 시간이 잘가고, 영화 드라마도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각양각색의 취미 생활은 또 어찌나 많은 지 배우고자 하면 배우지 못할 게 없다. 의지의 문제일 뿐.

나도 취미가 엄청 많았다. 자전거 타고, 사진 찍고, 영화도 좋아하고, 영상도 찍고, 축구도 하고, 테니스도 치고.

하지만 결혼하면서 이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 취미를 다 하면서 결혼 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결혼을 한다는 건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데,

취미 생활에 시간을 많이 뺐기면 자연스레 가족에게 소홀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결혼초에는 모든 것들을 포기했는 데, 결론적으로 지금은 모든 걸 하고 있다. 이건 와이프와 나의 성격이 맞아서이기도 하다.

그렇게 자기 시간을 보내는 데만도 모자란 시간인데,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내려니 자꾸 결혼을 안할 수 밖에.

한가지 큰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결혼하려면 어떻게든 집이 있어야 할 텐데, 몇 년 동안 집값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집을 구하지 못해 결혼을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난 듯 싶다. 

10년 혹은 그 이상을 안먹고 안쓰고 해야 집을 살 수 있다는 기사로 도배되고. 지난해부터 집값이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회사원이 돈을 모아서 집을 산다는 건 부모 찬스 없이는 어려운 일이고, 

그렇게 집을 구하기 위해 돈을 모으려니 몇년씩 모아야 되고, 자연스레 결혼 시기는 늦어지다가

이렇게 혼자 살다보니, 결혼해서 각박하게 사느니, '혼자서 편하게 사는 게 훨씬 좋은 데'로 귀결되는 게 아닐까?

 

혼자 독립해서 살다보면, 부모에게 잔소리 들을 일도 없고, 결혼하면서 생기는 양가 부모님이라는 난제(?)도 없고, 

주말과 휴일, 취미 생활에 온전히 시간을 쓸 수 있고, 혼자 사니 딱히 큰 집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혼자 벌어 혼자 쓰니 딱히 부족할 일도 많지 않은데, 결혼 생각하면, 내 월급으로 살 수 없을 거 같고.

결혼해서 아이라도 낳으면, 아이를 키우는데 평생 몇 억이 필요하다는 통계는 많고. 

그렇게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지금 시대에, 결혼하고 단칸 방에서 시작해서, 둘이 알뜰살뜰 모아서 조그만 집을 사고, 아이를 낳고, 

아이가 커가면 집을 늘려가고, 승진도 하고, 차도 커지고, 아이가 크고, 결혼하고, 은퇴를 하고. 이게 가능할까??

누군가는 이렇게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너무 어렵고 오래 걸린다는 걸 알기에, 사람들은 가려하지 않는다. 

나조차도 이렇게 살아가는 걸 딱히 원하지 않는다.

다만 그래도 이렇게 차근차근 올라가는 사람이 결국은 위너가 된다는 것.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뭐든 긴 시계열로 생각하면, 한계단 한계단의 힘은 무척 강하다는 것이다.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도 많이 늘어나고 있고, 그래서 펫 시장은 커지고 있고.

아이를 키우는 건 희생이고, 펫을 키우는 건 희생이 아닌 건 아닐텐데.

펫을 키우는 거에는 사람들이 상당히 관대하다. 

그런데, 펫을 키우는 것도 열과 성을 다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이키우는 것 못지않게, 에너지 소모가 많은 걸 볼 수 있다.

다만 펫은 있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펫이 나에게 뭔가 해줘야 하는 게 없는 것.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거 같다. 

아이가 커 갈수록 자꾸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뒤쳐지면 안될 거 같고, 그러다보면 아이 교육에 신경쓸 수 밖에 없고,

학원을 보내고, 공부 안하고 딴짓하고 있는 거 보고 있으면 속터지고, 그러다 보니 학원 뺑뺑이라도 돌리고.

집에 있는 아들도 살짝 그렇긴 하다. 집에 하루 종일 누워서 유튜브와 게임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안 들래야 안 들수가 없다. 그럴 땐 어디라도 나가라고 한다. 친구라도 만나서 놀라고.

아니면, 동네 산책이든 등산이든, 뭐든 끌고 나가서 뭔가를 해야 답답함이 사라진다. 

아들은 놀기만 좋아하는 평균적인 인간이고(나 또한 중 2때 그랬던듯), 그런 아들을 보는 부모도 똑같은 평균적인 인간이다.

다만, 이럴 때 아이와 싸우기 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할 뿐.

그래야 아이와 싸우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다행인건 아들도 날카로운 아이가 아니어서 부모 말을 잘 듣는 편이다. 하라고 하면 잘 하는 편.

아이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와이프와 나, 부모들이 그렇게 살아와서 적당히 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TV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어떤 확고한 목적의식을 갖고 사는 아이들은 극히 드물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리 아이처럼 스무살쯤 되기 전까지는 왜 살아야 하는 지 뭘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별로 없는 게 맞는 거다. 열살 때부터 혹은 다섯살 때부터 난 뭐가 될거야 하는 아이들은 주변에 거의 없다.

스무살쯤 지나야 아! 뭘 해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는 게 평균적인 삶이다. 

다만 요즘 아이들이 경제적 관념이 우리 때보다는 훨씬 좋아져서, 그런 고민을 훨씬 빨리 시작한다는 것.

지금 아들에게도 경제적 관념을 자주 주지시켜주면서, 그런 이유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정도이다.

 

주변에도 혼자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대부분 꼭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진다는 거다. 

연애는 재미있으니까 하는 게 좋지만, 안해도 상관없다. 연애도 취미의 한가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각자 즐거운 것들을 찾아서 모두 열심히 살고 있다. 

등산을 하고, 축구를 하고, 공부를 하고, 캠핑을 하고, 다양한 취미를 위한 모임도 많고.

결혼과 아이 낳는 것이 모두 하나의 선택일 뿐이다. 

결혼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아니고, 아이 낳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아니다. 

선택지가 다양해지니, 그 선택을 하는 것일 뿐.

나 또한 마찬가지다. 결혼 하는 걸 선택했고, 아이 낳는 걸 선택했을 뿐이다. 

그리고, 다행히 그 선택에 지금 만족하고 있을 뿐.

만족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해체하자는 주의이다. 와이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다만 아이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게 또 아이의 인생인것을.

