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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04.25 살아간다는 것!!!!
  2. 2017.04.04 용산의 변화

살아간다는 것!!!!

다양한 2017. 4. 25. 19:35

지난 4월 12일 오전 출근 길에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가 위독하다는 것. 의식이 갑자가 떨어지셨단다.

북부병원에 입원하신 지 일주일이 되고, 1인실 완화치료 병동으로 옮긴 지 하루가 지나지 않아 연락이 와서 당황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출근 하는 내내 고심했다. 회사 도착 3분 전쯤 형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와봐야 할 거 같단다.

사무실 출근하자마자 지사장에게 얘기하고, 일정 팀장에게도 얘기하고, 팀장한테도 얘기하고, 대충 정리를 하고, 바로 차를 타고 북부병원으로 갔다. 

엊그제 본 것과 너무나도 다른 상태의 엄마를 보게 되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내가 도착하고, 누나도 서산에서 출발해서 약 두시간 정도 후에

누나도 병원으로 도착했다. 그렇게 가족이 모두 모였다. 담당 의사도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일러줬다.

완화병동의 목적은 말기암 환자에게 고통을 줄여주면서, 서서히 죽음을 대비하게 해 준다는 의미로 치료와 재생의 목적보다는 서서히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엄마에게도 약간의 그런 시간을 얻고자 해서 그쪽 병동으로 옮겼지만, 옮기자마자 심각한 상태로 변모한 바람에 완화병동의 목적이

무색하게 되어버렸다. 그리곤 고통과 고통을 잊게 해줄 수 있는 강력한 진통제만이 간헐적으로 투여되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내게 되었다. 진통제를 투여할 때마다 의식은 점점 떨어져가고, 처음 몇마디를 할 수 있다가, 갈수록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르게 되고, 그런 와중에

가까운 친척들이 다녀가고.


큰집 식구들이 왔다가고, 이모네 식구들이 왔다가고, 고모네 식구들이 왔다가고, 그렇게 가까운 친척들이 왔다가고, 엄마는 얼굴과 목소리, 친척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과정이 점점 흐려져 가고 있다. 친척들 외에 친구들이 전혀 없는 엄마에게 안타까움과 불쌍한 마음이 들고, 그래서 더욱 끝까지 우리가 옆에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회사에는 계속 휴가를 내고, 아빠와 형, 누나와 내가 하룻밤씩 번갈아 가며 엄마의 옆을 지켰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가 지나면서 

이제는 거의 말을 하지 못했다. 고통만 느끼다가, 다시 더 센 진통제로 주무시기만 하고, 호흡은 갈수록 길어지기만 했다. 

월요일 오전에 의사가 회진을 돌면서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오후까지 서서히 흐릿해지는 엄마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6시 30분쯤 호흡이 갑자기 훅 느려졌다. 몇 번 느린 호흡을 하더니, 더 이상 호흡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엄마는 운명하셨다. 


간호사를 부르고, 아빠를 찾았다. 간호사가 들어오고, 아빠도 들어오고, 간호사가 심박계를 확인 하더니, 의사를 부른다. 

의사도 와서 몇가지 절차를 확인하고, 사망시간을 안내한다. 


2017년 4월 17일 18시 41분.


엄마가 그렇게, 그렇게 불쌍하게 세상을 떠나셨다.



며칠간 병원에 머물면서 의식만 남아있는 엄마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다.

엄마에게 모두 빚만 진 자식들과 남편이 지속적으로 고해성사를 한 셈이다. 

엄마는 모두 이해한다는 답변과 표정을 하고서, 죽음을 준비하셨다. 우리가 그렇게 느꼈지만,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

모든 게 너무 힘들어서였는 지, 세상에 그닥 미련이 없어서였는 지, 아니면 자식들이 더 미안해 하라는 의미였는 지, 그렇게 훌쩍 떠났다. 


삼우제도 지내고, 했지만, 여전히 엄마의 기억이 자꾸 맴돈다. 마음의 짐이 쉬이 내려지지 않을 것 같다. 

사진을 정리하는 데, 자식 사진은 그렇게 많이 찍어댔으면서, 엄마 사진은 별로 없다. 3년이나 같이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놀러가자는 말도 참 안했다. 누나에게 전해 들은 그 이야기가 깊이 마음에 남는다. 어쩌면 그렇게 내 마음 편하자고만 했는지..

가족 사진 찍는 중에도 꽤 많은 순간 엄마만 빠져 있다. 그 순간, 엄마는 늘 일을 하고 계셨고, 우리는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엄마가 있어야 할 순간에 빠져 있는 사진들을 보며, 즐거워할 수 만은 없는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무거운 마음에 무거운 짐을 한참을 짊어지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엄마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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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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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은 서울의 핵심이다. 그래서 그토록 어머어마하게 크게 미군이 자리잡고 있다. 알짜배기 땅이기에.. 그곳이 큰 변화를 하고 있다. 크게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지는 못하지만, 하나하나 거대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어시아에서 가장 큰 호텔이 들어서고, 래미안이 오피스텔을 짓고, 아모레퍼시픽이 본사를 설립하고, 푸르지오에서도 옵주시설과 아파트를 같이 짓는 등 완공을 얼마 앞둔 건물들이 여러개이고, 빈땅을 다지고 있는 곳도 넓은 부지를 자랑한다. 최근 그 동네를 많이 다니면서 찍어 놓은 사진들로 얼마나 거대하게 변화될지를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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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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