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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엔 학부모 상담을 진행했다.

짧은 20여분간의 선생님과의 대화였지만, 

아이의 새로운 면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 데 생각보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나 아빠한테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것 같고,

그러면서 예전 친구가 훨씬 그리웠을 것 같고,

그래서 학교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고,

그래도 지금은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인간이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두려움 반 기대반으로 시작하겠지만,

어린 아이에게 변화된 사회생활은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훨씬 컷을 것이다.

게다가 이사하고 친구가 전혀없는 상황이었으니 더욱 컷을 지도 모른다.

다행인 건 담임선생님을 잘 만난 것 같아서 아주 안심이 된다는 것.

잠시동안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에 대한 관찰을 잘 해주는 것도 느꼈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선생님이 화를 한번도 내지 않아서 너무 좋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1학년 아이들 22명이 떠들면 얼마나 재잘거리고 말도 안듣고, 그럴진대

화도 안내고 잘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만난 것이 아이에게 참 복이려니 싶다.


잠시 생각하다가 난 왜 1학년때 담임 선생님이 기억나지 않는 지 고민했는데 1개월밖에 다니지 않았다는 것이 불현듯 생각났다.

그러니 기억을 할 수가 없지. 1학년 때 뭐했는지도 모르겠는데..



어제 마트가서 도시락용 김밥 재료들을 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김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난 아들은 티비 앞에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다.

아들이 나보다 일찍 일어난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티비보라고 내비두고, 도시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계란 4개를 풀어서 부치고, 햄을 썰어서 살짝 후라이팬에 익히고, 맛살을 찟고, 오이와 단무지, 슬라이스 햄, 치즈까지 준비를 하니 김밥에 들어갈 재료가 너무 많다. 준비하는 동안 앉혀놓은 밥이 다 됐다.

밥이 떡이 됐다. ㅜㅜ

어제 밤에 씻고 잠시 불렸다가, 자기 전에 물의 양을 조절했더니, 물 양 조절에 완전 실패했다. 

뚜껑을 열고 살짝 더 익혔지만, 많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많이 해 놓은 밥이라 어쩔 수 없이 시작.

준비한 재료들과 밥을 담아서 김발에 말기 시작. 말기도 좀 어렵다. 풀린 밥알이 여기저기 눌러붙는다. 그런 것들을 극복하면서 만들기 시작하고 실패하다 보니 그럭저럭 자세가 나온다. 그렇게 먹을 녀석 몇개를 만들다 보니 요령이 생겨서 도시락에 담을 녀석을 하나 둘 만들 수 있게 됐다. 아들 도시락용은 조금 더 작게 만들고, 두개는 이상없이 잘 마쳤다. 

나머지는 여기저기 터져나가고, 잘 안 모이고, 했지만 그럭저럭 완성. 어차피 먹는 게 더 많으니 다행이지 싶다. 예비로 추가 밥을 했는 데, 그밥은 사용하지 않고 실패한 밥으로 모든 걸 처리. 점심 먹을 것까지 준비 완료했다. 그리고 재료도 잘 맞춰서 끝냈다.

어제부터 준비한 도시락이 난관에 고생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완성까진 시켰다.

그리고 다행히도 아들은 맛있어 해주고, 도시락도 잘 먹었단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귀여운 녀석.


현장학습 끝나고 돌봄 교실을 가지 않고, 놀이터에서 놀다가 집으로 왔다. 저녁 먹고 친구가 오기로 해서, 그 아이를 기다리며 저녁 식사를 마쳤다.

생각보다 늦게 온 친구 덕에 잠시 티비를 보다가 놀러 온 같은 반 친구와 놀기 시작. 집에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재미가 없어졌는 지 아빠를 자꾸 껴들게 만든다. 할리갈리를 하자는 둥, 젬블로를 하자는 둥. 야구를 볼라했드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다.