무슨 일이든 어렵다 생각하면, 어려운 일이고, 쉽다 생각하면 쉬운 일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막상 닥치고 나면 또 해결점이 찾아진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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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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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간만에 긴글을 써보려 한다.

한국 사회에서 호칭이란 문제는 생각보다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생각보다 누구하나 겉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이 없다.

뉘앙스로 그냥 그러려니 하며 살아가는 듯 하다.

오랜만에 조금 늦은 시간에 술을 한잔 마셨다.(원래는 훨씬 일찍 마신다는 이야기임.)

술김에 확 지르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마음 속 깊은 언저리에 내재되어 있는 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다. 

한시간 정도 쓸 수 있는 불량이다. 

 

난 누군가를 호칭으로 부르는 걸 되게 어려워한다. 어려워했고, 어려웠고, 앞으로도 어려울거 같다.

왜냐면 너무나도 많은 호칭이 있고 그것들을 다 외우는 거 자체가 힘든 일이기도 할 뿐더러, 

지금 시대를 사는 입장에서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진앙' 이런 얘기 들어본 사람 있는가??

이 단어는 나의 엄마의 언니가 나의 아빠를 부를 때 쓰는 호칭이다. 

전라도에서만 쓰는 단어일수도 있고, 경상도에서는 쓰지 않는 단어일 수도 있고, 서울에서도 안 쓰는 단어일수도 있다.

난 이말을 꽤나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이말을 누군가에게 설명하면 약간 골치가 아프다. 

지역을 따져봐야 할 수도 있고, 관계를 따져봐야 할 수도 있다. 어쨌든 평상시 사람들에게 들어보기 힘든 말이다.

 

내 친구들은 내 와이프에게 제수씨라고 부른다. 

이 호칭도 내 입장에서는 엄청 민감하다. 내 와이프가 나보다 연상이기 때문에 

제수씨라는 어감에서 느끼는 친구의 나이 어린 와이프라는 느낌을 갖기 힘들다.

그럼 뭐라고 불러야 할까??

호칭을 하지않는 친구들이 많고, 누군가는 아이이름을 대며 *** 어머니 부르기도 하고, 

누군가는 누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근데 생각보다 제수씨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나무위키 발췌--------

<같은 항렬>
형제자매 항목의 개요 참고

형제의 부인은 형제의 호칭 뒤에 +수를 붙인다. (예: 형수/제수)
누이의 남편은 자매의 호칭 뒤에 +형/제를 붙인다. (예: 자형/매제) [14]
부인의 자매는  뒤에 +형/제를 붙인다.(예: 처형, 처제)
자매의 남편은 형/제 뒤에 를 붙인다. (예: 형부/제부)
<아래 항렬>
어미는 아들 / 자 ; 딸 / 녀 를 주로 사용한다. 앞에 항렬에 관한 호칭인 ( 손 / 증손 / 등을 사용한다)
형제자매의 아들은 조카 / 질이라는 표현을 쓴다.
형제자매의 딸은 조카딸 / 질녀로 더 상세히 구분하기도 한다. 요즘은 성별 상관없이 조카로 부른다.

남성 후손의 부인은 호칭 뒤에 며느리 / 부 를 붙인다. (손자며느리, 자부=며느리)
여성 후손의 남편은 호칭 뒤에 사위 / 서 를 붙인다.

----나무위키에서 퍼온글이다. 나무위키를 뒤지면, 엄청나게 많은 양의 호칭을 볼 수 있다. 

써먹지도 않을 호칭을 엄청나게 많이 갖고 있다. -------

 

내가 제일 어려워하는 호칭 중의 하나가 형님이다.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하면 되는 데, 나는 이 호칭 자체도 거북하다. 

형님이라는 호칭에 되게 '친숙한 사람'이라는 베이스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별로 친숙하지 않은 데 이런 호칭을 써야돼??

난 그냥 이런 호칭이 딱히 맘에 들지 않는다. 

내 성격이 이상해서 내 주변에 이런 호칭에 맞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족으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일 경우 호칭이 가장 어렵다.

삼촌, 당숙, 이종사촌, 이종당숙, 올케, 시누이, 처남, 처제, 처형, 김서방, 이서방, 박서방 등등..

외워야 할 게 너무나 많다.

그리고, 저 단어들을 적절히 쓰지 않으면 또 엄청 이상해진다. 

무슨 조직도를 그려서 외우고 다녀야 할 판이다.

 

내 와이프가 나보다 연상이다 보니까 와이프의 사촌 동생 중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나를 형님이라고 부른다.

관계를 따지면 맞을 수도 있지만, 그냥 나는 이상하고 어색하다.

사회에서 처음 만났으면 당연히 쉽게 편하게 야자 부를 수 있는 호칭이었을 텐데,

가족관계라는 부분이 걸리면서 어린 사람에게조차 형님이라고 불러야하는 상황.

그러다보니 그양반도 나를 대하는 모습이 늘 불편하게 느껴진다. 관계라는 게 이상하게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가??

뭔가 좀 비 합리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이게 가장 문제라고 느끼는 지점은, 모든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거다.

호칭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대화를 대단히 억압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비슷한 또래의 나이에 사람들은 분명 비슷한 일들(가정, 육아, 연애 기타 등등)을 가지고 고민하고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을 텐데, 호칭이 끼어드는 순간, 대화의 단절은 심각한 지경에 이른다. 

이렇게 대화의 단절이 된다는 게, 관계를 망가뜨리는 부분이 아닌가 싶은 거다.

 

내 아이와 형의 딸은 2개월 차이로 내 아이가 빨리 태어났다. 

그러다보니 할아버지가 형의 딸에게 내 아들보고 오빠라고 부르라고 한다. 

어렸을 때는 그런게 먹혔지만, 아이들도 커가면서 뭔가 이상해짐을 느끼기에 아이들을 불러놓고 얘기했다. 

할아버지 있을때만 호칭 조심하고, 니들끼리는 야자하고, 편하고 부르라고. 

지금은 사춘기(중2올라가는 시기)라 서로 대화가 별로 없지만, 내 아들도 하나고, 형의 아이도 하나라서

가까운 사람은 둘밖에 없으니, 고딩쯤 되면 다시 조금은 친해지지 않을까?? 아니면 말고..

 

5,6살쯤 형의 딸이 내 아들에게 야!! 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걸 할아버지가 본거다.

그 자리에서 형의 딸을 혼쭐을 냈다. 그것도 엄마가 보는 상황에서..

