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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가재울로 이사를 하고, 3개월쯤 지나고 있다.

분가를 했지만, 아직은 아들 유치원을 기존 부모님 집 근처에 보내고 있는 통에 평일은 부부만 살고 있다.

와이프는 회사가 가까워지면서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겨 아침 출근 시간이 여유로워지고 퇴근도 빨라져서 7시에서 7시 30분 사이면 집에 도착한다. 나는 특별히 가까워진게 없어서 땡퇴근하면 7시 30분 아니면 늘 8시쯤 집에 도착한다.

그래도 어쨌든 와이프가 집에서 밥을 차리고 기다리기에 집에 와서 밥을 먹는 횟수가 많아졌고, 그래서 회사에 남아서 야근을 하고 저녁 먹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회사에서는 맨날 땡퇴근한다고 그닥 좋게 보지 않는 듯.

기업 풍토가 바뀌어야 하는데 여전히 쉽지 않다.


올 겨울 고모가 계속 아프시다. 

연세가 있다보니 어디 안아픈데가 없겠냐마는 올해 특히 심하다. 여러 차례 수술도 하시고, 눈도 안 좋고, 워낙 잘 못드시고 하는 데 잠까지 잘 못 주무시다보니, 더욱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 와이프가 근 2-3주를 신경정신과에 세브란스 병원에 왔다갔다 하고 있다. 이 동네로 이사와서 회사 조퇴, 휴가, 늦게 출근이 더 많아졌다. 하지만 와이프가 아니면 할 사람이 없기에 혼자서 백방으로 고생 중이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그닥 많지 않다 보니 몸도 힘들고 맘도 피곤한 듯 싶다. 

그나마 지난 주 기존에 안 보이던 눈을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나서는 안압이 떨어지면서, 머리 아픈 게 많이 없어지고, 밥먹을 때 고개를 앞으로 숙여도 되면서 조금 식사도 하시고 잠도 어느 정도는 주무시게 되면서 컨디션이 조금 나아지신거 같다. 목소리 톤도 조금 올라가고 움직임도 훨씬 나아지셨다. 그래도 아직 돌봐드리기가 쉽지 않아서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이번 설 연휴에 와이프가 친구들과 계 묻어 놓은 홍콩 여행을 가기로 계획을 다 세워놨다가, 고모의 건강 때문에 다 취소하며, 스트레스가 좀 많이 쌓인 듯하다. 그덕에 갑자기 내 생일 선물겸 맥을 사게 되긴 했지만..


이상하게 우리가 가까이 가는 곳 어른들이 다 아프신건 우연인건지.. 

가까이서 돌봐드리게 되서 다행인건지.... 



설을 하루 앞둔 오늘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으로 오셨다. 어제 와이프랑 호평동에 갔다가, 동네 경찰친구네 집 가서 늦게까지 술 한잔 하고 아침까지 조금 늦잠을 자다가 밥을먹고, 와이프가 다시 고모를 퇴원시켜 드리러 가재울로 왔다. 나는 호평동에 남아서 형네 식구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점심을 먹고 얘기를 하다가, 형이랑 아빠가 와이프 혼자 있게 하지 말고, 아들은 세율이랑 잘 노니까 내일 큰집가서 만나고, 집으로 가서 같이 있으라고 해서 집으로 왔다. 엄마는 누나네 집에 내려가서 설을 거기서 새고, 형네는 집에 와서도 할일이 많아서 세율이만 집에 두고, 작업할 일이 있어서 동네 커피가게로 같이 가서 일하고, 나랑 와이프는 아픈 양반 모시러 오다 보니, 모든 가족이 흩어져서 지내게 되는 명절이 되고 말았다. 근 몇년간 이런 적이 없었는 데 모두 40대가 되다보니, 격변의 시기를 살고 있는 듯하다. 바빠서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한데, 마냥 즐거운 일로만 바쁜게 아니라서 조금은 씁씁함을 어쩔 수 없다. 모두 다 집을 나오고, 준성이와 세율이만 할아버지 곁을 지켜드리고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아빠야 나름 당신 소일거리에 취미를 갖고 계시니 그닥 걱정이 크진 않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실듯..

2-3년 고생해서 다시 모두가 즐거운 날이 될 수 있을지는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



설이 지나면 여러 가지 변화가 확 다가온다. 

부모님은 2월말 3월쯤 누나네 집 옆으로 서산에 내려가시고, 아들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우리와 365일 부대끼며 살 것이고, 그 덕에 나는 3개월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아들을 돌봐주어야 하는 데 믿었던 사람들이 믿을 수 없게 되고, 어렵게 되면서 최후의 방법을 동원할 수 밖에 없었다. 와이프가 한달 정도 휴가를 낼까도 고민했지만, 집안 경제를 봤을 때도 그렇고, 울 회사가 육아휴직이 가능하기도 해서 내가 3개월 휴직으로 결정했다. 올해 우리 회사도 큰 격변의 시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 안되는 상황이어서, 내가 아들을 돌보기로 결정했다. 3개월밖에 아닌 시간이라, 회사에는 큰 문제는 아닐 것 같고, 그 와중에 회사에 자리이동이 많이 생길 예정이고, 기존 서울 권역이 4군데에서 여러 지역본부로 쪼개지다보면 집 근처에 있는 사무실로 오기는 훨씬 쉬워질 것 같다. 그 내용은 대략 2월에도 가능하겠지만 결정은 6월에나 되어야 될 성 싶다. 사람들이 괜찮은 동네로 갈 것인가 집에 가까운 동네로 갈 것인가 고민해 보면, 사람에 아무리 많이 점수를 준다해도 직장이 집 근처에 있는 게 삶의 만족도를 가장 높이는 지름길이지 싶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에 지켜보며 차후에 결정할 일이다. 

어쨌든, 최근에 회사를 너무 다니기 싫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찰나에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휴직을 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듯 싶어서 다행이다. 3개월동안 무엇을 할까,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가죽 공예에 올인을 할 것인지, 가족들을 위한 요리를 열심히 만들어볼 것인지, 경제 관련 서적들을 독파할 것인지.... 여러 가지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조금은 즐거운 고민일 수 밖에 없다. 그 시간동안 재충전해서 다시 6월달부터 출근할 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늘 삶은 힘들고, 고단하다. 그 삶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현명한 판단과 냉철한 이성과 적극적인 행동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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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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