한번 두번씩 같이 게임을 해주고 야구 보고 게임 해주고 야구 보고를 반복하다가 친구에게 과자도 준비해 주고, 과일도 갖다 주고, 음료수도 갖다 주니 어느 덧 야구도 끝날 시간이고, 친구도 갈 시간이 됐다. 친구 부모가 와서 데리고 가는 데 나가서 인사하질 않는다. 놀다 가는 것이 아쉬워서일까?? 나가서 인사하라고 말해도 끝까지 행동하지 않는다. 헤어지는 거에 대한 서글픔이 커서 그런 건지 게으른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친구를 보내자마자 이를 닦고 나니 바로 잠이 든다. 야외활동이라 피곤했을 텐데, 친구가 와서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가자마자 피곤이 몰려왔나 보다. 


아이와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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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어젯밤에 자기 전에 쌀을 씻어서 불려 놓고,

쌀을 씻은 첫번째 물은 설겆이 통에 붓고,

두번째 세번째 물은 받아서 냄비에 부어놓았다.

와이프가 한살림에서 주문한 식재료가 집에 왔는 데, 그중에 맛있는 된장이 들어 있어서 그걸로 된장찌개를 끓일량으로 미리 준비를 해뒀다. 

새벽 한시쯤 잤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6시에 일어나서(회사 다닐때보다 더 일찍 일어난다), 아침 준비를 시작했다.

된장찌개를 끓이고, 아들이 좋아하는 햄을 볶고, 내가 좋아하는 옛날 소세지를 굽고, 와이프가 좋아하는 두부를 굽고.

조금조금씩 하는 거라 오래 걸리진 않지만, 하나하나 손이 가는 것들이라, 음식하는 동안 바쁘지 않을 수 없다.

그 와중에 아들을 깨워야하고, 와이프를 깨워야하는 상황.

알람이 울려도 와이프는 일어나지 않고, 아들은 스스로 잘 일어나긴 하지만, 눈을 뜨자마자 바로, 티비를 켜고, 만화방송을 틀고 트레인포스를 보기 시작. 아무리 30분만 보라고 외쳐도, 시간 넘기기가 일쑤다. 7시 30분이 지나면 무조건 리모컨을 끄긴 하는 데, 할아버지 할머니랑 있을 때 습관이 되어서 쉽게 끊지를 못한다. 어느 순간 팍하고 끊어야 할 성 싶다. 안 그러면 다시 회사로 복직하는 시간에 애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회사를 가야 하는 와이프가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을 거 같은 예감.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서 아들을 준비시키고 갈지 조금 걱정이긴 하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습관을 잘 들여줘야 하는 데 말이다.


따뜻한 밥을 짓고, 찌개를 끓이고, 반찬을 담아서 상에 다 차려놓으면 간신이 아들과 와이프가 온다. 

그리고 밥을 한숟가락 먹고, 국을 한숟가락 뜨는 데, 내가 먹을 땐 아주 맛있다고 느꼈는데, 와이프의 표정은 그닥 별로다.

멸치 냄새가 너무 많이 난다나. 심지어 아들은 된장찌개를 아예 먹지도 않는다. 어쩔 땐 엄청 잘 먹더니, 오늘은 아예 손댈 생각을 안한다. 밥에 햄만 먹고 있다.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 불끈불끈 솟아난다.

그래도 다행인건 늘 자기밥은 꼬박꼬박 밥그릇 긁어가면서 깨끗하게 잘 먹는다는 것. 다 먹고나면 그릇에 물도 잘 따라서 먹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면서 그 습관은 엄청 잘 들여놨다. 