그러다보니 뭐 기분좋을리가 없지. 2개월 차이나는 아이들끼리 야라고 하면 어떻고

뭐라고 하면 어떤건지.. 하지만 할아버지 입장에선 용납이 안되나보다. 

그러니 그렇게 아이를 엄청 혼내면서 훈계를 하니, 그때부터 사이가 썩 좋지 않았다. 

겸사겸사 기타등등 나는 아이들에게 아무래도 괜찮다고 얘기해줬다. 다만 할아버지만 조심하라고.

 

호칭 관련해서 할아버지(나에게는 아빠)와 안 싸워본게 아니다. 아니 늘 싸운다. 

난 좀 뭐가 중헌디?? 의 입장이고, 아빠는 늘, 당연히 중요하지!! 의 입장이다. 

이 부분에서 엄청나게 싸워왔고, 싸우고 있고, 앞으로도 싸울 것이다. 

하지만, 바뀌기는 하지만, 쉽지 않다. 늘 스트레스다. 

 

내가 생각하는 호칭은 그냥 단순화 하자는 거다. 

어쩌면 그 이상한 호칭이 그 사람을 까내리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이 발생한다. 

어떤 한 사람을 봤을 때,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호칭이 느껴지면 그대로 부르면 되는거다. 

그게 무엇인고 생각해보면, 그냥 그 사람의 이름이고, 한국 사회에서는 그냥 뒤에 존칭을 붙이면 된다. 

나보다 나이가 적은지 많은지는 저~~~~~ㄴ~~~~~혀 중요한게 아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사람의 입장은 저~~~~~~ㄴ~~~~~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사람 인격 그 자체인거다. 

 

우리는.. 나는 엄청나게 복잡한 사회에 살고 있다. 

그냥 사회 자체가 너무나도 거대해지고, 복잡해지고, 그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호칭이라는 되게 미미한 거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좀 필요없는 짓이 아닐까!!

 

첫번째로는 존칭이라는 게 빨리 없어지길 바란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이름을 부르는 것이 가장 낫지 않을까 싶다. 

이름을 부르는 것 자체가 상대를 존중하는 의미가 아닐까??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중에 하나가 **엄마, **아빠 이런 표현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저런 단어를 쓰고 있다. 

아무 거리낌없이 쓸수도 있긴 하지만, 요즘같이 아이도 많이 낳지 않는 사회이고, 딩크족도 많은 시대에, 

굳이 저런 표현을 써야 할까??

 

지금 시대에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나다. 

내가 결혼을 했건 안했건, 아이를 낳건 낳지 않았건, 솔로이건 솔로가 아니건, 

내가 어떤 직업을 갖고 있건, 어떤 대학을 나왔건, 어떤 고등학교를 나왔건,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던지간에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순간의 '나' 일 뿐이다. 

그런데 호칭은 나를 배제하고, 내가 아닌 내 주변에 처해진 상황에 대한 보고일 뿐이다. 

나를 온전히 나로 인식해 주는 것은 내 이름이 그대로 표현될때, 이때가 아닐까 싶다. 

 

세상은 호칭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가 가진 이름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다.

호칭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지만, 그의 이름은 늘 그대로 불려지는 것이니까!!!!

요즘 시대는 이름도 쉽게 바꿀 수 있는 시대이다. 

나무위키에서 캡쳐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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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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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살고 계신 아버지가 갑자기 코로나에 걸렸다.
같이 차에 타고 볼일 보고 왔던 일행 중 한 명이 다른 곳에서 확진자와 접촉됐고, 양성이 나와서
아버지도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첫번째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확진자 밀접 접촉자라 2주간 격리가 됐고, 마지막날 다시 검사를 마치러 가는 날,
몸이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료원에 갔는 데, 이때부터 급속도로 몸에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유선상으로 통화만 해서 정확한 내용을 설명하긴 쉽지 않고, 다만 코로나 증상이 의심됐고,
바로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병원에서 유선으로 연락을 줬다.
이때부터 걱정되기 시작했다. 연세도 많은데다, 코로나라 옆에 갈수도 없고 전화만 기다리는 상황이 된거다.
하지만, 이때부터 방역을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바로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옮겨졌고, 간호사실에서 연락이 왔다.
몇가지 환자에 대한 체크를 하고, 상태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코로나 확진되었고, 현재 호흡이 안좋고,
산소포화도가 많이 떨어져서, 큰 병원으로 이동예정이란다.
어디로 움직이는 지 물어보니, 중대본에서 결정해서 알려주는 거라 기다려야 한다는 거다.
결정나는 대로 바로 연락 줄테니 기다리란다. 할 수 있는 게 기다릴 수 밖에.
다행히 20여분이 채 지나지 않아 어디로 이동할지 결정했단다. 천안 순천향대병원으로 이동할거고,
이동후에는 그쪽 병원에서 연락할테니, 기다리라는 말.
꽤 신속하게 일 처리가 되어간다는 게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2시간여가 지나도 연락이 오질 않는 거다.
그러다가 조금더 지나서 와이프 핸드폰으로 연락이 왔다. 좀 당황했지만, 받아서 상황 파악을 했다.
다행히 천안 순천향대병원으로 잘 옮겼고, 현재 상태는 좋지 않은 게 맞지만, 지켜봐야 한다. 연락드리겠단다.
어디로 연락을 하면 되냐고 물어보길래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이쪽으로 연락하라고 했다.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은 별로였다. 영상통화를 시도했는데, 통화를 못하겠다며, 그냥 끊으셨다.
웬만해선 그러질 않는 양반인데, 몸이 안좋긴 안좋은가 보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상태가 호전되는게 느껴졌다.
산소호흡기는 끼고 있지만, 식사도 하고, 영상통화하는 데에도 문제 없고, 조금씩 회복해 가고 있다.
다만 연세가 있다보니, 회복이 좀 더딘가 보다.
어쨌든, 코로나에 걸린 가족이 생겼지만, 나라에서 시스템을 잘 갖춰놓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니
이런 면에서 큰 위안을 얻을 수 있구나 싶었다.
단계단계마다 가족에게 연락도 잘 주다보니, 조금이나마 덜 걱정할 수 있었다.
백신 접종 며칠 앞두고 코로나에 걸려서 한바탕 홍역을 치루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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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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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각자의 시간 보내는 거에 적극 배려하는 편이다.

자신의 할일은 하고, 또 그외에 시간에는 가족과 같이 무언가를 하는 거에도 적극적이다.

영화도 좋아하고, 야구도 좋아하고. 

요즘은 외부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적다보니, 되도록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는 건 다반사이고, 밖에 나가는 일도 자꾸 가족으로 다니는 일이 가장 많다.

오랜 만에 일요일에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금요일 홈플러스에서 장보다가 김밥재료를 사놓은 게 있어서 일요일 아침에 급 김밥을 쌌다.

아침은 간단히 누룽지를 먹고 10시부터 싸기 시작해서 11시쯤 완료. 이걸로 각자의 일을 시작했다.

아들은 친구들과 한강으로 자전거 타러 나가고, 와이프는 공부친구들과 안산에 등산가고.

나는 그냥 빈둥빈둥하기로 했다. 

와이프와 아들이 고모에게 김밥 두줄 갖다드리고, 세줄은 와이프가 등산가며 먹는다고 싸가고,

나머지는 점심으로 먹었다. 고모네 집에 데려다주고, 아들은 친구만나러 가고, 

와이프는 독립문 간데서 차로 데려다주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휴일에 집에 혼자 있는 일이 잘 없는 데, 이런 날이 있으니 참 묘하다.

어렸을 때 같으면 이런 때 티비 틀어놓고 하루 종일 티비 돌려보았을 텐데..

잠시 야구 보느라 티비를 틀어놓긴 했는데, 감기 기운이 있어서 쇼파에 누워서 따뜻한 전기매트를 틀고 한숨 잤다.

점심 먹고, 그렇게 휴식을 취하니, 한결 개운한 느낌이 든다. 편히 쉬는 데, 감기까지 걸릴 순 없지.

특별히 무리할 일도 없고. 일어나 보니 야구 마무리를 하고 있는 데, 1점을 앞서다가 마지막회에 

동점에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졌다. 개막전이었는데, 웬지 질거 같더니, 불행은 늘 현실화 되는 법.

잠시 책을 보다가 설겆이를 하고, 건조시켜놓은 빨래를 개고 있으니, 와이프 도착. 

아들은 6시가 넘도록 집에 오질 않는다. 전화했더니 놀이터에서 아직도 놀고 있단다. 

7시엔 집에 들어오라고 했다. 이렇게 각자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우리는 또 저녁을 맛있게 먹으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족, 식구는 밥을 같이 먹으며 대화를 하는 사이. 많은 대화를 한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내가싼 김밥. 김밥 잘 ㅆㅏ는 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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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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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발생하고 가장 큰 변화는 재택인구의 급증이다.

아이도 학교를 못가고 온라인 학습으로 대체하고 있고, 

회사도 온라인으로 가능한 것들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하고, 회의도 온라인, 보고도 메일, 

직접 대면해야하는 업무가 아니고서는 되도록 온라인을 이용한다.

와이프는 기존 업무 특성상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다가 재택 효율이 그닥 좋지않다는 걸 느끼고

재택을 좀 더 줄이고 출근을 좀 더 많이하다가 코로나로 재택을 조금 더 하는 정도.

그래도 외부 업무 미팅이 잦아서 출근 하는 빈도가 더 자주 있다.

나는 업무 특성상 현장에 출근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매일 사무실에 가고 현장을 가야 한다. 

현장 가서 사람을 만나고, 파트너와 늘 같이 다녀야 하고. 그렇게 대면의 일이 줄지 않았다.

그리고 사무실에 복귀해서 일을 하고. 그래도 현장 퇴근이 늘면서 집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황이 조금은 많아졌다.

 

초등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아이이다.

5학년이라는 학년이 이정도면 다 컸네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부모의 케어가 필요한 나이이고, 

자기 스스로 밥을 챙겨서 먹고 치우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좀 아니라서, 밥을 먹고 다니는 것이 문제인 시기이다.

그런데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건, 점심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데, 

이것때문에 와이프와 나, 그리고 아들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스트레스를 갖게 되엇다.

그나마 아이는 매일 바뀌는 간편식에 만족하는 편이지만, 

부모인 우리 입장에서는 간편식이 아무래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과 실제로도 한동안 많이 먹고,

집에서 움직이지 않고 하다보니, 살도 더 늘고, 건강에 좋지 못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코로나가 가져온 우리집의 변화이자, 문제점이다.

그런 와중에 내가 휴직을 하게 됐고, 지금은 아이와 늘 점심을 같이 먹고 있다.

그렇다고, 새밥을 지어서 건강한 나물 반찬에 밥을 먹지는 않는다. 아이도 나도 고기돌이들이기 때문에.

햄버거도 사먹고, 떡볶이도 사먹고, 그러다가 가끔은 집에서 밥도 먹고, 또 짜장면도 사먹고 

이렇게 밖에서 사먹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아이 혼자 밥을 먹게 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일 수 밖에 없다.

아이 혼자 집에서 간편식 먹게하는 게, 마음 속의 짐이었다면, 그게 해결이 되니 뭘 먹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밥 먹고 자꾸 운동하게 하고 하다보니 조금은 몸무게도 줄은 듯한 느낌. 

 

그리고 우리집 아이는 학원을 거의 안 다닌다.다. 

학습과 관련된 학원은 아무것도 안 다니고, 태권도는 1학년때부터 다니는게, 자신이 좋아서 다니고,

피아노는 어쩔 수 없이 다니고. 엄마, 아빠의 강요는 요거 하나이다.

나머지 영어, 수학, 국어, 논술 등 학습과 관련된 모든 것은 아이에게 선택권을 줬고, 다니고 싶지 않다고 해서 안 보낸다.

그리고 그 돈은 아껴서 아이에게 적금도 들어주고 주식에도 넣어주고 그러고 있다. 주식 관리는 내가 하고 있지만,

내 돈 가지고 하는 내 주식은 늘 일정정도 마이너스인데, 아이 주식은 늘 플러스 상태이다. 

심지어는 3월 폭락장에서도 마이너스 10% 정도로 엄청난 선방을 했었다. 내껀 거의 40% 폭락했는데. 

어쨌든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대신 다른 방식의 무언가를 물려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은 다른 부분이 훨씬 크다.

 

내가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아이와 싸우고 싶지 않아서이다.

모든 부모와 아이간의 관계에서 스트레스와 다툼의 99%는 공부와 관련된 것이다.