어젯밤에는 와이프가 오면 국물떡볶이에 순대를 쪄서 먹으려고 했는 데, 와이프가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아들과 떡볶이를 해먹기로 하고 국물떡볶이를 시작. 맵지 않게, 라면사리 넣어서 줄라했더니, 진라면 아니면 안먹는다고 때장부리는 아들 덕에, 우동 사리를 넣어주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먹겠다고 하고, 계란을 쪄서 넣어줬더니 그건 또 안 먹겠다고 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아들 덕분에 주먹이 불끈불끈 하고 있다. 배가 고파봐야 주는 대로 받아먹을 텐데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워낙 할아버지가 손주 비위 다 맞춰주고, 챙겨주는 스타일이라 거기에 익숙해져 버려서인지 나와는 너무 안 맞는다.

해놓으면 무조건 먹을 것이지 말이 참 많고, 요구사항도 많고, 또 자기 맘대로 안되면, 안먹는다고 버팅기기도 잘한다. 

윽박질러놔야 그제서야 하는 척. 먹는 척. 


매일 때가 되면 무엇을 먹을 것인가, 메뉴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난 주말에 그렇게 많이 장을 본 거 같은 데도 불구하고, 뭔가 해먹을라치면 그닥 먹을 게 없다. 게다가 아직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맛있는 맛을 내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힘들게 해 놓으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아들과 와이프의 표정을 보면, 이것들을 그냥 확!!...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얻어먹을 때도 메뉴정하고, 음식하는 어려움을 몰랐는 데, 입장이 바껴놓으니 매일매일 고민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에서 놀면서 뭐해? 했던 생각은 이젠 완전히 없어졌다. 노는 게 노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별로 놀 시간도 없다. 잠시 짬짬이 시간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생기긴 하지만, 무한정 맘 편히 아무 것도 안하고 놀 수 있는 건 누구도 없다. 회사 다니면서 집안 살림까지 하는 건 참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맛이 좀 없어도, 맛있다고도 해줄 줄 알아야 하고, 맛있으면 훨씬 맛있는 척 해주는 리액션도 필요하다. 음식을 한 사람 입장에서, 맛있게 한그릇 뚝딱 비워주는 사람만큼 예쁜 사람이 없다.

그래서 젓가락으로 깨작깨작 한다거나, 뭐뭐 있나 살피면서 맛있어 보이나 안 보이나 살피는 사람들을 보면 참 짜증이 난다.

식탁에 딱 앉으면 호기심 어린 표정을 가지고 뭘 먹어도 맛있을 거 같은 표정을 갖고, 음식을 대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사회 생활에 마찬가지듯이 말이다.


근데, 점심은 뭘 먹고, 저녁엔 또 뭘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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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정신없는 첫날을 보내고 둘째날이 밝았다.

어제 입학식에 같이 못해서 미안했던 와이프가 아침을 챙겨서 같이 가기로 했다. 난 좀 천천히 갈까 하다가 특별히 할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바로 준비하고 뒤쫓아갔다. 아이는 3층 강당에 모였다가 바로 담임샘과 같이 교실로 가고 와이프는 회사로 가고 나는 남아서 학부모 연수를 들었다.

혁신학교에 대한 내용과 처음 초등학교를 보내면서 가져야 하는 부모의 마음 등에 관한 내용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별로 내용이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혁신학교에서 아이가 자유롭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고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혁신학교의 취지가 그런 면에서 나에게는 딱 맞는 듯 싶다. 


집에 잠깐 와서 라면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 다시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

학교에서 급식을 마치고 나온 아들과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우선 가까이에 있는 주민센터에 도서관이 있어서 책을 읽어볼까해서 들어가 책을 고르고 보았으나 아들이 가자고 하는 바람에 20분도 안되 바로 나왔다. 그리곤 공원을 산책하자고 꼬셔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궁동공원을 오르기 시작했다.

겨울동안 추워서 가보지 못한 곳이었는 데, 날씨가 좋아서 공원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아들은 걸어올라가는 걸 너무나도 싫어한다. 힘들다고. 간신히간신히 꼬셔서 올라가다가 운동기구에서 운동도 하다가 흙장난도 하고 돌도 던지고, 궁동공원이 생각보다 높아서 올라가서 보면 가재울 동네가 쫘악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연세대학교쪽 신촌이 보인다. 생각보다 전망이 좋다. 그닥 높다 생각지 않았는데....