부모는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찾고 목표를 설정하고,

거기까지 도달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그 노력에 아이가 따라와 주길 바라며 

지속적으로 압박과 회유 등을 하는 데, 그로 인해 아이와 사이가 좋은 부모를 본 적이 없다.

하기 싫어하는 아이는 늘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하려 하는 데, 부모는 그걸 그대로 볼 수 없다.

어떻게든 잡아서 앉혀서 공부를 끝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고, 아이가 어렸을 때야 어떻게든 말을 듣겠지만, 조금씩 커가면서, 반발하게 되고,

싸우게 되는 과정을 많이 보게 된다. 

결정적으로 난 이것이 제일 싫었다. 가족이 좀 더 가깝고, 좀 더 잘 지내고, 집이 행복하려면,

집에 들어와서 가족과 대화하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여행을 다니는 것들이 즐거워야 하는 데,

온 가족이 아이의 공부에 매달려서, 티비도 제대로 못 보고, 대화도 없고, 대화라곤 공부외에는 없고,

그런 삭막한 집이라면 아이도 집에 들어오기 싫고, 나도 들어가기 싫고, 와이프도 들어오기 싫을 것이다.

가족이 그런 상태가 되는 것을 절대적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 

집에 들어오면 편안하고, 대화가 즐겁고, 즐겁게 식사하는 그런 즐거운 곳이길 바란다.

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우리 가족은 모두 노력하는 편이고, 그래서 집이 늘 즐겁다.

코로나가 되면서 아이에게 설명해준 것 중 하나가, 가정폭력이 늘고, 이혼율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https://1boon.kakao.com/interbiz/5e900057c2ec55600885a8ad

가족 관계가 힘들고 서툰 사람들이 더 많이 집에 붙어 있으면서 관계가 힘들어진다는 이야기이다.

 

가족은 그냥 생겼고, 그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맞춰가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줄이고, 가족과 같이 할 수 있는 걸 늘리고,

집에서 핸드폰만 쳐다보지 말고, 티비만 보지 말고,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 

그런 행동들이 이어질 때 진정으로 행복한 가족이 되는 것이다. 

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든 상관없다는 태도는 가족을 해체하는 지름길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 훨씬 좋은 가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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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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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긴 힘들어도 

괴물이 되진 말자.

홍상수의 영화중 김상경이 내뱉은 대사다.

어느 영화였는지 갑자기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 이 대사가 자꾸 떠오르고 스스로에게 자꾸 최면을 거는 말이다.

괴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하나. 가족이야기

다음 주면 추석 명절이다. 지난 설을 지나면서

아버지와 말다툼을 한참 하면서 차례를 안지내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두번에서 한번으로 줄이자는 합의를 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하신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하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다른 식으로 반응을 하신다.

아버지는 장남네 집에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싫어한다. 그래서 처음에 안가겠다고 하셨다.

당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하시라고 했다. 근데 내가 저 얘기를 꺼내자 다시 가시겠단다. 

내가 어쩌나 보겠다는 의미로 밖에 안 보인다.

그래서 이번에는 가는 걸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확정을 지어야겠다. 앞으로 차례는 안 지내는 걸로.

명절에 스트레스를 안 받는 방법으로 나는 차례를 안 지내는 걸 택하겠다는 것이다.

자꾸 트러블이 생긴다면, 그냥 명절마다 서울에 없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어떤걸 택할지는 명절이 되봐야 알 수 있을듯.

 

둘. 친구이야기.

친구의 아버지가 급작스레 돌아가셨다.

정말 얘기지 못한 일로 돌아가셨다. 지난 주에 친구를 만나고 우울증이 있으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채 1주일이 지난지 않은 시점이다.

제일 친한 절친은 베트남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고, 친한 친구들 모두 휴가를 내면서 발인에 참석하고 운구를 들고, 

그렇게 하룻밤을 같이 지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는 사이 가족사를 듣게 되고, 실로 놀라운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다른 집의 가족사를 일일이 나열할 수 없기에 내용을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떤 한가지 이유 때문에 주변의 모든 사람을 힘들게 만들고, 또 그게 고착화되고, 거짓이 거짓을 낳고, 

그렇게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이 된다. 어느 순간, 무서워졌다. 사람이 무서워졌다.

그 옛날의 모습이 아니다. 모든 의문점들이 한가지 이유로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후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떻게 살것인가?

어쩌면 전혀 변화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뫼비우스의 띠는 끊어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끝까지 풀리지도 않고, 풀수도 없다. 

틀안에 갇혀서 날갯짓하지 못하고 날지 못하면 어디에도 갈 수 없다.

인간은 그렇게 날갯짓하다 스스로 커져서 갇혀서 죽는 거다.

 

셋. 회사이야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후배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개인적인 이유가 아니라, 사람때문이라는 것.

그 사람은 또 괴물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작년에 사무실에 있던 모든 인턴이 그만뒀다. 총 다섯명.

순차적으로 하나하나 그만두길래, 그냥 개인적인 사유로 그만두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회사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잘 알지 않는다.

알고 싶지 않아서다. 

그래서 자세한 내막을 전혀 듣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를 듣고 나니 어느 정도 마음으로 느끼고 있던 부분이 실제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옛날에 당했으면 그게 그대로 이어지는 걸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한다.

엣날에 당해서 그게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으면, 그걸 다음 사람에게 줄 필요는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도 버텼으니 지금도 당연히 버텨야되 하지만, 그것이 꼰대 마인드이고, 잘못된 생각이다. 

실제로 연약해져서일지도 모르지만, 꼭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다. 참아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그걸 그대로 이어가는게 맞는 것도 아니고. 바뀔 건 바꿔나가야하지 않을까.

그 꼰대가 생각보다 많다는 게 더 큰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회사다니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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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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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가재울로 이사를 하고, 3개월쯤 지나고 있다.

분가를 했지만, 아직은 아들 유치원을 기존 부모님 집 근처에 보내고 있는 통에 평일은 부부만 살고 있다.

와이프는 회사가 가까워지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겨 아침 출근 시간이 여유로워지고 퇴근도 빨라져서 7시에서 7시 30분 사이면 집에 도착한다. 나는 특별히 가까워진게 없어서 땡퇴근하면 7시 30분 아니면 늘 8시쯤 집에 도착한다.

그래도 어쨌든 와이프가 집에서 밥을 차리고 기다리기에 집에 와서 밥을 먹는 횟수가 많아졌고, 그래서 회사에 남아서 야근을 하고 저녁 먹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회사에서는 맨날 땡퇴근한다고 그닥 좋게 보지 않는 듯.

기업 풍토가 바뀌어야 하는데 여전히 쉽지 않다.


올 겨울 고모가 계속 아프시다. 

연세가 있다보니 어디 안아픈데가 없겠냐마는 올해 특히 심하다. 여러 차례 수술도 하시고, 눈도 안 좋고, 워낙 잘 못드시고 하는 데 잠까지 잘 못 주무시다보니, 더욱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 와이프가 근 2-3주를 신경정신과에 세브란스 병원에 왔다갔다 하고 있다. 이 동네로 이사와서 회사 조퇴, 휴가, 늦게 출근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와이프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기에 혼자서 백방으로 고생 중이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그닥 많지 않다 보니 몸도 힘들고 맘도 피곤한 듯 싶다. 

그나마 지난 주 기존에 안 보이던 눈을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나서는 안압이 떨어지면서, 머리 아픈 게 많이 없어지고, 밥먹을 때 고개를 앞으로 숙여도 되면서 조금 식사도 하시고 잠도 어느 정도는 주무시게 되면서 컨디션이 조금 나아지신거 같다. 목소리 톤도 조금 올라가고 움직임도 훨씬 나아지셨다. 그래도 아직 돌봐드리기가 쉽지 않아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이번 설 연휴에 와이프가 친구들과 계 묻어 놓은 홍콩 여행을 가기로 계획을 다 세워놨다가, 고모의 건강 때문에 다 취소하며, 스트레스가 좀 많이 쌓인 듯하다. 그덕에 갑자기 내 생일 선물겸 맥을 사게 되긴 했지만..


이상하게 우리가 가까이 가는 곳 어른들이 다 아프신건 우연인건지.. 

가까이서 돌봐드리게 되서 다행인건지.... 



설을 하루 앞둔 오늘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으로 오셨다. 어제 와이프랑 호평동에 갔다가, 동네 경찰친구네 집 가서 늦게까지 술 한잔 하고 아침까지 조금 늦잠을 자다가 밥을먹고, 와이프가 다시 고모를 퇴원시켜 드리러 가재울로 왔다. 나는 호평동에 남아서 형네 식구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점심을 먹고 얘기를 하다가, 형이랑 아빠가 와이프 혼자 있게 하지 말고, 아들은 세율이랑 잘 노니까 내일 큰집가서 만나고, 집으로 가서 같이 있으라고 해서 집으로 왔다. 엄마는 누나네 집에 내려가서 설을 거기서 새고, 형네는 집에 와서도 할일이 많아서 세율이만 집에 두고, 작업할 일이 있어서 동네 커피가게로 같이 가서 일하고, 나랑 와이프는 아픈 양반 모시러 오다 보니, 모든 가족이 흩어져서 지내게 되는 명절이 되고 말았다. 근 몇년간 이런 적이 없었는 데 모두 40대가 되다보니, 격변의 시기를 살고 있는 듯하다. 바빠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한데, 마냥 즐거운 일로만 바쁜게 아니라서 조금은 씁씁함을 어쩔 수 없다. 모두 다 집을 나오고, 준성이와 세율이만 할아버지 곁을 지켜드리고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아빠야 나름 당신 소일거리에 취미를 갖고 계시니 그닥 걱정이 크진 않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실듯..

2-3년 고생해서 다시 모두가 즐거운 날이 될 수 있을지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



설이 지나면 여러 가지 변화가 확 다가온다. 

부모님은 2월말 3월쯤 누나네 집 옆으로 서산에 내려가시고, 아들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우리와 365일 부대끼며 살 것이고, 그 덕에 나는 3개월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아들을 돌봐주어야 하는 데 믿었던 사람들이 믿을 수 없게 되고, 어렵게 되면서 최후의 방법을 동원할 수 밖에 없었다. 와이프가 한달 정도 휴가를 낼까도 고민했지만, 집안 경제를 봤을 때도 그렇고, 울 회사가 육아휴직이 가능하기도 해서 내가 3개월 휴직으로 결정했다. 올해 우리 회사도 큰 격변의 시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 안되는 상황이어서, 내가 아들을 돌보기로 결정했다. 3개월밖에 아닌 시간이라, 회사에는 큰 문제는 아닐 것 같고, 그 와중에 회사에 자리이동이 많이 생길 예정이고, 기존 서울 권역이 4군데에서 여러 지역본부로 쪼개지다보면 집 근처에 있는 사무실로 오기는 훨씬 쉬워질 것 같다. 그 내용은 대략 2월에도 가능하겠지만 결정은 6월에나 되어야 될 성 싶다. 사람들이 괜찮은 동네로 갈 것인가 집에 가까운 동네로 갈 것인가 고민해 보면, 사람에 아무리 많이 점수를 준다해도 직장이 집 근처에 있는 게 삶의 만족도를 가장 높이는 지름길이지 싶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에 지켜보며 차후에 결정할 일이다. 

어쨌든, 최근에 회사를 너무 다니기 싫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찰나에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휴직을 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듯 싶어서 다행이다. 3개월동안 무엇을 할까,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가죽 공예에 올인을 할 것인지, 가족들을 위한 요리를 열심히 만들어볼 것인지, 경제 관련 서적들을 독파할 것인지.... 여러 가지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조금은 즐거운 고민일 수 밖에 없다. 그 시간동안 재충전해서 다시 6월달부터 출근할 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늘 삶은 힘들고, 고단하다. 그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현명한 판단과 냉철한 이성과 적극적인 행동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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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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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야기

 

가족이 해체되는 시대.

갈수록 큰 의미의 가족은 엷어지고, 작은 가족들로 재편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노인인구는 많아지지만 젊은 세대는 줄어들고, 아이들은 많이 낳지 않고, 가족 구성원 없이 1인 가족으로 살아가는 인구들도 많아지는 시대. 구성체가 바뀌어 가는 시기에 명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다행이라면 다행이고 불행이라면 불행으로,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살고 있고, 명절이면 형네 식구들이 우리 집으로 오는 상황이다. 작은 부딪힘이라도  안생기게 하려고 와이프나 나는 노력을 하지만, 누군가는 계속 부족한 배려심과 삐딱한 행동들을 계속하면서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 어떻게 할 것인가.