하지만 아들은 여전히 그닥 재미있어하진 않는다. 간신간신히 데리고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그리곤 아이는 놀이터에 가서 놀고 싶단다. 집에만 있는 것이 그닥 도움이 되질 않아서 집에 왔다가 바로 놀이터로 나갔다. 그리곤 또 한참을 노는 데 너무 피곤함이 밀려와서 아이는 놀라고 하고, 나는 잠시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한숨 잠이 들었다. 아들은 여전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놀이터로 가보니 열심히 놀고 있다. 하지만 그닥 재미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집안에서는 활기차고 밝은 아이이지만 엄청나게 소심한 아이인지라 자기가 먼저 손내밀고 친구를 사귀는 성격이 못된다. 그러다보니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나 사람들 사이에서는 적극적으로 놀지도 못한다. 아마 내가 같이 없어서 더욱 재미있게 놀지 못했을 것이다. 데리고 집에 들어가려고 했더니 집에는 들어가기 싫은가 보다. 저녁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 먹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보니 스파게티가 먹고 싶단다. 스파게티 재료와 내일 돌봄 교실에 먹을 간식거리인 빵을 사기 위해 잠깐 다녀올테니 놀고 있으라고 했더니, 그러겠단다. 

빠리 빵집에 가서 빵 몇개와 계란 한판과 크림 스파게티를 만들기 위한 휘핑크림을 사가지고 오니 아들이 왜이리 늦게 왔냐고 화를 낸다. 조금 오래 걸리긴 했는 데, 아마도 그 시간까지도 그닥 재미있지 못한 시간이 됐나보다. 

집에 들어가서 스파게티를 해주기 위해 가자고 했는데도 여전히 더 놀이터에서 놀겠단다. 그래서 10분만 놀고 오랬더니, 시계가 없어서 시간을 알 수 없단다. 기분이 아주 나쁜 말투다. 그래서 한번더 타일렀는데도 똑같은 말투다. 버럭 화가났다. 그래서 화를 내려 바로 집으로 데려갔다. 

왜 자꾸 맘대로만 하려고 하느냐며 화를 냈다. 그랬더니 울먹울먹인다. 

집에와서 자리에 앉혀놓고 얘기를 했다. 화가 났지만, 참고 설명을 했다. 상황 설명을 하고 아빠 말이 맞는지 아닌지 답을 하랬더니, 아빠가 맞단다. 자기가 잘못한 걸 인정한다. 혼내는 건 그것으로 끝내고 저녁을 만들었다.

근데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했던 스파게티 면이 없는거다. 당황스러웠다. 어찌해야할까, 다시 사가지고 와야하나 고민하다가 라면발로 만들어주기로 했더니, 아들도 괜찮단다. 


우유와 마늘과 휘핑크림을 이용해 소스를 만들었다. 양파도 넣고 베이컨도 조금 넣고, 햄도 있어서 잘게 썰어서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고, 후추를 조금 뿌려줬더니 괜찮은 맛이난다. 거기에 라면을 살짝 익혔다가 면만 건지고, 파스타는 한참을 삶아서 같이 넣으니 먹을만하다. 아들도 맛있단다. 근데 라면이다 보니 금방 소스가 닳아져버린다. 물기를 다 흡수해버려서 너무 뻑뻑해져버렸다. 음료수에 먹으니 먹을만 했지만 아들도 저번보다 많이 먹지는 않고, 나도 적당히 먹었다. 


지난번 유리병에 들어있는 소스를 이용했을 때보다 훨씬 맛있게 먹었다는 사실. 유리병 소스는 어쩐지 조미료 맛이 너무 많이 난다. 그에 반해 오늘 만든 재료는 훨씬 신선하고, 달콤하고, 맛있었다. 와이프에게 맛을 못 보여준게 아쉽다.