 

내 아들과 조카는 올해로 6살을 맞았다. 내아이는 남자아이고, 조카는 여자아이다. 내 아이가 두달 먼저 나왔고, 조카는 두달 늦게 나왔다. 가장 큰 다른 점은 내 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크다보니 두 양반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밖에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를 해준다면 가끔 오는 조카 아이를 좀 더 이뻐해주고 아들을 좀 덜 이뻐해줘도 좋으련만 할아버지 할머니는 별로 그럴 마음이 없는 듯하다. 그냥 당신들이 당시 상황에 맞게, 기분에 따라 행동하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조카에게 애정은 덜 가는 모양. 형이야 그러려니 이해하고, 그닥 신경 안쓰고 하지만, 그것들을 대하는 큰며느리 입장에서는 늘 작은 것 하나하나 불만이다.

입장차라는 게 있으니 내가 다 맞을 순 없겠지만, 정도가 심하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다

아들과 조카가 같이 장난을 치고 놀다가 매형의 화장품을 다 펌프질을 해서 온 방안을 어지럽혀 놓았다. 앞으로 그러지 마라고 하고 닦으려는 데, 이녀석들이 말로는 알겠어요 하는 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그래서 다시 잡아 놓고 혼내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조금 긴장하는 눈치다. 그래도 아직 정말 혼난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벌을 세웠다. 그리고 큰소리를 냈다. 그러고 나니까 조카가 울려고 한다. 못울게 하고 벌을 계속 세웠다. 그때 장보러갔던, 애들 엄마들이 온다. 엄마를 보자 조카가 서럽게 울기 시작한다. 그리고 벌받던 손을 내리려고 하기에 다시 더 큰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똑바로 벌 서라고.

그러자 애 엄마의 한마디 왜 너만 울어, 엄마 맘 아프게..’,

앞뒤 맥락도 모르고 아이들의 아빠들이 버젓이 보고 있고, 상황에 의해 내가 혼내고 있긴 했지만, 잘못을 해서 혼내고 있는 상황에 그게 할 소린가 싶었다.

그렇다고 내가 애들을 때린 것도 아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고 하지 말아야지. 순간 화가 불끈 났다. 이런 xxxxx..

내가 아들 혼낸 것도 이번이 두번째다. 할아버지, 할머니 한테 계속 장난치고 버릇없이 굴길래 타이르고 타이르다가 한번 폭발해서 몽둥이 들고 벌을 세운 적이 한번 있었고, 그 이후 처음이다. 한번 그렇게 심하게 혼내고 나서 아들은 대부분 말을 잘 듣는데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 게 여지껏 두번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동안 왔다갔다 하면서도 분명 내 성격이 어떻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저런 발언을 한다는 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조카의 아빠인 형도 같이 있었고, 똑같이 혼내게 된 상황도 다 보고 있었는 데 말이다. 같이 장난치고 놀았는데 내 아들만 혼내는 것도 말이 안되잖은가 말이다.


 

명절 당일은 누나네 식구가 온다. 매형과 아이들까지 오면 진짜로 명절 같다. 매형 집이 서산 시골이고 장손이라 제사도 지내고 그러고 올라오다 보니 명절 음식들도 바리바리 싸오고, 우리도 먹을 것들 더 준비하면 집안이 훨씬 풍성해지고 시끌벅적해진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학년이 높아지면서 지난 추석 이후 처음으로 우리집에 오는 모양새가 되었다. 중간중간 매형은 회사일때문에 가끔 올라오긴 했지만, 누나 또한 아이들 챙기느라 바빠서 지지난주에 딱 한번 오고 그렇게 오랜만에 방문이었다. 그래선지 아이들도 훌쩍 커져있고, 만나는 반가움도 더한 듯 하다. 집안이 북적북적 해지니 아들은 더 없이 좋아한다. 그리고 아들에게 고모(나에게 누나)가 워낙 아들을 이뻐하고 잘 놀아주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고모가 있는 내내 아들은 즐겁다.

그리고 엄마 또한 늘 딸을 보고 싶어하는지라 가까이 살지 못하는 걸 늘 서운해한다. 아빠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우리 마음대로 모든 게 되진 않으니까.

 

누나와 매형은 아이들의 공부에 엄청 열의를 가진 사람들이다. 특히 매형이, 특히 첫딸에게. 이번에 고등학교에 올라가게 된 딸이 시골에 있는 기숙학교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내신을 잘 받아서 최종적으로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늘 어렸을 때부터 우리집에 놀러 오더라도 영어책과 수학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노는 틈틈이 공부를 해서 그날그날 예정했던 목표치 공부를 채우곤 했다.

저녁을 먹기 전 아이들은 잠시 핸드폰을 하고 있었고, 매형은 운전의 피로를 풀기 위해 자다가 일어났다. 그리고 상을 차리고 있는 데 조금씩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매형은 조카에게 그렇게 해서 목표한 거 채우겠냐는 말을 하고, 조카는 다 할 수 있다고, 반박을 하면서 수위를 높여가고 있었다. 서로 할 수 있다 없다로 싸움을 시작하더니 매형이 소리를 높였고 조카도 그에 지지 않고 대들었다. 중학교에서 사춘기가 어느 정도 끝나가고 있었지만, 아직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아빠에 대한 반발심은 여전히 심한 것 같았다. 그렇게 싸움은 커지고 매형은 버럭버럭 화를 내고, 조카는 울면서 방에 들어가서 공부한다고 하고, 이 모든 상황이 매형에겐 장모님, 장인어른이 계시는 가운데 상을 다 차리고 이제 차분히 앉아서 저녁을 먹으려는 찰나에 일어난 상황이다. 순간 내가 화를 못참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계속 그치질 않아서 아빠가 일어나셨다. 매형을 다그치고 조카를 다그쳐 보지만 여전히 자기들이 잘못한 것이 없다는 행동들이고, 서로 자기들 상황 설명만 한다.

 

공부시키는 거 좋다. 자기 자식 잘되게 하겠다는 데 옆에서 말릴 수도 없고 말려서도 안되는 일이고,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훼방은 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은 한다. 그런데 그런 것도 정도껏 자리를 봐가면서 해야 될거 아닌가. 설에 올라와서 저녁을 챙겨서 먹으려는 순간에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는가 말이다. 그런 얘기를 하는 가운데도 매형은 계속 마지막 100일이란다. 자신이 딸에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젠 마지막 100일밖에 없고 그 이후엔 기숙사 학교 가서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란다. 마지막 100일이면 오질 말든가. 오지말고 집에 꾹 눌러 앉아서 공부만 하고 있든가. 처가집에 와서 이 무슨 행동이냐고!!.. 도대체 이해할 수 없고 도저히 이해하고 싶지 않은 행동을 하고서도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매형의 태도를 보면서 참 어렵고 힘들고 답답하고, ….