다음에 다시 해줘야겠다. 


저녁을 먹고 아들과 레고를 만들었다. 레고 테크닉 두개를 합쳐서 더욱 큰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이었는 데, 지난번 1/3쯤 끝냈던 것을 약 두시간에 걸쳐서 마무리 지었다. 

그러고 나자 아들은 졸립다며 바로 이불로 들어가려해서 치카치카를 시키러 갔다. 화장실에 같이 가서 도와주니 바로 우리 침대에 가서 눕는다. 그리곤 5분도 안되 잠이 든다. 아들은 9시만 넘으면 졸려하고 잠이 든다. 안자려고 버티거나 밤늦게까지 놀지 않고 침대에 누우면 금방 잠들곤 한다. 참 착한 아이다. 

하지만 우리 침대에서 잔다는 것.

와이프나 나, 둘 중에 하나는 바닥에 내려와서 자야되는 상황이다. 

얼릉 자기방 가서 잘 수 있도록 연습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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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만7년의 외도를 끝으로 복귀했다.

2009년 8월 2일 출산과 와이프의 3개월 출산휴가를 끝으로 우리집을 떠난 아기는 늘 호평동 부모님 집에서 우리를 맞이했다. 주말이면 가서 아이를 보고 데리고 처가댁에 갔다가 다시 데려다주고 주중에는 회사에 출근하고, 그렇게 5년을 보내다가 3년을 예정으로 부모님과 합가 후에도 늘 우리는 출퇴근으로 아이를 돌보는 시간보다는 부모님이 돌봐주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그렇게 아이를 부모님 손에 맡긴체 7년을 지내다가 지난해 11월에는 아이를 두고 다시 분가를 했다.

여전히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냅두고 우리만 편하게 다시 주말 가족 생활을 한 지 3개월, 잠시 마지막으로 신혼의 생활을 만끽했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1월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어떻게 아이를 케어할 것인가?

여지껏 키워주신 부모님께는 더이상의 신세는 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러는 와중에 부모님은 서산으로 내려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한가지 최선의 방법은 가장 가까이 사는 언니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었고, 언니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을 했고, 언니 또한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1월말쯤, 어려움이 있을 거 같다는 언질을 내비쳤고, 과감히 포기했다. 

그리곤 다른 방법을 찾았다. 가까운 와이프 친구도 괜찮다고 생각했는 데, 와이프가 불편해 했다. 

마지막으로 와이프가 학기 초 한달간 휴가를 내는 것이었다. 안식 휴가를 쓰고, 다른 휴가들을 미리 다 쓰면 대략 한달 정도는 쓸 수 있을 거 같았고, 최소한 3주 정도는 가능하고 나머지 한주 정도는 내가 쓰면 될 듯 싶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와이프의 직책상, 또 회사 돌아가는 상황이 그렇게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방법은 단하나, 내가 휴가를 내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이 수월하게 돌아갈 듯 싶다.

3개월의 육아 휴직을 신청했다.

1년 정도 충분히 휴직을 해서 아이를 케어했으면 좋겠으나, 그러기엔 우리 회사도 너무 급변하는 시기여서 무작정 1년동안 휴직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6월에 복귀하면, 그나마 괜찮을 듯 싶어서 3개월만 휴직을 했다. 회사내에서 남자가 육아 휴직을 낸 경우도 내가 처음이었던 듯. 


1년 중 가장 짧은 2월은 긴 설 명절과 1주일간의 롯데월드 야간검사와 한주간의 기술원 파견으로 지나가고, 2월29일 마지막 출근으로 사무실짐들을 대충 정리하고 나왔다. 오랜만에 10시30분까지 야근을 하고 정리를 마치고 사무실 보안 사항 체크를 하고 보안점검표에 이름을 적고 나왔다.


3월1일엔 드디어 호평동에서 아들을 데리고 할아버지가 지하철을 타고 오셨다. 지난 토요일에 아들 짐을 한차 가득 싣고 오느라 우리가 차를 델고 오는 통에 차가 우리집에 주차해 있던 상황이었다. 점심먹고 추근추근 지하철을 타고 와서, 처음 개교하는 초등학교에 미리보기 체험을 했다. 신설된 혁신학교라 무언가 다른 것들이 많이 있으리라..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많이 있었지만, 새롭게 지어진 학교라 깨끗하고 좋아보였다. 그 옛날 우리가 다니던 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큰 체육관이 있고, 강당이 있고, 식당이 있고, 엘리베이터가 있고. 운동장은 작아졌지만, 알차게 꾸며진 느낌.

무엇보다, 많이 자유롭게 학교가 재미있는 공간이 되서 아이가 늘 가고 싶어하는 곳이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월2일. 

드디어 입학식을 했다.

하지만 하필이면 오늘 와이프는 회사 업무 미팅이 11시에 잡혀서 10시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할머니는 누나네 집에 내려가 있고, 내가 아들과 아버지와 외할머니를 모두 모시고 입학식에 가야 하는 상황.

그 와중에 와이프가 언니에게 할머니를 부탁했고, 외할머니를 모시고 오면, 좀 편해지겠거니 했건만, 웬걸 언니가 오지도 않고 전화를 하니, 있다가 학교로 바로 오겠다는 답. 갑자기 답답해지기 시작. 

어쨌든 걸어갈 수 있는 길이기에 모두와 여유있게 걸어가기 시작해서 3층 강당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이 온 가운데 아직은 약간의 여유는 있었다. 아이는 자리에 앉히고, 제일 연로하신 외할머니를 뒤쪽 자리에 앉혀드리고 잠시 숨을 돌리면서 간간이 사진을 찍는 와중에 뒷 사람의 짜증섞인 목소리, 카메라가 크다보니 위협을 느꼈나 보다. '뒤에 사람 있는데요.' 조심좀 하라는 목소리. 분명히 건드린 적 없는 거 같은데. 사진 찍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졌다.

행사가 약 한시간 진행되고 마칠 시간이 다되어가자 언니와 근처에 사는 언니의 딸이 꽃다발과 케익을 들고 등장.

어쨌든 반갑게 인사를 하고, 뒤에 서서 구경하다가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 찍으면서 끝내는 단계였다. 

아들이 사진찍는 순서를 기다리며, 구경하다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외할머니 앉아 있는 자리를 보니 갑자기 없어지셨다.

그 앞으로 나가봐도 없고, 화장실로 가봐도 없고, 정문앞까지 가봐도 없고, 걱정이 되어 여기저기 쫓아다니는 데 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강당 사진찍는 거 끝나가니 빨리 올라오라고. 

사람을 잃어버렸는 데, 사진이 문제인가 싶다가도, 사진 찍어줘야 한다는 생각도 들어서 다시 얼른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마무리 하고, 찾으러 돌아다녔다. 아들과 할아버지 언니네는 집으로 가 있으라 하고, 차를 갖고 동네를 한바퀴 돌고, 와이프한테 연락을 하고, 집으로도 전화를 해보고. 역시나 집은 전화를 안 받는다. 다시 전화를 해보고 차를 돌고 있으니 와이프한테 전화가 왔다. 방금 집에 도착하셨단다. 집에 모셔가서 식사라도 하시자고 말씀 드렸으나 집에서 드시고 쉬시겠단다.

한두번 더 권하다 발길을 돌렸다. 나오는 길에 집에서 중국집 연락처 없냐고 물어보신다. 내가 시키겠다고 메뉴 정하라고 해서 동네 괜찮다는 중국집에 짜장면과 짬뽕과 탕수육을 주문하고. 한숨을 돌렸다. 어차피 배달이 밀려서 시간도 걸린다고 해서 천천히 집으로 갔다. 난 한참 답답했는데, 언니는 큰 반응이 없다. 원래 그런가보다 한다. 