아빠가 조카를 데리고 오고 밥을 먹고 어느 정도 상황이 종료 되서 매형과 다시 한번 앉아서 한참을 교육이라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전혀 먹혀들지도 않는다. 오로지 자식 키워봐야 이해한다는 말. 내 아이는 아직 어려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듯.

 

  

명절날 와이프는 처가댁가서 자고, 나는 다음날 처가댁 식구들이 모이는 때 가서 밥 먹고 술 한잔 하고, 세배도 하고, 명절 인사도 하고 그렇게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다 집에 오는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점심만 마치고 조금 일찍 집으로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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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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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준이와 준성이

사진 2010. 10. 23. 18:00
초등학교 4학년짜리 조카 영준이가

15개월된 아들내미를 업어준다고 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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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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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가는중

사진 2009. 9. 17. 01:08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나가는 조그마한 아이들은 단지 귀여움에 조금 아는체만 할 뿐이고

내 조카들도 이쁜짓 할때만 이쁘지 말도 안 듣고

버릇없는 행동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속에서 승질부터 난다.

그래서 애들이 어렸을 때 아주 심하게 혼냈었고 그랬던게  누나나 매형이 마음에 담아뒀나보다.

누나가 한번 얼핏 그런 얘길 하길래 다시는 애들 혼내는 걸 삼가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의 서운함을 내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게 어떤 기분이란걸. 사실 아직 잘 알지도 못한다.



결혼을 하고 바로 아이가 생기고 얼마전 아이를 낳고

벌써 50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아이는 채 50일이 안됐음에도 불쑥불쑥 커간다.

태어날때도 보통보다 조금 크게 낳아서 잘 자라나 싶었는 데

태어난 후에도 먹성이 좋아서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무엇보다 고마운 일이다.

엊그저께는 낮에 하루종일 놀고는 밤에 잠이 안들어서 새벽까지

칭얼대다가 잠이 들곤 푹 자지도 않고 간간히 깨서 엄마를 힘들게 한다.

그리고 오늘은 저녁에 와이프가 SOS를 쳤다.

좀처럼 그런 일이 없는 데 애하고 씨름하느라 힘이 많이 드나보다.

저녁 먹다가 후다닥 먹고는 사무실 들어가서 바로 정리하고

고속도로를 좀 빠르게 밟고 집으로 왔다.

애가 두시간째 칭얼대고 잠을 안잔다는 거다.

근데 팔이 아파서 못 안아주니까 애가 잠을 안 잔다고.

한 30분 정도 안고 놀아주니까 잠이 들기 시작한다.

그 후론 3시간째 푹 잘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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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주는 즐거움은 참 놀랍다.

몇시간을 그렇게 씨름하게 만든 녀석 때문에 힘들어 쓰러질 것 같다가도

저렇게 세상에 없는 듯한 이쁜 표정을 짓고 나면 그 힘들었던 게 싸악 사그러들고

사랑스러움이 온 방안에 가득 퍼진다.

그리곤 빙그레 미소를 짓게 된다.

힘든건 잠시 잊혀지고..


아무리 이쁜 남의 애기를 봐도 그저 이쁘고 귀엽다고만 생각했지

저런 엽기적인 생각은 한번도 든 적이 없었는 데

내 자식만은 확실히 남들과는 다르다.

아이가 주는 기쁨은 상상 그 이상이다.

자식을 낳아본 사람만이 안다는 말이 하나 틀린 말이 아니다.

참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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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년간은 이렇게 아이를 위한 카메라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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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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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09. 8. 25. 23:51
애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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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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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행 2008. 1. 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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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지난해가 되버린 2007년 12월 30일엔
가족끼리 성우리조트에 나들이를 갔다.
형이, 형수랑 시즌권을 끊어서 자주 간다는데
29일부터 연휴가 되면서 누나네 애들도 방학이고,
형네는 미리 가있고, 나도 놀고 해서
가능한 한 부모님까지 모시고 가려고 했으나
병원에 안 좋은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부모님은 가지 못하고 우리들만 가게되었다.
여자친구는 안가고 나만 갈뻔 했으나
다행히 같이 가게 되어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왔다.
아직 보드에 필이 꽂히지 않아서
하고 싶단 욕구가 많이 발생하진 않지만
이번엔 조금 배웠다는 느낌이 들면서 슬몃
보드에 대한 열정이 조금은 생겼다.
어쨌든....

두리뭉실하게 약속을 잡는 바람에 일정에 대한
정확한 숙지 없이 가긴 했지만
가족 모두 가는 기회가 쉽지 않을텐데 어쨌든 잘 갔다왔다.
엄마, 아빠까지 갔으면 했는 데 못가신게 아쉽긴 하지만..

그곳에서 사촌형네 식구들도 멀지 않은 오크밸리에 놀러왔다고 해서
저녁은 그쪽가서 먹고 오고.


가족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아지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달랑 우리 가족 다섯 식구에서 누나가 결혼해서
매형이 생기고, 애기들 둘이 생겨나서 벌써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고,
형도 결혼을 해서 형수도 생기고.
그리고 조만간엔 나도 결혼을 하지 않을까 싶고..

몇십년을 산 가족들끼리도 아웅다웅 다투고 하는데
하나둘 새롭게 생겨나는 가족들과는 얼마나 성격차이가 많이 날 것인가.
그런 가운데서 맘에 안드는 구석도 많고, 다툴일도 많이 생기는 데,
그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맘에 안 든다고 미워만 해서도 안되는 노릇이고.
누가 하나 맘에 안들면 그와 관련된 부분들은 당연히 멀어지게 되고
그러게 되면 가족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지 않겠는가..


다른 가족들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형제들끼리야 잘 지내고 싶지만,
부부로 만난 사람들, 그로 인해 관계가 맺어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잘 지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들을 잘 조율하고, 다툼이 생겨도 풀어나가고 하는 게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걸 요즘 참 많이 깨닫고 있다.

스스로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는 한 피치 못하는 상황까지 가게 마련인 것이다.
부부가 살다보면 언제든지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기에..

산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잘 사는건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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