하지만 갈수록 쇠약한 노인을 무작정 잃어버린다는 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다행이 길가에서 택시를 타고 오셨다는 게 훨씬 안심이 되긴 했다. 


입학식은 짜장면이라 한그릇에 탕수육과 만두까지 배부르게 먹고, 원두를 갈아서 진한 커피에 근처 맛있는 떡 케익을 잘라서 먹으니 배가 찢어질 지경. 거하게 먹고나니 피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가신다하여 짐을 정리하고, 할아버지는 차를 몰고 호평동으로 출발하시고 언니네는 집까지 살살 걸어가시고..아들은 집앞에 내려와서 숲속놀이터에서 놀기 시작.

너무 피곤했던지라, 아들에게 놀라고 하고 나는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곤 바로 쓰러져버렸다.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보니 어느새 아들이 들어왔다. 실컷 놀고 들어왔나 보다. 조금 기다리니 와이프가 퇴근하고 바로 왔다. 치즈 계란말이를 먹고 싶다는 아들을 위해 치즈 계란말이를 만들어서 아들에게 먹이고, 난 속이 안 좋아서 굶고, 와이프는 점심을 네시에 먹었다고 굶고, 달랑 맥주하나. 


아들은 저녁을 먹고 바로 치카치카 하자마자 잠이든다. 그리곤 그렇게 긴 아들과의 첫 하루가 지나갔다.

이제부터 3개월간의 육아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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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2015년 11월 가재울로 이사를 하고, 3개월쯤 지나고 있다.

분가를 했지만, 아직은 아들 유치원을 기존 부모님 집 근처에 보내고 있는 통에 평일은 부부만 살고 있다.

와이프는 회사가 가까워지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겨 아침 출근 시간이 여유로워지고 퇴근도 빨라져서 7시에서 7시 30분 사이면 집에 도착한다. 나는 특별히 가까워진게 없어서 땡퇴근하면 7시 30분 아니면 늘 8시쯤 집에 도착한다.

그래도 어쨌든 와이프가 집에서 밥을 차리고 기다리기에 집에 와서 밥을 먹는 횟수가 많아졌고, 그래서 회사에 남아서 야근을 하고 저녁 먹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회사에서는 맨날 땡퇴근한다고 그닥 좋게 보지 않는 듯.

기업 풍토가 바뀌어야 하는데 여전히 쉽지 않다.


올 겨울 고모가 계속 아프시다. 

연세가 있다보니 어디 안아픈데가 없겠냐마는 올해 특히 심하다. 여러 차례 수술도 하시고, 눈도 안 좋고, 워낙 잘 못드시고 하는 데 잠까지 잘 못 주무시다보니, 더욱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 와이프가 근 2-3주를 신경정신과에 세브란스 병원에 왔다갔다 하고 있다. 이 동네로 이사와서 회사 조퇴, 휴가, 늦게 출근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와이프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기에 혼자서 백방으로 고생 중이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그닥 많지 않다 보니 몸도 힘들고 맘도 피곤한 듯 싶다. 

그나마 지난 주 기존에 안 보이던 눈을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나서는 안압이 떨어지면서, 머리 아픈 게 많이 없어지고, 밥먹을 때 고개를 앞으로 숙여도 되면서 조금 식사도 하시고 잠도 어느 정도는 주무시게 되면서 컨디션이 조금 나아지신거 같다. 목소리 톤도 조금 올라가고 움직임도 훨씬 나아지셨다. 그래도 아직 돌봐드리기가 쉽지 않아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이번 설 연휴에 와이프가 친구들과 계 묻어 놓은 홍콩 여행을 가기로 계획을 다 세워놨다가, 고모의 건강 때문에 다 취소하며, 스트레스가 좀 많이 쌓인 듯하다. 그덕에 갑자기 내 생일 선물겸 맥을 사게 되긴 했지만..


이상하게 우리가 가까이 가는 곳 어른들이 다 아프신건 우연인건지.. 

가까이서 돌봐드리게 되서 다행인건지.... 



설을 하루 앞둔 오늘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으로 오셨다. 어제 와이프랑 호평동에 갔다가, 동네 경찰친구네 집 가서 늦게까지 술 한잔 하고 아침까지 조금 늦잠을 자다가 밥을먹고, 와이프가 다시 고모를 퇴원시켜 드리러 가재울로 왔다. 나는 호평동에 남아서 형네 식구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점심을 먹고 얘기를 하다가, 형이랑 아빠가 와이프 혼자 있게 하지 말고, 아들은 세율이랑 잘 노니까 내일 큰집가서 만나고, 집으로 가서 같이 있으라고 해서 집으로 왔다. 엄마는 누나네 집에 내려가서 설을 거기서 새고, 형네는 집에 와서도 할일이 많아서 세율이만 집에 두고, 작업할 일이 있어서 동네 커피가게로 같이 가서 일하고, 나랑 와이프는 아픈 양반 모시러 오다 보니, 모든 가족이 흩어져서 지내게 되는 명절이 되고 말았다. 근 몇년간 이런 적이 없었는 데 모두 40대가 되다보니, 격변의 시기를 살고 있는 듯하다. 바빠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한데, 마냥 즐거운 일로만 바쁜게 아니라서 조금은 씁씁함을 어쩔 수 없다. 모두 다 집을 나오고, 준성이와 세율이만 할아버지 곁을 지켜드리고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아빠야 나름 당신 소일거리에 취미를 갖고 계시니 그닥 걱정이 크진 않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실듯..

2-3년 고생해서 다시 모두가 즐거운 날이 될 수 있을지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



설이 지나면 여러 가지 변화가 확 다가온다. 

부모님은 2월말 3월쯤 누나네 집 옆으로 서산에 내려가시고, 아들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우리와 365일 부대끼며 살 것이고, 그 덕에 나는 3개월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아들을 돌봐주어야 하는 데 믿었던 사람들이 믿을 수 없게 되고, 어렵게 되면서 최후의 방법을 동원할 수 밖에 없었다. 와이프가 한달 정도 휴가를 낼까도 고민했지만, 집안 경제를 봤을 때도 그렇고, 울 회사가 육아휴직이 가능하기도 해서 내가 3개월 휴직으로 결정했다. 올해 우리 회사도 큰 격변의 시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 안되는 상황이어서, 내가 아들을 돌보기로 결정했다. 3개월밖에 아닌 시간이라, 회사에는 큰 문제는 아닐 것 같고, 그 와중에 회사에 자리이동이 많이 생길 예정이고, 기존 서울 권역이 4군데에서 여러 지역본부로 쪼개지다보면 집 근처에 있는 사무실로 오기는 훨씬 쉬워질 것 같다. 그 내용은 대략 2월에도 가능하겠지만 결정은 6월에나 되어야 될 성 싶다. 사람들이 괜찮은 동네로 갈 것인가 집에 가까운 동네로 갈 것인가 고민해 보면, 사람에 아무리 많이 점수를 준다해도 직장이 집 근처에 있는 게 삶의 만족도를 가장 높이는 지름길이지 싶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에 지켜보며 차후에 결정할 일이다. 

어쨌든, 최근에 회사를 너무 다니기 싫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찰나에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휴직을 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듯 싶어서 다행이다. 3개월동안 무엇을 할까,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가죽 공예에 올인을 할 것인지, 가족들을 위한 요리를 열심히 만들어볼 것인지, 경제 관련 서적들을 독파할 것인지.... 여러 가지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조금은 즐거운 고민일 수 밖에 없다. 그 시간동안 재충전해서 다시 6월달부터 출근할 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늘 삶은 힘들고, 고단하다. 그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현명한 판단과 냉철한 이성과 적극적인 행동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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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